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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5화 〉@37. 욕망이 흘러넘치는 예지의 아틀리에 (285/377)



〈 285화 〉@37. 욕망이 흘러넘치는 예지의 아틀리에

"네 주인이 기뻐하는 군."

"친구에요."
예지가 내 말을 정정했다.

하지만 은채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말을 잘 듣는 거지?"
사실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다.


단지 잠시라도 그녀의 의식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었다.

"당신이 알 필요 없어요."
은채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역시 그녀에게 예지에 대한 문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인 모양이다.

예상했던 대로였다.
난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그녀의 몸속으로 삽입했다.


"윽!"
계속 경계를 하다 허를 찔린 은채가 당황하며 고통을 토로했다.

 그녀의 입구에서 살짝 걸친 채로 잠시 머무르기로 했다.


그녀의 질이 너무나 수축되어 있어 더 이상의 진입이 어려워, 억지로 하다가는 상처만 줄 뿐이다.




"나쁜..."
은채는 내게 욕이라도  것 같이 입을 열다, 바로 입을 닫아버렸다.

고통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내 행동이 어디까지나 예지의 승낙하에 이루어지는 일이기에, 나에 대한 비난이 예지에 대한 비난으로 여겨질 것이 두려운 모양이다.


"괜찮아. 욕해도 돼. 화가 나는 걸 참을 필요도 없고. 네가 느끼는 감정을 전부 토해내."

은채는  노려본다.
물론 그녀는 내 말을 따를 생각 따위 조금도 없었다.




"그렇게 해. 나도 네가 진심이 되는 편이 좋아."
예지는 신이 나 있었다.

즐거운 모양이다.

그녀에게도 나와 비슷한 성향이 있다.

스스로의 욕망에 솔직하고,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의 감정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파?"
예지가 물었다.

물론 은채가 느끼는 고통을 공감하고 안타까워서가 아니라, 그저 그녀가 자신이 느끼는 고통과 불행을 솔직하게 토해내기를 원하는 것이다.

"응. 아파. 윽!"
은채는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역시 예지의 말이라면 무엇이라도 들을 여자였다.

"기분은 어때?"
예지는 날 대신해서 은채에게 질문을 이어갔다.


"널 위해 도움이  수 있어 기뻐."
은채의 말에는 조금도 거짓이 없었다.

예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순간 은채의 눈은 빛이 나고 있었다.

일종의 희열인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녀가 진심으로 예지에게 종속되어 있다면, 자신을 희생하는 행위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은채는 어쩌면 단순히 자신의 미래를 위해 예지를 주인으로 선택한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어쩐지 이 두 여자 사이의 관계가 더욱 흥미로워졌다.


그녀들이 어떤 이유로 그런 사이가 되었는지가 아니라, 은채의 저 맹목적인 충성심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했다.




"은채는 역시 착하구나. 그런데 이 남자는 어떻게 생각해?"

"짐승. 흔한 남자야. 오늘만 지나면 잊을 수 있어. 그러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돼."


"은채는 남자를 싫어하는 모양이네?"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은채는 내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예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대답해줘. 오늘 네가 할 일은 이 남자의 모든 욕망을 만족시켜주는 거야."

"남자들이  똑같지. 여자만 보면 달려들어 성기를 쑤실 생각이나 하고. 당신이라고 다를 게 뭐가 있어요? 아니. 보통 남자들은 그걸 숨기기라도 하지. 당신은 그냥 발정난 개 같아."

주인의 허락을 받아서일까?
은채는 나에 대한 비난을 거침없이 쏟아내었다.

마음에 든다.


난 그녀의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본다.


"흑!"
바로 반응이 온다.

은채의 몸은 조금전보다는  더 젖어있기는 했지만 아직부드럽게 움직일 정도는 아니다.



"남자에게 무슨 안 좋은 경험이라도 있던 건가?"


"그런 건 없어요. 은채는 어려서부터 내가 아주 조심스럽게 보호해왔으니까요."
예지가 대답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녀는 은채를 친구가 아니라, 어떤 소유물 정도로만 여긴다는 내색을 조금도 감추지 않았다.



"그렇다면 예지씨의 과보호 때문인가 보군요. 청소년기의 이성과의 교류는 아주 중요한데 말이죠."

"필요 없어요. 그런 거. 은채는 그런 떨거지들 보다 훨씬 더 괜찮은 남자를 만날 거니까."


"그런 거 치고는  남자가 너무 지독하지 않아요?"


