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5화 〉@44. 남극의 파라다이스
전부터도 그리 무성하지 않던 털이 완전히 사라지자, 좀 더 귀엽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왠지 지아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역시 아저씨들은 어린 여자를 선호하는 구나?"
수빈의 말 한 마디로, 난 어린 여자를 탐하는 엉큼한 아저씨가 되어버렸다.
"그래. 어린 수빈이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난 수빈의 두 다리를 활짝 벌리며 그곳에 입을 가져대었다.
언제나처럼 그녀는 조금도 반항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확실하게 기뻐하고 있었다.
"흐음... 확실히 지아 언니 말이 맞아요."
"짜다."
그녀의 깨끗한 음부를 핥다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왠지 그녀를 조금 놀려주고 싶었다.
"바다에 들어갔다 와서 그런가봐요."
수빈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역시 이런 정도로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런 모양이야. 오늘은 바다에서 막 잡은 수빈이를 잡아먹는 기분이네."
"맘에 드시니 다행이에요."
수빈이 살짝 웃었다. 어쩐지 그녀의 얼굴에 조금은 기쁜 감정과 함께 수즙은 표정이 드러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정말로 짠 맛과 털하나 없는 음부 때문에, 난 바다에서 잡아올린 인어를 범하는 기분이었다.
그것도 아주 귀여운 어린 인어를.
난 평소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을 그녀의 음부를 핥는 것에 할애했다.
"흐응..."
수빈의 입에서 기쁜 소리가 나즈막히 새어나오고 있었고, 그녀의 몸이 떨려오고 있어서, 더욱 즐거웠다.
"왜 그렇게 잘..."
"잘 뭐?"
"잘 빨아요? 나 이렇게 가버린 거 처음이에요."
"그런가?"
"음... 아니다. 아저씨 말고 지연이가 빨아줬을 때도 가버린 적 있었다. 그러고 보니 "
"나 아무래도 굉장히 음란한 몸을 지녔나봐요."
"그렇지?"
"아저씨는 음란한 여자랑 순진한 여자랑 어느쪽이 더 좋아요?"
수빈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이런 질문을 하는 아이는 아니었는데, 오늘은 무슨 일일까?
"순수하지만 나한테는 음란해지는 여자."
남자가 가장 좋아하는 여자는 당연히 처녀 비치 아니겠는가?
"흐응? 굉장히 모순적이잖아요? 순수하면서 음란한 여자라니."
"남자는 원래 그래. 그런데 그런 질문을 한 이유가 뭐야?"
"아저씨의 욕망을 알고 싶어서요."
"내 욕망을? 그건 왜?"
"아저씨는 굉장한 욕망을 지니고 있는 걸 알고 있어요. 아저씨를 알기 위해서는 아저씨의 욕망을 아는 것이 중요할 거 같아요."
"음.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게 있는데, 나 그렇게 대단한 욕망을 지닌 것은 아니야. 남자라면 다 나 정도의 욕망은 가지고 있다고."
아무리 똑똑한 아이라해도, 남자가 아닌 이상 남자들의 욕망을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진짜요? 남자들이 다 아저씩 같다고요? 손에 넣을 수 있는 여자라면 다 손에 넣고요?"
역시 그것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그녀는 내가 손만 닿으면 아무 여자나 넘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적어도 그부분에서 그녀의 생각은 맞았다.
"응. 맞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전부 건드리려고 하지. 단지 능력이 없어서 못할 뿐이야."
"아하! 아저씨는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로군요."
여전히 그녀는 내 말을 믿지 않는다.
하기는 그녀의 부친만 보아도 대단한 사람이면서, 꽤나 도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평생 바람 같은 거 한 번도 피우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였겠지.
만약 그 사람이 그려놓은 삶의 궤도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남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여자가 있었다면...
그렇게 난 잘 알지도 못하는 어떤 사내를 내 마음대로 판단하고 있었다.
아마도 수빈에게 그러한 종류의 남자로 보여진 것이 억울해서 괜히 그녀의 도덕적인 부친까지도 나와 같은 인간으로 만들어야 마임이 편해지는 모양이다.
"여전히 나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구나?"
"당연하죠. 평생을 바칠 남자인데요."
때때로 수빈이 사용하는 단어들은 날 당황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그녀의 말에 거짓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번에 지아 언니랑 다녀온 온천 굉장히 좋은 곳이었다면서요?"
"나름. 괜찮은 곳이었지. 너도 관심이 있어?"
사실 수빈과도 함께 방문할 생각이 들었었지만, 그녀 또래의 여자들이 온천을 좋아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않았었다.
"온천은 그냥 그런데, 스즈메 씨랑 레이카 씨는 무척 궁금해요."
