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9화 〉@33. 내 주변의 여자들이 전부 음란한 것은 모두 내 탓이다.
뒤를 이어 다른 여인의 소리가 들려왔고, 또 다른 여자도 입을 열고 신음을 내뱉었다.
"학! 미친 것들..."
이슬은 이곳에 모여있는 인간들이 하나라도 정상일 리는 없다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꼴을 보기 위해 일부러 자리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것도 이렇게 고급스러운 스파 클럽에 비밀리에 만들어놓은 극장에서 말이다.
아마도 저 사람들은 자신의 이런 행위를 보기 위해 큰 돈을 지불하고 찾아온 변태같은 인간들인 모양이다.
그리고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자는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다.
그녀는 돈 많고, 정신 나간 변태들에게 던져진 희생양이다.
아마도 그녀가 처음은 아닐 것이다.
이곳은 이런 종류의 쇼를 위한 비밀스럽고 변태스러운 부자들의 놀이터이다.
그렇다면...
그 변태들이 원하는 쇼가 단지 이런 자위로 끝이 날까?
아니. 그럴리 없다.
점점 더 강렬한 것을 원할 것이다.
"흐으윽!"
강렬한 무언가를 머리에 떠올리자, 이슬은 자신의 몸이 느끼는 쾌감이 더욱 커져버리는 것을 느꼈다.
"학! 안 돼..."
비참한 현실.
부자들의 성노예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
무언지는 모르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행위를 사람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고 있는 스스로를 생각하면 점점 더 기뻐진다.
"흐윽... 마음대로 해..."
이슬은 이제 자신이 이 쾌락 앞에 도저히 달아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그 아무리 지독한 행위라도 정말로 기쁘게 받아들이고야 말 겠다고 마음먹는다.
수빈에게 선물을 준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모양이다.
그건 일종의 답례였다.
수빈은 자신의 쾌감을 이해하기 위해 혼자서 아주 다양한 실험을 해본 모양이다.
성인숍에 가서 도구를 사고, 자신의 몸에 실험을 해 보았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전부 영상 기록으로 남겼다.
어디까지나 분석을 위한 것이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수빈의 실험은 그녀 혼자서는 그리 대수롭지 않은 쾌감을 느낄뿐이라는 결과를 남겼다.
뭐. 학구열에 불타오르는 아이이니, 충분히 이해가 간다.
수빈은 자신의 그 연구심이 남긴 결과물을 내게 선물로 주었다.
난 그녀에게 받은 영상들에 아주 큰 감동을 받았다.
진지한 표정으로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자신의 몸을 연구하고 있는 수빈의 모습은 내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그 어떤 성인물과도 비교할 수 없이 매혹적이었다.
특히나 그녀처럼 아름다운 여인이 그렇게 음란한 행위를 하고 있는 영상은 정말 세상에 보기 드문 장면일 것이다.
정말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이다.
하지만 그걸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생각도 없다.
아마 내가 죽을때까지 보관할 보물 1호로 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그런 멋진 선물을 받았으니, 나도 그녀에게 적당한 보답을 해야했다.
그래서 보내주었다.
이제 막 내 마수에 걸려든 이슬을 마음껏 관찰하면서 내 비밀을 풀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어디까지나 그녀가 절대 내게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기에 그럴 수 있었다.
그녀는 내게 얻을 수 있는 쾌락 때문에, 그리고 나에 대한 호감 때문에라도 내 모든 비밀을 알아내어도 결코 내게서 멀어질 수 없을 것이다.
수빈이 스파 클럽에서 자신의 궁금증을 푸는 동안, 난 지연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물론 지연에게 받은 선물도 수빈에게 받은 선물에 못지 않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지연은 내가 자신이 찍어온 영상을 즐기는 것에 크게 만족했다.
이미 그녀에게 세상의 어떤 윤리나 도덕 따위 아무 의미도 없는 모양이다.
더군다나 오늘 내가 그녀에게 이런 행위에 대해 제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약까지 받았으니, 지연은 아마 긴고아가 풀린 손오공처럼 날뛰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난 이 귀여운 난동꾼이 날 위해 또 어떤 짓을 할 지 은근히 기대를 하게 되고 말았다.
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그 여자들을 길들이는 만큼이나, 나 또한 그녀들에게 길들여지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관계가 그렇다.
사실은 어떤 관계라도 일방적일 수만은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걸 받아들인다.
아주 소수만이 즐기는 사도 마조히즘의 관계에서도, 사실은 S 성향보다, M 성향이 주도권을 쥐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말이다.
