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1화 〉 @46. 여동생의 남자 친구가 절륜하다고 하니 자꾸 눈이 간다.
* * *
꽤나 강한 오르가즘에 빠져버린 도연은 내게 안겨 한참을 굳은 채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한참만에 드디어 쾌감의 끝을 보고 돌아온 그녀가 날 바라보았다.
"오빠. 나 진짜로 오빠 아이 갖고 싶어요. 그래도 오빠한테 부담은 주지 않을 거예요."
난 그녀의 눈에서 아주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해."
물론 그럴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난 여전히 어떤 여자에게서도 아이를 가질 생각은 없었다.
"정말요?"
"응."
"히히... 진짜인데..."
도연이 베시시 웃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다.
우리는 다시 서로를 포옹하고 키스를 나누었다.
"언니랑 이번 주말에 온천에 간다면서요?"
한동안 내 품에 안겨 휴식을 취하던 도연이 조금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자신도 따라가고 싶은 눈치였지만, 차마 말을 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여행에는 그녀를 위한 자리가 남지 않았다.
"음... 오빠 나 부탁이 하나 있어요."
자신의 남자 친구를 대할 때와는 달리 딱히 무언가를 요구해온 적이 없던 도연이
"말해봐."
"오빠도 나랑 똑같은 걸 해주세요."
그 순간 난 도연의 눈에게 아주 지독한 욕망을 엿볼 수 있었다.
"똑같은 거라고?"
아직 그녀의 의도를 전부 이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저쪽에 던져두었던 내 전화기를 가져오는 것을 보고 금세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 알았어."
난 그녀에게 받은 전화기를 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상대가 전화를 받기 전에 스피커 폰으로 바꿔 놓았다.
"여보세요? 오빠?"
신호가 두 번 울리고 바로 받는 것을 보면, 내 전화를 기다리고 있던 모양이다.
"응. 그래. 집이야?"
"네. 오빠 전화 기다리고 있었어요. 응? 소리가 살짝 먼 걸 보니 스피커 폰인가요?"
"응. 맞아."
"그래요? 지금 어디신데요?"
"지금 모텔."
"모텔? 거기는 왜요?"
나은은 영리한 여자였다.
이미 내가 어떤 의도로 전화를 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모텔에 오는 이유가 하나 뿐이지."
"그게 뭘까?"
나은의 목소리는 애정과 장난기가 잔뜩 섞여있었다.
"당연히 섹스를 하러 왔지."
"그래요? 잘 했어요. 근데 누구랑요?"
나은은 내 말을 완전히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맞장구를 쳐주고 있다는 느낌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도연이랑."
그리고 내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워지는 순간, 도연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도연이는 뭘 하고 있어요?"
"내 자지 빨고 있는 중이야."
도연이 내 물건을 입에 넣은 채 고개를 살짝 들어 미소를 보였다.
그녀는 내가 그녀의 즐거움을 위해 동참해 준 것에 기뻐하고 있었다.
"도연이 입이 작아서 오빠 거 안 들어갈 거 같은데요?"
나은의 목소리는 조금전과 그리 다를 것 없었다.
하지만 난 그녀가 조금씩 고조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입을 잔뜩 벌리고 있어."
"좋아요? 그래서? 하아..."
아주 미약한 한숨은 그녀가 마치 짜증이 난 것도 같았고, 흥분하고 있는 것도 같았다.
"응. 굉장히 좋아."
"그럼 내가 해주는 게 더 좋아요? 도연이가 해주는 게 더 좋아요?"
"음... 도연이가 하는 게 더 좋은데?"
"하아..."
다시 한 번 들려오는 한숨소리.
"도연이가 더 이쁘잖아."
그러자 도연이 내 물건에서 입을 떼고 소리 없이 내게 고맙다고 말했다.
"하아..."
난 그녀가 내쉬는 숨소리에서 그녀가 지금 무얼 하고 있을지 느낄 수 있었다.
"진짜..."
나은이 말을 하다 멈춘 것은 아마도 지독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나쁜 사람이에요. 오빠. 하아..."
그녀의 숨이 점점 가파지고 있었다.
"그럼 도연이랑 섹스 하는 동안 난 혼자서 자위라도 할게요."
곧이어 들려온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아마도 일부러 들려주려는 것이다.
그때 도연이 웃으면서 천천히 올라와 내 위에 올라탔다.
"도연이가 내 위로 올라왔어. 삽입하려는 모양이야."
"그게 들어갈까요?"
"벌써 넣었는데?"
그순간 도연은 신음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아파하지 않아요?"
"좋아하는데?"
"계집애. 하아..."