대체 지아가 어디까지 그녀에게 말한 걸까?
아니. 그보다 지아는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걸까?
"어느쪽이 더 좋았어요? 엄마? 딸?"
"응?"
"스즈메 씨는 굉장히 고혹적인 미녀이고, 레이나 씨는 깜찍한 아가씨라면서요? 누구랑 할 때가 더 좋았어요?"
"지아가 그렇게 말했어?"
"네. 처음 온천에 가던 날, 이번 휴가에서는 언니랑만 한다고 해놓고, 아주 잔뜩 바람을 피웠다고요."
"다 알고 있었네..."
"당연하죠. 아저씨 거짓말 되게 못해요. 누구라도 눈치챌 수 있을 걸요?"
"그래?"
"적어도 네 명은 될 거라고 했어요. 스즈메 씨, 레이나 씨, 그리고 서린 씨. 한 명은 모르겠데요. 하지만 더 있는 건 확실하다고 했어요."
정말로 다 알고 있었다.
설마 그녀가 나처럼 액티브 카드 < 모니터 >를 사용해 일거수일투족을 따라잡은 것도 아닐 텐데...
그냥 넘겨집기일까?
아니면 나란 인간이 너무 뻔한 놈이라 그런 걸까?
물론 난 더 이상 깊게 고민하기를 멈추었다.
지아나 수빈과 머리 싸움을 해야 할 이유도 없고 말이다.
"엄마와 딸이라니. 진짜로 당신은 상식이 없는 남자 같아요."
수빈이 웃으며 말했다.
"피가 이어진 사이는 아니니까. 그리고..."
난 아무리 수빈에게라도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남자의 로망인걸."
아니. 생각해보니 수빈에게는 못할 말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
어차피 그녀들은 나란 인간을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아항! 좋은 걸 알았어요. 남자의 로망이란 말이지요? 그럼 또 어떤 로망이 있어요?"
"그건 비밀. 그렇지만 남자들이라면 가장 커다란 로망은 벌써 이뤘는걸?"
"그게 뭔데요?"
"수빈이처럼 절세의 미녀를 손에 넣는 것 말이지."
난 이만하면 대화는 충분히 나눈 것 같아 말을 멈추고, 그녀 몸에 올라탔다.
수빈도 내 의도를 깨달았는지 입을 닫고 그윽한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그녀도 이미 잔뜩 몸이 달아있었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정신없이 탐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수빈에게 최고의 쾌락을 안겨줄 생각이었기에, 캐스팅 카드를 사용해서 아낌없이 이뻐해주었다.
"하아... 이거면 충분해... 하아..."
첫 번째 섹스가 끝나고, 수빈은 숨을 고르며 날 바라보며 말했다.
"뭐가 충분한데?"
"아저씨를 사랑할 이유요."
수빈은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했다.
"날 사랑할 이유가 섹스?"
"네."
음...
하기는 내가 수빈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대단한 것은 역시 섹스인 것 같다.
그러니까 그런 걸로 마음이 상할 필요는 없다.
"그럼 한 번 더할까?"
"조금 있다가요. 아무래도 오늘은 아주 실컷 할 거 같으니까요."
"그래. 그럼 뭘 할까? 우리?"
"배고파요. 뭘 좀 먹어요."
"그러자. 해산물 어때?"
"좋죠. 이렇게 바닷가에서 뭔가를 직접 잡아서 먹는 것은 처음이네요."
우리는 함께 바닷가로 걸어갔다.
"각자 알아서 잡아오기로 해요."
수빈은 신이 나 있었다.
"그럴까?"
나도 마찬가지였다. 푸르른 바다에서 아무거나 잡아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우리는 바다로 뛰어 들어 각자가 원하는 것을 찾아보기로 했다.
난 물속으로 들어가 멍게 몇 개를 잡아 올렸고, 다시 들어가 제법 큼직한 굴도 서너 개 찾아냈다.
다음에는 팔뚝만한 바닷가재 한 마리도 찾았다.
수빈은 자기 몸보다 커다란 게를 한 마리 잡아 올라왔다.
"무섭지 않았어? 물리면 어쩌려고?"
"조금 겁이 나기는 했는데, 그래도 꼭 잡고 싶었거든요."
우리는 각자 바다에서 잡아올린 해산물을 들고 해변을 지나 호숫가로 향했다.
호수의 물은 식수로 사용할 수 있을만큼 맑으니, 해산물을 씻어서 요리하기에 그곳이 적당했다.
"오두막이 있네요? 잠은 여기서 자면 될까요?"
"응. 그편이 낫겠지?"
오두막 안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침대나 테이블 따위도 있었다.
넓이도 제법 넓어 대여섯 사람이 함께 지낼만 했다.
