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54화 〉@44. 남극의 파라다이스 (354/377)



〈 354화 〉@44. 남극의 파라다이스

그날 오후 나은과 함께 조금 이르게 퇴근해서 논현동의 빌딩 지하 주차장에서 다른 여자들을 만났다.

수빈은 이날 계속 정미와 윤진과 함께 있다가 같이 왔고, 보라는 아이를 지인에게 부탁하고 와 주었다.


엘리베이터에 올라 여자들에게 안대를 씌웠다.


그녀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두근거리고 있었다.


 수빈을 제외한 네 여자를 기프트 카드로 받은 < 전기 충격기 >로 정신을 잃게 만들었다.

2단계로 할 경우 10정도 기절을 하니, 그녀들을 옮기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세상에! 여길 어떻게 온 거예요?"
블루 라군에서 깨어난 나은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너희들이 잠든 사이에 배를 타고 온 거야."
물론 그녀들로서는 여러가지 의아한 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건물 지하에 이런 섬이 있다는 사실 보다는 내 간략한 설명이 훨씬 더 믿기 쉬울 것이다.



여자들은 모두들 블루 라군을 좋아했다.

물론 나 또한 멋진 여자들이 벌거벗은 채로 노니는 모습을 지켜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마도 남자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있다면 이런 시간일 것이다.

날 사랑해주는 아름다운 여자들에 둘러쌓여, 낙원에 가까운 무인도에서 시간을 보낸다.


더군다나 그녀들 사이에는 어떤 불협화음도 없다.


딱히 내 눈치를 봐서가 아니라, 그녀들은 나름 질서와 균형이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가장 즐거워했던 사람은 나은이었다.

그녀가 평소 원했던 것처럼 내가 다른 여자들과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아주 실컷 즐길 수 있었으니, 아마 더할 나위 없었을 것이다.

나은은 섬에 있는 시간 내내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대개는 내가 누군가와 섹스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스스로를 위로하다가, 섹스가 끝나면 바로 다가와 섹스로 더럽혀진 내 물건을 입으로 깨끗히 해주고, 내 상대였던 여자의 몸도 마찬가지로 입을 사용해 거침없이 핥아먹었다.

물론 그녀의 그런 서비스를 거절하는 여자는 없었다.

그리고 그런 나은의 모습을 추하다고 흉보는 여자도 없었다.


모두들 나은과 비슷한 경험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고, 나은이 그런 행위에서 쾌락을 얻는다는 사실 또한 인정해주었다.

그러니까  섬에서의 생활은 나은에게는 정말로 낙원이나 다름없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나은이 특히 좋아한 사람은 수빈이었다.

아마도 그녀가 가장 미인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언니는 우리 파벌이에요."
수빈도 나은을 마음에 들어했다.


그녀의 경우는 나은의  변태적인 성벽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응. 좋아. 뭐든지 할게."
나은의 영입은 너무나 손쉽게 끝난 모양이다.

나인이 지아와 수빈의 파벌에 합류하는 것으로 덩달아 하 과장과 윤진도 같은 파벌에 들어간 모양이다.


수빈이 그렇게 자신의 파벌을 늘리기에 여념이 없는 동안, 난 많은 시간을 보라에게 할애했다.

"여긴 굉장히 좋다. 정말 낙원 같아."

"그렇지?"
난 보라의 눈에서 그녀의 딸을 한 번 쯤 데려오고 싶어한다는 소망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보라는 그런 마음을 내비치지 않았고, 나도 그럴 생각은 없었다.

난 보라의 사생활을 인정해주었고, 그녀와 그녀의 딸 사이에 끼어들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일은 힘들지 않아? 쉰지 한참 되었잖아?"


"괜찮아. 그렇게 심하게 일하는 것도 아니고. 당신 덕분이야."
그녀는  때문에 사랑하고 존경하던 남편과 헤어진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 조금 걸을까?"

"응!"
보라는 기쁜 얼굴로  바라보았다.


난 보라의 목에 차고있는 개목걸이에 이어진 개줄을 끌고 산책을 시작했고, 보라는 강아지처럼 네 발로 날 따라왔다.


우아한 보라는 이렇게 개목걸이를 차고 개처럼 대하는 것에서 황홀경을 느끼고 있었다.




