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2화 〉@41. 심야 온천 요바이 - 잘 알지 못하는 남자가 밤에 몰래 이불속으로 들어와서
"네. 그럴게요. 엄마."
미나미가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엄마? 두 분이 모녀 사이셨어요?"
지아가 깜짝 놀라 물었고, 나도 꽤나 놀랐다.
두 사람이 꽤 친한 사이라는 것은 눈치채고 있었지만, 모녀라니...
"실례인 건 아는데... 카렌 씨 아무리 봐도... 미나미 양 같은 딸이 있다고는..."
지아는 실례라는 걸 알면서도 도저히 참지 못하고 질문을 했다.
"전 남편의 딸아이였습니다. 지금은 그냥 딸이고요."
카렌은 꽤나 사연이 있을 법한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다.
"아! 죄송해요."
지아가 무척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난 그녀가 일부러 그렇게 사적인 질문을 한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녀는 때로는 깊숙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서로의 관계에 도움이 된다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건드려서는 안 될 이야기까지 하며 선을 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녀는 적어도 내가 아는 한, 인간 관계를 구축하는 데에는 달인이었다.
"괜찮습니다. 미나미도 저도 이젠 상관하지 않으니까요."
요리장이 가볍게 웃으며 지아를 안심시켰다.
"사실은 조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주인님께서 도와주시기 전에는 말이죠. 하지만 지금은 모두 지난 일입니다."
요리장도 불편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고, 미나미의 표정도 그랬다.
"궁금하시다면 언제라도 말씀드리지요."
"그럼 언제 우리 함께 좋은 자리라도 만들어봐요."
"알겠습니다. 참. 우선 이쪽부터 맛을 보시지요. 츠키지에서 공수해온 참치 뱃살입니다. 첫 입으로는 맛이 너무 진하겠지만, 그래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요리장 카렌은 오늘 준비한 요리를 하나씩 설명해주었다.
그녀의 말을 듣다보니, 난 어쩐지 일본 요리를 배우는 학생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참. 레이나 양. 여기 뒷산에 올라갈 수 있어요?"
지아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던 레이나에게도 질문을 던졌다.
"예. 이 뒤로 올라가는 길이 있어요. 이 산이 전부 여관 소유라 다른 사람은 접근하지 못하니 편하게 산책하셔도 돼요."
"산이 전부요?"
지아는 제법 놀라는 눈치였고, 난 그냥 그렇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저희도 운동삼아 하루 한 번씩은 오르곤 하는데, 정상에 올라가면 경치가 무척 좋아서 조금 힘이 들어도 절대 후회는 안 되더라구요."
"그럼 꼭 가봐야겠네요."
잠시 뒤에 요리장과 미나미가 물러갔고, 우리는 그 화려한 식사를 즐겼다.
"진짜 너무 많아. 이걸 카렌 씨가 전부 한단 말이지? 엄청나네."
"그러게. 대체 몇 가지인줄 모르겠네."
"이래서야 일주일은 커녕 주말만 보내도 돼지가 되겠다."
"그것도 나쁘지 않지. 살찐 지아랑 해보고 싶은데?"
"흐음? 그렇단 말이지? 한 번 생각해볼게."
지아가 키득거리며 열심히 젓가락을 놀렸다.
그녀가 먹어치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정말로 지아가 뚱뚱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지아와 산책을 즐겼다.
이번에는 레이나가 말해준 산등성이를 올랐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었지만, 제법 가파른 계단도 꽤 있어서, 지아는 조금 헐떡거리며 산을 올라야했다.
"후우... 힘들다. 아무래도 요즘 운동을 너무 안 했나봐."
"그렇게 힘들면 내려갈 때는 내가 안고 가지."
"진짜?"
지아가 반가워했기에, 난 정말로 그녀를 안아들고 산을 내려왔다.
"근데 무슨 힘이 그렇게 좋아? 안 무거워? 어떻게 혼자 걸을 때랑 차이가 없어?"
"지아가 공기처럼 가벼워 그런가보지."
물론 그녀에게도 마스터 카드 < 체력 > 과 < 근력 >으로 향상된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힐 수는 없었다.
그걸 설명하려면 해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진짜. 그런 소리 하지마. 그렇지 않아도 오빠랑 있으니까 설레서 죽겠는데."
지아가 웃으며 내 뺨에 입을 맞춰주었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지아는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는 의자에 앉아 일할 준비를 했다.
난 그녀의 모습을 감상하기 위해 의자에 앉아있었고, 지아의 다리사이를 구경하다가 다시 내 물건이 꿈틀거리는 것을 알아차렸다.
"짐승 같아."
지아도 그걸 알아차리고 웃어버렸다.
"이리와봐."
