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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2화 〉@44. 남극의 파라다이스 (352/377)



〈 352화 〉@44. 남극의 파라다이스



 그녀의 상태가 결코 정상은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정미의 눈빛은 오직 욕망만으로 가득했다.
그런 모습은 자신을 숨기는 것에 익숙한 평소의 그녀에게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이쪽이 그녀의 본성일 것이다.



언제나 그러하듯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해지는 순간을 목격하는 순간은 최고였다.


"크윽! 아저씨! 그만! 흐윽! 제발 그만... 헉!"
평소의 나였다면 결코 수빈이 그렇게 아파하는 모습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크인 나는 그녀가 망가지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빈은 다시 한 번 정신을 잃었고, 난 그녀와 주은에게 치유의 손길을 사용했다.

다시 정신을 차린 수빈을 마구 다루며 내 욕망을 채워갔다.


수빈은 여전히 고통에 시달리며  원망하고 애원했지만, 조금은 익숙해진 모양인지, 이제는 더이상 정신을 잃을 만큼 힘겨워하지는 않았다.

그리 점차 고통의 신음보다는 쾌락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난 마음을 놓을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워하고 있는 괴물의 마음을 발견하고 살짝 놀랐다.


그래도 이 순간은 즐거웠다.


수빈은 조금씩 쾌락을 느끼며, 더이상 내 키스를 거부하지 않고 있었다.

"흑! 하악! 아파..."
하지만 키스가 끝나면 여지없이 고통을 호소한다.

그리고 우리 옆에서는 윤진과 정미가 욕망에 휩싸여 정신없이 서로를 끌어안고,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들의 관계는 너무나 특별했다.


윤진은 정미를 미워하면서도, 사랑했다.

그리고 정미는 윤진을 사랑하면서도 괴롭히고 싶어하고 있었다.

키스를 하다가 정미는 윤진을 자신의 허벅지 위에 얹어놓고, 엉덩이를 마구 내리치기 시작했다.

찰싹거리는 소리와 함께 윤진의 비명이 들려왔다.

하지만 윤진은 그러한 체벌에 반항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운 듯 몸을 떨며 받아들이고 있었다.



  사람이 그런 유희를 즐기는 것이 엘리베이터에서의  일 이후로 처음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있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정미는 욕정으로 가득한 얼굴로 인정사정 없이 윤진의 엉덩이를 내리쳤고, 윤진도 마찬가지로 욕망으로 가득한 표정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런 행위가 정미에게도 윤진에게도 그녀들의 본성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대안이 되는 모양이다.



난 그녀들의 그런 관계에 조금도 개입하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흐윽! 좋아..."
수빈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바뀌었다.


이제 그만하라는 애원을 대신해서, 자신의 쾌감을 마구 표출한다.




"흑! 더! 강하게... 하악! 아파! 아파도 좋아요! 하앙!"
옆에서 벌어지는 그 난장판 때문일까?

아니면 수빈에게도 어떤 성벽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의 눈에는 아까와는 사뭇 다른 욕망으로 가득했다.




"더 깊숙히! 학!"


"더 깊숙하게 넣으면 정말로 망가질 거야."


"상관없어요. 흐윽! 망가져도 고쳐줄 거잖아요? 더! 그러니까 더!"
수빈에게 이런 욕구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즐거워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래서 난 수빈의 가녀린 몸을 마구 유린했다.

다시 수빈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혼절했고, 난 잠시 동안 정신을 잃고 있는 수빈의 몸을 더욱 괴롭히다가 그녀의 몸안에 사정했다.

"하아... 하아..."
치유의 손길로 다시 정신을 차린 수빈이 한숨을 내쉬며  노려보았다.


"어때? 마음에 들어?"
괴물은 짓궂게 물어보았다.

"마음에 들다 마다요. 진짜로 인정 사정 안 봐주시네요."
수빈이 입술을 삐죽이며 비아냥거렸다.

그리고  그녀에게 비난 받고 있다는 사실에 즐거워하고 있었다.


"네가 원한 거잖아. 절대로 봐주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그렇다고 해도... 진짜로 아팠어요."
수빈의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글썽거리고 있었다.


"내 안이 전부 망가져버린 기분이에요. 흑! 나빠."
그녀가 말하는 안이란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그녀의 작은 몸뚱이를 말하는 것이다.


"망가지고 고쳐지는 걸 반복하면 어떤 기분인지 알아요?"

미안...
잘 모르겠다.


