소설리스트

동화 속 이야기들은 모두 죽었습니다-10화 (10/62)

〈 10화 〉 첫날 배식

* * *

저를 무슨 가축 다루는 듯한 손길로 저의 가장 예민한 부위들을 너무도 험악하게 다루면서, 그것도 모자라, 도저히 들어가지 않을만한 크기의 삽입물들을… 여태동안 한번도 그런 것들을 받아들여 본 적이 없는 곳에다가 억지로 쑤셔 넣어 놓는데, 거기다가 데고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짜증을 부리기까지…

“흐아아아.. 씨발 존나 아프다고요오…. 흐아… 하아… 하아… 하아… 꺄으아아아아아아악!”

평생 써본 적 없는 욕설이 무심코 입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저는 비참한 자신의 처지에 미칠듯한 답답함을 느껴서 정신 나간듯 몸을 버둥거려 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쇠사슬이 몸을 조이는 감각뿐. 현실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를 짜증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그는 담담히 휴대형 기계를 손가락으로 조작하였고

저는 순간 숨을 쉴 수 없었습니다.

그냥 넣어두고 있기만 해도 구멍에 맞지 않는 흉악한 크기 덕택에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항문 마개와, 요도 마개가, 좁은 구멍 속에서 부풀어 오른 것이 느껴졌고, 저의 머리 속은 새 하얗게 물들여져서, 순간 아무것도 생각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아니었습니다. 단 하나 빼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게 가장 정확하겠죠… 구멍의 속살이 찢어질 것 같이 아프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 할 수 없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격통에 비명소리 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제 목에서 새어 나왔습니다.

“흐….. 흐으으…..”

눈 앞이 깜깜해지고, 세상이 퍼렇게 물드는 느낌.

한동안 숨 쉬는 것조차 잊고 눈꺼풀 만을 깜빡이다가.

숨이 목 끝까지 차올라서 더 이상 호흡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죽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자.

“하아하아하아하아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 흐어어억 하아하아하아”

여태껏 쉬지 못한 숨을 한꺼번에 들이 마시고는, 한 박자 늦은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마치 소중한 그곳을 발로 쎄게 얻어맞은 듯한 고통이, 잠시도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 차라리 기절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아니 이만큼 아프니까 기절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그만큼 제 배설 기관을 꽉꽉 막아버린 마개들은 정말로 끔찍한 물건들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아랫배는 진짜 손가락만 가져다 대면 터질 듯이 아픈데… 아무리 내보내고 싶어서 힘을 주고 꾸욱 밀어내도, 흉악한 마개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젠 정말 화장실에 갈 여유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 마개를 빼 주기만 한다면 1초도 참지 못하고 싸버릴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단 한방울도 마개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는 것이…

“끄아아아아아악 빼줘! 빼주세요! 제발! 아파요오오 진짜 진짜 죽을 거 같아요! 아파아아아! 빼주세요 하아하아하아하아 끄아아아아아아악 교도관님 제발! 진짜로 말 잘 들을게요오오오!”

저는 목이 터져 나가라 소리치며, 차가운 눈빛으로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교도관님에게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딱 잘라서

“256번의 저지른 끔찍한 범죄의 대상이 되었던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각하세요,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닐겁니다. 256번은 본인이 피해자들한테 했던 것처럼, 아니 그 이상의 끔찍한 고통을 느껴야지, 피해자분들과, 그 유족들이 한을 풀 수 있지 않을까요?”

“저 저는 안그랬어요! 진짜 저 아니에요오오오! 억울해요! 정말로 제가 안그랬어요오오오오!”

