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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화 〉@40. 예지의 탐욕 : 만나서 5초 만에 삽입 (300/377)



〈 300화 〉@40. 예지의 탐욕 : 만나서 5초 만에 삽입



- 시간 나실 때 1201호로 들러주세요.

다음날 오전 난 뜻밖의 메시지를 받았다.
예지였다.


1201호는 우리가 묵는 호텔방의 옆방이었다.

역시 그녀가  방을 내어준 것에는 이유가 있던 모양이다.


여자들과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옆방을 찾아갔다.


여자들은 해변에서 자신들끼리 놀고 있을테니 걱정하지 말라 했다.


"오빠 없어도 상관없거든요. 우리도 헌팅하고 다니지 뭐."
"그니까. 영웅씨 없으면 헌팅도 많이 들어오잖아."
여자들은 서로를 속이고 시시덕거리며 호텔을 나섰다.

그녀들이 엘리베이터에 타는 모습을 보고 나서, 난 1201호의 벨을 눌렀다.



"어서 들어오세요."
예지는 지난번 보았을 때보다 한층 성숙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방에는 그녀 말고도 두 사람이 더 있었다.

예지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여자  명과 그보다 두어 살  많아보이는 남자가  명.


여자는 예지와 비슷한 정도의 미녀였고, 남자도 어디서나 이목을 끌 정도의 미남이다.

솔직히 말해 그 남자는 내가 개인적으로 만난 남자 중에 미남이를 제외하고는 비교할만한 사람이 없을만큼 잘생겼다.

둘 다 평범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는 혜진이. 나랑은 중학교 동창이에요. 중학교 시절부터 연예인이 되기 위해 소속사에서 몇 년동안 고생하다가 몇 년 전에 데뷔까지 했어요. 그런데 같은 그룹에 조금 문제가 있어서 해체가 되어버렸죠. 지금은 연기자로 데뷔하기 위해 다시 준비중이에요."

어쩐지 굉장한 미인이다 싶었더니 연예계에 발을 담근 여자였다.


"그리고 이쪽은 한빈 씨. 마찬가지로 그룹 출신으로 데뷔했다가 지금은 연기를 하고 있아요. 재작년에 드라마에 한 편 나왔었고, 올해 다시 기회가  것 같아 기대중이죠. 참.   사람 사귀는 사이에요."


예지가 사귄다는 말을 하자, 난 그녀가 이 두 멋진 남녀를 내게 소개시켜준 이유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반갑습니다."
한빈이라는 멀쑥한 남자가 허리를 깊게 숙이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여자도 조심스럽게 인사를 해온다.

그런데 그녀의 얼굴은 남자에 비해 무척 어두웠다.


"그럼 두 사람 잠깐 자리 좀 비켜줘요."
예지는 조금은 고압적인 태도로 말을 했고, 둘은 조용히 안쪽의 방으로 들어갔다.

"뭔가 꾸미고 있는 모양이네요."

"음. 꾸민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지는 않네요. 하지만...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에요."
예지가 웃으며 말을 받았다.


"사실은 부탁할  있어요."
그녀가 말을 꺼냈다.




.....

그 남자와의 일이 있고  뒤로 예지는 며칠 동안 악몽에 시달렸다.


대개는 비슷한 종류의 꿈이었다.

그녀의 결혼식날 그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서 수많은 하객들이 보는 앞에서 그녀를 겁탈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비웃기도 하고, 욕을 하기도 하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꿈에서 깨어날 때마다, 예지는 그것이 과연 악몽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드러낸 꿈이었는지 고민했다.

문제는 단지 꿈만이 아니다.

예지는 하루 종일 그날 느꼈던  쾌락을 잊지 못하고 스스로를 위로해야만 했다.


그 남자의 거대한 물건이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생각할 때마다, 그녀는 미칠 것만 같았다.

자꾸 눈앞에 그 물건만 어른거린다.


어떻게 해서는 그걸 손에... 아니 자신의 음부에 쑤셔 넣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안 된다.

마지막 남은 이성이 그런 욕망을 억누른다.


그리고 억눌려진 욕망은 또다른 욕망을 낳는다.



예지는 다시 몇 가지 기구를 구입했다.

이번에는 삽입을 위한 것도 있었다.

물론 순결은 지켜야 했기에 용도는 다른 곳이었다.


당연히 그녀도 그게 얼마나 웃긴 일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지키기로  것은 지켜야했고, 무엇보다도 그것 마저 무너지면, 스스로  이상 버틸 수 없을 것이란 사실을 예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예지는 혜진을 불렀다.


