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1화 〉 @45. 모험도. 몬스터 아일랜드
* * *
해변가의 오두막에 도착할 때까지 여자들은 쉬지않고 종알거리고 있었다.
그녀들은 아직도 흥분해있었다.
싸움 따위 한 번도 없이 무리를 굴복시키고 그중 우두머리를 전리품으로 잡아가고 있지만, 이날 우리가 인간이 아닌 어떤 괴상한 생명체를 만났다는 사실은 좀처럼 쉽게 가라앉을 수 없는 특별한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정체가 뭘까?"
"모르죠. 인류로부터 격리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어떤 특별한 종족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존재들인지."
수빈은 언제나 그랬듯이 그럴듯한 추론을 몇 개나 꺼집어내었다.
그리고 보라와 정미는 일행의 그런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보라는 그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표정으로 내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었고, 정미도 여자들의 논의를 미소지은 얼굴로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여기 내려놓아. 씻겨줄게."
해변가에 도착하자 보라가 내 어깨에 들린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렇게 해요. 씻기는 건 우리가 할게요."
정미와 보라는 그 여자를 마치 막 사냥터에서 잡아온 사냥감 취급을 하고있었다.
"도망갈 생각이나, 반항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녀를 호숫가에 내려놓고 경고했다.
"만약 도망을 친다면 너희 마을로 가서 여자들을 전부 발가벗겨서 하나도 남김없이 능욕해주마."
하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니, 이미 반항 따위 꿈도 꾸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뭐라고 한 거예요?"
"도망가면 그녀의 마을 여자들을 전부 겁탈하겠다고."
나은의 질문에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흐응... 언제요? 오후에요? 저여자 따먹고 나서요?"
나은은 내가 한 말에서 자기가 듣고 싶은 부분만을 듣고 있었던 모양이다.
보라와 정미가 함께 호수 안으로 들어가 벌거벗은 그 늘씬한 여인을 씻기는 동안, 다른 여자들도 호수 안으로 들어가 몸을 씻었다.
"꺄악!"
누군가의 비명 소리가 들려오기에 고개를 돌려보니, 수빈이 나은에게 물을 뿌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물속에 들어가니 장난기가 도는 모양이다.
"너어! 도망가지마!"
나은은 자신에게 물을 뿌리고 몸을 돌려 도망가려는 수빈을 따라 첨벙거리며 쫓아갔다.
나은보다 신장도 체력도 떨어지는 수빈은 얼마지나지 않아 사로잡혀 물속에 쳐박혀 물을 제대로 먹고 말았다.
두 여자는 잠시 뒤에 물속에서 서로 물을 뿌리고 드잡이질을 하며 난장판을 벌였다.
"언니! 그만! 학! 이제 딴 사람."
수빈이 도저히 나은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윤진을 가리켰다.
"그럴까?"
나은이 새로운 희생양을 찾아낸 것에 기꺼워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어어? 왜?"
윤진은 얼떨결에 두 여자에게 끌려 물속에 첨벙 빠져버리고 말았다.
"진짜! 왜 그러는데요!"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일어선 윤진이 억울한 표정으로 두 여자를 노려보았지만, 나은과 수빈은 깔깔거리며 윤진에게 물을 쏘아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면 너무 불공평하잖아?"
둘의 공격에 속절없이 당하고 있는 윤진을 돕기 위해 나도 참전했다.
먼저 나은의 뒤로 다가가 그녀의 몸을 들어 호수 가운데로 휙 던져버렸다.
첨벙!
"꺄아!"
시원한 물소리와 나은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꺄!"
내가 접근하려는 것을 보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던 수빈이 복수의 기회를 노리던 윤진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아저씨가 끼어들면 어떻게 해요! 불공평하다구요!"
수빈이 두 손을 내밀며 항변했다.
"전쟁은 언제나 불공평한 법이라고."
난 수빈의 몸도 번쩍 들어올려 나은보다 훨씬 더 멀리 던져버렸다.
"으악! 싫어! 꺄!"
발버둥치다가 할늘을 날아가버린 알몸의 수빈이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호수에 빠지는 모습은 꽤나 볼만했다.
"주인님..."
윤진은 불리한 자신을 도와주기 위해 참전한 내게 감동을 받은 모양이다.
"응. 그래. 이번엔 네 차례야."
"네?"
어이없어하는 윤진의 몸을 들어올려 수빈이 날아간 곳으로 휙 던져버렸다.
"진짜!"
물을 잔뜩 먹고 몸을 일으킨 세 여자가 날 노려보았다. 그녀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한 마디 말도 없이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
여자들이 물살을 헤치며 내게 달려들었다.