난 진짜로 아닌 걸…. 왜 왜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거야?.... 진짜 아니라고! 아파.. 진짜 죽을 것 같이 아파… 억울해…

저는 너무도 당연하게 저의 죄값을 치뤄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교관님의 그 말에 순간 눈이 돌아가버려서, 머리 끝까지 차오른 억울함을 호소하였지만…

“저는 256번의 기록을 보았습니다. 보아하니 모든 증거가 명확한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뻔뻔하게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던 모양이군요. 여기까지 와서도 솔직해지지 못하는 겁니까? 배설금지 징벌은 원래 4시간 동안만 하려고 했는데… 끝까지 죄를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아 5시간으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이라도 죄를 인정하시겠습니까?”

4시간?....

5시간?...

지금 이 상태로?....

당장에 1분 1초가 이렇게나 견디기 힘든데?...

정말 이 상태로 5시간 동안이나?...

이제야 1분이 지났을까 말까 하는데…

지금이라도 내가 했다고 말한다면…

이 끔찍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극심한 고통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그에 따라 멋대로 입술이 움직여 버렸습니다.

“아 아니에요… 끄아아아아악 사 사실 제가 한 거 맞아요… 제가 범인이에요 하아하아하아 제 제가… 다 죽였어요…..”

저는 이런 말을 한 것을 죽을 때까지 후회할 것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지금 당장 이 흉악한 마개를 뽑아 주기만 한다면, 정말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기 때문에…

“xx월 xx일 xx동에서 여중생을 납치해서 물고문을 하다가 산채로 배를 갈라 살해한 것도 256번입니까?”

저는 사실 저런 사건이 있었는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흐아아아…. 네… 저에요…. 제가 그랬어요.. 으아아아앗”

어떻게든 고통에서 벗어나 보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xx월 xx일 xx시 xx동에서 여대생의 가택에 침입하여 그녀의 성기에 불을 붙여 고문하고 목 졸라 살해한 것도 256번입니까?”

xx시는 사실 근처에 가본 적도 없었는데..

“네.. 네.. 저 맞아요! 사실 저에요! 다 제가 그랬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저는 필사적으로 움직이지도 않는 고개를 끄덕이며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xx월 xx일 xx동의 아파트에 침입하여 3인 가족을 제각각 보는 앞에서 한명 한명에게 성고문을 가하고, 불을 질러 살해한 것도 256번이지요?”

예전에 티비에서 잠깐 봤던 범죄 시사 프로그램에서 저 범행을 본 적 있었는데, 저는 그것을 보고는 너무도 잔인한 범행에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었지만…

“네…. 하아하아하아 제가 그랬어요…. 저에요… 저 맞아요!... 그러니까 제발! 이것 좀 빼 주세요! 너무너무 아파요오오오! 제바아아알!”

제가 했다고 인정해 버렸습니다.

하지만 들려오는 말은

“그렇습니까?... 그런데 아까 전에는 왜 거짓말을 하셨습니까 256번… 교도관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규칙 위반입니다. 징벌을 한시간 더 추가해서, 6시간으로 하는 걸로 하죠.”

눈앞이 깜깜해질 만큼 잔혹한 선고였습니다.

조금이라도 고통을 줄이기 위해 거짓말을 쳤는데…

오히려 받아야 할 고통이 더 늘어나 버리는 최악의 결과…

게다가 내가 하지도 않은 것 때문에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것이…

저는 절벽 밑으로 떨어지는 듯한 절망감에 휩싸여서 다시 말을 번복하였지만,

“끄아아아아아아아악! 사 사실 저 아니에요! 아니에요! 너무 아파서 거짓말 쳤어요! 진짜 죄송해요! 정말로 저 저아니에요 제발 제발!!”

“또 거짓말 입니까? 256번? 그럼 이번에도 또 한시간 추가해서…”

그 냉정한 한마디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의 말에 끼어 들었습니다.

“꺄아아아아악… 아니에요… 하아하아 저…. 저 맞아요 교도관님… 하아하아… 제 제발 부탁이니까… 이것 좀 빼 주세요….”