"정말로 몇  쯤은 죽었다가 살아나는 느낌이었다구요."

"알고 있어."

"당신은 그걸 보고 좋아하고 있었구요. 아주 악질이야. 사랑한다고 했잖아요?"


"사랑해."


"그게 더 나빠요.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괴롭히면서 즐거워할  있어요?"

"아마도 이런 모습이 되면, 성격도 변하는 모양이야."


"아니에요. 그냥 본성이 표출되는 거 뿐이에요."


"그럴지도 모르지."

"치!"
수빈이 다시 뾰루퉁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두팔을 들어 내 목을 끌어당기고 내게 입을 맞춰왔다.


우리는 이번엔 아주 감미로운 키스를 나누었다.


"아이를 낳을 때면 이렇게 아픈 걸까요?"
수빈이 다시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마 그러겠지?"

"하아... 무서운데..."
수빈이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그런 걱정할 때는 아니잖아?"
그녀는 이제 스물을 조금 넘었을 뿐이다.


"왜 걱정이  되요..."
수빈이 날 노려본다.

"만약에 그때도 이렇게 아프면 진짜 아프게 때려줄 거예요."
수빈의 눈을 보니 언젠가는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왜 아직도 임신이  될까요?"
그녀가 갑자기 엉뚱한 소리를 했다.

"응? 너... 혹시 약은 안 먹는 거야?"
늘 그녀에게는 콘돔 따위 사용한 적 없으니, 당연히 알아서 대비를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걸  먹어요?"
수빈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내게 반문했다.
아무래도 피임 따위 하지 않는 모습이다.

"겁  나?"
아무리 내게 애정을 지니고 있다고 하지만...


"겁이 왜 나요? 아니다. 지금은 좀 무섭다."

"부모님이 아시면 어쩌려고?"

"알게 뭐예요?"


"진짜야?"


"당연하죠. 지연이나 지아 언니도 다 똑같은데요? 다들 나름 경쟁하고 있다구요."

"뭘?"


"누가 먼저 아저씨한테서 임신을 당하는지."
수빈은 이번엔 날 골릴  있다고 생각했는지, 아주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세 사람이서?"

"흐음...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요?"
수빈은 웃으며 정미를 바라보았다.


나도 그녀를 따라 정미에게 고개를 돌렸다.


정미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라?뭔가 이상하다.
설마 윤진이는 아니겠지?


하지만 윤진도 웃고 있었다.



"다들 똑같은 생각인 모양이네요. 아저씨의 아이를 배고 싶어요."


아! 이건...
정말 오랜한에 진심으로 난처해졌다.

"그런데 아직까지 아무도 그런 징조가 없는 걸 보면, 틀림없이 아저씨한테 문제가 있어요."
수빈이 내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설마 씨없는 수박?"

"아니... 그게 아니라..."


"정말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요? 예를들어 아저씨의 정체가 정말로 지금  괴물이라서, 이종간에는 임신이 불가능한 건가요?"
수빈은 아주 진지하게 묻고 있었다.


"그럴리가. 이게  본 모습 같아?"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괴물인지, 아니면 외계인인지 모르겠지만..."
수빈이 담담하게 말했다.


"아!"
그리고 깜짝 놀라고 있는 소리를 내뱉은 것은 윤진이었다.



"진짜에요? 외계인?"
조금 두려워하는 표정으로 그녀가 물었다.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할래?"
난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상관없어요. 하아..."
윤진은 자신의 손으로  손을 어루만지며 대답했다.

"아무 상관도 없어요. 정말로... 흐으..."
윤진의 표정이 이상하다.


방금전 정미에게서 본 것 같은 욕정이 그녀의 얼굴에 서리고 있었다.


아아... 정말로 난 이 여자를 완전히 망가트린 모양이다.

윤진은 자신에게 고통과 공포를 선사한 이 괴물을 사랑하고 있었다.

"어느쪽이에요? 괴물? 외계인? 씨없는 수박?"
수빈이 다시 물었다.


"너도 상관없어?"


"당연하죠. 물론 당신의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면 무척 서운하겠지만요."


"어느쪽도 아니야. 그냥..."

"그냥?"
수빈은 무언가 잔뜩 기대하고 있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은 것 뿐이야."

"무슨 때가요? 당신이 아직 아이의 아빠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인가요?"
그녀는 여전히 눈치가 빨랐다.


"아마도..."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아이라니...

"아직 어리군요. 풉!"
수빈이 웃었다.


