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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3화 〉@38. 마녀의 귀환 (293/377)



〈 293화 〉@38. 마녀의 귀환

아닌게 아니라, 수빈의 얼굴에 다시 홍조가 스며드는 것을 보니, 그녀가 성적인 자극을 받고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한동안 수빈은 그렇게 열심히 스스로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움브라 아기누스!"
수빈이 불현듯 이상한 단어를 외쳤다.

그러자 갑자기 그녀의 주변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생겨 그녀의 몸을 감싸버렸다.



"아항!"
수빈은 그제서야 마음에 드는지  웃어버렸다.

그림자는 수빈의 몸을 감싸고, 사방 팔방으로 뻗어나가기도하고, 다시 줄어들기도 하며, 정신없이 움직였다.

그러다가 바닥에 놓인 의자를 감싸고 들어올리기도 하고, 천장까지 늘어나 찰싹 달라붙기도 한다.


정확하게 저게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수빈의 수족처럼 사용하는 일종의 마술이라는 것은 알  있었다.

"이건 되네. 흐음..."
그리고 그녀는 지팡이를 탄 채로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에움 단제레!"
내 앞에 선 수빈이 다시 낯선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그녀를 감싸고 있던 그림자가 주욱 늘어나며 내 몸을 감싼다.

하지만 그 그림자는 내 몸에는 물리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그냥 스치고 지나가기만 할 뿐이다.

"역시. 이건  되는구나."
수빈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는지 실망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수빈의 마술인가?"


"설마 잊어버렸어요?"
수빈이  빤히 바라보았다.


"음... 그리고 수빈이라고?"
그녀의 생각은 여러모로 깊어졌다.

"참. 여기가 지구가 맞는 거죠? 서울이라고 했으니 맞겠지. 나 잠깐 돌아봐도 되요?"

"물론이지."


"그럼 잠시만요."
수빈이 빗자루를  채로 날아갔다.


그녀가 목표로 한 곳은 시내가 내려보이는 창가 쪽이다.


빠르게 창문 앞에 도착한 수빈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창문에 그대로 부딪쳐버렸다.


"앗!"
혹시라도 그녀가 창문에 부딪쳐 다칠까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하지만 놀랍도 그녀의 몸은 유리창을 그대로 뚫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유리창은 깨지지 않았고, 수빈도 다친 곳은 없는  같았다.

그러니까 마치 유령처럼 그녀는 유리창을 통과한 것이다.

휴우...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 말이라도 해주지.
깜짝 놀랐잖아.


마녀 수빈이 물체를 통과하는 것은 놀랍지도 않다.
그녀가 다치지만 않았으면 된다.

건물 밖으로 나간 수빈은 빗자루를 탄 채로 한바퀴 돌았다.



"진짜 서울 맞아요!"
그리고 잠시 뒤에 돌아온 그녀가 한껏 웃으며 신이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대체 무슨... 아니. 물어봐도 소용 없겠다. 참! 그런데 주인님의 애완 고양이는요?"

"고양이? 지연이? 엘레오놀?"

"그럼 주인님의 애완 동물이 걔밖에 더 있어요?"

"지금 쯤이면 학교에서 돌아왔으려나?"

"학교요?"
다시 수빈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


"보고 싶어요. 불러줄 수 있어요?"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에게 엘레오놀이 꽤나 중요한 모양이다.

"그렇게 하지."

"그럼 불러주세요. 나 잠깐 어디  갔다 올게요."
수빈은 다시 빗자루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주변을 돌지 않고, 어디론가 빠르게 날아가버렸다.

이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난 조금 어리둥절한 가운데 지연에게 전화를 했다.


그녀는 막 학교에서 집으로 가려는 참이었던 모양이다.

수빈이 그녀를 보고 싶어한다고 하자, 바로 오겠단다.

그리고 지연이 도착할 때까지,  홀로 외로이 수영장을 지켰다.

수빈은 어딜 갔는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냥 선베드에 누워 시간을 보냈다.

얼마나 지났을까 전화벨이 울렸다.

지연이 건물 로비에 도착한 모양이다.


난 옷을 입고 내려가서 그녀를 데리고 돌아왔다.

"언니는요?"
수빈이 옷을 벗으며 물었다.

"잠깐 나갔어. 금세 온다더니 아직 안 오네."

"흐응?"
지연은 수빈의 부재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언니랑 했어요?"
순식간에 알몸이 된 그녀는 내 옷을 벗기며 물었다.

"응."
더 이상 그녀에게 무얼 속일 수 있을까?

"그럼 나도 할래요."
지연은 날 바닥에 눕히고 재빨리 올라탔다.


장난기로 가득한 그녀의 눈을 보니 수빈이 돌아오기 전에 빨리 해치우고 싶은 모양이다.

