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4화 〉@40. 예지의 탐욕 : 만나서 5초 만에 삽입
내가 알고 있는 은희라면, 내가 무고한 한 여자를 힘으로 제압하고 강제로 겁탈하는 것을 기꺼워할 리 없다.
당장에 날 말리고, 여자를 보호하려 들 것이다.
하지만 내가 모르고 있던 은희는 그 어떤 여자보다 강렬한 욕망을 지니고 있었다.
심지어 다른 여자들처럼 설정 카드나 액티브 카드의 영향을 받지 않았음에도 그러하다.
그녀의 본성은 아마도 육욕으로 가득한 변태였다.
그리니까 내 행동을 막아서기는 커녕, 오히려 즐거워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두 가지 가능성 가운데, 그녀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다른 많은 여자들처럼 은희도 종잡을 수 없는 면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보려는 것이다.
그녀가 어떤 입장을 취하건, 이 일 이후로 그녀와 나 사이의 관계에는 변화가 생길 것이다.
오늘 그 멋진 여자를 강제로 범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 못지 않게, 은희의 반응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컸다.
난 두근두근 거리는 심정으로 오늘의 주인공이 등장하기를 기다렸다.
.....
예지가 나가고 10분 동안 혜진은 불안한 표정으로 시계만 보고 있었다.
마침내 예정된 시간이 되자 몸에 수건을 두른 그녀는 떨어지지 않으려는 발을 억지로 들어올리고 욕실을 나섰다.
"아!"
혜진은 방안에 모여있는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당연히 예지 혼자만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비키니를 입은 두 명의 낯선 여자들이 함께였다.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당황한 혜진이 예지를 바라보았다.
예지는 빙긋 웃기만 할 뿐이다.
뭘 하려는 거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예지야?"
혜진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질문을 던지기 위해 입을 열었다.
"조금전에 말했지? 내가 시키는대로 한다고."
예지는 명랑하게 말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럼 이제 시킬게. 그냥 가만히 있어. 무슨 일이 벌어지건. 알았지?"
"그게 무슨 말이야? 시키는대로 할 테니, 설명이라도 좀 해줘."
"좋아. 오늘 네가 섹스를 할 상대는 한빈 씨가 아니야."
예지가 조금 더 힌트를 주었다.
그리고 혜진은 다시 그걸 잘못 이해했다.
"설마 이사람들이랑?"
예지랑 한다고 해도 난감한데, 여자들이 둘이나 더 있어?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나. 저 언니도 마음에 들어요."
지연이 은희에게 속삭였다.
"그러게. 굉장히 미인이다. 오늘은 미인들을 잔뜩 보네."
은희도 그런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그리고 두 여자의 대답을 듣던 혜진은 자신의 불길한 예감이 맞았다는 생각에 다시 아찔해졌다.
"아니. 그런 건 아니야. 여기 두 분은 그냥 구경만 할 거야."
예지가 간결하게 설명했다.
구경이라고?
그러고보니 그녀들은 모두 침대 옆에 놓아둔 의자에 앉아있었다.
"그러면 대체 누구랑 하라는 거야? 그... 섹스..."
혜진은 상황이 자신의 생각보다도 오히려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말했지? 오늘은 좀 더 재미있는 걸 해보자고."
"나... 난 하나도 재미없어."
"넌 상관없어. 내가 재미있어야지. 그리고 우리 서로 약속하지 않았어?"
"약속..."
그랬다.
그녀는 예지가 원하는 것을 해주고, 대가로 미래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그녀가 생각한 것이라고는 겨우 자신의 남자친구와 자신과 예지 세 사람이 어우러지는 정도였지, 이렇게 낯선 사람들 앞에서 다른 누군가와 섹스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다른... 사람..."
혜진은 갑자기 엄청난 사실을 깨닫고 아찔해졌다.
"그래. 다른 사람."
그리고 예지는 혜진의 뒷편을 향해 윙크를 날렸다.
.....
예지의 의자 배치는 무척이나 섬세했다.
세 여자들이 앉아있을 자리는 욕실에서 나오면서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장소였고, 내게 앉아있으라 한 곳은 욕실 문을 열면 가려지는 곳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세 사람을 발견한 혜진은 뒤에 앉아있는 날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가, 예지의 눈짓을 보고서야 고개를 돌렸다가 날 발견하고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하필이면 수영복만 입고 있는 남자가 뒤에 서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는 하나 입고 있던 수영복마저 벗어던지고 자신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하니 놀라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뭐! 뭐하는 거예요?"
