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6화 〉@34. 온천 이야기. 불순, 비도덕한 욕망이 휘몰아치던 밤에
캐스팅 카드로 여배우가 되어버린 그녀가 지금까지나마 버틴 것이 용한 셈이다.
"후우... 대단하네 저 커플..."
반 팀장이 어색하게 말했다.
"부럽지?"
"응."
반 팀장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영웅씨 그거... 진짜 크더라."
그리고 잠시 뒤에 다시 그 거대한 물건을 거론했다.
"진짜 어지간히 하고 싶은가 봐?"
"그러게... 나도 몰랐네. 내가 이럴줄을..."
반 팀장은 너무나도 솔직하게 자신의 속내를 꺼내놓는 스스로에게 깜짝 놀랐다.
하지만 술기운인가보지 하며 그냥 넘기기로 한다.
그렇지 않아도 벽을 넘어 들려오는 여자의 비명에 가까운 신음에 머리가 아찔 아찔 하다.
도대체 얼마나 좋으면 저러는 걸까?
부럽기도 하고 슬며시 질투도 난다.
내가 그 나은이라는 여자 대신 저기 누워있다면...
뭐. 딱히 내가 못난 건 뭐야.
음...
나이가 다섯 살은 많을 거고...
가슴은 내가 훨씬 더 크고...
몸매는 그쪽이 낫고...
얼굴이야 딱히 어디서 꿀린다는 생각해본 적 없으니...
대략... 조금 밀리는구나.
아이. 참. 다섯 살만 어렸으면...
아니. 세살이라도 좋아...
반 팀장이 상념에 빠졌다는 것을 정 팀장은 금세 알아차렸다.
지금 그녀는 그 거대한 물건을 자신의 몸안에 넣고 있는 상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은 정 팀장도 마찬가지였다.
나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정 팀장은 반사적으로 욕정에 빠져버렸다.
마치 길들여진 강아지 같아...
신음 소리만 들어도 그게 생각이 나.
아니. 그 여자들 얼굴만 봐도 그래...
심지어 자신을 괴롭히는 디자인 팀의 주은의 목소리만 들어도, 정 팀장은 아래가 젖어버린다.
육욕의 노예.
그녀 스스로 자신을 그렇게밖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었다.
왜 이렇게 된 거지? 한때는 그런 회한에 빠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고민 이제는 너무나 덧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그 지독한 덫에 빠져 노예 신세가 되어버렸지만, 노예 짓의 대가로 받는 쾌락은 그녀가 때때로 떠올리는 자괴감을 아주 가볍게 상쇄시켜버리고도 남았다.
정 팀장은 욕망에 빠져들고 있는 반 팀장을 바라보았다.
한동안 수다를 떨던 그 여자는 어느새 말을 잊은 채 벽 너머로 들려오는 야릇한 소리에 완전히 빠져있다.
슬슬 지시받은 행위를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다.
과연 자신이 그걸 해낼 수 있을까?
살짝 의심이 들었다.
그의 다른 여자들과 그런 짓을 하는 거야 별 대수로울 것도 없다.
정 팀장 자신과 마찬가지로 다들 욕망에 사로잡힌 짐승들이니까 기꺼이 어떤 행위라도 할 터이다.
하지만 반 팀장은 그냥 평범한 여자인데...
조금 걱정은 들었지만, 정 팀장에게 거부권 따위 없었다.
정 팀장은 벽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무는 반 팀장의 곁으로 다가갔다.
반 팀장은 기다지 신경도 쓰지 않는다.
"자기 진짜 달아올랐나봐."
정 팀장이 반 팀장의 어깨를 가볍게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 순간 정 팀장은 이 행위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신이 흥분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어이없었다.
하다하다 이제는 이런 것으로까지...
무슨 발정난 암캐도 아니고...
하지만 무슨 상관이랴.
그 끔찍한 쾌락에 빠질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 남자가 원한다면 뭐든지...
"오빠! 학! 내 안이 가득 차요! 흐윽! 죽을 거 같아요"
나은의 목소리가 방안을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누워있는 도연은 한손으로는 입을 막고, 다른 한손으로는 정신없이 그곳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녀도 사실은 몇 번 정도 가벼운 신음을 내뱉었지만, 나은은 모르는 척 했고, 도연은 나은이 정신 없는 모양이다 생각하는 듯 했다.
"오빠! 학!"
나은은 오늘따라 날 부른다.
'오빠!'
그리고 도연도 입술로 날 부른다.
두 여자는 서로를 속이고 있었지만, 서로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었다.
어쩌면 그런 면 때문에 서로 그렇게 친한 사이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흑! 너무 좋아요. 오빠!"
나은은 진심이다.
아무리 눈을 가리고 있어도, 바로 옆에 누군가 누워 몸을 움직이는 것을 모를 수 없다.