나은의 신음이 좀 더 커졌다.
도연은 아주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흑! 아... 지독해..."
비난인지 감탄인지 모를 나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하아..."
"도연이가 몸을 움직이고 있어. 역시 이쁘네."
도연이 활짝 웃었다. 내 말에 기뻐서 어쩔줄 모르는 모습이다.
"나은이 한테도 꼭 보여주고 싶군."
"하아! 하아! 나빠... 윽!"
난 그녀가 정말로 이 장면을 보고 싶어할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쯤 그녀가 정신없이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고 있을 것을 알 수 있었다.
"도연이 조금씩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난 그렇게 도연의 행동을 하나 하나 나은에게 중계해주었고, 나은은 기쁘게 자신의 딸감으로 삼고 있었다.
도연은 신음이 튀어나오지 않게 막으려 자신의 입을 두 속으로 틀어막고 힘겹게 몸을 움직였다.
"하아앙!"
하지만 내가 그녀의 손을 잡아채자 기어이 생생한 목소리로 한껏 야한 소리를 토해내고야 말았다.
"흐윽! 대체 뭘 틀어 놓은 거예요? 하아... 진짜 도연이 목소리랑 비슷하잖아!"
나은이 샐쭉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것도 틀어놓지 않았어. 진짜 도연이라니까."
"나빠요! 오빠! 학! 하필 도연이야! 내가 얼마나 아끼는 지 알면서... 흐윽!"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도연의 얼굴에 아주 커다란 죄책감이 떠올랐다.
"흑! 하앙!"
하지만 도연은 이미 자신의 몸을 점령한 쾌락에 조금도 저항하지 못했다.
"흑! 흐으! 흐으!"
도연은 이제 나은에게 자신의 신음을 마음껏 들려줄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기뻐하고 있었다.
"도연이는 신음 소리도 귀엽네."
"하악!"
도연은 마치 들으라는 듯 더욱 커다랗게 소리를 내었다.
"나빠요. 오빠! 학! 사람을 미치게 해... 흑!"
나은의 목소리도 쾌락에 완전히 젖어있었다.
난 지금 나은과 도연 중 누가 더 즐거워하는지 판단을 할 수 없었다.
두 여자 모두 상대를 속이는 행위에서 아주 지독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쌀 거 같아. 콘돔도 안했어.도연이 몸에 그냥 쌀 거야."
"학! 안 돼! 흐윽! 큰일 난단 말이에요. 학!"
"이미 늦었어. 그리고 도연이도 그걸 원하고 있어."
"임신이라도 하면 어쩌려고요? 하아... 흐윽!"
"어쩔 수 없지. 도연이가 알아서 키운다는군. 영민 씨 한테도 말해 놓았다던데?"
"학! 진짜! 못 돼 처먹었어! 하악! 안 돼요! 나... 흐윽!"
나은의 목소리는 이제 도연이 들어도 금세 알아차릴만큼 흥분해 있었다.
"학! 가요. 나. 오빠!"
도연이 아주 작은 소리로 내게 말했다.
아무래도 신음과 달리 말 소리는 너무 티가 나서 들려주기 두려운 모양이다.
"흑! 뭔데 그렇게 도연이랑 비슷하냐고요! 하악!"
"아아! 흑! 미안... 언니! 나 가요! 하앙!"
도연은 지금 나은에게 자신의 실체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에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었다.
이번엔 나은은 더이상 도연의 목소리에 대해 묻지 않았다.
너무 곤란한 질문은 유희를 망칠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대신 학학 거리는 신음이 더욱 진해졌다.
"흑! 흐으윽!"
도연이 두 번째 절정을 맞이했고, 그녀는 혹시 실수라도 할까 싶은지, 이제 말을 하지 않고 달큰한 신음만 내뱉었다.
그날 두 번째로 도연의 몸속에 사정을 했다.
도연은 자신을 물들이는 쾌감에 만족하며 내 몸위로 축 늘어졌다.
"학! 하아! 오빠! 나 가! 아아! 이런 거 너무! 흑! 좋아!"
나은의 목소리가 전화기의 스피커를 통해 들려온다.
그녀가 느끼고 있는 쾌락의 크기 만큼 내 만족도 아주 컸다.
"하아... 하아... 오빠."
절정의 시간이 지나고 나은이 헐떡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하는 것도 굉장히 자극적이다."
"다행이네."
"그런데 오빠. 왜 하필이면 도연이에요?"
그녀가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나은이 주변에서 제일 이쁘잖아. 그리고 나은이랑 가장 친하고. 그러니까 제일 화가 나지 않겠어?"
"못됐어! 정말!"