다른 여자들의 눈은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그렇게 기어서 해변을 산책하고는 완전히 젖어버린 보라의 음부를 보고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 난 그녀가 내 다른 여자들 그저 관여치 않고 있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명백하게 그녀는 다른 여자들의 눈을 의식하고 있었고, 누군가가 그녀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더욱 발정이 나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그런 태도를 알아차린 것은 나뿐이 아니었다.


"이리와봐요."
수빈이 다가와 내 옆에 다정하게 앉아 마치 강아지를 부르는 것처럼 손을 아래로 내리고 보라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보라는 여지없이  발로 기어와 수빈의 손을 핥기 시작했다.

"착한 강아지네."
수빈은 웃으며 보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고, 보라는 수빈의 손길을 즐기다가 마침내는 그녀의 앞에 배를 보이고 누워버렸다.

수빈은  보라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그녀의 배도 쓸어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녀의 아랫도리가 완전히 젖어들어 움찔거리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보라는 나뿐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조차 그런 취급을 받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여자들도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



"재미있는 분이네요."
보라를 마음에 들어한 사람은 수빈 뿐이 아니었다.

정미도  보라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어떤 여자들은 강아지를 키우면서 성적인 쾌락의 도구로 사용하기도 한데요."
정미는 아이스박스에서  통의 아이스크림을 꺼내 자신의 음부에 발랐다.

보라는 정미의 의도를 금세 알아차렸고, 그녀에게 달려들어 그곳을 아주 실컷 핥아주었다.

"행복해보이네요."
두 사람의 유희가 끝난 뒤 정미가 물었다.

"물론이죠. 이 비천한 짓거리를 하기 위해서 내가 지불해야 했던 대가를 생각하면, 행복하지 않으면 않되요."
그녀는 마치 자신에게 다짐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그랬다.

그녀가 자신의 쾌락을 위해 지불해야 했던 대가는 엄청났다.

그녀는 행복하기만 했던 자신의 가족을 전부 내던졌다.

보라가 이런 행위에 중독되어 버린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이다.


여기에 있는 그 어느 여자보다도 보라와 보낸 시간이 가장 많았고, 그 대부분의 시간은 그녀를 이렇게 학대하며 지냈었다.


보라에게 있어 암캐처럼 취급당하는 것은 쾌락과는 도저히 뗄  없는 신호였다.




"어머나? 개가 사람처럼 말을 하네?"
정미가 그윽한 눈으로 말했다.

"멍!"
보라는 즐거운 듯 짓었다.



"그래. 그래야 착한 암캐지."
정미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보라의 목을 긁어주었다.


보라는 정말 충성스러운 강아지처럼 정미의 온몸을 핥기 시작했다.



"하아! 착한 강아지네. 상을 줘야겠어."
정미는 보라의 혀에 완전히 반해버린 모양이다.


보라는 상이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정미를 빤히 바라보며 혀를 길게 빼고 헥헥거렸다.


정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아이스박스에서 소세지 하나를 꺼내 보라에게 내밀었고, 보라는 정미의 손까지 핥으며 그걸 기쁘게 받아먹었다.



"만족스러운 모양이지?"
그런  여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수빈에게 물었다.


"네.  언니가 잘 어울려서 다행이에요."
 그녀가 어째서 그렇게 기뻐하는  알고 있었다.

수빈의 영입 리스트의 가장 위에는 보라가 올라있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녀는 보라야말로 내게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단언했고, 또 보라가 가장 큰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언니 우리 파벌에 들어와요."
당연히 수빈은 보라에게 영입을 시도했다.


"파벌?"


"네. 전에 뵈었을  말씀드렸었죠? 아저씨를 사랑하는 여자들의 파벌이 있다고요. 우리 파벌에 언니가 꼭 필요해요."

"어떻게 해?"
보라가 날 바라보며 물었다.

"그쪽에 대해서는  중립이라서."

"그러니까 언니가 결정해야 해요."

"안 돼."

"들어오지 않겠다고요?"

"아니.  아무런 판단도 결정도 할 수 없어. 저 사람의 곁에 있는 한..."
보라는 지금까지 암캐의 유희를 하고 있을 때와는 조금 다른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때때로 그녀가 그런 표정이 될 때면, 그녀가 회한에 젖어있는 순간이라는 사실을 난 알고 있다.



