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44화 〉@44. 남극의 파라다이스 (344/377)



〈 344화 〉@44. 남극의 파라다이스

지아와 온천을 다녀온 다음날, 난 오랜만에 카드팩을 깠다.

이제 슬슬 캐스팅 카드를 보충해 줄 때도 되었다.


이번에는 가볍 20팩을 뽑아보았다.


이제는 카트팩을 뽑는데 사용하는 비용이 조금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

모두 60장의 카드 가운데 캐스팅 카드가 51장이 나왔다.

캐스팅 카드 < 여배우 >가 39장이다.
캐스팅 카드 < 빼앗기는 남자 >는 11장.
캐스팅 카드 < 능동적 주인공 >가 한 장.
아쉽게도 < 수동적 주인공 >는  장도 없다.


그리고 코스튬 카드가  장

코스튬 카드 < 강아지 소녀 >
- 강아지 소녀로 변신시킵니다.
- 강아지 소녀는 평소에는 온순하지만, 주인님을 지키기 위해서는 호랑이와도 맞서 싸울만큼 용기가 있어요.


코스튬 카드 < 악마 >
- 까만 박쥐의 날개와 빨간 뿔을 지닌 악마로 변신합니다.
- 악마는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무언가를 원할겁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전부 기프트 카드였다.


그런데 이번 기프트 카드들은 제법 독특한 것들이 섞여있다.



기프트 카드 < 풍유약(豊乳藥) >
- 복용하면 가슴이 커진다는 전설의 약제입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있습니다.
- 한 사람 당 최대 복욕량은 3개입니다.  이상 복용시에는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기프트 카드 < 풍둔약(豊臀藥) >
- 복용하면 엉덩이가 커진다는 전설의 약제입니다.
-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있습니다.
- 한 사람  최대 복욕량은 3개입니다. 그 이상 복용시에는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기프트 카드 < 제모 크림 >
- 몸의 털을 아주 효과적으로 제모해주는 크림입니다.
- 주의! 모근까지 제거하므로 한 번 사용하면 다시는 털이 나지 않습니다.


세 가지 기프트 카드 모두 한 번도 받은 적 없는 종류의 것이다.

그래도 여자들이라면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중에서 < 풍유약 >은 누구에게 주면 좋을지 바로 생각이 났다.


하지만 < 풍둔약 >은 누구에게 주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그리고 제모 크림이라...


많은 여자들이 겨드랑이 털을 깍는 것을 귀찮아하는 것을 알고 있으니, 누구에게 주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엉뚱한 선물도 있다.

기프트 카드 < 딜도 >
- 딜도입니다. 모양과 크기가 AV 마스터의 성기와 일치합니다.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남자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 시중의 딜도와는 차원을 달리합니다.

대체 이걸 뭐에 쓸까?


내 여자들이야 굳이 이런 게 없더라도 충분한 쾌락을 즐기고 있고...

이건 보류하자.



그리고 지난 번에 받았던 것과 똑같은 선물도 있다.

기프트 카드 < 디저트 선물세트 >
- 달콤한 꿀과, 새콤한 과육이 잘 어울어진 아바르진 딜라이트 한 상자입니다.
- 왕실의 가족들도 아껴 먹을만큼 아주 귀한 재료로 만든 최고의 간식입니다.
먹으면 어쩐지 힘이 나는  같습니다.
- 고열량의 간식입니다. 너무 많이 먹으면 돼지가 될 지도 모릅니다.


이건 보라의 딸 아이가 무척이나 좋아했었으니, 이번에도 그녀에게 줄 생각이 들었다.


기프트 카드 < 미노 비프 세트 >
- 크레타 섬에서 방목해 키운 1++ 등급 미노 비프 선물 세트
- 과하지 않은 지방 함량. 적당히 부드러운 질감. 압도적인 고소함으로 고기에서 얻을  있는 최고의 경험을 선사합니다.
- 세트는 등심, 안심, 통갈비, 토마호크, 채끝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건 모두가 좋아했던 고기이다.


딱히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맛은 있으니 여럿이 나누어 먹을 생각이 들었다.

기프트 카드 < 수정 목걸이 >
- 무지개빛으로 반짝이는 크리스탈로 만든 귀여운 목걸이
목에 차고 있으면 왠지 행운이 생길 것 같다.

지난번에 지연에게 주었던 것과 같은 선물이다.


이걸... 누군가에게 준다면 지연이가 싫어할까?


조금 고민을 해보아야겠다.



온천을 다녀오고 이틀 뒤에 수빈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생각해보니 여름 동안 지연과 은희와는 해수욕장을 다녀왔고, 지아와는 온천을 다녀왔는데, 수빈과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더군다나 회사 사람들과도 온천을 다녀왔는데, 이러면 어쩐지 수빈만 홀대하는 꼴이다.