지아가 손짓을 하자 난 그녀에게 다가섰고, 지아는 내 가운을 열고 입으로 즐거움을 주었다.
"지금 또 하면 나 너무 지쳐서 일을 못하니까 이걸로 만족해."
그녀가 생글거리며 말했다.
"안 해줘도 괜찮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우니까."
"안 돼. 쌓일 때마다 풀어주지 않으면, 또 누굴 덮칠 지 모른단 말야."
지아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고는 다시 그걸 입으로 물었다.
그녀의 정성스러운 혀놀림과 손길 덕분에 난 금세 사정감을 느꼈다.
"쌀거야?"
그녀가 입을 떼고 물었다.
난 고개를 끄덕였고, 지아는 내 물건을 자신의 미간에 가져대었다.
"그럼 여기다가 해."
지아의 웃음이 너무나도 매혹적이어서 난 그대로 그녀의 얼굴을 더럽혀버리고 말았다.
지아는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내가 사정하는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녀의 얼굴이 온통 정액 투성이가 되었고, 지아는 입을 벌려 혀를 내밀어 흘러내리는 것을 훑어 입으로 돌려보낸다.
그것으로도 모자라는지 내 물건을 다시 입에 넣고 아주 힘껏 빨아들였다.
마치 내가 딴 생각을 못하도록 내 몸안의 모든 정액을 빨아들이고 싶다는 의도로 읽혀, 난 그녀의 입안에 다시 한 번 사정을 했다.
"웁?"
깜짝 놀란 지아의 눈이 커졌다.
하지만 그녀는 입을 떼지 않고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을 받아먹었다.
"하아... 진짜 어떻게 된 남자야?"
"네가 너무 매혹적이라 그래. 정말로 전부 내보낸 거 같아. 이젠 나도 당분간은 못 해."
"진짜?"
"응."
"풋! 거짓말쟁이. 알았어. 그럼 가서 놀고와. 난 진짜 일 좀 할거야."
지아는 얼굴이 더럽혀진 채로, 그저 손을 수건으로 닦아내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이제 아까보다도 훨씬 더 음란해진 지아의 모습이 너무 색정적이어서 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그만 봐. 얼굴 달겠다. 진짜."
"꺼림찍하지 않아?"
"뭐가? 하나도. 계속 오빠 냄새 맡을 수 있어서 좋아. 집중도 잘되고. 풉!"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지아가 깔깔대고 웃었다.
"나가 이제. 가서 보트를 타던지 수영을 하던지 그래. 자꾸 거기 있으니까 나 또 딴 생각 난단 말야."
지아가 축객령을 내렸다.
"알았어. 그럼 잠깐 돌고 올게."
"대신 약속 잊지마!"
지아가 조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응. 걱정마."
그렇게 대답은 했지만, 솔직히 자신은 없었다.
이 여관에는 날 유혹하는 멋진 여자들이 너무 많다.
아니. 그녀들이 날 유혹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 그녀들에게 매혹당하고 있었다.
"미쯔이 물산은 3,600엔까지 보면 될 거 같아."
"그렇지? 지금 상황이 너무 안 좋아. 아! 나오셨어요?"
마스터 룸을 나서니 거실 한쪽에서 레이나와 그녀의 언니인 에리카가 무언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가 내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레이나와 에리카는 특실만을 담당하기 때문에 항상 둘 중 한 사람은 여기서 대기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난 그리 놀라지 않았다.
"두 분이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심각하게 나누고 계셨어요?"
"엄마 숙제요."
레이나가 웃으며 대답했다.
"숙제?"
숙제라기에는 전혀 거리가 먼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기업을 분석하고 주가를 예측하고 그런 종류에요. 언젠가는 엄마가 하시는 일을 도와드려야 하니까요."
"아하!"
어쩐지 단순히 여관 운영만 하는 사람 같지 않았는데, 달리 하는 일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어디 가시게요?"
"음. 그냥 산책이나 조금 할까하고."
"정원으로 나가시는 거라면,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그럼 부탁 좀 해도 될까?"
진지하게 제안하고 있는 레이나의 표정을 보니 거절할 수 없겠다 싶어서 난 바로 승낙했다.
"그럼 언니는 여기 있어. 나 영웅 님께 정원을 보여드릴게."
"그렇게하렴."
레이나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즐거운 산책 되세요."
내게도 인사를 잊지 않는다.
건물을 벗어나면 바로 정원이 시작되었다.
"이 소나무는 수령이 200년을 넘었어요. 이거 들여오느라 엄마가 꽤 골치를 썩이셨었죠. 나이가 많아 바다 건너까지 옮기는 동안 문제가 생기기 쉬웠거든요."
