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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7화 〉@37. 욕망이 흘러넘치는 예지의 아틀리에 (287/377)



〈 287화 〉@37. 욕망이 흘러넘치는 예지의 아틀리에



스커트를 걷어올리고 자신의 음란한 부위를 어루만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예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자신이 그러고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녀의 감정 상태는 성에 대한 욕구보다는 실망과 분노에 가깝다.

믿고 있던 은채가 쾌감을 표시하기 시작한 이후로, 예지는 혹시라도 자신이 패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었다.


그런 자신이 어째서 그곳을 어루만지고 있단 말이지?


물론 예지는 자신이 느끼는 모든 종류의 감정이 결과적으로 성욕으로 치환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익!"
예지는 정신없이 그곳을 어루만지고 있던 손을 떼고 미간을 찌푸렸다.


은채의 상태도 마음에 들지 않고, 자신의 상태도 그러했다.


"학! 나 하나도 즐겁지 않아! 예지야! 흐응!"
은채의 목소리에는 벌써 비음이 잔뜩 실려있었다.


아무리 마음은 아니라고 해도, 그녀의 몸은 이미 쾌락을 즐기고 있었다.

"칫!"
예지은 입술을 깨물었다.


마음에 들지 않아. 전부 다...

하지만 잠깐만 방심해도 그녀의 손은 다시 그곳으로 내려가버린다.

"진짜! 무슨 짓이야? 하아... 아!"
그리고 다시 놀라고 만다.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거야?"
예지는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노려보았다.



"어때요? 좋은 거죠?"
주은이 물었다.

이번엔 놀리거나 비웃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예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기에도 정신이 모자랄 지경이다.



"포기해요. 이미 늦었어요."
예지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주은은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저 여자랑 하고 있는  보기만 해도 성욕이 머리 끝까지 차오르는 거 같죠? 저 여자 대신 당신이 누워 거 커다란 물건에 박히고 싶은 거죠?"


"아냐..."

"부러워 죽겠죠? 어떤 느낌인지 궁금한 거잖아요? 그리고 당신도 알고 있어요. 얼마나 좋을지를."


"윽!"
주은의 말이 다시 자극이 되었던 모양이다.

예지는 입술을 깨물고, 밑에서 올라오는 쾌감에 저항을 해본다.

"흡! 미치겠어..."
그녀는 솔직하게 자신의 욕망을 내뱉고 말았다.


"아!"
다음 순간 예지는 자신이 한 말에 스스로 놀라고 말았다.

"어째서?"
그녀도 자신이 욕정에 사로잡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사실 그녀의 성욕이 남다르기 때문에 그건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입밖으로 내뱉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저 남자는 악마예요. 주변에 모든 사람들을 욕망에 빠트려 허우적거리게 만들어요. 단지 주변에 있기만 해도 말이죠. 이거 잠깐만 빌릴게요."
주은은 바닥에 떨어져있던 예지의 자위 기구를 주어들었다.


"재미있는 도구네요."
주은은 그걸 들어 바로 자신의 클리토리스에 가져대었다.

"흡! 와! 굉장한데? 나도 하나 사볼까?"
그녀는 그 도구의 흡입력이 마음에 든 모양이다.

"안 돼..."
예지는 주은의 행위에 대해서는 관심도 갖지 않았다.

그저 내가 은채를 탐하는 모습을 눈을 떼지 못하고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이건 아니야..."
예지는 여전히 반항하고 있었다.


"그런데 은채씨? 저 여자분의 이름이 그거죠? 어떤 사이에요?"
주은은 예지의 자위 기구로 스스로 즐기며, 예지에게 쉴새 없이 말을 걸었다.

"친구예요. 제일 친한."
예지는 차라리 주은과 대화를 하는 쪽이 쾌감에 저항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생각한 모양이다.

"그런데 내기라니요? 설마 제일 친한 친구를 걸었어요?  내기에 건 것처럼, 저 남자의 노예로 삼을 수 있게?"
주은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 정상이 아니군요.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랑 섹스를 하는 것도, 당신을 내기의 대상으로 삼은 것도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죠. 하악!"
열심히 집중을 해서 대화를 하면 조금 나아질 거라 생각했던 그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버렸다.

그녀를 사로잡은 쾌락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

예지는 고개를 돌려 자위 기구를 모아놓은 상자를 살폈다.

쾌락에 저항할  없다면, 차라리 빠져버리는 쪽을 택하지.


자위 기구로 느낀다면,  남자 때문은 아닌 거잖아?