보라와 정미가 전리품을 씻기는 동안 우리는 그렇게 물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어느샌가 정신을 차리고보니 난 윤진과 키스를 하고 있었다.
윤진은 내 품에 안겨 다리로 내 허리를 꽉 감싸고 내게 키스를 해왔고, 나은이 물속으로 풍덩 들어가 수중에서 내 물건을 입에 넣었다.
수빈도 질 수 없다는 물속으로 뛰어들었고, 난 윤진과 키스를 하는 동안 두 여자가 번갈아가며 날 즐겁게 해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벌거벗은 여자들과의 물장난 때문인지, 아니면 조금 뒤에 날 기다리고 있는 전리품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난 꽤 흥겨웠고, 물속에서 그렇게 정성스럽게 날 즐겁게 해주는 누군가의 입에 사정을 했다.
"푸우!"
"하아!"
그리고 잠시 뒤에 두 여자가 물속에서 튀어나왔다.
"누구였어?"
난 마지막에 사정을 누구에게 했는지 물어보았다.
"맞춰봐요!"
수빈이 싱그럽게 웃으며 물었다.
"음..."
조금 당황했다.
윤진과의 키스를 즐기느라 그걸 구별할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둘 중 누구의 입이었는지도 몰랐다면, 왠지 그녀들을 무시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에 난 반드시 정답을 찾아내야 했다.
"음..."
대답을 못하고 나은과 수빈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바라보았지만, 둘 다 입을 꾹 다물고 빨리 찾아보라는 표정을 하고 있어서 도저히 선택하기 어려웠다.
"나은이?"
절반의 확률이다. 과감하게 찍어보자.
더군다나 나은은 물속에서 나와서도 입을 열지 않고 웃음을 띄고 있을 뿐이다.
아마 정답을 맞치면 입안을 열어 보여주지 않을까?
"뭐에요? 그것 하나 못 맞춰요?"
나은의 입안은 깨끗했다.
"애정이 없어. 흥!"
수빈이 입을 삐죽였다.
음... 틀렸다는 걸까?
하지만 두 여자는 삐죽이기만 할 뿐 맞았는지, 틀렸는지도 알려주지 않았다.
어쩌면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던 모양이다.
어느쪽을 고르더라도 날 궁지에 몰아넣기로 약속이라도 한 것이겠지.
하지만 난 그녀들을 위해서라도 미안한 표정을 지어야했다.
그리고 다시 수빈과 나은을 번갈아가며 물속에서의 유희를 즐겼다.
두 여자 모두 한 번씩 쾌락을 느끼고 나니, 더이상은 괴롭히려 들지 않았다.
그렇게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물밖으로 나가니 다시 세 여자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정미가 그 짧은 머리의 여인을 호숫가에 앉히고, 그녀의 머리를 수건으로 닦아주고 있는 동안 보라가 짧은 머리 여자의 다리를 닦아주고 있었다.
씻겨 놓아서인지, 내가 수빈들과 노는 동안 내게서 떨어져 있어서인지, 그녀는 아까보다 훨씬 보기 좋았다.
하지만 호수에서 나오는 날 발견하고부터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안쪽도 깨끗해."
보라가 말했다. 아마도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라면, 나와 섹스가 가능할지 확인해본 모양이다.
"그래? 고마워."
난 다시 암캐의 모습이 되어 내게로 기어오는 보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응."
보라는 언제나처럼 애정으로 가득한 눈으로 날 바라보며 언제 찾아왔는지 자신의 개줄을 내게 건내주었다.
난 기꺼운 마음으로 그녀의 목에 매인 개목걸이에 개줄을 연결했다.
보라가 더없이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눈은 자신이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내게 복종할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걸 기뻐할 것이라고 말해준다.
내가 그녀에게 저지른 그 수많은 죄악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그 때문에 보라가 내게 완전하게 복속되어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아이러니 한 일이다.
물론 난 결코 내가 그녀에게 저지른 그 파렴치한 일들을 잊지 않았다.
개줄을 손에 잡고 짧은 머리의 여자에게 다가갔다.
우리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몸이 다시 떨려오고 있었다.
길게 펴고 있던 다리가 접혀지고,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고 있었다.
"윽! 안 돼!"
여자가 다시 소리쳤다.
확실히 그녀는 날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날 두려워하는 여자를 좋아한다.
"오지마! 내 몸은 절대! 흑!"
그녀는 명백하게 잠시 뒤에 벌어질 참담한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다.
"네 몸은 절대?"
난 놀리듯 그녀에게 물었다.
"내 몸은 그분의 것이다. 너 같은 인간이 절대 건드려서는... 하악!"
여자는 말을 하다말고 꽤나 힘들어했다.