"무슨 상관이람? 어차피 당신과 결혼할 것도 아닌데."
역시 그녀와는 어떤 논리적인 논쟁은 무의미했다.

"만약에 내가 은채를 달라고 한다면 어쩔 건가요?"

"은채는 내게 무척 소중한 친구에요. 어째서 당신한테 은채를 넘겨준단 말이죠?"

"그만한 대가를 치룬다면 말이죠."
난 예지와 대화를 이어가며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윽!"
은채는 여전히 고통스러운 얼굴로 날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가득한 불만은 고통 때문이라기보다는 예지에게 자신을 달라고 하는  때문이리라.

"어떤 대가를 말인가요?"

"쾌락의 끝을 보여드리지요."


"누구의 쾌락을 말하는 거죠? 당신의? 아니면 나의 쾌락?"


"은채의 쾌락을 말하는 거예요."

"은채가? 지금  상황에서 쾌락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 건가요?"


"맞아요. 난 당신에게 당신의 귀여운 친구가 쾌락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요."

"지금 말이죠?"


"당연하죠."


"무언가 이상한 방법을 사용하려는 건가요? 약물?"
예지가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설마 그런 저급한 짓을 할리가요. 지금 이대로 섹스를 하면서 말이지요."

"흐음..."
예지는 날 빤히 바라보았다.


"만약에 실패한다면?"
걸려들었다. 그녀는 호기심을 참을  있는 여자가 아니다.

내가 어떤 방법으로 은채를 쾌락에 빠트릴 것인지 궁금해 죽겟는 모양이다.


"은채처럼 멋진 애완 동물을 놓고 내기를 걸었으니, 나도 합당한 것을 내놓아야겠지요. 당신을 위해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사람이 하나 쯤 더 있으면 어떤가요?"

"그럼 당신이 내 노예라도 되겠다는 말인가요?"


"설마요. 그래서는 균형이 맞지 않죠. 애완 동물은 애완 동물로 교환해야 맞지 않겠어요?  중에서 원하는 여자 있어요? 누구라도 상관없어요. "
난 내 뒤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나은, 주은, 정 팀장,  팀장 등의 사진이 걸려있다.



"저 여자들이 당신 말이라면 뭐든지 따르는 애완 동물 같다는 말인가요? 그리고 심지어 소유권을 넘길만큼?"


"아마 은채보다도 더 충성스러울 걸요."


"당신 말을 어디까지 믿을  있을까요?"

"설마 예지 씨한테 거짓말을 할 것 같아요?"

"좋아요. 마음대로 해봐요. 만약에 내가 이긴다면  저 여자를 갖겠어요."
예지는 주은을 가리켰다.

"그리고 내가 이기든 당신이 이기든, 당신은 내게 당신이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해요. 민일 거짓이 있다면..."
예지는 무척이나 잔혹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그런 표정을 지을  있다는 사실은 솔직히 조금 놀라웟다.

"그럼 미안하지만 내 전화기 좀 가져다 주지 않겠어요?내가 조금 바뻐서 말이죠."


"그렇게 해요."
예지는 내가 벗어놓은 옷가지 위에 올려둔 내 전화기를 가져왔다.


난 전화번호를 눌러 주은에게 전화를 했다.

"나야. 지금 알려주는 주소로 와. 지금."
난 예지의 아틀리에의 주소를 알려주었다.

"좋아요. 조금은 믿음이 가는군요."
예지가 기뻐하고 있었다.

그녀도 우리의 유희가 점점 더 도를 더해가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예지를 바라보는 은채의 얼굴에는 조금 불편한 기색이 스며있었다.

두 사람은 초지일관 그녀를 물건처럼 생각하고만 있었다.

그런 취급을 당하는 것이, 아무리 충성심이 강해도 마음이 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 이제 은채가 어떻게 하면 당신이 이겼다고 판단할 건지를 정해야겠군요."


"그건 은채가 정할 겁니다. 충분한 쾌락을 느끼면, 스스로 표현을 하겠지요."

"정말로 은채의 결정에 맡겨도 되겠어요?"
그녀는 벌써 자신이 이겼다는 표정으로 의기양양하게 물었다.


"은채 양아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것으로 하죠."
그렇게 우리의 내기는 결정되었다.

"은채. 잘 할 수 있지?"

"걱정 하지마. 이 남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난  역겨운 남자한테 이런 짓을 당하면서 기뻐한다는 게 상상도 할 수 없어."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조심해.  남자 딴 건 몰라도 그건 아주 잘 쓰는 모양이야. 윤진 언니가 그렇게 한  보면, 어지간히 잘하는 거겠지?"