“256번은 정말로 솔직하지 못하네요… 256번의 징벌 시간은 앞으로 6시간입니다. 더 이상의 변동은 없습니다. 자 이제 마지막 단계로 들어가죠. 256번 더 이상 거짓말을 한다면 징벌 시간을 더 늘려 드릴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끄러우니까 입 좀 다무십시오”

저는 교도관님의 냉정한 그 말에, 다시 또 벌이 추가될까봐 입을 꾸욱 다물어 보았지만

마치 누군가가 계속해서 제 소중한 그곳을 있는 힘껏 발로 차대고 있는 고통에 꾹 다문 입술 밖으로도

“으으으으으……. 끄아아아아아… 교도관님…. 잘못했… 히이익… 잘못했어요…. 제발… 제발…. 마개 뽑아주세요…. 하아하아… 배가… 배가 터질 것 같아요…. 너무… 너무 아파요… 끄으으으으으 화장실… 화장실 가게 해 주세요….”

꽉 막힌 아픈 신음소리가 새어나왔고, 그와 동시에 눈 앞의 거울벽에 비춰보이는 저는, 눈물 콧물에 침까지 질질 흘리면서 미친년 같이 교도관님에게 애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도관님은 필사적으로 소리를 죽이고 있는 저의 노력 따윈 거들떠도 보지 않고, 이번에는 까만 라텍스 같은 걸로 보이는 무언가를 가져오더니, 그것을 저의 엉덩이에 찰싹 하고 팬티모양으로 붙여 버렸습니다.

그것은 생각보다 두꺼운 느낌이었고, 한번에 피부에 착 달라붙었습니다. 그냥 것보기에 아무것도 없는 검은색 팬티처럼 보일정도로, 하지만 교도관님이 휴대용 기계를 조작하자 그 고무 같은 것은 갑자기 저의 피부에 딱 달라붙어서 수축을 시작했습니다.

제 엉덩이에 팬티 라인으로 착 달라붙어 있던 그 까만 고무는, 마치 엄청나게 꽉 끼는 레깅스를 입은 것처럼, 민감한 피부를 엄청나게 조여 들었고, 엉덩이의 라인과, 성기의 모양까지도 너무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항문과, 요도 마개의 끝이 살짝 튀어나와 있는 것까지 보일 정도로…

가뜩이나 안쪽 깊숙한 곳까지 박혀 있는 항문 마개나, 요도 마개가, 그에 맞춰서 더더욱 깊숙히 쑤셔지는 끔찍한 감각에, 저는 이빨을 꽉 깨물고 어떻게든 신음소리를 참고 있는 저에게 교도관님은

“이건 특수한 소재로 만들어진 의복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정전기의 원리를 이용하여 이렇게 한번 피부에 달라붙어서 수축하는데, 완전히 수축되면 피부를 통째로 잘라내지 않으면 절대 벗을 수 없는 의복이죠. 앞으로 자주 보시게 될 겁니다. 이것 또한 저의 허락이 없으면 결코 벗겨지지 않습니다. 지금은 타이머를 설정해서… 6시간이 지나야 벗을 수 있을겁니다.”

6시간…. 6시간…. 6시간…

1초도 견디기 힘든 이 고통을 6시간 동안이나….

“흐으으으으윽…. 그 그때동안… 저 절대 히이이익… 못버텨요…. 제 제발 교도관니이임…. 제발….”

하지만 교도관님은 저절로 절규가 튀어나오는 고통을 어떻게든 꾹꾹 참고 있는 저의 노력 따윈 산산조각으로 만드려고 작정을 하였는지 저의 엉덩이에… 교도관님의 허락 없이는 절대 벗을 수 없는 팬티 너머로 툭 튀어나와 있는 마개 끝 부분을 단단한 구두로 있는 힘껏 차버렸고, 단단한 구두를 통해 있는 힘껏 차인 금속 마개는 윙하고 울리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진동했고, 그에 따라 배가 터져버릴 것이 꽉꽉 들어찬 액체가 자극을 만나 요동치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크허허허어억…. 끄으윽….”