"그런데 조리도구가 하나도 없는데, 나뭇가지라도 모을까요?"
수빈은 캠프 파이어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
난 가지고 온 짐들을 오두막 앞에 내려놓고, 기프트 카드 < 포켓 클로젯 >을 꺼냈다.
"그게 뭐예요? 손에 방금 아무 것도 없었는데?"
수빈은 내 손에 들린 80cm쯤 되는 두루마리를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포켓 클로젯 >이란 거야."
수빈에게 설명을 하면서 그 포켓 클로젯을 벽에 걸었다.
두루마리를 아래로 풀어내리고 그림에 그려진 문을 잡아 당기자 비밀스러운 공간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아하!"
수빈은 놀라기보다 흥미로워했다.
"놀라지 않는 거야?"
"이런 말도 안 되는 곳으로 올 수 있었는데, 더 이상 놀랄 게 뭐가 있겠어요?"
"꼭 만화 같은 곳에 나오는 요술 상자나 그런 거네요. 그럼 아저씨는 요술쟁이? 마술사?"
수빈이 호기심을 풀기 위해 다가와, 난 그녀에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녀는 문 안에 걸려있는 내 옷가지들과 이런저런 물건들을 살펴보았다.
"별로 마술 같은 걸 쓸 수는 없지만, 조금 말이 안 되는 것들을 가지고 있기는 해."
"흠... 그러니까 능력이라기보다, 이런 것들을 우연히 손에 넣었다고 보면 되는 걸까요?"
"글쎄?"
"좋아요. 어떻게 이런 걸 가지고 있는 것이든 상관없어요. 여하튼 아저씨가 이걸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훨씬 더 중요해요. 이걸 쓰면 될까요?"
수빈은 내가 넣어 놓았던 휴대용 버너와 조리 도구들을 꺼냈다.
우리는 그것들을 호숫가로 가져가 내려놓고, 해산물들을 요리하기 시작했다.
바닷가재와 거대한 게는 찜기에 넣어 찌기 시작했고, 멍게와 굴은 깨끗한 물에 씻어 다듬어 놓았다.
난 포켓 클로젯안에 넣어두었던 아이스박스 안에서 음료수와 몇 가지 양념도 꺼냈다.
"그것 아무 곳에서나 꺼낼 수 있는 거죠?"
수빈은 포켓 클로젯에 관심이 많았다.
난 가제와 게가 익는 동안 그녀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전부 설명해주었다.
"이것 만으로도 굉장한 일들을 할 수 있겠네요. 예를 들어..."
수빈이 눈을 굴렸다.
"마약 밀수라든지... 아저씨는 마약왕이 될 수도 있겠어요."
"내가 그런 짓을?"
"하기는. 아저씨의 존재 자체가 마약이나 마찬가지인데..."
수빈의 눈이 반짝였다.
그녀는 내가 무척이나 흥미로운 모양이다.
"마약이라..."
"역시 아저씨의 가장 대단한 능력은 이거에요."
수빈이 내 물건을 손으로 잡으며 말했다.
"나 또 발정났나봐요."
그리고 내 손을 자신의 음부로 가져갔다.
"게하고 바닷가제 익을 때 다 됐는데?"
"못 참겠어요."
그리고 그녀는 날 바닥에 눕히고 내 위로 올라탔다.
결국 바다에서의 우리의 첫 식사는 너무 익어버린 가제와 게를 먹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먹을만은 했다.
굴도 신선했고, 멍게도 더할 나위 없었다.
우리는 그날 밤 늦게까지 몇 번이고 섹스를 즐겼고, 난 그녀에게 온천에서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었다.
"그럼 다음 번에는 나도 같이 가요. 스즈메 씨하고 레이나 씨는 꼭 보고 싶어요."
그녀는 내가 지닌 능력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내 여자들에 대해서도 전부 알고싶어했다.
그래서 난 지연과 함께 휴가를 가서 있었던 일도 말해주어야 했다.
"그러면 윤채 씨라는 사람은 지금 주은 언니랑 같이 있는 건가요?"
"아마 그러겠지?"
그러고 보니 예지에게서 빼앗은 윤채는 주은에게 넘기고 나서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회사에서 주은을 만나도 윤채에 대해서는 물어보지도 않고 있었다.
"진짜 너무하지 않아요?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고..."
"그렇기는 하네."
"그럼 나 주은 언니랑 윤채 씨 만나봐도 괜찮죠?"
"물론이지."
나로서는 내 여자들이 서로 왕래하는 것을 막을 생각은 없었다.
"알았어요. 그럼..."
수빈은 나름 무언가 꾸미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난 회사에 좀 다녀올 생각인데, 넌 어떻게 할래?"
다음날 오전이 되어 회사를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그녀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