난 손을 뻗어 도연의 가슴을 주물렀다.
도연이 기뻐 날뛴다.
"흑! 하악!"
나은도 그걸 눈치챘나보다. 톤이 좀 더 높아진다. 변태 같은 여자.
도연이 내 손을 잡고 아래로 내렸다.
자신의 그곳을 직접 만져달라는 요청이다.
손가락 하나를 그곳에 넣는다.
도연의 눈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곳에서 빼서 나은의 입에 넣었다.
나은은 내 손가락이 어떤 이유로 젖어있는지 잘 알고 있으면서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빨아들인다.
도연이 기뻐 미치려한다.
"뭐 해..."
반 팀장은 정 팀장의 손길이 너무 야릇하다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엔 어깨를 부드럽게 문지르는 것 같더니, 점점 아래로 내려와 수영복 사이를 파고들어 가슴을 만지고 있다.
평소의 그녀였다면 소스라치게 놀라 화를 내었을 것이다.
옷 밖에서 장난으로 가슴을 만지는 것과, 지금처럼 옷 안으로 손을 넣어 그렇게 주무르는 것은 전혀 다른 상황이다.
더군다나 정 팀장은 마치 남자처럼 그녀의 가슴을 아주 지긋이 어루만지고 있었다.
마치 남자의 손길처럼...
반 팀장은 어째서인지 그 손길을 거부할 수 없다.
"지혜씨..."
정 팀장의 손가락이 자신의 젖꼭지를 잡고 살며시 돌려오자, 반 팀장은 얼굴이 화끈거려오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 돼..."
반 팀장은 고개를 돌려 정 팀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정 팀장의 얼굴이 홍조로 물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장난이 아니었다.
어째서인지 이 여자 욕망에 휩싸여있다.
마치 자신처럼...
"이러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정 팀장의 입술이 반 팀장의 입술을 덮었다.
반 팀장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열었다.
정 팀장의 혀가 자신의 입안으로 들어올 때, 반 팀장은 마치 새로 사귄 남자 친구에게 기습이라도 당한 것처럼 설래는 마음이 들고 있다 생각했다.
"오빠! 좋아! 흑! 너무 좋아! 어떻게 해!"
벽 너머로 들려오는 나은이란 여자의 신음은 오히려 점점 커져만 가는 것 같았다.
오늘은 이상한 날이야...
반 팀장은 스스로 이성을 포기했다.
여자와 키스를 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남자와 할 때와는 달리 배려심이 느껴졌다.
정 팀장은 혀를 반 팀장의 입안에 넣은 채, 손으로 반 팀장의 수영복을 벗겨내렸다.
아... 이건 아닌데...
반 팀장은 정 팀자의 손길을 느끼며 무언가 크게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여전히 저항하고 싶은 생각 따위 하나도 들지 않았다.
좋았다.
저쪽에서 들려오는 그 여자의 신음을 듣고 있으니, 어쩐지 자신의 옷을 벗기고 있는 것이 그 남자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랬다.
그녀는 무척이나 원하고 있었다.
이미 육욕이 머리끝까지 차올라 누구의 손길이라도 반가울 지경이었다.
정 팀장은 어렵지 않게 반 팀장의 수영복을 벗겨내렸다.
그리고 손을 아래로 가져가 반 팀장의 음부를 더듬기 시작한다.
"흑!"
다른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자, 반 팀장의 몸은 바로 반응했다.
"안... 돼..."
정 팀장에게서 입을 떼고, 저항을 표시하는 반 팀장의 목소리에는 아무 힘도 없었다.
"잔뜩 젖어있잖아."
정 팀장이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거긴... 학!"
반 팀장은 정 팀장의 손가락이 그곳으로 들어가는 순간 미친듯이 올라오는 쾌감에 몸을 떨었다.
어째서 여자의 손길에 이렇게 느껴버리는 걸까?
"좋아?"
정 팀장이 물었다.
"흑! 아니... 이건..."
반 팀장에게 남아있던 아주 실날같은 이성은 그녀에게 저항하라 소리쳤다.
"젖꼭지도 서있어."
정 팀장이 다른 손으로 반 팀장의 젖꼭지를 살짝 쥐었다.
"그건 자기가... 자기가... 하윽!"
반 팀장은 점점 더 커져가는 쾌감에 몸도 마음도 허물어져 가는 것을 느꼈다.
이대로라면... 정말로 완전히 무너질 거 같았다.
"그만... 이제 그만..."
정 팀장을 바라보며 마지막 남은 이성을 쥐어짜며 반항해보았다.
"영웅씨 자지가 들어가면 좋겠지? 여기?"
정 팀장이 미소지으며 반 팀장의 그곳을 손가락으로 벌렸다.
"하으윽! 앙!"
