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36화 〉@31. 7개의 미션. - 서울 시내에 출몰하는 G컵 변태 (236/377)



〈 236화 〉@31. 7개의 미션. - 서울 시내에 출몰하는 G컵 변태


메일 하단의 사진들을 확인한 이슬의 얼굴이 급격하게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씨발..."
이슬은 자신도 모르게 거칠게 욕설을 내뱉었다.


이걸 사라고? 사서 뭘 하라고?


하! 어이가 없네.

이슬은 잔뜩 화가 나서 테이블에서 일어났다.

"맛있게 드셨어요?"
그때 어떤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혹시 이 남자인가?

이슬은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나이는 이십대 후반 정도, 제법 멀쑥한 얼굴이다.


너였어?

"마라탕을 너무 맛있게 드시더라구요. 예의가 아닌 건 알지만 너무 멋진 분이라 참을 수가 없네요. 아 참. 난 김훈..."
남자가 자신을 소개했다.

이슬은 바로 알아차렸다.


그자가 아니다.



"뭐야. 씨발."
그렇지 않아도 잔뜩 화가 나 있던 상태라, 거침없이 욕설이 튀어나왔다.

"네?"
자신의 이름을 전부 말하지도 못하고, 욕설을 들어버린 남자는 당황해서 되물었다.

"재수가 없으려니. 씨발."
이슬은 그 남자를 비켜 카운터로 걸어갔다.

"뭐 저런 여자가 다있어?"
어이없이 욕을 먹은 남자가 뒤에서 한 마디 했다.


그리고 주변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키득거리고 있었다.


"이봐요."
자존심이 상한 남자가 이슬에게 다가서며 다시  마디 했다.


어떻게든 추락한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이슬은 남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계산을 마쳤다.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섰을 때에는 이슬은 벌써 가게 문을 열고 있었다.

"이봐요. 사람 말이 안 들려요?"
남자는 자신을 무시하고 나가려는 이슬의 어깨를 잡았다.

"꺄아!"
이슬이 비명을 질렀다.

"성추행이다!"
이슬이 고개를 돌리며 남자에게 마법의 단어를 내뱉었다.


"억!"
남자는 짧은 비명을 터트리며 얼어붙었다.



아차!
남자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지금은 이런 행동으로도 얼마든지 지옥에 떨어질  있는 시대이다.


"아. 아니. 그게 아니고..."
남자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꺼져. 씨발. 좆같이 생겨가지고."
이슬은 그렇지 않아도 잔뜩 나있던 화를  남자에게라도 풀어보려 했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겐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아뇨. 그런 게 아니라."
남자의 얼굴이 붉어졌다.
여자의 주장만으로도 충분히 불리하다는 사실을 너무나  알고 있었다.

"재수 좋은 줄 알아."
이슬이 성큼 발을 옮기고야 남자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씨발. 똥 밟았네."
이슬이 저 멀리 사라지고서야 남자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몸을 돌린 남자는 식당안의 사람들이 전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니. 저 정말 아무것도  했어요."
남자는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어 항변했다.


순간 그는 깨달았다. 방금전의  사소한 해프닝이 정말로 끝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혹시라도 그녀가 그대로 신고라도 한다면?


갑자기 정신이 아찔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증인이 되어줄 것이다.


하지만 누가 그의 편을 들어줄까?


어떻게 하지?





이슬은 그 남자에 대한 일은 금세 머리에서 지웠다.

빨리 지정한 장소로 가서 시킨 일을 해야했다.

그리 먼 곳은 아니다. 대략 10분 정도의 거리.

그녀는 부지런히 발을 놀렸다.

이슬이 도착한 곳은 성인샵이었다.


그녀는 화끈거리는 얼굴로 지정된 물건을 찾았다.

로터가 하나.
딜도가 하나.
보기만 해도 끔찍한 플러그도 하나.
그리고 러브젤도 하나.


급하게 계산을 하고 주인에게 화장실을 물어보았다.

계산한 물건들을 들고 성인샵 2층의 화장실로 올라가다가, 마음을 바꾼 이슬은 그곳을 나와 다른 건물을 찾아본다.


혹시 몰라. 이 성인샵의 주인이 협박하고 있는 바로 그놈일 수도 있어.


그렇다면 화장실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놓았어도 이상하지 않아.

그러면 자신은 또다른 약점을 상대에게 내주는 셈이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걸어가면서도 혹시 누가 쫓아오지 않는지, 누군가가 그녀를 지켜보는지 연신 주위를 살펴본다.