저는 순간 정말로 배가 터져서 내장이 줄줄 새어 나온 줄로만 알았습니다. 진짜로 숨이 쉬어 지지 않을 만큼 고통스러워서… 눈 앞이 깜깜해지고, 입에서 거품이 새어 나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번 기회에 똑똑히 기억하십시오 256번. 256번은 저의 명령 없이 배설할 수 없습니다. 기억해 두십시오”

저는 저의 엉덩이 마개를 잘근잘근 밟으면서 지나치게 차가운 목소리로 저에게 규칙을 가르쳐 주는 교도관님의 말을 들었습니다.

(8화)

그리고 갑자기 온 몸을 타고 흐르는 전류

“끄아아아악 하아하아하아…”

목을 갑갑하게 조이고 있는 목줄에서부터 시작해서, 등줄기를 타고, 사지로 흐르는 강렬한 짜릿함이 아주 잠깐 저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256번, 취침 시간 이외의 시간에 의식을 잃는 것은 규칙 위반입니다. 이제 식사 시간이니 정신 차리십시오”

저는 틀림없이 아까까지만 해도 제 뒤에 있던 교도관님이 한 손에 또 기다란 호스 같은 무언가를 들고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보고는, 제가 그만 정신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잠깐, 아주아주 잠깐동안 잊고 있었던 끔찍한 고통이 다시금 저를 덮쳤습니다.

뱃속이 가득 차서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터져버릴 것 같은 식은땀이 절로 나오는 끔찍하기 이로 말할 수 없는 복통.

그리고 그 가득찬 내용물들이 구멍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 거세게 밀려나가지만, 저게 정말로 내 몸속에 들어온 것이 맞나 의심될 정도로 커다란 마개가 구멍을 꽉꽉 틀어막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힘을 줘도 한방울도 빠져나가지 않아, 싸고 싶다는 생각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아주 원초적이고 끔찍한 배변 욕구.

또한 그 과정에서 항문과, 요도를 막고 있는 마개가, 조금씩 움직여지면서, 그와 맞물려 마개들을 꾹꾹 틀어막고 있는 팬티의 수축력이 함께 섞이자, 이미 찢어지기 직전의 한계까지 벌려진 구멍들에서 끔찍한 고통이 느껴졌습니다.

“끄아아아악… 하아하아하아하아 꺄아아아악 아파… 아파요 교도관님… 진짜… 너무 아파요 끄으으아아아아..”

흐릿한 시야로 보이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끔찍한 현실.

입가에서 침과 거품이 질질 흐르고 있고, 눈물과 콧물이 추하게 뚝뚝 바닥까지 떨어져 있습니다.

“조용히 하십시오 256번. 이제 식사시간이니까 입을 크게 벌리십시오.”

그렇게 말한 교도관님은 제 머리맡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더니,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저의 코를 집게 같은 걸로 집어버리고 난 후에,

“자 이게 배식 호스입니다. 수감자들은 모두 하루에 한번 이 호스를 통해, 담당 교도관들의 지도에 따라 하루에 한번 식사를 진행합니다.”

하면서 숨을 헐떡이고 있는 저에게 작은 여성의 손 정도 크기로보이는 아주 거대한 남성의 성기 같은 까만색 딜도를 저에게 보여주더니 교도관님은 개처럼 혀를 내밀고 헥헥거리고 있는 저의 입 속에 손을 집어넣어, 침이 질질 흐르고 있는 턱을 크게 잡아 벌리더니, 그 커다란 배식 호스를 한번에 쑤욱 집어넣었습니다. 고개를 움직여 최소한의 반항이라도 해보려 하였지만, 머리카락이 뒤로 묶여서 억지로 목이 고정되어있는 상태라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커헉… 커허허헉…”

제 입 속에 넣기엔 너무나 거대한 배식 호스가 저의 안으로 들어

오자, 저는 턱이 빠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습니다. 거대한 딜도

같이 생긴 검은색 배식 호스는 저의 혓뿌리를 넘어가 목구멍 앞

에 걸렸었지만, 교도관님은 그 정도는 예상했다는 듯, 배식 호스

의 위치를 조정해 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빙글빙글 돌려서, 결국

배식 호스를 저의 목구멍 안 깊숙히까지 집어넣었습니다.