"그렇게 급하게 하지 않아도 돼."


"나 지금 벌써 젖어있거든요. 요새는 아저씨랑 전화만해도 젖어버린다구요."
지연의 눈은 순식간에 음란하게 물들어갔다.


거짓말은 아닌 모양이다.

내 위에 올라타 그 물건을 안으로 인도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부드럽다.


"참! 우리 내일 저녁부터 휴가 가기로 했잖아."

"왜요? 혹시 수빈 언니도 같이 가요?"
그녀의 얼굴엔 딱히 질투 따위 엿보이지 않는다.

"아니. 이번엔 둘만  거야."


"흐응?"
그런데 살짝 떠오르는 미소를 보면 둘만이라는 것이 좋기는 한 모양이다.

"원래는 아주 조용한 섬으로 가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었는데, 누가 호텔을 쓰게 해줘서 말이지. 해수욕장 근처인 모양이야.  생각은 어때? 다른 사람 하나도 없는 섬이 좋아? 사람이 있어도 편안한 호텔이 좋아?"

"여름이잖아요. 그러니까 사람이 가득한 해수욕장으로 가요."
지연은 그다지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럴까?"


"네. 아저씨랑 해수욕장에서 돌아다니고 싶어요."


"그렇게 하자."



"흐응? 둘이서 어디 좋은 곳에 가려는 모양이네요?"
갑자기 우리 옆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깜짝이야! 어디서 나온 거예요?"
지연이 고개를 돌려 수빈을 발견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기로 들어왔어. 그런데 둘이 사랑 놀이를 하느라 정신이 없더라고. 음... 근데 엘레오놀 맞지? 너도 인간이 되었네?"


"그런데 언니는  둥둥 떠 있어요?"
어째서인지 지연보다 수빈이 더 놀라고 있었다.

그에 비해 지연은 사람이 허공에  있는데도 그다지 놀라지 않는 것 같았다.




"뭐야? 너도 기억을 못 해?"
수빈이 날 한  바라보고, 지연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거 마술이에요? 어디서 배웠어요? 나도 그런 거 배우고 싶은데."
지연은 수빈이 공중에 떠 있는 것을 그저 흔한 마술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재미있네. 엘레오놀이 이렇게 고분고분한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수빈은 또 무언가를 깨달았다.



"엘레오놀? 그건 또 뭐야?"
지연이 궁금해한다.

음... 아무래도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지연에게 설명하기 어렵겠는걸?


"엘레오놀."
 지연이 고양이 소녀가 되었을 때의 코드 네임을 불렀다.


"네?"
지연이 무슨 말이냐는 표정으로 날 돌아보았다.

그리고 다음순간 지연의 몸에서 환한 빛이 터져나왔다.


"으응? 주인님?"
순식간에 고양이 소녀로 모습을 바꾼 지연이 날 반가운 얼굴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호오!"
수빈은 순식간에 변해버린 지연의 모습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진짜 마술은 통하지 않으면서, 엉뚱한 재주는 많다니까."
수빈은 지연이 엘레오놀로 변신한 것을 내가 지닌 재주로 보고 있는 모양이다.

음. 그런데 틀린 것도 아니지.




"뭐야? 마녀잖아? 넌 왜 왔어?"
지연이 수빈을 보고 뾰족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동시에 그녀의 꼬리가 세로로 곤두섰다.

어쩐지 고양이 소녀와 마녀는 그리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닌 모양이다.


"그야 엘레오놀이 보고 싶어서 왔지."
그리고 어쩐지 마녀는 그런 고양이 소녀의 태도에 익숙한 모습이었다.

"쳇! 재수없는 마녀 같으니."
고양이 소녀는 어지간히 마녀를 싫어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연이 처음 수빈을 만나 그녀를 대하던 태도와 무척이나 비슷하다.



"너무 그러지마. 언니가 너 이뻐하는 거 알잖아?"
수빈은 빗자루에 탄 채,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며 말했다.

"캭! 가까이 오지마!"
지연이 다시 날카롭게 소리쳤다.


"정말. 그 성격은 하나도 안 변했구나. 주인님도 똑같고."
수빈은 그대로 멈춰서서 이번엔 엘레오놀 대신 날 바라보았다.


"나?"


"아녜요. 신경쓰지 말아요. 그보다 하던 일은 마저 해야죠?"


"흥! 네가 신경쓰지 않아도 그렇게 할거야."
지연은 수빈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몸을 움직였다.


"학! 학! 주인님! 아앙! 나 이뻐요?"
그리고 눈에 띄게 아양을 부린다.


전부 수빈에게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수빈도 나도 명백하게 알 수 있었다.