예지가 자위 기구가 담긴 상자로 손을 뻗었다.

"흐응?"
그리고 주은은 자신이 개입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바닥에 주저앉은  다리를 벌리고 자위를 하던 주은은 앞으로 몸을 숙이고 예지에게 엉금엉금 기어 다가갔다.

"뭘 하려는 거죠?"

"당신의 노예가 된다면 내가 무얼 할  있는지 알려줄게요."
주은은 방금전까지 자신의 몸을 즐겁게 해주던 기구를 들어올려 혀로 핥았다.

예진은 그 모습을 보고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무슨 짓... 아!"
하지만 이어지는 주은의 행동에 당황해 소리를 질렀다.



주은은 자신의 침이 뭍은 자위기구를 예지의 클리토리스에 대었다.


그리고 서슴지 않고 상체를 숙여 예지의 갈라진 틈에 입을 대었다.



"지! 지금 뭘 하려는! 하악!"
갑자기 몰아닥친  짜릿한 쾌감에 예지는 마치 감전이라도  것처럼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건... 윽! 좋아! 하악! 으으음..."
천성적으로 성욕이 강한 여자였다.

그리고 그걸  년이나 참아왔다.


그동안 자위 기구 따위로 스스로의 욕망을 해소해 왔다고 하지만, 정말로 욕구를 해소시키지는 못했었다.

그녀가 원한 것은 단순히 육체가 느끼는 쾌감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육체가 이어지며 생기는 어떤 화학 반응이었다.

"흐으응!"
그리고 지금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피부가 그곳에 닿았다.


예지는 지금까지 억눌러온 성욕이 봇물처럼 터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저항할  없었다.

"아아!"
주은의 혀가 가볍게 입구를 핥은  만으로, 그녀는 지금까지 그녀가 느껴왔던  어떤 쾌락과도 비교할 수 없는 쾌감을 느끼고 말았다.



"학! 하악! 아... 안 돼! 난 하나도 즐겁지 않아. 흐윽!"
예지보다는 은채가 훨씬 더  저항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가 예지보다 더 강한 의지를 지녀서는 아니다.

단지 예지에게는 액티브 카드 < 표현 >을 활성화한 상태이고, 은채에게는 아직 비활성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사람에게 달리 취급한 이유는 물론 그쪽이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난 은채가 너무 빨리 항복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열심히, 있는 힘껏 저항하기를 원했다.


내기의 승자를 가르는 기준은 은채가 스스로 쾌락에 빠져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은채는 자신의 주인에게 패배를 안기지 않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이 쾌락에 빠져있지 않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예지의 경우는 내기의 승패와는 아무 상관도 없다.

그러니까 그녀가 쾌락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즐기기로 했다.



"흐윽! 좋아! 미칠 거 같아! 더!"
예지가 주은의 머리를 끌어당겨 다시 자신의 그곳에 가져대었다.


주은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혀를 내밀어 예지의 갈라진 틈으로 집어넣었다.

"하아악! 아! 엄마! 어떻게! 흐응!"
아마 무언가가 그녀의 안으로 들어온 것은 지금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약혼자에게 한 순결 서약을 지키기 위해, 예지는 그 강한 성욕에도 손가락 한  안으로 집어넣지 않았었다.


오직 그녀가 쾌감을 느낀 것은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행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때 느끼는 쾌감이 결코 섹스의 쾌감보다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 자인하고 있었다.



물론 의학적으로는 클리토리스에 가장 많은 성감대가 몰려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은 단지 육체로만 구성되어있지 않다.


인간이 섹스에서 느끼는 쾌감은 육체가 제공하는 쾌감보다, 심리적인 영향이 차지하는 부분이 훨씬 더 크다.


무엇인가 금기가 있다면, 금기를 깨는 쪽이 훨씬 더 즐겁다.



예지의 지금 상황이 그랬다.


결코 들어와서는  될 것이 들어왔다.


자신이 정해놓은 선을 넘어서는 순간, 쾌감은 예지의 머릿속을 완전히 정령해버렸다.

"하아앙!"
예지는 주은의 머리카락을 잡은채 마구 느끼고 있었다.

물론 그녀가 애용하는 그 기구 또한 지금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아주 맹렬하게 자극하고 있는 중이다.



"흐으윽! 이런 느낌 처음이야! 아아!"
액티브 카드 < 표현 >은 이번에도 제 역할을 아주 충실히 하고 있다.