"오래 기다렸어?"


"아뇨. 방금 왔어요."
우리는  가던 스파와 수영장이 있는 빌딩에서 만났다.

"손에 들고 있는  뭐예요?"

"피크닉 매트."

"매트요?"
수빈에게는 어디로 간다 말을 하지 않았으니, 그녀가 궁금해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눈을 감아볼래?"
엘리베이터에 타고 수빈에게 요구했다.

그녀가 눈을 감자,  사이트 카드를 꺼내 패널에 대었고, 수빈의 몸을 공주 안기로 들어올렸다.

수빈은 무표정하게 눈을 감고 내 목을 팔로 감싸안았다.

언제나처럼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내려보고 있으니 가슴이 두근거려와서 자연스럽게 입을 맞추고 말았다.

수빈은 입술을 열고 날 반겨주었고, 엘리베이터가 열리기 전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굉장히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걸어가다가 The Blue Lagoon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문으로 들어갔다.


실내는 제법 넓은 응접실이 있고, 그 뒤로는 7개의 문이 있다.

난 그중에서 창고라고 쓰여진 문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나무를 재료로 만든 허술한 오두막집이 나타났고, 저편에 다시 문이 하나 있었다.

그 문을 나서자 시원한 해변이  앞에 펼쳐졌다.


난 계속해서 수빈을 안고 걸어가 바닷가 바로 앞에 멈춰섰다.



"흐음... 엘리베이터가 밑으로 내려왔어요. 지난번처럼 지하 감옥인가요? 아니야. 그랬다면 굳이 눈을 감으라고 하지 않았겠지요. 오늘은 또 어떤 굉장한 것을 보여주실 거예요?"

그동안 묵묵히 눈을 감고 있던 수빈은 내가 멈추자 입을 열었다.

아직 눈을 뜨지 않아 우리가 바닷가에 서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수빈은 호기심으로 가득해 궁금증을 풀고 싶은 얼굴로 가득했다.



"한 번 어딘지 맞춰보겠니?"

"음... 문을 모두 세 개 지났고요. 마지막 문에서 한쪽 방향으로 꽤 걸어왔어요. 아마 빌딩을 서너  벗어나고도 남을 만큼이요. 빌딩 자하가 지하철 역과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아저씨의 비밀이 숨겨진 아주 음습한 비밀 기지 같은 곳?
그런데 이 냄새는 지하실에서 나는 냄새라기에는 조금 비릿하고... 물이 출렁이는 듯한 소리도 나고...
지하에 동굴이라도 있는 건가요?
아니면 설마 한강까지 이어졌나?"


아무리 대단한 수빈이라해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양 한가운데의 어떤 섬에 와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못한 모양이다.

그래도 강이라니 꽤나 비슷하지 않은가?




"한 번 눈을 뜨고 직접 확인해 봐."

"네. 엄마야!"
명랑한 대답과 함께 눈을 뜬 수빈은 한 번도   없었던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깜짝 놀라고 있었다.

"바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보았다.


"못 맞췄으니 벌이다."

그리고 난 그녀를 바닷물에 빠트려버렸다.

풍덩!
수빈의 몸이 물어 떨어지며 물이 사방으로 튀어올라, 나도 물 세례를 받아야 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시원한 물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웁! 짜! 퇘! 아! 지.. 진짜 바다?"
수빈은 물을 조금 먹은 모양인지 살짝 인상을 찌푸렸지만, 곧 다시 놀라는 표정이 되어 주위를 정신없이 둘러보았다.

"꺄아아! 바다다!"
하지만 도리어 내가 놀랍게도 그녀는 굉장히 즐거운 표정이 되어 몸을 일으키고는 팔딱 팔딱 뛰면서 마구 좋아했다.



"바다를 좋아했었나보네?"
그렇게 좋은 거야? 이래서야 그동안 수빈을 바다에 데려가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아뇨! 그게 아니라구요! 역시 당신한테 굉장한 비밀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짜로 내 생각보다도 훨씬  엄청난 비밀이 있었던 거잖아요!"
깡총 깡총 뛰던 수빈은 내게 달려들어 뛰어올라 내게 안기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그런 눈빛에 도저히 저항할 수 없었기에, 난 그녀를 안아들고 입을 맞추었다.


수빈은 눈도 감지 않고, 잔뜩 흥분한 얼굴로 내게 정신없이 키스를 퍼부었다.




"여긴 어디에요? 아니.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아까 그 빌딩에서 바로 이리로  거죠? 혹시 내가 잠이 들고 나서 비행기나 배를 타고  거 아니지요? 잠시도 의식을 잃은 적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또 모르지만."