"이 남자한테 범해지면서 쾌감을 느끼느니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는  나아."

"그래. 난 우리 은채를 믿어. 그건 그렇고  여자 굉장히 미인이네."
예지는 주은의 사진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마도 주은을 손에 넣으면 무슨 짓을 할지 고민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난 다시 은채의 몸을 범하기 시작했다.

은채는 조금전 까지와는 달리 눈에 힘을 주고  노려보고 있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어떤 쾌락 따위 느낄 거라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정말로 그녀의 운명이 걸린 일이다.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그녀가 쾌락을 느낀다고 토로한다면, 그녀의 삶이 바뀌게 된다.


어떤 이유에서건 그녀는 예지에게 종속된 삶을 선택했다.

아마도 그녀의 일생을 예지와 함께 하려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 더러운 도박에서 패배한다면, 자신을 범한 남자의 손에 떨어지는 것이다.

"혹시라도 내가 은채를 예지 씨의 손아귀에서 빼내서 정상적인 삶을 살게 해주려 이런다고는 생각하지 마."

"그런 생각 하지 않아요. 나와 예지는 그런 사이도 아니고, 당신은 절대 선한 의도 따위 갖고 있는 남자도 아니에요."

다행히 그녀는 내 본질을 잘  보지 않았다.

"맞아. 선한 의지 따위 하나도 없어.  사실 은채한테 그렇게 큰 관심도 없고. 그저 예지 씨한테서 소중한 것을 빼앗고 싶을 뿐이야."

"재미있는 남자네요. 나한테 은채를 빼앗아서 뭐가 좋다는 거죠?"


"예지 씨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빼앗기고 참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흐응?"
예지가 살짝 콧소리를 낸다.

기분이 나쁜 걸까?

"내가 참지 못한다면요?"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우리한테?"

"흠... 그럴려나? 하지만 그러려면 우선 당신이  내기에서 이겨야 하겠지요?"

"물론이죠. 나로서도 아주 소중한 것을 걸었는데 말이에요."

"정말로 소중하다고요?"
예지는 다시 주은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틀림없이 빼어난 미녀에요. 하지만 정말로 소중하다면 내기의 수단 따위로 사용할 리 없어요."

"당신도 그랬잖아요?"

내 말에 예지가 살짝 얼굴을 굳혔다.

"은채를 믿으니까 그렇죠. 내가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아요."
그녀는 금세 당당함을 되찾았다.


"다행이로군요. 나도 날 믿으니까요."

"진짜로... 남자들과는 대화가  된 다니까."
조금은 마음이 상한 모양이다.


그녀는 내게서 고개를 돌리고, 은채를 바라보았다.

무척이나 온화한 표정이었지만, 그녀의 눈은 이글거리고 있었다.

"우리 은채 많이 힘들어?"

"아프고, 기분은 더럽지만 괜찮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은채는 해맑게 웃었다.

난 아주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이미 예지가 내 전화기를 가지러 몸을 돌린 사이, 은채와 예지 둘 모두에게 캐스팅 카드를 사용했으니 조금만 있으면 은채가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처음부터 이 내기의 결과는 정해져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사기라고 해도  말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은 천천히 먹어야 한다.

난 은채가 너무 빨리 포기하지 않기를 바랬다.


"은채는 만약 예지가 평생 남자와 만나지 말라고 한다면, 그렇게 할 건가?"
조금이라도  여자에게 쾌감을 늦게 주기 위해 다시 말을 돌렸다.


은채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마치 나와 이야기 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싶은 표정이다.


"괜찮아. 뭐든지 말해줘. 뭔가 네 마음을 건드리고 싶은 모양인데, 무슨 짓을 해도 소용없다는 걸 보여줘."

"당연해요. 남자 따위 내 인생에 끼어들 필요 없어요."


"예지가 정해주는 남자와 결혼할거라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결혼도 애정이 없겠네."


"만일 예지가 그렇게 한다면, 내게 필요한 남자라고 생각해서 그럴 거예요. 예지의 뜻이 그렇다면 난  남자를 사랑할 거예요."
너무나도 단호했다.

다시 그녀에게 질문을 하려는데, 저쪽에서 인터폰이 울렸다.


예지가 직접 나가서 인터폰을 받았고, 잠시 뒤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온 주은이 들어왔다.

"어서와요. 이름이 주은씨라고 했죠? 영웅씨는 안에 있어요."
주은이 예지를 따라 들어오다가, 한창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고 있는 날 발견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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