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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0화 〉@41. 심야 온천 요바이 - 잘 알지 못하는 남자가 밤에 몰래 이불속으로 들어와서 (320/377)



〈 320화 〉@41. 심야 온천 요바이 - 잘 알지 못하는 남자가 밤에 몰래 이불속으로 들어와서

지금까지는 딱히 그런 속설을 믿지 못했는데, 이 순간 난 그 말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키스를 잠시 멈추었다.


쾌감의 정도가 너무 커서 잠깐이라도 정신을 돌릴 필요가 있었다.


허리의 움직임도 멈추었다.

하지만 아래에서 올라오는  강렬한 쾌락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제 알겠다.


그냥 넣고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자극을 준다.


"윽!"
나도 모르게 신음이 튀어나왔다.


순간 여자가 내 머리를 잡고 자신에게 잡아당겼다.


서로의 입이 마주치는 순간 여자의 입술이  혀를 빨아들였고, 내 혀가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가자, 그녀의 혀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 혀를 휘감아 왔다.

그녀의 온몸이 날 빨아들이는  같았다.

처음으로 난 섹스만으로 천국에 다다른 듯한 쾌감에 빠져버렸다.



당장이라도 사정을 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참기로 했다.

이 멋진 여자의 몸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었다.


다행히도 내게는 마스터 카드 < 사정 조절 >이 있었다.

만일 내가 아닌 다른 남자였다면?


아마 1분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어쩐지 이 여자가 누구인지도 모를 남자에게 범해지면서도 느끼고 있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이 멋진 여자의 몸은 태초부터 그렇게 설계되어 있던 것이다.

남자를 즐겁게 하려면  자신도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


남자의 쾌감은 무척이나 삐뚤어져 있어서, 단순히 성기를 자극하는 것 만으로는 완벽한 쾌락에 이를 수 없다.

육체의 쾌감 만큼이나 정신적인 만족 또한 중요해서, 자신이 여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쾌감은 사라지고 만다.

그러니까  여자는 남자의 성기에 극도의 자극을 주는 동시에, 시각적으로도 청각적으로도 만족감을 주는 몸을 지닌 것이다.

"으으윽!"
난 그녀에게서 입을 떼고 다시 한 번 신음을 내뱉었다.

"하아악!"
그리고 그녀도 쾌감을 표시한다.

지금 우리 두 사람 모두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난 다시 몸을 움직였다.

그녀의 몸이 내게 주는 쾌감은 둘째치고라도, 이렇게 여자를 범하면서 그녀가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날 즐겁게 한다.

심지에 그녀를 캐스팅하지 않은 채로도 말이다.



"흐윽! 하앙!"
여자의 신음은 점점 커져갔다.

처음에 잠에서 깨어나서 자신이 범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내게 저항할 때에는 그렇게나 조심스럽게 소리를 내더니, 지금은 조금도 거리낌 없이 소리를 내지른다.



그리고 옆방에서 벽에 귀를 대고 있는 스즈메의 표정은 점점 더 황홀해져 가고 있었다.


드디어 자신이 원하던 것을 찾은 모양이다.

아래로 들어가 있던 그녀의 손은 점점 더 과격하게 움직인다.


아예 가운을 양쪽으로 벌려놓고, 다리를 벌린 채 한 손으로 그곳을 빠르게 문지르고 있었다.

대단한 여자이다.
엄청난 변태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난 변태를 좋아한다.

그녀와 즐기게 될 다음의 유희를 생각하니 무척이나 즐겁다.



한동안 그녀와 키스를 나누다가 다시 입을 뗀다.

그녀에게도 나에게도 이 열기를 뱉어낼 시간이 필요했다.




"흐윽! 아... 좋아... 흑!"
여자는 이제 자신이 느끼고 있고, 즐기고 있다는 사실도 감추지 않는다.

정말로 너무 멋진 여자이다.


이래서야 도저히 이 여자를 잊을 방법이 없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전히 너무 깜깜해서, 그녀가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굉장한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당장이라도 이 방의 불을 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참기로 했다.

아니. 난 도저히  섹스를 끝내기 전까지는 그녀에게서 떨어질 수가 없었던 것 뿐이다.




그렇게 한참을 이어가다가 마침내 그녀의 몸안에 정액을 분출시켰다.


"학! 하아앙! 아! 간다... 가요. 흐윽!"
그녀도 절정에 다다른 모양이다.



"흑! 흐으.... 죽을  같아요. 학! 이런 거... 말도 안돼요. 하앙!"
여자는 그렇게 자신의 상태를 내게 알리고는 다시  목을 끌어안았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긴 키스를 나누며 서로의 절정을 즐겼다.




