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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9화 〉 @45. 모험도. 몬스터 아일랜드 (359/377)

〈 359화 〉 @45. 모험도. 몬스터 아일랜드

* * *

"그럼 어떻게 할까요? 도망가면 쫓아오겠죠?"

"아마도."

"그러면 한 명이 동료를 부르러 가면, 우리 여섯이 둘 정도는 이길 수 있지 않겠어요?"

"난 한 마리는 감당할 수 있을 거 같아."

나은이 말했다.

아무래도 녀석들의 키가 작다보니 만만한 모양이다.

그리고 사실은 나도 나은 정도라면 한 명 쯤은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윤진이랑 내가 한 명을 맡을게요."

정미가 나지막히 말했다.

"그래요. 내려주세요. 저도 싸울 수 있어요."

여전히 떨고 있으면서도 윤진은 의욕을 내비쳤다.

그러고보니 윤진 말고는 그렇게 겁을 내고 있지는 않았다.

아마도 상대들의 몸집이 그리 크지 않았고, 우리를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모양이다.

"그래. 조금 내려가 있어."

난 윤진을 내 뒤쪽으로 내려주었다.

"쓸데 없는 생각들은 하지마. 너희들이 섞여있으면 오히려 방해만 되니까."

그리고 난 나은과 정미의 몸도 끌어당겨 내 뒤로 보냈다.

여자들은 눈빛으로 내게 자신들도 싸울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난 여자들을 전부 내 뒤로 보내고 성큼 앞으로 걸어나갔다.

"허억!"

"싸우려나봐!"

"빨리가! 테루! 어떻게든 버틸테니까 빨리 누나들을 불러와!"

"안돼! 셋이 함께 싸워야 해."

"셋이라도 안 돼! 저 남자 너무 무섭게 생겼어!"

"히익! 쌀 거 같아! 어쩌지?"

"누나! 테루! 빨리!"

"이익! 알았어! 빨리 다녀올게 절대 죽지마!"

마침내 논의가 끝났는지, 한 마리가 재빨리 숲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남은 두 마리는 몽둥이를 치켜들고 우리를 노려보았다.

"정말로 싸울 생각인가?"

난 그 두 작은 하이에나 수인에게 질문을 던졌다.

"인간이 우리 말을 알고 있어!"

"그렇게 이상 할 거 없어."

"어쩌지? 싸울거냐잖아?"

"어쩌긴. 싸워야지. 인간은 이 섬에 들어와서는 안 돼. 특히 수컷은."

"하지만 우리 둘만으로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몰라! 여하튼 싸운다. 죽는한이 있어도."

그 두 마리의 하이에나 인간은 그렇게 끊임없이 수근거리고만 있었다.

싸우야 한다는 생각만 앞서고 겁에 질려 행동에 옮기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저 괴물들이랑 말이 통하는 거예요?"

나은이 호기심에 가득해서 물었다.

"대충은."

"그럼 싸우지 않아도 되겠네요."

"글쎄? 저 둘은 겁을 먹은 것 같은데, 사라진 녀석이 누나들을 부른다고 했으니 어떻게 될 지 모르지."

"누나라고요? 그러면 저놈들보다 더 작겠네요."

암컷들을 부른다는 말에 조금은 마음이 놓인 모양인지 윤진이 입을 열었다.

우리가 마주친 세 마리 하이에나 인간들은 제일 큰 녀석조차 윤진보다 작았다.

대략 남자 초등학생 수준의 신장과 덩치였다.

그러니 암컷이라면 초등학생이 아니라 유치원생 정도나 될 거라 생각한 모양이다.

"아니. 만약에 정말로 하이에나 괴물들이라면..."

수빈이 딱따하게 말했다.

"암컷이 훨씬 더 크고 무서울 거야."

"뭐? 왜?"

윤진이 깜짝 놀라며 다시 물었다.

"하이에나는 원래 암컷이 훨씬 더 덩치가 좋고, 힘도 좋아. 사냥을 하는 것도 암컷들이지. 수컷은... 그냥 생식을 위한 도구 정도야."

"말도 안 돼..."

수빈의 말에 윤진이 다시 겁을 먹었다.

"주인님 우리 도망가면 안 되요?"

"도망가도 쫓아올 거 같은데? 어떻게든 여기서 매듭을 져야해."

수빈이 다시 윤진의 의견을 반박했다.

그런데 난 그녀의 목소리에서 약간의 장난기가 묻어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녀에게 이 섬에는 우리를 위협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준 것이 기억난다.

수빈은 확실하게 날 믿고 있는 모양이다.

어쩌면 내가 오크로 변신하는 모습을 봐서 그럴 수도 있다.

오크가 되었을 때의 나는 신장이 거의 2미터 50에 달하고 온몸이 근육 덩어리인 그야말로 괴물이었다.

