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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9화 〉@35. 라인업 - 당신이 거느린 여자가 얼마나 많은 거예요? (269/377)



〈 269화 〉@35. 라인업 - 당신이 거느린 여자가 얼마나 많은 거예요?


"정신차려요."

"왜? 날?"
윤진은 여전히 수빈이 저 나쁜 여자가 아니라 자신을 때린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풀어줄거예요. 하지만 벌써부터 이성을 잃어버리면 곤란해요."
풀어주겠다는 말에 윤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살인은 곤란해요. 나도 저 아저씨도 귀찮은 일에 얽힐 생각은 없으니까."


"하지만..."


"화가 난 건 알겠어요. 우선 잠깐 감정을 가라앉혀요."
수빈은 어린아이를 어르듯 말하고 있었다.


윤진이 잠시 입을 닫았다.
그녀는 확실하게 상하 관계를 인식하고 있었다.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오른 상태에서도 윤진은 이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에 비해 더 높은 서열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물론 미모의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수빈을 어떻게 대하는 지가 중요할 뿐이다.



"착한 언니네요."
수빈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윤진의 뺨을 어루만졌다.

"이제 풀어줄 거예요. 하지만 내가 했던 말 기억하죠?"

윤진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수빈의 어름이 먹힌 모양인지, 흥분이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수빈은 우선 윤진의 다리를 풀고, 뒤로 묶인 손도 풀어주었다.


자유를 찾은 윤진은 우선 아직도 자신의  안에서 돌아가고 있는 로터를 꺼내기 위해 손을 내렸다.

하지만 로터에 달린 손잡이를 잡고 멈칫하고 날 바라보았다.


그것을 제거하는 것까지 허락을 받지는 못한 탓이다.




"그건 그냥 둬요."
수빈이 말했다.

윤진은 선선히 손에서 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을 노리던  과장의 앞으로 다가섰다.



"개같은 년!"
윤진은 여전히 묶여있는  과장에게 달려들었다.


그녀의 뺨을 때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발로 배를 찼다.

수빈이 잠시 어르는 동안 수그러든 것 처럼 보였던 분노는 자신의 목숨을 노린 여자를 보는 순간 다시 활활 타오른 모양이다.




"미안..."
무자비한 폭력을 고스란히 감내하면서도 하 과장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어쩐지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그녀와  스파 클럽에 왔던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하 정미. 그녀는 다른 사람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만큼, 스스로의 생명 또한 자신의 쾌락을 위한 도구로 삼았다.



"흐음..."
수빈은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고있는 그 무참한 폭력을 눈살 한 번 찌푸리지 않고,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 때문이에요?"
수빈이 묻는다.


하 과장의 태도가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하 과장이 고통 속에서도 희열에 빠져있는 원인이 내가 지닌 어떤 능력 때문인지 알고 싶어했다.


"아니. 저게 본연의 모습이야."


"그럴  같았어요. 참 특이한 사람이로군요."



꽤나 특이한 광경이었다.

알몸인 한 여자가 분노에 차서 알몸인 다른 여자를 난잡하게 폭행을 하는데, 정작 맞고 있는 여자는 기뻐하고 있었고, 그걸 지켜보는 다른 여자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보고만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성을 잃고 때리고 있는 윤진이 가장 정상으로 보일 정도였다.

하 과장의 얼굴에선 피가 마구 튀었다.
코에서도 피가 줄줄 흘렀고, 입술도 피범벅이다.

"커억!"
하 과장이 윤진의 발길질에 배를 맞고 숨이 멎는듯한 비명을 질렀다.

"너무 위험하지 않나요? 이젠 말려야겠어요."
여자의 손속이라기에는 너무 심해, 자칫하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수빈이 물었다.


"아니. 괜찮아. 걱정 안 해도 돼."
난 조용히 하 과장과 윤진에게 캐스팅 카드를 사용했다.

액티브 카드 < 치유 >는 캐스팅된 배우에게만 사용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수빈이 보고 싶어하는 하 과장의 본질에 대해서는 충분히 보여주었으니, 이제 뒷처리를 생각해야했다.

그리고도 한참을 윤진은  과장을 무자비하게 구타했다.


저 가녀린 몸으로 그정도의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학! 학!"
그리 체력이 좋지 못한 윤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지쳐서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하 과장을 노려보았다.

"미안."
 과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사과했다.