"아니... 그건... 어린 거랑은..."


"나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지연이도 그렇구요. 아직도 아빠가 되는 걸 두려워하다니... 아직 어린 거죠."

역시 수빈에게는 이길 수 없다.

"여하튼 가능하다는 말이죠?"

"당연하지."

"그럼 처음은 나에요."
수빈이 선언했다.


"응?"


"먼저 말한 사람이 임자에요."

"그런  어디있어?"

"싫어요?"

"아니... 저기 우리 이런 이야기는..."

"역시 아직 철이 안 들었어요."
수빈이 깔깔대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정미도 윤진도 의미를 모를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자 살짝 두려움이 생겼다.


만일 내가 거느린 여자들이 전부... 임신을 하고 싶어한다면?

그리고 그녀들이 전부 아이를 낳아서...




"큰 집이 필요하겠어요."
마치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수빈이 말했다.


"그렇겠구나..."


"전부 당신처럼 덩치가 크고 사나운 아이들일 거예요."

"으응..."
설마 나처럼 못된 욕망으로 가득한 놈들은 아니겠지?

아... 생각하지 말자.

"그런데 원하는 만큼 즐겼어?"
이야기의 주제를 돌려야 했다.

"네. 정말로 죽을만큼 힘들었지만..."
수빈은 이제 더이상  비난하지 않았다.



"그날 일이 생각나서 좋았어요."
아마도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을 말하는 모양이다.


"그날도 그랬었죠. 당신 내가 그렇게 애원하는데, 결코 멈추지 않았어요. 어쩌면 그때가 오늘보다 훨씬 더 가혹했던 거 같아요."
수빈은 내 가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그래도 지금은 당신이 날 구해준다는 믿음이 있지만, 그때는 아니었어요. 그날 난 당신에게  삶이 무너져내린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건... 미안."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수빈은 아직 내것이 아니었고, 그녀가 내게 복속되게 만들려면, 억지로라도 쾌감에 빠지게 해야했다.

"좋았다구요. 그래서. 절망감 속에 느끼는 쾌감이란..."
수빈이 빙긋 웃는다.


"당신은 아마 절대로 그런 기분 느끼지 못할 거예요."
마치 그것 하나만은 자신이 이겼다는 듯 아주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었다.


"맞아요."
그리고 수빈의 말에 동의를 표한 사람은 윤진이었다.


"굉장했다구요. 주인님... 한테 그렇게 당하는 거... 인생이 무너지는 순간에 아찔한 쾌감이 왔어요."
윤진도 고개를 살짝 들어올리고, 무언가를 추억하고 있었다.


"당신은 그런 느낌 절대 느끼지 못하겠네요."
정미도 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뭐지?
어쩐지 오늘은 이 여자들이 단체로 날 놀리려는 걸까?

왠지 괴물의 모습이 되어서, 오히려 여자들에게 봉사를 하고 있었던 날 발견한 기분이었다.


"그렇다면 오늘 아주 실컷 추억을 느끼게 해주지."
 괜히 부아가 생겨 윤진의 몸을 들어 수빈의 위에 올려놓았다.


"하아! 주인님..."
윤진은 내가 하려는 일을 알아차리고 벌써부터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래 얼마나 즐기는지 우리 한 번 해보자.


 윤진의 몸에 거칠게 내 물건을 쑤셔넣었다.

"하윽! 주인님!"
윤진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애절하게  부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 내가 이기기는 틀린 것 같다.


그날 난 밤이 새도록  여자를 번걸아가며 괴롭혀주었다.

여자들은 울부짖으면서도 즐거워했고, 사실은 나도 즐거웠다.



새벽녘이 되어 우리는 그동안 잊고 있던 윤진의 남동생을 결박에서 풀어주었다.


"헤에..."
녀석은 맛이 간 표정으로 정미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누이를 바라보다가, 날 바라보았다.

"정신차려!"
윤진은 여전히 자신의 동생에게 냉정했다.

"네가 오늘 무슨 짓을  건지 알지?"

"아! 미안... 해요. 정미 씨."
그제서야 조금 정신을 차린 윤진의 동생이 사과를 해왔다.


"아프지 않아요?"


"아팠어요. 많이."
정미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주인님 덕분에 이제 괜찮아졌어요."

"제가... 어떻게 하면... 저지른 잘못을... 용서를 받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윤진의 남동생은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의 눈에는 분노도 서운함도 남아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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