"그럼... 어떻게 해?"

"뭘 어떻게 해. 싸워야지. 언니가 제일 먼저 미끼가 되기로 한 거 기억하지?"

내가 오크가 되었을 때의 모습은 조금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윤진은 혼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뿐이었고, 수빈은 그런 그녀를 놀리는 것이 즐거운 듯 했다.

그리고 저쪽의 하이에나 수인 두 마리도 연신 쫑알거리고 있었다.

하이에나 사회에서 수컷들이 인간의 여자들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하더니, 녀석들이 겁을 집어먹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된다.

그렇게 양측이 대치를 하고 있는데, 하이에나들 뒤쪽 수풀이 흔들거리더니 아까 사라졌던 가장 작은 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살아있었구나!"

녀석은 무척이나 좋아하며, 두 친구와 껴안으며 방방 뛰었다.

"누나는?"

그리고 우두머리 녀석이 물었다.

"여기 왔다."

다시 수풀이 흔들리며 누군가가 나타났다.

"누나!"

"셀마 누나!"

두 마리의 하이에나가 기뻐하며 숲을 헤치고 나타난 인형에게 달려들었다.

"어? 암컷이라며?"

윤진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이잖아?"

나은도 꽤 놀란 모양이다.

"같은 괴물이 아닌가보네."

정미도 신기하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수풀에서 걸어나온 사람은 가죽 옷을 입은 짧은 머리의 남자였다.

키는 나보다 약간 작은 편이고, 덩치는 호리호리하지만, 팔과 다리에 구릿빛 근육이 아주 잘 잡혀있는 것이 꼭 격투기 선수 같았다.

"굉장히 잘생겼는데... 남자 아니에요."

수빈은 짧은 머리의 사내가 남자가 아니라 단언했다.

"그럼 여자란 말이야?"

나은도 수빈의 말을 믿지 못하는 모양이다.

"네. 가죽으로 가렸는데도 가슴이 불룩하잖아요. 머리가 길다고 생각해봐요. 굉장히 미인이죠?"

"그러네. 확실히 미인이로군요. 주인님이 좋아하시겠어요."

짧은 머리 여자의 미모에 감탄한 사람은 정미였다.

"맞아요. 아저씨 취향에 맞을 거 같아요. 아저씨는 상대가 인간이 아니라도 괜찮죠?"

수빈이 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무슨 소리야?"

나은은 여전히 이해를 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귀를 보세요. 사람의 귀가 아니죠?"

"어? 진짜! 뭐야? 꼭 짐승 귀 처럼 생겼잖아?"

"아마도 먼저 나타난 녀석들과 같은 종족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암컷과 수컷의 모습이 다른 모양이에요."

"같은 종족의 암컷과 수컷이 저렇게 다를 수가 있어?"

"아귀 같은 경우는 수컷이 암컷의 1000분의 1밖에 안 되요. 저정도의 신장 차이는 그리 이상할 것도 없어요."

"아니. 크기가 아니라 생긴 거 말이야."

"뭐. 그렇기는 하네요. 달리 어떤 비밀이 있는지 알아봐야겠어요."

수빈의 호기심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의 호기심을 채워주기 적당한 시간은 아니었다.

"한 명이 아니야..."

나은이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짧은 머리의 여자 뒤로 그보다 조금 작은 몇 명이 하나씩 나타나 우리의 앞에 늘어서기 시작했다.

잠깐 동안에 열 명에 달하는 짐승 귀의 여자들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처음 나타난 짧은 머리의 여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제법 여자라는 것이 드러나는 얼굴들이다.

아마도 머리를 길러서 일 것 같았다.

수빈이 말했듯이 가장 먼저 나타난 장신의 그녀도 머리만 적당히 길다면, 딱히 남자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굉장히 적대적인데?"

"그러네요. 처음의 그 작은 괴물들과 달리 저 사람들은 싸울 의지가 가득하군요."

"그런데 여자... 암컷인가? 여하튼 다들 이쁘네요. 수컷과 굉장히 달라."

"치! 오늘 누구는 실컷 재미보겠네."

수빈이 한 마디했다.

"넌 내가 여자만 보면 무조건 달려드는 놈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에요? 그럼? 저렇게 이쁜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야."

그때 하이에나 수인들 무리에서 그 키큰 여자가 앞으로 나서며 소리를 질렀다.

"너희들 어디서 온 거냐?"

당당하게 무리 앞에 나선 것을 보니, 그녀가 이 무리의 우두머리인 모양이다.

"여기는 너같은 수컷에게는 금지된 장소다. 성역에 발을 디딘 것을 후회하게 해주마!"

목소리를 들어보니 여자가 틀림없다.

"수컷에게 금지된 성역이라고?"