혜진이 뒷걸음쳐 물러서며 말했다.
"그 남자가 오늘의 네 상대야. 어때? 우리 계약을 계속 진행해볼까?"
"뭐라고?"
두려움에 쌓여 날 바라보던 혜진은 예지의 말에 고개를 돌려 그녀를 어이없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지금... 그게... 말이 돼?"
"어떻게 할까? 계약을 계속 진행할까? 아니면 포기할래?"
순간 혜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당연히 이런 상황은 생각도 하지 못했으니, 하겠다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못한다는 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 혜진을 바라보고 있던 예지의 얼굴엔 만족한 표정이 서렸다.
혜진의 반응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오히려 그녀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도록, 일부러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두루뭉실하게 이야기 한 것도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아주 원초적인 종류의 섹스였다.
짐승 같은 남자가, 아름다운 미녀를 힘으로 제압하고, 강제로 범하는 장면.
이제 그녀가 바라마지 않는 그 멋진 순간이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하아..."
예지는 이제부터 벌어질 사건이 너무나 기대되서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난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 아름다운 여자에게 다가가 그녀의 몸을 침대에 눕혔다.
혜진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어떤 결정을 내리든 내가 할 일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래도 난 그녀를 좀 더 궁지로 몰아넣고 싶었다.
여자가 걸치고 있던 수건은 그대로 풀어져버렸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나신이 내 앞에 펼쳐졌다.
"하! 하지마요!"
당연하게도 혜진이 반항했다.
하지만 난 그녀의 다리를 잡아 양쪽으로 벌려버리고, 그곳에 얼굴을 묻었다.
"안 돼!"
그 나약한 희생자는 마구 발버둥을 치며 반항해본다.
하지만 연약한 여자의 다리 힘이 내 굳건한 팔을 밀쳐내는 것은 무리이다.
난 서슴지 않고, 그녀의 음부를 핥았다.
사실 그런 작업 없이 바로 삽입으로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터이지만, 그녀의 몸이 내 물건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저 사람 무슨 일인지 하나도 모르는 거 같은데?"
은희가 얼굴을 굳히며 지연에게 물었다.
"그런 거 같아요? 뭔가 계약이니 대가니 하는 걸 보니까 대충 이야기는 된 거 같은데."
"어떻게 해? 그럼 지금 진짜로... "
은희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져 갔다.
"범죄잖아?"
"맞네요. 그런 거 같죠?"
지연은 오히려 좀 더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째서?"
은희는 내가 자신이 보는 앞에서 다른 여자를 겁탈하려는 것을 전혀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저씨 하는 게 다 그렇죠. 뭐. 언니도 그런 비슷한 거 당한 적 있잖아요."
"나야... 내가 원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아닌 건 또 아니잖아요."
"그래... 하지만 대체... 이게 무슨..."
은희는 너무나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 여자도 명확하게는 아니지만 대충 서로 합의가 된 거 같은데요?"
"그런 걸까?"
은희는 못마땅한 얼굴로 이 자리를 주최한 예지를 바라보았다.
"신경쓰실 거 없어요."
예지도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던 모양이다.
"전부 혜진이와 합의 된 일이에요."
"합의를 가장한 사기 아니에요?"
은희는 자신이 불편한 심사를 감추지 않았다.
"어쨌던 책임은 내가 져요. 지금은 이 자리를 즐기시면 되요."
"쯧!"
은희는 혀를 찼다.
즐기라는 소리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당장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는 않았다.
그저 불편한 표정을 고수하며 다시 눈길을 침대위로 돌린 것이 전부였다.
마스터 카드 < 매의 눈 >과 < 초청각 > 덕분에 난 혜진이라는 여자를 범하면서도, 관객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은희가 어떻게 나올지를 훔쳐본 것이다.
예지야 이 범죄를 꾸민 당사자이니 말할 것도 없고, 지연도 내가 다른 여자를 범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말했으니 걱정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은희의 경우는 다르다.
그녀가 어떻게 나오는 지를 알아내는 것이 이날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여자들에게 신경을 쓰면서도, 난 해야할 일을 묵묵히 해나갔다.
"하지마! 흑!"
혜진은 그대로 눈물을 터트렸다.