“……… 끕…. 끄으윽….”

코에 집힌 집게는 저의 호흡을 봉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턱이 빠질 거 같은 고통, 너무도 커다란 이물질의 침입에 구역질이 올라오는 척수반사, 그리고 산채로 질식되어가는 공포.

아직도 이만한 힘이 남아 있었는지, 저는 질식되는 공포에 미친듯이 발버둥 쳤지만,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쇠사슬이 더더욱 강하게 몸을 조여오는 감각과, 잘그락 거리는 쇳소리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는지, 제가 질식의 공포에 소리 조차 내지 못하고 온 몸을 미친듯이 발버둥치고 있을 때, 교도관님은 묵묵히 배식 호스를 저의 입 속에 밀어 넣고 있으면서 하나도 알고 싶지 않은 정보를 설명했습니다.

“교화 시간에 사용할 시간을 절약함과 동시에, 수감자가 배식을 거부할 것을 염려한 조치입니다. 해암 교도소에서의 배식은 항상 이렇게 이루어 지고, 이 배식 호스는 역류방지를 위해 위까지 직접 집어넣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 진다고 하는데… 과연 어떨지… 그래도 금방 끝나니까 조금만 참으십시오 256번”

교도관님은 그 말을 하면서도, 마치 기계 다루듯이 굵고 물렁한 파이프 같은 호스를 제 입 속으로 쭉쭉 밀어 넣더니, 마지막으로 휴대폰 같은 기계를 조작하였고, 바람 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저의 명치 부근에서 무언가가 부풀어 오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자 지금부터 256호의 배식을 시작하겠습니다”

하는 말과 함께, 호스가 연결되어 있는 로봇청소기 같은 기계가 아까와 같이 웅웅거리면서 진동하기 시작했고, 저는 산소 결핍으로 머리가 아찔한 감각에 휩싸이는 와중에, 제 몸속으로 무언가가 꿀렁꿀렁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1초…

1초가 지날 때 마다, 저의 몸이 망가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항문과 요도 구멍이 찢어질 것 같이 아픕니다.

뱃속에 가득 들어차 있는 액체들이, 제가 몸부림 칠 때마다 이리저리 요동쳐서, 배가 터져버릴 것 같습니다.

뱃속에 있는 내용물들이 구멍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비명을 지르는데, 출구는 꽉꽉 막혀 있어서… 지금 당장이라도 화장실에…. 아니… 변기 같은 사치스러운 것도 필요 없으니까… 싸게만 해 준다면 정말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수단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배가 불러오는 기묘한 감각.

그리고 산채로 서서히 질식되어 가는 공포

이빨을 꽉 깨물어 보아도, 느껴지는 것은 단단한 고무를 씹는 감촉뿐.

저는 눈을 뜨고 있는 것 만으로도 바로 앞에 비춰 보이는 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알몸에 까만색 얇은 팬티 한장으로 그 팬티조차 딱 달라 붙어서 성기와 항문의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의복의 역할을 하나도 하지 못하는 옷에, 온 몸이 바닥에 고정되어 쇠사슬로 칭칭 묶여 있고, 눈물과 콧물을 질질 흘리며, 턱 밑으로 뚝뚝 침이 흘러 내리고, 입가엔 거품이 남아있으며, 미친 듯이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몸부림 치고 있는 자신의 모습.

1초 후에도…

그 1초 후에도…

또 1초 후에도…

그 후에도…

온 몸을 덮치는 고통은 단 1초도 사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심해지기만 할 뿐.