여자만이 발을 들일 수 있는 곳이라는 말인 모양이다.

"그렇다. 이 성역은 위대한 초원의 제왕의 휴양지이다. 너같은 인간이 함부로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곳이 아니야."

"그런데 그쪽에도 숫컷이 있지 않아?"

그녀들의 뒤에 모여있는 세 하이에나 수컷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아이들은 괜찮다. 우리 종족의 수컷들은 아무런 해도 되지 않으니까. 그리고 아직 어린아이들이라 추방할 시기가 되지 않았어."

"그만. 셀마. 저 무뢰한 침입자에게 그런 것까지 설명해줄 필요 없어."

뒤에 서있던 여자 한 명이 앞으로 나서며 그렇게 말하자, 짧은 머리가 얼굴을 흠칫 굳혔다.

자신의 행동에 딴지를 걸어 무안해져서 그런 것인가 싶었다.

"맞다. 그럴 필요 없지. 여하튼 넌 순순히 투항해라."

여자의 얼굴이 조금 붉어진 것을 보면, 생각보다 순진한 성격인 모양이다.

"투항을 하면 살려줄건가?"

"그럴 수 없지. 성역에 침범한 숫컷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무조건 사형이다. 누구에게도 예외는 없다."

"으흥? 투항해도 죽인다면 내가 굳이 투항할 이유가 없잖아?"

"투항하면 편하게 죽을 수 있도록 해주마. 하지만 반항한다면 네놈이 죽여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괴롭혀줄테다."

"그래? 어떻게 괴롭힐 건데?"

그때쯤 난 그녀가 꽤나 순진한 여자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다.

성역에 침범한 숫놈은 전부 죽여야한다면, 이렇게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묻는 말에는 정말 진지하게 하나하나 대답을 해주고 있었다.

"그 멋진 몸으로 괴롭혀준다면 꽤 즐겁겠는데 말이지."

"응? 이 몸이 괴롭혀주기를 원하는 건가? 꼭 원한다면 그렇게 해주지."

짧은 머리 여자는 내가 한 말의 의도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모양이다.

"꼭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군."

난 그 하이에나 수인 여자의 몸을 훑으며 말했다.

"지금 소개팅하는 거예요?"

수빈이 삐죽거리며 물었다.

"응?"

"굉장히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저 여자가 날 죽을 때까지 괴롭혀주겠다고 하는데?"

"체! 좋겠네요."

수빈은 재미있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누가 누구를 괴롭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벌써 잔뜩 흥분했네요."

그리고 어느새 내 옆에 다가선 보라가 내 물건을 손으로 잡고 말했다.

"어라? 언제 커진 거지?"

나은이 고개를 돌려 내 물건을 바라보며 살짝 놀라고 있었다.

"저 여자 몸매를 훑어보면서 바로 커졌어. 마음에 든 모양이야."

보라가 웃으며 말했다.

"진짜 못말린다니까. 저쪽은 그럴 생각은 전혀 없고, 싸울 생각인 모양인데, 이런 상황에서도 발기가 되는 거예요?"

"뭐... 이쁘잖아?"

"하아... 정말로..."

나은이 보라의 옆으로 다가서며 자신도 손을 뻗어 내 물건을 쥐었다.

"당신 같은 남자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 "

나은은 또다시 흥분해있었다.

"멋진 여자를 보고 발기하는 거야 남자라면 누구나 마찬가지 아니겠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아니죠."

인간인지 뭐인지 모를 것들이 적의를 드러내고 날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있었다.

"응. 마찬가지야. 상대가 이쁜 여자라면 남자는 다 똑같아."

난 벌써 저 짧은 머리 여자를 어떻게 괴롭혀줄지 고민하고 있었다.

"전부 따먹을 거예요?"

나은의 욕망는 나의 그것에 비해서도 결코 작지 않았다.

"너무 많지 않아?"

"그럴리가 있어요? 풉!"

수빈이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어딘지 비웃는 것 같기도 하고, 날 과대 평가하는 것 같기도 해서, 조금은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상의가 끝났나?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어라. 그럼 아주 편하게 보내주지."

짧은 머리의 여자가 손에 쥔 몽둥이를 휘두르며 말했다.

참 착한 여자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묵묵히 기다려주고...

"아니. 편한 쪽은 싫은데? 그 괴롭히는 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데 말이지."

그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흥! 겁이 없는 놈이군."

여자도 한 발자국 내딛으며 말을 받았다.

"아!"

그리고 그녀는 갑자기 탄성을 내뱉었다.

난 그 머리 짧은 여자의 시선에 내 아랫도리에 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제서야 난 그녀가 탄성을 지른 이유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잔뜩 발기해있는 내 물건 때문이다.

이런. 남자의 물건을 제대로 본 적이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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