다리가 꽉 고정되서 움직이지 않자, 두 손으로 마구 내 머리며 어깨를 때렸다.
하지만 그래봤자 당황한 여자의 손길이다.
아파보았자 얼마나 아플까.
난 혜진의 구타를 전부 무시하고 그녀의 음부에 침을 발랐다.
방금 씻고 나온지라 그곳에서는 향긋한 비누 냄새가 나고 있었다.
혜진이 거칠게 저항하고 있었지만, 벌써 내가 원하는 만큼 그녀의 아래를 충분히 적실 수 있었다.
"제발 하지 말라구요!"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자, 혜진은 더이상 날 때리지 않고 다시 애원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서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그녀의 다리를 잡은 채 상체를 일으키고 내 침으로 젖어있는 그 비밀스러운 입구에 내 물건을 가져대었다.
"안 돼!"
혜진은 자신의 저항이 아무런 부질 없음을 깨달은 모양이다.
이렇게 낯선 남자에게 무자비하게 겁탈을 당하면서도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고작 소리를 지르는 것 뿐이었다.
"흑!"
내가 삽입을 하는 순간, 혜진은 눈물을 터트렸다.
동시에 몸의 힘도 풀어져버렸다.
육체의 저항을 포기한 것이다.
"나쁜 자식! 흑!"
혜진이 날 노려보며 말했다.
그리고 난 상체를 숙여 날 두려워하고 경멸하고 있는 그녀에 입을 맞추었다.
"으읍!"
혜진은 입술을 꾹 다물고 날 거부했다.
상관없다. 키스가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가까이서 그녀를 느끼고 싶었던 것 뿐이다.
"하아..."
지연이 나즈막히 숨을 내쉬었다.
결코 안타까워서는 아니었다.
오히려 경탄과 부러움에 가까운 반응이었다.
그 증거로, 지연의 오른손은 아래로 내려가 비키니 팬티의 아래를 더듬고 있었다.
"지연아..."
은희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지연을 불렀다.
"왜요?"
지연은 너무나도 뻔뻔스럽게 은희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왜라니... 너 저 모습을 보고서도... 어떻게?"
그녀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불쌍하지도 않아?"
"뭐가 불쌍해요. 부럽기만 한데."
"부러워? 한 여자의 삶이 망가지고 있는데?"
"망가지는 거 아니에요. 오히려 지금 축복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에요."
"저게 축복이라고?"
"그럼요. 저 이쁜 사람 지금은 저렇게 반항을 하다가 조금 뒤에는 좋아서 죽을려고 할 걸요. 그리고 앞으로는 아저씨한테 이쁨 받을 거고, 다른 사람은 절대로 경험하지 못할 멋진 경험을 할 거예요."
정말로 부러웠던지, 지연은 그 미녀의 미래에 대해 아주 길게 설명을 했다.
"언니도 알잖아요. 어떤 느낌인지."
지연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건 아는데... 그래도 저렇게 강제로 당하고도 기쁠 수 있다고는..."
은희는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 모양이다.
"언니였으면 어떨 거 같아요. 그냥 친구사이였을 때, 아저씨가 저렇게 했다면?"
"당연히 화가 나지!"
은희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대답했다.
"절대 가만 안 있겠지..."
다시 그녀는 말을 흐렸다.
"아아... 모르겠어..."
은희는 더이상 지연과의 논쟁을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그녀는 다시 침대로 얼굴을 돌렸다.
그런 은희의 얼굴에는 조금전과 같은 불쾌감은 서서히 사라지고, 대신 새로운 감정이 스며들고 있었다.
"흐응?"
지연은 아주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은희를 바라보았다.
"아냐. 그럴리 없어."
다시 은희가 입을 열었다.
"너나 나는 쟤랑 하는 게 얼마나 좋은 지 알고 있어서 그러는 거야. 여자는 절대 저런식으로는 기쁨을 얻을 수 없어."
그녀가 다시 단호하게 말했다.
"정말요?"
"응. 정말로. "
"그럼 우리 내기해요."
"내기? 무슨 내기?"
"언니가 이기면 뭐든지 시키는대로 할게요. 음. 평생."
"그런 거 필요 없는데?"
"대신 내가 이기면 언니 자유 이용권을 주세요. 한 열 장 정도면 되겠다."
지연은 필요 없다고 하는 은희의 말을 무시하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했다.
"진짜... 넌 무슨 생각인 거야?"
은희가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