중학교 시절 혜진은 그녀의 얼마 되지 않는 친구였다.


고등학교 때에는 혜진이 예술학교로 진학하는 바람에 서로 헤어졌지만, 그래도 종종 만남을 이어가는 사이였다.




예지는 혜진이 아이돌로 데뷔한 것도, 또 그녀가 속한 그룹이 불행한 일로 해체한 것도 전부 알고 있었다.

그 뒤로도 혜진의 삶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연기자로 데뷔하기 위해 들어간 소속사에서는 딱히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같았다. 지금까지 단역에 가까운 역할로 한두  단막극에 출연한 것이 전부였다.


실력 때문이라기보다는 혜진의 성격이 문제였다.

대중에게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아이돌 출신 무명의 배우 지망생에게 세상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고, 혜진은 기회를 얻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질만큼 더럽혀지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너 요즘 소속사 바꼈다며?"

"응. 지난번에 너무 지저분하게 굴어서."

예지도 건너 건너 들어, 대략 어떤 일인지 알고 있었다.

"그렇게 질이  좋은 사람이었어?"


"질이  좋다기보다 좀 엉겨붙은 스타일."

혜진은 친구인 예지에게도 모든 일을 말하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한때는 우정을 나눈 사이였지만, 세상을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우정을 거론할만한 관계는 아니었다.


서로가 딛고 있는 배경이 다르면, 진실한 친구 관계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이번에 간 데는 어때? 능력은 괜찮아보여?"


"아직 신생이라서. 그래도 사장이 여자라서 지저분하게는 안 하는  같아."

"고생이 많네."

"뭐. 몰랐던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알고 뛰어든 거잖아."

"그래. 참  보자고  건 너한테 부탁  할게 있어서 그래."

"무슨 부탁? 네가 나한테 부탁도 다 하고..."

"너. 내가 그림 그리는 거 알고 있지?"


"응. 여기 있는 그림들 전부 네가 그린 것들이잖아. 너도 예술을 하는 게 잘 어울리는  같은데. 하기는 재능이 너무 많아도 문제다."
혜진은 예지가 그려놓은 그림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참.  그림 굉장히 강렬하다. 다른 그림들이랑 꽤 달라. 뭔가 원초적이면서도 난폭해."
이젤에 올려있는 캔버스에는 아직 미완성으로 보이는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이번에 그린 그림이야. 아마 저런 그림이 내가 추구하는 그림인 거 같아. 네 말대로 원초적이고 폭력적인 그림. 그런데 도통 저기서 더 나가지 못하고 있어. 뭔가 자극이 필요해."

"그랬구나."


"그래서 말인데 네가 내 모델 좀 해줘."

"모델? 그거야 어려울  없지. 근데 혹시 벗어야 해?"

"응."

"으음... 뭐.  사람이라면 몰라도 네가 그리는 거라면 상관없어."

"근데  혼자 말고 한빈 씨도 함께 모델이 되어주었으면 해."


"응? 한빈 오빠?"

"그래. 두 사람 다 벗고 내 앞에 있어줘."

"흐음... 한 번 물어볼게. 근데 딱히 어렵지는 않을 거야."
재벌가 사람과 좋은 인연을 맺을 기회를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혜진은 그다지 크게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두 사람 모두 대가는 충분히 지불할게.  사람  천만 원씩."


"뭐어? 미쳤어? 뭐가 그렇게 많아?"

"아직  말 끝나지 않았어. 전부 들어보고 신중하게 결정해."

"알았어. 그럼."
혜진은 예지의 눈빛이 꽤나 진지한 모습에 살짝 경각심을 갖고 만다.

"둘  내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다정한 모습으로 있어줘. 아니다. 명확하게 말할게. 둘이 섹스해줘. 내 앞에서."

"뭐라고?"
예지의 요구는 혜진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다.

"어떻게..."


"그러니까 잘 생각해보라고 했지?"

"왜 그런 걸... 아니다."
혜진은 예지가 때때로 엉뚱한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곤 했던 사실들을 머리에 떠올렸다.


"잠깐 너 혹시?"
그리고 한 가지 의혹이 들었다.


"편하게 말해. 나도 내가 원하는 걸 전부 요구할테니까."

"설마... 너 한빈 오빠한테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
만약에 그런 거라면  많이 곤란하다.

혜진은 예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건 손에 넣고야 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풉!"
하지만 예지는 바로 웃음을 터트려버렸다.