키스를 마치자 다시 그녀의 질문 세례가 시작되었다.




"응. 의식을 잃은  없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곧장 이곳으로 걸어온  맞아."

"그렇다니까! 와하하하!"
수빈은 마치 대단한 실험에 성공하고 기뻐하는 사악한 매드 사이언티스트 같은 웃음을 터트렸다.



"사랑해요."
수빈은 내 목을 끌어안고 다시 키스를 요구해왔다.

이번엔 아주 긴 키스를 나누었다.

"내려줘요. 이제. 바다를 걷고 싶어요."


"그럴까?"

"그런데 여기 정말로 어떤 곳이에요? 한국은 아닌 거 같은데. 열대지방 같아요."
바다에 내려선 수빈이 발로 물을 첨벙거리며 물었다.

"아마 그러겠지?"

"당신도 잘 모르는 모양이네요?"
수빈이 웃으며 말했다.

"응. 그냥 여기로 올 수 있는 것 뿐이야."


"상관없어요. 중요한 것은 당신이 현대 물리학의 법칙을 무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니까."


"그런가?"


"네. 참. 그런데 여기는 다른 사람들은 없어요?"

"아마도."

"그럼..."
수빈은 거침없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서 하나씩 내게 건내주었다.

"그거 부탁해요."
잠깐 사이에 알몸이 되어버린 수빈은 물속으로 첨벙 뛰어들었고,  그녀의 옷가지를 들고 해변으로 나와 적당한 곳에 내려놓았다.

수빈이 물속을 드나드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흥이 나서 옷을 벗어 옆에 두고 알몸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물고기들이 굉장히 많아요. 전부 알록달록한 게 확실히 우리 나라는 아니에요."

"그런 거 같네."


나도 물속으로 뛰어들어, 그녀와 함께 헤엄을 치며 시간을 보냈다.



수빈은 무척이나 즐거워하고 있었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꽤 멀리까지 왔는데도 아직 물이 깊지 않아요."
우리가 해변이 저 멀리 보이는 곳까지 헤엄을 쳐 왔는데도, 수빈이 바닥에 발을 대면 가슴 위로 올라올 정도의 깊이밖에는 되지 않았다.


그래서 수영을 하다 지치면 발을 내리고 걸어가도 아무 문제 없을 정도였다.


"저 환초 끝까지 이렇게 얕은 바다야."
끝까지 가본 적은 없지만, 설명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

"상어나 바다뱀 같이 위험한 생물은 없나요?"
수빈이 바닷 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며 물었다.

바닥에는 바닷가재, 킹크랩, 전복, 매우 다양한 조개들, 굴, 성게, 멍게, 낙지 따위가 지천으로 널려있었다.


"응. 이 섬에 사람을 공격하는 위험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
나도 수빈을 따라 바닥으로 내려가 사람 얼굴만한 크기의 전복을 잡아 올렸다.

"전복이 엄청나게 크네요. 먹을 수 있는 거예요?"

"어. 여기서 잡히는 것들은 전부 먹을 수 있는 것들이야. 육지에서 나는 것들도 마찬가지이고."

"꼭 낙원 같네요. 음... 마치 일부러 편하게 즐기라고 만들어 놓은 낙원?"


"그렇지?"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맞다. 섬의 이름은 네가 지어도 돼. 어차피 우리 말고는 이곳에 올 사람은 없으니까."


"음... 그럼 생각을 해볼게요. 맞다! 블루 라군. 그게 좋겠어요."

"그렇게 하자."

우리는 다시 헤엄을 치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다시 해변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수빈은 꽤나 지친 표정이었다.


수빈은 평범한 체력을 지닌 여자였고, 파도가 심하지 않다해도 바다에서 한참을 놀았으면 지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난 그녀의 몸을 안고 해변을 걸어갔다.

아까 옷을 벗어놓은 곳에 도착해서, 바닥에 던져놓았던 매트를 모래 위에 깔고 수빈의 몸을 눕혔다.


뜨거운 태양 아래 수빈의 아름다운 몸이 무척 보기 좋았다.

"그런데 여기는 무슨 일이야? 왁싱했어?"
난 수빈의 깨끗한 음부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네. 지아 언니가 하자고 해서요."

"지아가?"

"이번에 온천에 갔었는데, 거기 여자들이 털이 하나도 없었다면서요?"


"그랬어?"

"몰랐다는 듯이 말씀하시네요?"
수빈은 아주 당연하게 내가 그 여자들의 알몸을 보았다 생각하고 있었다.


"지아가 그럴 거라고 생각은 못했지."


"언니 말로는 당신이 이쪽을  좋아할 거래요. 어때요? 보기 좋아요?"

"응. 보기 좋아."
그렇지 않아도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수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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