"그래. 그분이라면 역시 테미르 바스를 말하는 거겠지?"
"흑! 감히 그분의 이름을 네 입에 올리지 마! 흑!"
"그런데 네가 어렸을 때 한 번 본 게 전부라고 하지 않았던가?"
"흐윽! 그걸로 충분하다. 이 성역의 모든 여자들은 전부 그분의 소유... 하앙!"
충성심이 대단한 여자였다.
그 오크 대단한데...
"테미르 바스가 이 곳에 들른 게 언제의 일이지?"
"아마도... 5년? 학!"
우리의 거리가 다가와질수록 여자는 점점 더 힘들어한다.
하지만 이번엔 정미가 뒤에 앉아 그녀의 상체를 잡고 있어서, 짧은 머리 미녀가 앞으로 숙이지는 못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나은이 우리의 대화에 궁금증을 표시했다.
"저 여자와 그녀의 종족들에 대해서."
"지금 너무 힘들어하는 거 같은데, 한 번 박고 나서 대화를 나누는 게 어때요?"
아무리 봐도 힘들어하는 것은 나은이었다.
"지금이 대화를 나누기에 더 좋을 거 같은데?"
"어차피 한 번 하고 나면, 자기 엄마라도 팔아넘길 걸요."
나은의 말은 너무 적나라했다.
"정말 그럴까?"
"그럼요. 당신이랑 하고 나면... 아!"
나은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금세 알아차렸다.
"아니. 내가 그렇다는 게 아니고."
"응. 나도 알아."
하지만 나은은 얼굴이 빨게져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리고 난 그 짧은 머리 미녀의 몸을 조금은 즐겁게 해줄 필요를 느꼈다.
"가서 저 여자를 즐겁게 해줘."
보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녀는 싱긋 웃으며 짧은 머리의 미녀에게 기어갔다.
"윽! 뭐! 뭘 하려는 학!"
하이에나 귀의 여인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보라를 보고 흠칫 놀라다가, 그녀가 자신의 음부에 혀를 데자 발작이라도 하듯 몸을 꿈틀거렸다.
하지만 정미의 팔에 고정이 되어있어 보라에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물론 정미보다 훨씬 더 강해보이는 여자였기에, 정미의 팔힘 때문이라기보다는 내 협박이 아직도 먹히기 때문일 것 같았다.
착한 암캐가 된 보라는 아주 정성껏, 그리고 맛있게 그 여자의 비밀스러운 곳을 핥아먹었다.
"흑! 하지마! 여자한테 당하는 거 싫어! 흐윽!"
아무래도 이런 경험은 처음인 모양이다.
"테미르 바스에 대해서 말해봐. 어떤 자였지?"
"흑! 그만... 하앙!"
여자는 내 말을 제대로 듣지도 못하는지 금세 쾌락에 사로잡혀버리고 있었다.
"안 된다구요. 한 번 박아주고 물어봐요."
다시 나은이 날 재촉했다.
여전히 그녀는 자신을 사로잡은 욕망을 빨리 만족시키기를 원하고 있었다.
"너도 가서 보라를 즐겁게 해줘."
그래서 난 나은에게도 할 일을 주었다.
나은이 입술을 살짝 삐죽거리고, 엎드려있는 보라의 뒤에 엎드렸다.
나은의 혀가 보라를 건드렸고, 보라의 몸이 살짝 떨려왔다.
"테미르 바스에 대해 이야기를 해봐. 한 번 더 내가 같은 말을 하게 만들면, 너희 마을로 가서 여자들을 전부 이렇게 만들어주마."
"아!"
이번에도 협박이 잘 먹혀들어간 모양이다.
"그... 그분은 위대하신 제왕이시다."
그녀가 날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음란한 것으로 위대하다는 말이지?"
"으. 음란이라니? 학! 그분은 여자에게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내려주시는... 하앙!"
"지금처럼 말이지?"
"하앙! 몰라! 왜? 하악! 이렇게..."
보라의 혀놀림이 훌륭했던 걸까? 그녀가 몸을 떨며 힘겨워하고 있었다.
"테미르 바스."
"학! 위대하신 초원의 정복자! 세상의 모든 죄악의 아버지... 흐윽! 아바돈의 학살자... 하앙!"
그녀는 내가 변신했던 오크에 대한 몇 가지 별명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딱히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초원의 정복자라면서 휴양지는 바다 한가운데 있네?"
"흑! 여기는... 하아... 황금용 테오도르를 굴복시킨 역사적인 장소... 흑! 그리고 허락 없이는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절대 성역! 하앙!"
이쯤 되어서는 그녀가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용하다 싶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