산소 결핍으로 조금씩 조금씩 온 몸에서 힘이 풀리면서, 눈 앞이 점점 까매지고, 머리가 조금씩 조금씩 몽롱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은 전혀 없어지지 않는 것이…

이것이 바로 산채로 죽어간다. 라는 감각일까요…

까매지는 시야의 한구석에서 이런 저를 구해줄 수 있는 유일하고 마지막 보루인 교도관님은, 이제 좀 조용해져서 살겠다 싶은 표정으로 휴대용 기계와 저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볼 뿐.

저를 구해주는 일은 없었습니다.

아까 까지만 해도 시끄럽게 잘그락거리고 있던 쇠사슬 소리가 조용해졌습니다. 더는 몸을 움직일 힘조차 남아있지 않은 것입니다.

눈 앞이 깜깜해지고, 머리가 심하게 몽롱합니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이게 정말 꿈이라면 이것은 틀림없이 아주아주 끔찍한 악몽이겠죠.

이렇게 죽어가는 와중에도 단 1초도 아랫배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사그라들지 않는 것이, 아무리 싫어도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야 속, 제 귓가에 교도관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저는 교도관님이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저 소리로만 들릴 뿐.

하지만 그 즉시 엄청나게 갑갑했던 명치가 조금은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주 조금이지만 아픔이 가시는 이 현상에 저는 옅은 희망을 느꼈습니다. 이제 드디어 쉴 수 있는 걸까요?... 하지만 제 위장에까지 닿아 있던 커다란 배식 호스가 식도를 타고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이 느껴졌고, 무언가 거대한 것이 목구멍을 타고 입 밖으로 토해지는 감각에 저는

“크하아아아악… 크하아아아 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 흐아아아아 하아하아하아하아”

간신히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256번 식사가 종료되었습니다만, 마무리가 칠칠치 못하군요… 256번이 먹는 모든 것은 국민들의 소중한 세금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256번 같은 끔찍한 죄를 저지른 사람이 먹기엔 너무도 과분한 것들이죠. 그러니까 남기지 말고 먹도록 하세요.”

하면서 목을 고정시키고 있는 쇠사슬에 묶인 머리카락을 풀어주는 교도관님.

하지만 저는 질식에 죽다 살아나서, 호흡하는 기쁨을 정신없이 즐기고 있었고, 교도관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귀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교도관님은 자신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미동도, 반응도 없는 저를 보고 열을 받았는지 바닥에 축 늘어져 있는 저의 머리채를 잡고 배식 호스가 빠져나올 때 저의 입에서 같이 토해져 나왔던 회색 덩어리들에 저의 얼굴을 쳐박았습니다.

“크흡… 크하아아아아… 끄아아앗”

공기를 들이 쉼과 동시에, 코와 입 속으로 회색 덩어리들이 밀려 들어왔습니다.

뭐라 형용할 수 없이 신 맛.

엄청나게 맛이 없는 가루약을 뭉쳐서 죽으로 만든 것 같은 느낌.

입 속으로 무언가를 넣어 본 것이, 이제는 엄청 까마득하게 옛날일처럼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것 만큼은 입에 넣고 싶지 않는 맛이었습니다.

“하아… 도와줄 테니까 빨리 먹으십시오 256번.”

하지만 저에게 도망은 허용되지 않았고, 교도관님은 바닥에 뱉어진 하얀색 덩어리들 위에 저의 얼굴을 쑤셔 박아서, 어떻게 어떻게 그것들을 저에게 먹이려 들었고, 온 몸이 꽁꽁 묶여서, 더는 저항할 수단이 없던 저는,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극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다시 또 목줄을 타고 흐를것만 같은 전기 충격이 무서워져서, 잘 움직여지지도 않는 혀를 움직여 회색 바닥에 떨어진 저의 위장에서부터 나온 회색 죽 덩어리들을 모두 먹어 치우고 나서야, 식사 시간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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