"절대 그런 거 아냐. 내가 말했듯이  내 그림에 영감을 받기 위해서 이런 부탁을 한 거 뿐이야."
물론 예지는 단지 그림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요사이 그녀를 얽어메고 있는 그 욕망을 다른 방식으로 해소해보려는 의도는 조금도 내비치지 않았다.

"으음... 솔직히 너무 당황스럽다. 그냥 누드 모델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앞에서 한빈 오빠랑 섹스라니..."

"그럴거라고 생각해."

"나...  생각 좀  해봐도 돼?"

"물론이야. 하지만 한 가지만 더  해둘게. 너희  사람이  요구를 들어준다면, 내가 줄  있는 것은 단지 모델료 만이 아니라는  기억해둬."

"그럼 무얼?"


"다산 그룹 가문의 일원의 호의."


"아!"
혜진은 바로 납득했다.

연예인에게 있어서, 대기업의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딱히 그들이 연예계나 방송계에 어떤 계열사 따위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단지 그들이 광고주라는 것 한 가지 만으로도 충분히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할  있다.

재벌 그룹에는 수십 개의 계열사들이 있기 마련이고,  계열사들이 일 년에 집행하는 광고 물량은 엄청나다.

만일 어느  개라도 광고의 모델로 나설  있다면, 아직 피지도 못한 그녀와 그녀의 남자 친구에게 얼마나 커다란 도움이 될  헤아리기 힘들었다.


"알았어. 진지하게 고민해볼게. 그리고 어찌되었던 오늘 일에 대해서는 절대 누설 하지 않을게."

"그래. 혜진이 넌 현명하니까."
예지는 처음부터 혜진이 오늘의 일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다닐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혜진은 복잡한 표정으로 아틀리에를 떠났고, 그날 오후 늦게 연락을 취해왔다.

"할게. 우리. 언제가면 될까?"

혜진과 그녀의 남자 친구가 거절하지 못할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럼 내일 낮에 보자. 1시까지 아틀리에로 와."




그날밤 예지는 조금 편하게 잠이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있을 행사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어쩌면 그날 느꼈던 그 강렬한 쾌감을 다시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물론 그때처럼 좋지는 않겠지만 그 남자에게 쾌락을 구걸하지 않고도 비슷한 종류의 쾌감을 얻을 수 있다면 결코 나쁘지 않다.

그날 밤도 예지는 여러가지 기구를 사용해 자신의 엉덩이를 괴롭히며 잠이 들었다.

그녀의 육체는 끊임없이 다른 곳도 만족시켜달라고 요구해왔지만, 예지는 마지막 선만은 결코 넘을 생각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른쪽으로도 나름 쾌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진짜로 그게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잔뜩 달아오른 몸을 시킬 방법이 있다는 점에서 당장은 어쩔 수 없었다.



다음날 예고했던대로  쌍의 미남 미녀가 그녀의 아틀리에를 방문했다.


혜진도 꽤 미인이었지만, 남자도 굉장히 준수했다.


언뜻 얼굴만 보아서는 어째서 아직까지 뜨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이다.


물론 예지는 그쪽 계통에서 못난 사람을 찾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잘난 남자들이 발에 치이는 곳이 그바닥이다.


연기자로 뜨기 위해서는 얼굴은 그저 여러가지 갖추어야 할 덕목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기회, 그리고 운이다.


대부분의 잘생긴 남자들이 기회도 얻지 못했고, 또 기회를 얻은 미남 중의 아주 일부만이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



그러니까 이 두 남녀는 모두 당장 기회가 절실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예지가 그들에게 던진 미끼는 어쩌면 두 사람을 바닥에서 건져줄 동아줄이 될 수도 있었다.


적어도 두 사람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어서 들어와요."


두 남녀는 굳은 결심을 했는지,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들어왔다.


"너무 긴장들  거 아니에요?"

"아무래도 이런 일은 처음이니까 긴장이 안  수 없네요. 하하..."

"너무 무리한 요구해서 미안해요."


"괜찮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넌데. 그냥  특별한 유희를 즐긴다고 생각할게."
혜진은 서로를 위한 핑계를 만들었다.

하지만 쾌락을 위한 유희와 돈을 받고 섹스쇼를 보여주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다.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거렸지만, 스멀스멀 올라오는 굴욕을 참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그러면 좋지. 자연스러운 모습이 도움이  거야. 가볍게 한 잔 마실까. 우리?"

예지는 미리 준비해놓았던 위스키를 꺼내고 두 사람에게 따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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