수빈은 웃음을 참기 위해 얼굴에 힘을  주고 있었고, 난 지연의 그런 모습도 너무 사랑스러워, 그녀의 상체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웃으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던 마녀 수빈은 갑자기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그 그림자가 스멀스멀 뻗어오더니, 지연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고양이 소녀 지연은 바로 눈치를 채고 몸을 비틀었지만, 내가 그녀의 몸을 잡자  포기해버렸다.

대체 마녀 수빈이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 궁금했다.


지연의 몸을 감싼 그림자는 묘하게도 그녀의 약점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무수히 많은 그림자들이 지연의 몸 곳곳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아주 가늘에 늘어진 두 개의 그림자가 지연의 젖꼭지를 감싸고 잡아 당겼고, 한 개의 그림자는 지연의 꼬리를 들어올리더니, 엉뚱한 구멍에 침입했다.



지연은 화가 나는지 꼬리를 곤두세웠지만, 나와 키스를 하는 동안 흐느적거리며 늘어져버린다.


난 마녀 수빈이 하는 짓을 지켜보며 지연과의 섹스를 즐겼다.


수빈이 보낸 그림자들은 내 움직임에 맞춰 끊임없이 지연을 괴롭혔다.

지연은 평소보다 훨씬 더 크게 몸부림을 치며 즐겼다.

어쩐지 고양이 소녀가 마녀를 싫어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흐으앙! 너 진짜 싫어!"
마지막 순간에 지연은 울부짓으며 절정을 맞이했다.

"흐응? 좋으면서 괜히 그래?"
수빈은 끝까지 지연을 놀렸다.


악의가 있다기보다는 마치 여동생을 놀리는 언니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히잉! 주인님 나 쟤 좀 때려주고 싶어요."
고양이 소녀 지연은 아직 내 위에서 떼를 쓰듯 칭얼거렸다.

"맘대로 하렴."
지연에게도 복수의 기회를 주어야 공정할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상성이 좋지 않다.

공중에 둥둥 떠 있으며 그림자를 다루는 마녀를 고양이 소녀가 어떻게 이길 수 있단 말인가?

"진짜죠? 나중에 딴 소리 하지 않기에요?"
지연이 눈을 반짝거리며 물었다.


"그럼."

"냐아아!"
고양이 소녀는 곧추 세운 꼬리를 바르르 떨면서 혀를 내밀어 내 얼굴을 핥았다.


어쩐지 살짝 깔끄럽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묘하게 기분이 좋다.

신이  지연은 그렇게  번 정도 내 얼굴을 핥고는 고개를 들었다.

"너 죽었어!"
지연은 마녀 수빈에게 경고를 날렸다.

"어머나! 무서워서 어떻게하지?"
수빈은 여전히 여유가 가득했다.

마녀 수빈은 내가 알던 수빈과는 사뭇 달랐다.

훨씬  연륜이 있고, 훨씬  고혹스럽다.


그녀의 그윽한 눈에서 흘러나오는 무지막지한 음욕의 기운은 보고 있기만해도 성욕이 솟구친다.

음... 그런데 그녀를 보면서 한 번이라도 성욕을 느끼지 않은 적이 있던가?




겉 모습은 전혀 변함이 없지만, 그녀의 말투나 행동은 적어도 원래의 수빈에 비해  살은 더 나이가 들어야 가능할  같아보였다.




"네가 언제까지 공중에 떠 있을  있을 거 같아?"
지연의 얼굴에 씨익 미소가 떠올랐다.

"안 내려오면  혼자  먹을 거야."
그리고는 내 위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조금 밑으로 내려가 다시 엎드리고 방금전 자신의 몸에 사정을 하고 난 그걸 혀로 핥았다.


하앙!
지연은 그걸 마녀를 낚기 위한 미끼로 사용하려는 모양이다.


"흐음..."
수빈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놀랍게도 지연의 협박이 먹힌 모양이다.

"치사하게..."
수빈이 조금 삐진 모양이다.


"내가 뭐..."
그리고 무언가 변명을 하려 했다.

그 순간이었다. 지연의 몸이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마녀 수빈의 뒤에 소리없이 나타난 지연이 손을 크게 휘둘렀다.

휘익!
하지만 지연의 회심의 일격이 내리치는 순간 수빈의 몸이 마치 연기처럼 흐트러지며 사라져버렸다.



"진짜 못된 고양이네. 꼬리가 그렇게 살랑거리고 있으면, 무슨 꿍꿍이인지 다 보인다고."
바로  옆에 나타난 수빈은 다시 한  지연을 놀리고, 내 입에 키스를 했다.

휘익!
그리고 다시 내 옆에 나타난 지연이 수빈의 머리를 후려쳤지만, 그녀의 손이 닿는 순간 수빈의 몸은 다시 흐트러지며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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