예지는 자신이 느끼는 그 강렬한 즐거움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내가 말했죠? 당신도 이미  남자의 손에 걸려들었다고."
주은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


"흐윽! 계속! 계속해! 멈추지 말라고!"
예지는 주은이 하는 말 따위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쾌락이 계속 되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그 모습을 본 주은은 당당한 승자의 얼굴이 되어 다시 예지의 그곳을 핥았다.




"하악! 그래! 좀 더! 하아앙!"
예지는 몸을 움찔거리며 열락에 빠져들었다.

자신의 옆에서 필사적으로 투쟁하고 있는 은채에 대한 생각 따위  멀리 사라져버린 뒤였다.

"흑! 흐윽! 하나도 좋지 않아. 아아아아! 하윽! 왜?"
은채는 이제 내게서 눈을 돌리지 않았다.


오히려 날 빤히 바라보며 무언가를 묻고 싶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키스하고 싶어?"
은채가 눈을 돌려 예지를 살폈다. 다행이 그녀의 주인은 자신의 쾌락에 빠져 은채에게 신경  겨를이 없어보였다.

은채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상체를 조금 앞으로 숙이자, 그녀는 내게 입을 맞춰왔다.


아마도 키스의 경험도 없는 모양이다.

그녀는 그냥 나와 입술을 맞대고 그대로 있을 뿐이다.

여전히 불안한지 눈을 때굴때굴 굴리며 계속 곁눈질로 예지를 살폈다.

난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잡고, 그 보드라운 입술 사이로 혀를 집어넣었다.

그래도 키스가 무언지는 아는 모양인지, 은채는 살짝 입술을 벌리며 날 받아주었다.

 혀가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가자, 은채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허리의 움직임을 멈추고 그녀와의 키스에 집중했다.



한 여자의 첫 경험을 빼앗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첫 섹스의 경험도 그렇지만, 첫 키스의 경험도 그렇다.



"하아..."
입을 떼고 은채는 아주 복잡한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물론 호감 따위는 아니다.


 그녀에게 액티브 카드 < 호감 >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내가 원하는 은채는 지금 그대로 예지에게 충성스러운 은채이다.


그녀처럼 한 사람에게 맹목적인 애정을 지닌 사람은 흔치 않다.


억지로 그녀의 마음을 내게로 돌려버려 은채의 매력을 떨어트릴 생각따위 조금도 없다.


"싫어..."
은채가 눈물을 떨군다.


스스로도 알고 있다. 육욕을 이기지 못하고, 주인을 배신했다.

"흑!"
그녀는 엄청난 죄책감에 휩싸여버렸다.

좋아. 갈수록 마음에 드는군.

난 다시 한 번 그녀의 머리를 끌어왔다.

이번엔 약간의 저항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입술이 마주하자, 은채는 다시 입술을 벌린다.

그녀의 입안으로 혀가 들어갔고, 은채의 혀가 내 혀를 건드린다.


우리는 조금전보다 훨씬 더 정열적인 키스를 나누었다.

"은채..."
하필이면 예지가 그모습을 목격했다.

주인의 분노한 목소리를 들은 은채가 허겁지겁 내게서 머리를 떨구었다.



"예지야..."
마치 엄청난 죄를 지은 것처럼, 은채는 불쌍한 눈으로 주인을 바라보았다.

"흐윽!"
하지만 다시 예지는 자신의 쾌락에 빠져버렸다.

"하나도 안 좋아. 흑!"
은채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난 다시 몸을 움직였다.

"학! 하악! 학! 싫어! 이런 거 싫어! 나쁜 자식! 흑!"
은채의 마음은 예지에 비해 훨씬 더 복잡했다.


쾌감과 죄책감 속에 그녀는 어찌할줄 모르고 있었다.

"흑! 으으윽! 학! 좋아! 하앙! 너무 좋아! 주은씨! 학! 내 것이 되어. 이렇게! 흐으윽!"
예지는 새로운 욕망이 생긴 모양이다.

자신이 느끼는 쾌락이 주은에게서 오는 것으로 여겨버렸다.


그래! 이 여자를 갖고야 말겠어!


예지는 욕심으로 가득한 눈으로 주은을 내려보고 있었다.

"흐으응! 그만! 이젠 학! 뭔가! 이상해! 비켜! 나! 싼다! 학!"
예지는 자신의 몸이 무언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주은의 얼굴이, 주은의 입이 아직 그곳에 있었다.


예지는 주은의 머리를 치우려 했지만, 주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곳을 자극했다.


"흐으윽! 이제 안 돼! 앙!"
그 어느때보다 높은 소리와 함께 예지는 아래에서 무언가가 분출하는 것을 느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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