"난 그냥 암캐야. 아무 생각도 판단도 내릴 수 없어."
보라가 수빈을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아하!"
수빈은 보라의 태도를 이해하고 있었다.

보라는 죄인이었다.


자신의 쾌락을 위해 너무나 많은 죄악을 저질렀다.


그러니 나와 함께 있는 순간에는 오로지 쾌락에만 집중해야 했다.


복잡한 것을 머리에 떠올리는 순간, 그녀는 다시 자신의 원죄에 시달린다.



그녀가  수 있는 것이라고는 쾌락을 즐기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나를 만나지 않을 때면, 그녀는 누구보다 정상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열심히 직장을 다니고,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딸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소유한 모든 여자들 중에서, 보라가 가장 커다란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다른 모든 죄를 용서받는다고 해도, 보라에게 저지른 죄를 용서받기는 어렵겠지.



난 보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수빈도 납득을 한 모양인지, 더이상은 권유를 하지 않았다.


보라는 이미 그녀 혼자로서 날 완벽하게 사랑하고 있었다.

섬에 머무르는 동안 그녀에게는 늘 바닥에 놓은 개밥그릇에 다른 여자들이 먹다 남긴 음식을 주었고, 보라는 기쁘게 밥그릇을 깨끗히 비웠다.

때로는 그녀를 위해 공을 던져 물고 돌아오는 놀이를 했고, 때로는 정미가 했던 것처럼 쾌락을 위한 암캐로 삼아 각자의 음부를 핥게 하기도 했다.


보라에게도 다른 여인들에게도 특별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보라의 그런 변태스러운 쾌락을 수긍한 것은 아니다.

"진짜로 그걸 즐기는 거예요?"
윤진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리고 보라는 내내 윤진이 자신을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이죠. 태어나서 이렇게 행복했던 적은 없어요.  번도."
보라의 대답은 단호했다.

"언니는 영웅 씨의 노예로 사는 것이 싫어?"
그리고 수빈이 윤진에게 물었다.

"응? 아니! 절대로.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바꾸지 않을 거야."
윤진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흐응..."
수빈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윤진은 그제서야 보라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아..."
윤진이 작게 탄성을 내뱉었다.

"그거... 정말 좋아요?"
윤진이 다시 보라에게 물었다.

똑같은 물음이었지만, 아까와는 전혀 다른 질문이었다.



"비밀이에요."
보라는 아까와는 다른 대답을 했다.

하지만 윤진의 얼굴에 서린 그 선망의 표정은 한동안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난 당신을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요?"
그날 저녁 나은이 내게 물었다.


"정미와 윤진이는 당신을 주인님이라 부르고, 수빈이는 아저씨라고 하잖아요."
단순히 호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호칭은 관계를 의미한다.


내게 주인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정미와 윤진은 내게 굴종을 하고 있다는 의미였고, 수빈은 날 편한 사람으로 대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나은은 그녀가 내게 어떤 의미인지 묻고 있었다.


다른 말로 하면 자신이 날 어떤 사람으로 생각해야 하는 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만일 내가 윤진이나 정미처럼 주인님이라 부르라 한다면, 그녀는 내게 노예와 다름 없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다.

물론 그녀는 어떤 호칭이라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녀를 윤진처럼  잘듣는 노예로 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러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나은은 무척이나 유니크한 여자이다.




"어떻게 부르고 싶은데?"
그녀의 의사를 먼저 물었다.


"영웅... 오빠? 자기?"
나은은 바로 자신의 욕구를 드러냈다.

그녀는 날 주인으로 모시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연인으로서  곁에 있고 싶어하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럼 그렇게 하면 되겠네."
그리고  또한 마찬가지 심정이다.


비록 그녀가  여자들 중에서는 미모가 출중한 편은 아니지만, 나은에게는 다른 여자에게 찾을 수 없는 아주 독특한 성벽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들 중 연인으로 고르라면 아마 나은을 일순위에 포함시킬 것이다.

그녀는 나와의 관계보다 내가 다른 여인과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를 손대는 것에 열광하는 연인을 갖을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행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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