레이나는 정말로 내게 정원을 안내해줄 생각인지 구석 구석을 데리고 다니며 하나 하나 설명을 해주었다.
"여기 사는 녀석들은 굉장히 똑똑해요. 밥먹을 시간도 알고, 누가 밥을 주는지도 전부 기억해요."
"잉어가 그렇게 똑똑해?"
난 붕어나 잉어나 머리 나쁘기로 유명하다고 생각하고만 있었다.
"그럼요. 잘해주면 와서 아양을 부리기도 해요. 고양이 수준은 아니지만, 어지간한 짐승들보다는 훨씬 머리가 좋아요."
그녀의 설명을 듣다보니 이 정원이 무척 심혈을 기울여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상당수의 기물들과 나무들, 그리고 잉어까지도 전부 원래 있던 곳에서 옮겨온 것이라하니, 이 정원에 들어간 비용만으로도 굉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여기 사는 거 너무 적적하지 않아?"
한창 때의 여자 아이에게 이런 한적한 곳에 위치한 여관 생활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물어보았다.
"에치고에 살 때보다 훨씬 나아요. 거기 진짜 시골이었거든요. 그래도 여긴 서울까지 한 시간이면 가잖아요. 에치고에서는 니이가타도 도시치고는 한적한 편이고, 도쿄까지 가려면 세 시간은 걸렸어요. 그리고 예전에는 몰라도 지금은 서울이 훨씬 더 활력있는 도시 같아요."
어쩐지 그녀의 말에서 서울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처음 여기 방문했을 때, 여관 주인은 딸들이 한국을 좋아해서 이리로 오게되었다고 했었다.
어제 밤에 그녀는 자신이 신의 목소리를 따라 가족을 데리고 옮겨왔다 말했지만, 적어도 레이나가 한국에 호감이 있다는 것은 거짓이 아닌 모양이다.
"원래도 한국에 관심이 많았어?"
"네. 한국엔 이케멘... 멋진 남자가 많잖아요."
레이나가 씩 웃으며 말했다.
"진짜로 서울에 가니까 멋진 오빠들이 잔뜩 있더라구요."
"꽃미남을 좋아하는구나?"
조금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이 귀여운 아가씨와 난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어쨌든 호감을 가진 상대가 미남을 선호한다니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음. 어렸을 때에는요."
레이나가 싱글거리며 대답했다.
"지금은 다 컸고?"
"그럼요. 이제 사랑에 빠질만큼 컸어요."
어쩐지 그녀의 얼굴이 조금 붉어진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지아가 말하기를 레이나가 계속 날 바라보고 있었다고 했었지.
"이리로 오세요. 제가 이 정원에서 제일 좋은 장소를 알려드릴게요."
레이나는 내게서 고개를 돌리고, 내 손을 잡아끌었다.
그녀에 이끌려 정원을 가로질러, 나무 사이로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낯선 장소에 와 있었다.
어지간히 정원에 익숙하지 않고서는 찾기 힘들만한 장소였다.
그런데 꽤나 한적하다.
정원 전체가 사람이라고는 볼 수 없으니 한적하지 않은 곳은 없지만, 이곳은 특히나 주변의 시야에서 분리된 곳이다.
마치 밀회를 나누기 좋을 것 같은 곳이다.
그렇다고 딱히 다른 곳보다 대단한 풍관이 있지는 않다.
그냥 아주 조용한 장소이다.
레이나는 대체 왜 날 이런 곳으로 데려온 걸까?
"이쪽이에요."
거기가 목적지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레이나의 손은 다시 날 울창한 나무 뒤로 이끌었다.
보드라운 소녀의 손길에 이끌려 은밀한 장소로 들어가는 경험은 아주 특별했다.
무언가 기대하게 만들고, 가슴이 울렁거리게 만든다.
"다왔어요. 여기에요."
그리고 우리는 어느 야트마한 언덕 위에 서 있었다.
우리가 서있는 뒤로는 나무들이 울창했고, 앞쪽으로는 언던 아래로 온천장 여관의 다른 건물들이 내려다보였다.
"멋진 곳이네."
"그죠?"
레이나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저기 보세요."
그녀가 손을 뻗어 우리가 서있는 바로 아래를 가리켰다.
그곳은 바로 온천이다.
대략 우리가 있는 곳에서 3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온천이 내려다보였고, 그곳에는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도 몇몇 보였다.
"위험하지 않아? 저쪽에서 보면 훔쳐보는 걸로 생각할텐데."
"전혀 안 위험해요. 뒤에 나무들과 앞의 나무들이 시야를 가려서 저기서 보면 그냥 나무들만 보일 뿐이에요. 그러니까 마음놓고 훔쳐봐도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