난 내 여자들이 각자 나름의 성향에 맞는 쾌락을 찾아가길 원하고, 그녀들이 즐기는 쾌락을 향유할 생각 뿐이다.
"그런데 나도 아저씨 집에 가보고 싶어요."
늦은 시간 갑자기 지연이 자신의 소원을 말했다.
날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것처럼, 그녀도 내 삶의 일부를 엿보고 싶은 모양이다.
"그래. 편할 때 함께 가보자."
"근데 거기가면 아저씨가 숨겨놓은 여자들이 잔뜩 있는 거 아니에요?"
"아니. 그럴리가. 내가 사는 집에 찾아올 여자는 없어."
지금까지는 보라가 밤마다 찾아왔지만, 이제 그녀는 다시는 그 동네에는 발을 디디지 않을 것이다.
"진짜요?"
지연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내게 자신의 친구들의 알몸을 보여줄만큼 개방적이면서도, 내 다른 여자들에 비해 특별한 위치를 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기뻐하고 있었다.
"응. 너뿐이야."
그녀에게는 작은 것이라도 특혜를 주고 싶었다.
"나 때문에 억지로 그럴 필요는 없어요."
지연은 조금 쑥스럽게 웃었다.
그런 지연이 너무 사랑스러워 난 다시 그녀의 몸을 안았다.
- 영상물 AVM-001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그날밤 다시 정산의 시간이 돌아왔다.
지금까지 한 번 이상의 정산을 받았던 AVM-001에서 AVM-032까지의 작품 수익은 모두 18억 9천만 원.
매주 적어도 서너 개의 새로운 영상이 추가되고 있으니 정산 금액이 늘어나는 것이 당연했다.
레이블의 인지도가 높아져, 초기작도 꾸준히 나가고 있다.
- 영상물 AVM-033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도연의 남자 친구의 눈을 피하며 찍은 Ntr물은 1억 3,2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 영상물 AVM-034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도연이 자신의 새로운 욕구에 불복해 나와 관계를 맺으며 남자 친구와 영상은 1억 1,200만원의 매출이 나왔다.
AVM-033과 연작 성격의 작품이기에 각각으로 보면 그리 높지 않은 매출이지만, 수익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으니 상관은 없다.
- 영상물 AVM-035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윤진의 결혼식날 찍은 결혼식 Ntr물은 1억 7,200만원의 매출이다.
- 영상물 AVM-036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하 과장과 함께 스파에서 찍은 영상은 1억 2,6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 총 수익은 24억 4,500만 원입니다.
이번에는 모두 4개의 새로운 영상이 출시되었기 때문에 8편이나 되는 지난번에 비해 총매출이 작았다.
그래도 겨우 열흘에 올린 매출이다.
그리고 지출은 얼마 되지 않는 개런티가 전부이다.
물론 이번엔 지연의 친구들에게 꽤나 많은 돈을 썼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다.
지연이 아니고서야 누가 내게 그런 멋진 순간을 줄 수 있을까?
"저기. 자기 반 팀장 알지?"
정 팀장이 불현듯 물어왔다.
"CS팀 팀장님 말이죠?"
왜 갑자기 이 여자가 반 팀장에 대해 묻는 걸까?
"혹시 반 팀장이랑 무슨 일 있어?"
"무슨일이요?"
있기야 하지만, 반 팀장이 그날 일을 기억하고 있을 리는 없고...
"아니. 점심을 같이 했는데, 그 여자가 자꾸 자기에 대해서 물어보잖아. 괜히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는게... 영..."
정 팀장의 얼굴을 보니 무척이나 불쾌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제서야 대충 짐작이 갔다.
반 팀장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지하 감옥에 갇혀 나와 섹스를 했다.
그날 반 팀장은 그 격렬하고 난폭했던 섹스로부터 적지 않은 쾌감을 느꼈었다.
그리고 그녀가 느낀 그 쾌감은 고스란히 나에 대한 호감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반 팀장이 내가 소속된 팀의 팀장인 정 팀장에게 나에 대해 그렇게 캐물은 이유는 아마도 그녀가 가진 호감 때문일 것이지만, 반 팀장 자신은 어째서 그녀가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근데 희안한 일도 다 있더라. 반 팀장 얼마전에 자기 차 안에서 봉투를 발견했는데, 그 안에 오만 원 짜리가 잔뜩 들어있었다더라."
"그래서 반 팀장이 뭘 물어본 건가요?"