그 순간 반 팀장은 자신이 더는 저항할 수 없다는 것을 느껴버렸다.
그랬다.
지금 그녀는 자신의 음란한 곳을 더듬는 손길을 그 남자의 그 커다란 물건이라 상상해버리고 말았다.
"서희씨 보지에 영웅씨 자지가 쑥 들어가면 좋겠지?"
정 팀장은 일부러 짓궂게 질문을 반복했다.
"흐응..."
"어쩌나? 영웅씨는 옆 방에서 나은이 보지를 쑤시고 있는데?"
"하앙!"
반 팀장은 자신이 마치 칭얼대는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은 자극을 원했고, 정 팀장은 그녀가 원하는 그 자극을 선사해주었다.
"내가 대신 즐겁게 해줄게."
"으응... 학!"
반 팀장은 이제 정 팀장의 손길이 고맙게 느껴졌다.
정 팀장은 이제 거침없이 반 팀장의 몸을 쓰다듬었다.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꼬집고, 입술에 키스를 하고, 음부를 간지럽혔다.
"하으응..."
반 팀장은 즐기고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놀라고 있었다.
어째서 여자의 손길이 이렇게도 감미로운 걸까?
어째서 자신은 여자의 손길에 이렇게도 기뻐하는 걸까?
"남편이랑 할 때보다 좋아?"
정 팀장이 물어온다.
"좋아. 학! 지혜씨... 왜 이렇게 잘해? 혹시 바이야?"
약간 남아있는 이성이 그런 의문을 품었다.
"아니. 나 남자 자지가 좋아. 그것도 아주 커다란 것이. 학!"
정 팀장은 그 거대한 물건이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을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한다.
사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아니 수십 번은 그걸 생각한다.
머리가 아니라 몸이 기억한다.
그곳이 찢어질 것 같이 밀고 들어올 때면, 세상 그 무엇도 상관없었다.
"근데 왜? 흐윽..."
"지금은 그 커다란 자지가 없으니까. 지금 내 옆에 있는 건 서희씨뿐이잖아? 그러니까 우리끼리 즐겨. 더이상 묻지 말고."
"응. 하아아... 아아! 왜 이렇게 좋은 거야? 흐윽! 미칠 거 같아..."
"자기 나랑해서 느껴버리면 이제 남편이랑은 어떻게 해?"
"몰라. 학! 그런 거... 흐윽! 이렇게! 이렇게! 아앙!"
순간 반 팀장은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는 이 쾌감이 진짜 섹스의 즐거움이라는 사실을 이해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그녀가 느껴왔던 그 느낌은 무엇이었을까?
아아...
그랬다.
그건 그냥 쾌락의 입구에 불과했을 뿐이다.
진짜 쾌락은 이런 거였구나...
어쩐지 반 팀장은 지금까지 살아온 30년 남짓한 세월이 아까워졌다.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이런 즐거움이라면 굳이 남자였을 필요는 없다.
"하악!"
반 팀장이 몸을 휘었다. 정 팀장의 손가락이 그녀의 안으로 깊숙히 들어갔다.
정 팀장은 반 팀장의 질 안을 헤집던 손가락을 꺼내 자신의 입에 넣었다.
"학! 아아..."
반 팀장은 정 팀장의 그 모습이 너무나 고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정 팀장이 손가락을 입에서 빼고 반 팀장에게 물었다.
"응."
이젠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말할 수 있었다.
이렇게 좋은데 어떻게 거짓말을 해?
정 팀장이 흐뭇하게 웃으며 허리를 숙이고 반 팀장의 가슴을 입에 물었다.
"아! 아응!"
처음엔 이빨로 깨물어 아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뒤를 이어 여지없이 밀어닥치는 쾌감에 반 팀장은 몸을 떨었다.
"흐윽! 흑! 어떻게! 흐으윽!"
누군가가 그녀의 젖가슴을 빨고, 이빨로 깨문 것이 그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렇게 많다고는 못해도,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 전 반 팀장은 몇 번 쯤 연애를 해보았다.
제법 괜찮은 외모에, 그렇게 멋진 가슴을 지닌 반 팀장에게 남자들이 꼬이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그녀가 겪었던 모든 남자들이 그녀의 가슴에 탐닉했다.
어쩌면 그녀 자신보다 그녀의 그 커다란 가슴을 더 좋아했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 두 가지를 분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들의 가슴에 대한 집착은 반 팀장에게 그런 생각을 고착시켰다.
하지만 그 어떤 남자도, 가슴을 만지고 빨고 깨무는 행위로 반 팀장에게 쾌감을 선사해주지는 못했다.
그건 지금의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남자들은 늘 자신의 욕망에만 충실했다.
내키는대로 주무르고, 내키는대로 빨고, 욕망을 참지 못하면 반 팀장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깨물어 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