언제나처럼 그녀에게 눈길을 주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녀는 그 모든 사람이 의심스러웠다.



화장실은 금세 찾았다.

화장실로 들어간 이슬은 문을 닫고, 방금 사온 봉투를 열고 로터를 꺼냈다.



"씨발. 씨발. 어쩌지?"
그걸 꺼내 들고 이슬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걸 집어넣으라고?


말도 안 돼.


흑!
갑자기 눈물이 터져나왔다.

그냥 버릴까?

내가 이걸 착용했는지 어떻게 알아.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이슬은  끔찍한 물건을 도저히 자신의 몸안에 집어넣을  없었다.

툭!


그녀의 손에서 애널 플러그가 떨어져 변기 옆의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따릉!
갑자기 전화기가 울렸다.

뭐야?

깜짝 놀란 이슬이 스마트폰을 꺼냈다.



발신인 BlackMailList

네 번째 미션 실패.

지시에 따르지 않았습니다.


★이 하나 차감됩니다.


쓰레기통에서 지시한 아이템을 꺼내서 미션을 진행하세요.


시간 내에 지시를 이행하지 않으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씨발! 뭐야!"
이슬은 화급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디서 보고 있는 거야?

혹시 여기에도 카메라를 설치해 놓은 거야?

그게 아니라면 이 좁은 화장실에서 그녀가  행동을 어떻게 알아차린단 말이야?


하지만 어떻게?

내가 여기에  걸 어떻게 알고?

혹시라도 카메라가 숨겨져 있을까봐, 일부러 조금 떨어진 곳까지 걸어왔다.

설마  때문에 주변 모든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기라도 한 거야?

순간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미친놈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허엉!"
이슬은 눈물을 터트렸다.

"씨발! 씨발! 흑!"
왜 이렇게 된 걸까?

한참 동안 이슬은 망연자실해서 눈물을 떨구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이 안정되기는 커녕 오히려 두려움만 커져갔다.


이런 짓을 할 정도라면, 시키는대로 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아직 눈물이 흐르는 채로 이슬은 쓰레기통에 던졌던  끔찍한 것을 꺼냈다.


그녀는 세면대로 가서 그걸 열심히 씻었다.


그리고 딜도와 로터도 씻는다.

그녀는 이제 깨달았다.


자신은 더이상 도망칠 수 없는 함정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허엉..."
이슬은 문을 닫고, 치마를 걷어올렸다.

팬티를 내리고, 애널 플러그를 뒤에 꽂아넣는다.



"윽!"
불쾌한 기분이 온몸을 감싼다.

하지만 그 악질적인 놈의 지시는 이게 끝이 이니다.

앞쪽으로 로터를 집어넣는다.


죽을 것 같이 수치스러웠다.

단추를 눌러 로터를 시동시켰다.

혹시라도 또 빌미를 주어 어떤 끔찍한 꼴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녀는 감히 지시를 거스를 생각을 하지 못한다.



팬티를 올렸다.

블라우스를 벗고, 브래지어를 벗었다.

다시 블라우스를 입었다.


문을 열고 나와 세면대 앞에 섰다.


거울을 보니 블라우스 밖으로 튀어나온 젖꼭지가 그대로 드러나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커다란 가슴이다.


이제 길을 걸어가면 사람들이 전부 쳐다볼 것이 틀림없다.

이대로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그때 다시 메일이 왔다.

이슬은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켜고 메일을 확인해본다.


발신인 BlackMailList


네 번째 미션 클리어.


지시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을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현재까지 모두 2개의 ★을 획득했습니다.

7개의 ★을 모두 획득하시면 당신이 상상도 하지 못한 엄청난 선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미션

자전거를 빌려타고 지정한 장소에 8시 15분까지 도착할 것.


목적지를 확인하려면 여기를 누르세요.

"하아..."
다행히 이번엔 그나마 쉬운 미션인 것 같다.

차라리 자전거를 타고 있으면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더군다나 목적지까지의 거리에 비해 주어진 시간도 충분했다.

여유있게 가도 실패하지 않으리라.


이슬은 목적지를 확인하고 자전거를 빌리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윽! 아..."
이번 미션은 이슬이 생각했던 것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자전거에 앉자마자 그녀는  미션이 무얼 노리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녀의 몸안에 들어있는 로터가 쉬지 않고 떨리고 있었다.
뒤에 꽂아 넣은 플러그가 계속해서 신경을 거슬렀다.