"알고 있어서 다행이네."
"하지만 나 오빠가 정말로 다른 여자랑... 아니. 정말로 도연이하고 바람이라도 피우면 나 죽어버릴 지도 몰라요."
나은은 감정이 아주 잔뜩 들어간 목소리로 말했다.
"나 정말로 지금 도연이랑 있다니까."
"나빠! 정말! 못됐어요! 흑!"
나은은 살짝 우는 시늉을 했다.
"진짜 어쩜 좋아! 알았어요. 그럼 도연이랑 아주 실컷 즐기세요. 난 이제 좀 쉬고 싶으니까. 혹시 밤에 들르게 되면 연락 주세요."
"그러지."
전화가 끊겼다.
쾌락에서 돌아와 이성을 되찾은 도연이 조금 우울한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나... 정말 못된 년이지요?"
"응."
"진짜... 하아..."
도연은 내 거침없는 대답이 서운한지 날 한 번 노려보고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언니한테나... 그 사람한테나... 내가 뭘 하는 짓이람?"
"인생을 즐기고 있는 거지."
"나빠요! 생각해보면 오빠가 제일 나빠!"
도연이 뾰족한 목소리로 날 힐난했다.
"물론이지. 하지만 내가 나쁜 놈이라고 해서 도연이 억울한 희생자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
"어쩜!"
도연이 입술을 빼어물고 다시 날 노려보았다.
"착한 여자가 좋아? 아니면 나쁜 여자가 좋아? 도연이한테는 언제나 선택의 기회가 있잖아?"
도연은 묵묵히 날 바라보았다.
"나쁜 여자요."
그리고 내게 달려들어 꽉 껴안않다.
그녀는 나쁜 인간이 되는 쪽이 훨씬 더 즐겁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착한 사람, 자신의 남자 친구나 나은 같은 희생양이 되어 눈물을 흘리고 고통받는 것보다, 나쁜 사람이 되어 쾌락을 마음껏 향유하기를 원했다.
"나. 나중에 지옥에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지금은 그냥 즐기고 싶어요."
나은의 양심은 다시 덧없이 사그라들었고, 그 지독한 욕망이 그녀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난 그날 그녀를 아주 충분히 쾌락에 물들여주었다.
그주 주말엔 약속했던 대로 온천으로 갔다.
물론 나은과 함께였다.
나은이 내게 기쁨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나도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있었다.
다행히도 우리 두 사람의 목적은 같았고, 서로의 즐거움은 상대에게 기쁨을 준다.
금요일 저녁 온천장에 도착하니 레이나가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를 반겼다.
차를 주차하자 그녀는 조수석의 문을 열어 나은이 내리도록 도와주고, 깊숙히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녀의 눈빛에서 날 무척이나 반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지만, 나은이 함께이기 때문인지 레이나는 그걸 내색하지는 않고 있었다.
"언제부터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
차에서 내리면서 레이나에게 물었다.
"얼마 안 됐어요. 방금 나왔어요."
하지만 그녀의 눈가에 서린 반가움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난 나은의 옆에 서있던 레이나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으며 입을 맞추었다.
레이나는 멈칫 했지만, 아주 자연스레 키스를 받아들였다.
길고 정열적인 키스가 끝나고, 레이나는 나은의 눈치를 살폈다.
함께 온 남자가 그렇게 다른 여자에게 키스하는 모습을 보고 결코 기꺼워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 때문이리라.
"신경쓰지마. 나은 씨는 우리가 이러는 걸 보면 더 좋아하니까."
"네? 하지만..."
레이나는 여전히 불편한 표정이었다.
"정말이에요. 나한테 신경쓰실 거 없어요."
나은이 싱긋 웃었다.
"지난 번에도 그렇게 느꼈는데, 레이나 양 정말 귀여워요."
나은은 성큼 레이나에게 다가서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녀는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당장이라도 나와 레이나의 섹스를 관전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나은은 잠시 레이나의 머리를 애정 가득한 손길로 어루만졌다.
"혹시..."
레이나가 나은을 바라보며 잠시 망설였다.
"바이에요?"
레이나의 질문은 꽤나 직설적이었다.
"아뇨. 나 세상에서 이 남자 한 사람만 사랑하고 있는 걸요."
나은은 레이나의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아하! 그래서 그랬구나."
그리고 레이나는 나은의 대답을 있는 그대로 납득해버렸다.
"진짜로 엄청 많이 사랑하시나봐요."
레이나가 싱긋 웃었다.
재미있는 소녀였다.
레이나에게는 아직 캐스팅을 한 적이 없는데도, 그녀는 나와 다른 여자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