너무나 강렬한 섹스가 끝났다.


우리는 잠시 서로를 그렇게 안고 있었고, 난 다시 죄책감을 느꼈다.

비록 그녀가 도중에 쾌락을 느꼈다고는 하지만, 내가 저지른 행위는 결코 옹호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신..."
그리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행위를 하고 있을 때의 그 고조된듯한 기운은 사라지고 없었고, 가냘프면서도 안타까운 감정이 실려있었다.

"이제... 그만 해 주세요."
이 목소리... 틀림없이 들어보았었다.

"부탁이에요. 흑!"
여자가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방금전 섹스의 와중의 그녀와 지금의 그녀가 같은 사람인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



어딘지 마음이 약해져서,  그녀의 몸에서  물건을 빼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다시 전처럼 내 목을 끌어안지도, 입술을 벌리지도 않았다.

대신 눈물을 멈추고 조용히 내가 입맞춤을 끝내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아쉬웠다. 마지막으로라도 한 번  키스를 나누고 싶었는데...


그렇게 미안함과 욕망이 가득한 입맞춤을 끝내고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펼쳐놓았던 가운을 여미고, 조용히 방을 벗어나왔다.


마지막까지 한 마디도 하지 못한 것은 아마도 나 스스로가 죄를 저지른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조용히 복도를 걸어가 본관을 벗어났다.

정원을 지나칠  즈음, 스즈메의 모습을 훔쳐보던 액티브 카드 < 모니터 >도 비활성화시켰다.

꿈같은 섹스가 끝난 뒤 밀려오는 이상한 감정 때문에 스즈메에게 신경을 쓰기조차 귀찮아졌다.


그녀와는 나중에 대화를 나누기로 하자.



다시 특실로 돌아와 거실에 딸린 욕실로 들어갔다.


지연을 안기 전에 몸을 씻고 싶었다.

가운을 벗는데 아랫쪽에 붉은색이 묻어있는 것이 눈에 띈다.


옷을 벗어 들어보니 선홍색이 선명한 것이 피인 모양이다.


이런...

설마?

다시  물건을 보니, 그곳도 피가 조금씩 묻어있다.


 여자...

처음이었던 걸까?


생리일 수도...


아니...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무방비하게 잠이 들어있었을  없지.


그러니까 생리는 아니고, 처음이 아니라면 상처를 입었다는 것인데...

이제는 아까보다 더욱 미안해졌다.

어쩌지?

아니. 어차피 그녀를  소유로 하기로 마음먹었으니 어쩔 것은 없다.


그렇게 굉장한 여자를 놓아버릴 생각은 없다.

그러니까...

뭐. 좋은 게 좋은 거지.

그 여자의 처음까지 내가 가져왔다면 서로에게 좋은 거 아니겠는가?


난 입고 있던 가운을 세탁물을 넣는 통에 던져버렸다.

샤워를 하고 욕실 앞의 옷장에서 새 가운을 꺼내 입고 잠들어있는 지아에게 다가갔다.


쌕쌕거리며 잠이든 지아를 다시 품에 안았다.

지난밤 무척이나 피곤했던지 그녀는 아직도 잠에서 깨어날 기미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난 그대로 그녀를 안고 잠을 청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지아가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벌써 일어났어?"


"응. 나도 막 일어났어."

"좀 더 자지. 피곤하다면서?"

"습관인가봐. 더는 잠이  오네. 그리고 충분히 잔 거 같기도 하고."


"피곤하지는 않아?"

"온천이 좋았었나? 오빠가 안아줘서 피로가 풀린건가? 지금은 아주 개운해."

"다행이다."

"그러게. 이제 기운이 나니까 또 할  있겠다."
그녀가 몸을 일이키고는 내 위로 올라왔다.


"하악!"
지아는 별다른 전희도 없이 내 물건을 자신의 몸속으로 밀어넣었다.


그런데 잔뜩 젖어있는 것을 보면, 방금 일어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젖어있네?"


"응. 젖었어. 완전히. 눈을 떴는데 오빠 얼굴이 바로 눈앞에 있었어. 그걸 보니까 나도 모르게  젖어버리더라."
지아가 상큼하게 웃으며 말했다.


"기쁜데? 그런 소릴 들으니까."


"진짜야. 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오빠가 좋아져."

"난 항상 똑같아. 언제나처럼 네가 제일 좋아."


"거짓말쟁이. 하아..."
지아가 웃으면서 느끼기 시작했다.



"그런데 밤에 어디 갔다왔어?"


어!

"응. 잠깐 바에 가서 위스키  잔 마셨어. 어떻게 알았어? 깼었어?"