"별 건 없고, 그냥 자기 성격이라든지, 좋아하는 건 뭐냐는 둥. 꼭 학교 다닐 때 자기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슬쩍 조사하는 애들 있잖아. 그런 느낌이었어. 아무래도 맞겠지? 반 팀장 영웅씨한테 관심있는 거 같아."
"흐음..."
"근데... 자기도 혹시 반 팀장한테 관심 있어?"
정 팀장이 슬쩍 떠본다.
"반 팀장이 나랑 비슷하니까 영웅씨 보다 연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인물 그만하면 나쁘지 않고, 몸이 꽤 좋잖아..."
"내가 관심이 있다면 어떻게 하려고요?"
"나야... 자기... 좋아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으니까..."
그건 물어볼 필요도 없다.
그녀는 지금 벌거벗은 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내 발을 핥으며 이쁨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근데 여자를 또 늘릴 거예요?"
옆에 앉아 허리를 숙이고 내 물건을 입에 물고 열심히 장난치고 있던 주은이 한 마디 했다.
"도대체 지금 회사에서 당신이 건드린 여자가 몇 명이나 되는 건지 알기나 해요?"
주은이 삐죽거리는 이유는 뻔하다.
주변에 여자가 늘어날수록 그녀에게 돌아오는 파이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주만해도 나은의 청부를 해결하느라, 주은은 거의 뒷전이었다.
아무리 바빠도 내가 늘 신경쓰는 사람은 지연과 수빈, 그리고 지아 정도 뿐이다.
다른 여자들이야 어디까지나 내 편한대로 마음이 동하면 만나는 것 뿐이다.
주은도 그걸 모르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감추려해도 감정은 드러날 수밖에 없다.
"몇 명이나 되는데?"
정 팀장은 혹시 자신이 모르는 여자가 또 있는지 궁금한 모양이다.
"당장 정 팀장님, 나, 나은씨, 그리고 도연씨하고도 그런 거죠? "
주은은 눈치가 빠른 여자였다.
늘 나은과 도연과 함께 점심을 같이 먹다보니, 모르기 힘든 모양이다.
"도연씨? 비키니 팀 이쁜 애?"
회사에 사람들이 많아도 도연처럼 눈에 띄는 여자는 누구나 기억하기 마련인 모양이다.
"둘이 몰래 몰래 눈이 맞는 거 모르는 줄 알아요?"
"숨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모른척 해줬으면 좋겠어."
도연과의 유희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그 사실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 곤란하다.
도연도 꽤 조심하려 노력하는 것 같았지만, 주은의 눈을 피하지는 못했다.
"알았어요."
내 말을 들은 주은도 정 팀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영민씨 불쌍하다..."
주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영민? 유미팀 영민씨?"
정 팀장이 물었다.
"영민씨랑 도연씨랑 사귀는 사이에요."
"아아..."
정 팀장이 탄식했다.
"진짜 나쁜 사람이야. 왜 꼭 남자가 있는 여자를 건드리고..."
주은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세상에 이쁜 여자들은 전부 임자가 있으니까. 남자 친구든, 남편이든 없이 혼자인 여자 보다는 상대가 있는 여자가 더 매력적인 건 당연하지 않아?"
"진짜 뻔뻔해요. 당신. 당하는 사람 생각은 조금도 안 하는 거죠?"
주은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고 보면 그녀 또한 그런 희생자 중 하나였다.
주은과 그녀의 남자 친구는 나 때문에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다.
난 때때로 주은이 눈이 붉어져 있는 이유가 그날의 아픔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아마도 나와 만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행복했을 것이다.
"그래서 싫어?"
손가락으로 주은의 코를 어루만지며 물었다.
"하아... 누가 싫대요? 그냥..."
주은이 한숨을 내쉬었다.
"막 어떨 때는 얄미워 죽겠는데... 하아... 왠지 때리지도 못하겠고... 진짜 속상해..."
그녀는 짜증이 난다는 표정으로 발로 정 팀장의 가슴을 마구 밟았다.
정 팀장은 그런 취급을 받으면서도 조금도 불쾌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그녀 또한 길들여진 모양이다.
난 주은에게 정 팀장의 소유권을 주었다.
그리고 주은은 시간이 날 때마다, 정 팀장을 괴롭히며 즐거워한다.
이러다가 그녀에게 가학적인 취향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
나쁘지는 않다.
정 팀장에게도 피학적인 취향이 생겨나는 것 같으니, 서로에게 잘 된 일이지.
정 팀장은 내 발에서 입을 떼고, 이번엔 주은의 밟을 핥기 시작했다.
거대한 가슴을 가진 벌거벗은 여자가 바닥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니 무척이나 보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