"씨끄러! 입 닫아! 나쁜년!"
윤진이 하 과장을 노려보며 말했다

"믿었었는데... 넌 믿었었단 말이야."
윤진이 분노에 차 말을 이었다.

"적어도 세상에  사람... 네가 제일... 엄마보다도... 흑!"
윤진이 눈물을 터트렸다.

"허엉!"
윤진이 바닥에 주저앉아 발을 굴렀다.

"나쁜년! 나빠! 너 같은  죽어버려!"
발을 동동 구르며 마구 소리치는 윤진은 마치 다섯 살 아이처럼 보였다.


어쩌면 그녀가 행사한 그 분노는 그녀의 신뢰에 대한 배신감 때문에 터져나온 모양이다.


그리고 지금 윤진의 행동은 액티브 카드 < 표현 >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알고 있었어... 그래서 사실은 자신 없었어... 그래도 미안..."
하 과장이 사과했다.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고, 눈물을 떨구었다.

"거짓말! 입만 벌리면 거짓말이잖아!"
윤진이 악을 썼다.

"나도 알아. 그런 여자인걸... 쿨럭!"
하 과장이 기침을 하며 피를 토해냈다.

"하아... 아무래도 자신이 없는데... 쿨럭!"
꽤나 힘든 모양이다.
어쩌면 내장을 다쳤는지 모른다.


"당신..."
 과장이 날 바라보며 말했다.

"안아줄 수 있어요? 이게 마지막이라면 당신에게 안기고 끝을 내고 싶어요."

"뭐?"
윤진이 깜짝 놀랐다.


"거짓말! 그럴리 없어!"

"그래. 거짓말이야. 그냥 안기고 싶어서 그랬어. 학!"
하 과장은 다시 발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해야지."
난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몸을 풀어 내리고, 침대위에 올려놓았다.


"기분이 어때?"

"최고에요. 아마도 내가 원한 게 이런 거였나봐요."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

"쿨럭!"
다시 기침을 한다.

"미안해요. 이런 추한 모습으로 또 요구를 해서."
그녀는 자신과 섹스를 하기 위해 옷을 벗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다시 사과했다.



"잘 어울려."
주변의 모든 것을 아랑곳 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욕망만을 추구하는 괴물 같은 여자의 최후로 이보다 어울릴 수는 없었다.


이미 아까부터  녀석이 잔뜩 발기해있었다.

난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삽입을 했다.



"흐윽! 최고야!"
하 과장이 즐거워한다.

나도 즐거운 마음으로 어쩌면 스러저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여인의 몸을 즐겼다.


"학! 고마워요. 정말로 멋진 남자야."
하얀 얼굴이 온통 피로 물든 하 과장은 나와의 섹스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일이 세상에 있다는 걸 알았으면, 그럿   했을 텐데."
첫 번째 섹스가 끝나고 하 과장이 숨을 힘겹게 몰아쉬며 말했다.


"후회하는 건가요?"
우리 옆에 다가선 수빈이 물었다.

그녀는  과장의 고통이나 생사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어쩌면  과장이 동정의 여지가 없는 여자라 생각해서일 수도 있고, 어쩌면 수빈도 조금은 비슷한 부분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니. 말도 안 되죠."
하 과장은 수빈의 물음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난 그런 여자였고, 그런 삶을  의지로 선택했어요. 단지 이 멋진 사람이 내게 주는 쾌락은 지금까지의 내 삶을 전부 부정할만큼 대단하다는 의미에요."


"그건 맞아요."
수빈도 동의했다.

"당신도 무척 멋진 사람이네요. 좀 더 알았으면 좋을텐데..."


"나도 당신에 대해서는 궁금한 게 많아요. 그러니까 우리 앞으로는 서로를 알아가도록 해요."


"아무래도 힘들 거 같은데요? 쿨럭!"

"뭐야? 진짜로 힘든 거야?"
윤진이 두려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야. 난 그렇게까지는..."
윤진은 나와 하 과장과 수빈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말했다.


수빈의 지시를 거역한 것이, 그리고 날 위험에 빠트린 것이, 그리고 아무리 분노에 차올랐어도 하 과장을 죽음에까지 몰아넣으려 한 것은 아니라는 심정을 고스란히 말해주었다.


"미안해.  잘못이 아니야. 나. 그러니까 신경쓰지마. 쿨럭!"
하 과장은 윤진을 바라보며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죽지마! 나쁜년아! 넌 내가 두고두고 평생 갚아줄 거란 말이야! 흑!"
윤진이 울먹이며 말했다.