"흐윽!"
자전거의 패달을 밟으면서, 이슬은 쉬지 않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그 야릇한 쾌감에 저항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개새끼! 흐윽!"
어째서일까?

이런 상황에서 몸이 느끼고 있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여자의 몸은 무척이나 섬세하다.


음부라든지 젖꼭지 같은 성감대를 막무가네로 자극한다고, 여자가 느끼지는 못한다.


그러한 물리적인 자극보다는 분위가나 마음 상태가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까 억지로 그런 기구를 몸에 끼우고 있다고 해서, 두려움에 휩싸인 이슬이 느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느끼고 있었다.



"학! 하으... 아냐. 씨발. 학!"
페달을 밟을 때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그 기이한 열기 때문에 이슬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겨우 5분 정도 가다가 이슬은 도저히 자극을 참을 수 없어 자전거를 멈추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쾌감은 그녀를 단순히 즐겁게 하는 수준을 훌쩍 벗어나, 이슬의 정신을 때때로 아득하게 만들었다.

"학! 하아... 하아..."
그녀는 자전거 도로의 한쪽에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서서 이 지독한 흥분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다행히 그녀의 진로는 한강변의 자전거 길이었기에 망정이지, 찻길을 따라 가는 거였다면, 위험할 뻔 했다.

잠깐 동안 서서 그녀는 이 끔찍한 쾌감이 빨리 지나치길 기다렸다.

하지만 아래에서는 계속해서 그 쾌감이 올라오고 있다.
로터가 멈추지 않는 이상 그걸 막을 길은 없어보인다.


그나마 자전거 패달을 밟을 때보다는 나았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돌아본다.
그럴 때면 이슬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랫도리를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 들어 수치스러워지곤 한다.


물론 그들이 보고 가는 것은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그 거대한 가슴이지만, 그쪽도 수치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그녀는 그 수치스러움 속에서도 흥분하고 있었다.



"씨발... 이게 무슨 짓거리람. 학!"
아래에서 밀려오는 쾌감은 한시도 멈추지 않는다.

이래서야 몸을 진정시키기는 틀린 것 같았다.

"시간... 시간은?"
문득 정신이 번쩍 들었다.

"큰일났네..."
시간을 보니 지금 당장 출발하지 않으면  되겠다.

"씨발. 씨발!"
욕설을 내뱉으며 자전거에 올라탔다.


다시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욱!"
확실히 쾌감의 크기가 다르다.
미치겠다.

아냐. 또 쾌락에 빠져버리면 안 돼.

여기까지 와서...


이슬은 다시 패달을 밟았다.



"만약에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 한복판에서 속에 로터를 넣고 서있으라고 하면 어떻게 할래?"

방금 나와 섹스를 끝내고,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보라에게 물었다.




"해. 뭐든지."
보라는 단 1초도 지체하지 않고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당신이 하라는 건 뭐든지 할 거야.  한복판에서 발가벗고 자위를 하라고 해도 해."

"창피하지 않아?"


"수치스럽겠지. 물론. 그래도 해. 당신이 하라고 하면."
이제 더이상 보라에게서 나에 대한 증오를 찾아볼 수는 없다는 점이 때로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그녀가 그렇게 확신에 차서 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내뱉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런 일말의 아쉬움도 사라져버린다.

그녀는 나를 증오해왔던 시간을 보충이라도 하려는 듯, 내게 완벽한 사랑을 보이길 원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녀는 그동안 가짜 증오를 만들고 표현해 왔던 것인지도 모른다.


"저항을 해보려고 노력해보았지만... 처음부터 불가능한 거였어."
보라가 손을 올려 내 얼굴을 쓰다듬는다.


"이젠 어쩔  없어. 난 당신 거야."
그녀가 다시 고백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다시 욕망이 스멀스멀 머리를 치켜든다.

왠지 날 사랑하는 이 여자를 괴롭히고 싶다.


그리고 그녀가 사랑을 증명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난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보라가 입술을 열고 내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

그녀의 눈길이 욕망으로 가득했다.




"학! 학! 씨발! 흐으윽!  돼!"
아득해지는 정신 속에 이슬은 쉬지 않고 다리를 움직였다.

"미친 개 새끼!  이따위 변태스러운... 학!"
누군가가  무척이나 증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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