"아니. 오빠 어제 나 안아주고 있을 때는 벌거벗고 있었는데, 눈을 뜨니까 가운을 입고 있더라고. 그래서 밤에 어디가서 또 재미 보고 왔나 싶었지."

"하하. 아니. 그럴리가."
가슴이 죄여왔다.

지독한 죄책감이 밀려왔다.


나와 지아의 사이는 다른 남녀들과 무척이나 다르다.

그런데도 거짓말  번에 이렇게나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평범한 남녀 사이에 저지르는 불륜은 대체 얼마나 끔찍한 걸까?

"그래? 흐음... 좋아. 어쨌든 믿어는 줄게. 하아..."
지아는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날 용서해주었다.


아니. 솔직히 그녀가 어떤 생각인지는 전혀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도 그녀도 더이상은 입을 열지 않았다.

우리를 둘러싼 욕정이 터질듯이 달아올라 있었다.


폭풍 같은 섹스가 끝나고 우리는 함께 욕실로 가서 몸을 씻었다.

다시 방으로 와서 잠시 아침 햇살 아래 반짝이는 한강을 내려보며 잡담을 나누고 있는데, 아침 준비가 되었다며 방에 상을 차려주었다.

그런데 오늘은 요리장과  함께 오던 그 어린 아가씨 대신 레이나가 함께 왔다.

"오늘은 어제 그 귀여운 아가씨가 안 왔네요?"
지아는 어제 잠깐 보았던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미나미는 오늘 몸이 좀 피곤한지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해서 제가 대신 왔어요."
레이나가 발랄하게 대답했다.


"어머나? 일이 너무 힘든 모양이죠?"


"정식으로 개장하고 얼마 안 되는데, 생각보다 많은 고객님들이 방문해주셔서요. 열심히 한다고 하다보니 조금 무리를 했던 모양이에요."


"그랬구나. 아직 어려보이는데 대견하네요. 이름이 미나미 양이에요?"


"예. 미나미가 제일 어린데 제일 열심인 건 맞아요."


"그러면 에리카 양이 제일 큰 언니이고, 레이나 양이 가운데, 그리고 미나미 양이 막내로군요."


"예. 맞아요."

"참. 상을 앞에 놓고 너무 수다를 떨었나보다. 미안해요"
지아는 레이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묵묵하게 앉아있던 요리장에게 사과를 했다.

"괜찮습니다. 편하게 하셔도 됩니다."


"참. 그런데 요리장님은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카렌입니다."
요리장이 고개를 숙이며 다시 인사를 했다.

"카렌 씨는 정말 미인이세요. 그런데 카렌 씨가 하신 요리들은 더욱 뛰어나고요. 처음에 카렌 씨를 봤을 때는 미모가 아쉽다 생각했는데, 어제  젓갈을 뜨는 순간 그게 절대로 아니더라구요. 카렌 씨가 미모 때문에 요리를 시작하시지 않으셨다면 정말 어쩔 뻔 했어요?"
지아는 늘 사람들을 칭찬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하고는 했다.

사람들이 그녀의 미모 때문에 다가섰다가, 그녀의 화술에 넘어가고는 하는 것을  여러번 보아왔다.


"그렇게까지 말씀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요리장 카렌이 정말로 기분 좋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의 환한 웃음은 처음 보는  같았다.


"오늘은 줄가자미가 무척 좋아서 준비를 해봤습니다."
미인 요리장이 오늘의 차림을 하나씩 설명해주었다.

"음... 진짜 깊은 맛이 느껴지네요. 줄가자미면  시기에는 구하기 힘든 생선 아닌가요?"

"저희 여관에 생선을 수급해주는 분이 있어서요. 주인님께서 좋은 재료라면 가격을 상관하지 않고 받으시라고 말씀하셔서 항상 최고의 재료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일본에 있을 때보다는 힘들겠네요."

"이곳에서도 좋은 생선이 많아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전에는 다뤄보지 못했던 재료를 만날  있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카렌 씨는 정말로 요리가 즐거우신가 봐요."

"예. 요리에 제 모든 삶을 걸었으니까요. 그리고 좋은 주인님을 모신 덕분에 원하는 요리를 마음껏 할  있어서 행복합니다."

"카렌 씨는 여기 사장님을 무척 존경하시는군요."

"은인이시니까요. 주인님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어딘가 뒷골목에서 비참한 꼴로 지내고 있었겠죠."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카렌의 깊은 눈을 보니, 그녀가 여관 주인을 무척이나 따르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았다.



"참 멋진 곳이네요. 온천도 좋고, 여관도 멋있고, 음식은 더할 나위없고. 그리고 여기 계신 분들 전부 미인이시고, 품격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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