"미안. 그래.  말이 맞는데 말이야... 하아... 하아..."

"걱정하지 말아요."
수빈이 말했다.


하 과장이 약간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이 남자가 괜찮다고 했어요. 그러면 괜찮은 거예요."

"아아... 당신의 믿음이 내 그것보다 훨씬 더 단단하군요. 배워야겠어요."


"배우고 말고 할 거 없어요. 그냥  사람이 말하는 걸 잘 보면 되요. 진지하게 말한다면, 뭐든 믿어도 돼요. 이 남자는 진짜로 뭐든   있으니까요."

"정말 안 죽는 거죠?"
윤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물론이지.  힘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할만큼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사실은 윤진의  문제가 아니다.


설정 카드 < 성역 >
- AV 마스터와 성관계를 맺은 배우는 AV 마스터에게 어떠한 종류의 위해도 가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결코 내가 위험해질 행위를 하지 못한다.

그녀가 허락을 받았다해고,  과장은  소유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 소유물을 망가트리는 것은 내게 위해를 가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폭력이라는 것은 기껏 여기 있는 사람의 쾌감에 도움이 될 정도가 전부이다.


그러니까  과장이 꽤나 심각해보여도,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것이 내 추측이다.




"죽지마..."
윤진이 하 과장에게 풀이 죽은 말투로 말했다.


"넌 내가 죽을 때까지 괴롭혀줄 거야."
복잡한 표정으로 하 과장을 내려보는 윤진의 몸을  과장의 옆에 뉘였다.


AV 메이킹을 끝내려면 최소한도의 시간이나, 섹스가 필요하다.


이번 영상이 출시할 정도의 퀄리티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분량은 채워야했다.



"진짜 대단한 남자에요."
윤진과의 섹스를 지켜보며 수빈은 칭찬인지 비웃음인지 모를 소리를 했다.

"고마워."
하지만  대충 칭찬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도 할래요."
윤진과의 섹스가 끝나자, 수빈이 옷을 벗으며 말했다.


"보고 있으니까 막 달아올라 참을 수가 없어요."


아직 수빈을 캐스팅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녀가 느끼는 쾌감은 본연의 것이다.


역시 이 아이도 범상치는 않아.


하고 싶다면 캐스팅을 하도록 하자.

"무얼 보고 있을 때부터란 말이지?"
그녀가 언제부터 흥분했을지 궁금했다.

"처음부터요. 당신을 위해 완벽하게 봉사할 준비가 된  여자를 보니까 밑에서부터 그 기이한 열기가 막 올라오더군요."
수빈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의 상태를 설명했다.


"그리고 폭력... 어째서 폭력이 성욕을 불러일으킬까요? 학!"
정말로 잔뜩 달아오른 모양이다.


내 손길이 닿자마자 그녀는 곧바로 반응을 보인다.



"당신... 최고야."
수빈이 웃으며 날 받아들였다.


수빈과의 섹스가 끝나고, AV 메이킹을 종료했다.

하 과장의 상처와 윤진이 폭력을 행사하며 스스로 입은 상처가 전부 치유되었다.



지금까지 고통스러워하던 하 과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진짜 또 속인 거야?"
윤진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하 과장이 이번에도 정말로 자신을 속였다고 믿은 모양인지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조금은 안도하는 것도 같았다.


"미안. 네가 너무 순진해서 그래. 다음번엔 속지마."
 과장은 흐느끼고 있는 윤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무래도 그녀 또한 자신의 상처가 회복된 것에 대해 그리 대단치 않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설정 카드 < 대체기억 >
- AV 메이킹이 종료된 이후 메이킹에 관련된 모든 대상은 메이킹 기간 동안의 불가해한 사건들을 납득할 수 있는 상황으로 대체해 기억하게 됩니다.


하 과장은 특히 더할 것이다.

스스로도 죽을지도 모른다 생각할만큼 고통스러웠는데, 순식간에 그 고통이 사라져버렸다면, 쉽게 납득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흐음... 그렇군. 굉장한 능력이에요."
하지만 수빈은  바라보며 내가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혹시 거의 죽어가는 사람에게도 가능한 거예요?"
그래. 알고 있다.


그녀에게는 설정 카드 < 대체기억 >이 통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는 하 과장의 치유가 불가해한 일로 생각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쩌면 정말로 그녀의 지성은 내가 지닌 힘을 낱낱이 밝혀내고야 말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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