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9화 〉@30. 지연이의 선물 - 여대생 전라 풀파티
지연의 당당한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들이 종종 보이는 것으로 보아, 경험이 있는 친구도 있는 듯 하다.
하기는 겨우 열 살도 안 되는 나이 차이이지만, 점점 첫 경험의 나이가 어려진다고 하니, 스무살을 더는 어리다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그래도. 망측하잖아?"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여자들은 생각만으로도 참기 어려운 모양이다.
"근데 남자 친구가 뭐하는 사람이야?"
필연적으로 그녀들의 질문은 지연의 남자 친구에 대한 궁금증으로 돌아왔다.
"졸라 키가 크고, 졸라 멋있어."
지연이 아주 당당하게 대답했다.
지연아. 그건 아니잖아. 괜히 내가 얼굴이 화끈 거린다.
"사진 보여줘. 궁금하다."
누군가가 말했다.
어? 그건 좀...
지연이가 아무말도 하지 않았으면 몰라도 졸라 멋있다는 말을 하고 나서 그 사진을 보면...
다행이다. 내가 저 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서.
"자. 봐봐."
지연은 아주 자신있게 대답하고, 스마트폰을 켜서는 사진 하나를 띄웠다.
"어."
"으응..."
대체로 반응들이 시원치 않다.
"머. 멋있다."
"되게 남자답다."
물론 억지로 그렇게 말해주는 고마운 사람도 있었다.
누군지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빵이라도 사줘야겠다.
"졸라 무섭다. 악! 왜 꼬집어?"
누군가가 솔직하게 한 마디 내뱉고, 옆에 있던 친구에게 옆구리를 꼬집혔다.
"무섭기는. 진짜 남자 다운 거지."
아무래도 오늘의 자리를 마련한 지연을 실망시키긴 싫은지, 다들 억지로라도 사진의 주인공을 칭찬하려 애를 썼다.
"그지? 되게 남자답고, 멋있지?"
지연은 눈치가 없는 건지, 아니면 뻔뻔한 건지, 주변 반응을 아랑곳 하지 않았다.
"다른 사진은 없어?"
누군가 용기를 내어 다른 사진을 청했다.
"있어."
다음 사진은 수영장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나마 상체만 찍어 아랫도리는 나오지 않았다.
"어? 몸은 되게 멋있다."
"그러네? 근육이 되게 이쁘다."
"그지. 저렇게 벗으니까 훨씬 보기 좋다."
몸을 보고는 조금 평가가 나아졌다.
마스터 카드 < 밸런스 >를 취득한 이후로 몸에 쓸데 없는 기름기가 쭉 빠지고 나니, 근육이 돗보여서 그런 모양이다.
지금의 몸은 나 스스로도 꽤 마음에 든다.
적어도 식단 조절을 하며 몇 년은 운동을 해야 이런 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와! 무슨 싸우는 사람 같아. 그게 뭐지? 막 때리고 그러는 거 있잖아."
"격투기!"
"맞아. 그런거."
"무섭다."
"혹시 진짜로 싸우는 사람 아냐?"
"혹시... 돈도 많고 그러면..."
하지만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 그녀들은 오히려 나에 대해 두려움을 느껴버린 모양이다.
"뭐 몸이 좋다고 싸우는 사람이냐?"
하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말없이 흐믓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도 몇 명 있다.
지연은 그런 여자들을 보며 자신도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진도 보여줘."
그리고 누군가가 그녀의 스마트폰에 손을 대서 사진을 넘겼다.
"안돼!"
지연이 소리쳤다.
"악!"
"엄마야!"
"와아!"
그리고 여자들의 반응이 아주 극명하게 갈라졌다.
비명을 지르고 얼굴을 가리거나, 환호성을 지른다.
"이거... 나만 보는 건데..."
지연은 불편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뭐... 뭐야?"
"괴물이다."
"왜 그래? 나 처음 보는데. 뭐가 이상해?"
개중에는 아직 남자의 물건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순진한 학생도 있는 모양이다.
"졸라 커."
누군가가 한 마디 했고,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졸라 졸라 커!"
누군가가 덧붙였다. 많은 여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 사람 아닌가 봐."
"지연이... 너..."
누군가가 지연이의 얼굴을 바라본다.
"뭐?"
"아니. 대단하다고."
"우리 오빠 대단하다. 왜?"
"아니. 니가 대단하다고."
"맞아."
"진짜. 어떻게 저렇게 큰 걸..."
역시 그 말을 이해하는 여자와 그렇지 못한 여자로 순식간에 나뉘었다.
그리고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의 절반 정도는 고개를 돌리고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듯 정신없이 그걸 보고 있었다.
"저게 들어가? 남자 친구 사귀면 저런 걸 넣어야 해?"
한 명이 무섭다는 듯 옆의 친구에게 물었다.
"아냐. 보통은 저거 반도 안 돼."
그 친구가 대답을 했다.
"맞아. 절반 정도 할 걸."
"무슨 절반이야. 3분의 1이나 되겠다."
누군가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응? 도대체 어떤 남자를 사귀고 있는 거야?
"그래. 최소 두 배는 되겠다."
"두 배는 조금 안 되지 않을까?"
어쩐지 여자들이 진지하다.
그녀들은 자신들이 자기 남자 친구의 비밀을 밝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너. 저거 되겠냐?"
그리고 누군가가 자기 옆 친구에게 물었다.
"에이. 무리야. 무리."
질문을 받은 그 여자가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맞아. 죽을 지도 몰라."
"근데 긴게 문제가 아니고 저 굵기 좀 봐."
누군가가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다.
"헉! 졸라 굵다."
"무슨 깡통만 해."
"패트병 아냐?"
"그건 좀 너무 심하다."
"아니. 작은 패트병. 이만한 거."
"지연이 대단하구나."
수근거림의 대상은 이제 지연으로 바뀌어갔다.
"별로 대단할 것도 없어. 다 해보면 할 수 있거든."
"근데 그렇게 크면 아프기만 한 거 아냐?"
"그래도 크면 좋다던데."
"맞아. 큰 게 최고래."
갑자기 여자들의 주제는 사이즈와 쾌감의 상관 관계에 대한 것으로 넘어갔다.
여자들은 길이와 굵기, 그리고 경도의 중요성에 대해 경쟁적으로 한 마디씩 했다.
"아냐. 사이즈보다 스킬이 더 중요해."
"그래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난 그맘때의 여대생들이 섹스에 대해 그렇게 진지하게 의견을 나눌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녀들은 경험의 유무에 상관없이 각자 나름의 갼해를 가지고 있었는지 서로의 주장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잠깐 동안 토론은 열기를 더해갔고, 지연은 왠지 흐뭇한 표정으로 그녀들의 수다를 듣고 있었다.
"내 경험으로는 그래도 크면 좋더라."
"맞아. 왠지 심리적인 면이 큰 거 같아."
그리고 경험자들의 경험담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더 적나라해지며, 갈수록 수준을
"근데 그래서 어떤데?"
누군가가 그 괴물 사이즈와의 경험을 물어보았다.
그리고 모두들 입을 닫고 지연을 바라보았다.
하나 같이 궁금한 표정을 금치 못한다.
"다 필요 없어. 큰 게 최고야."
지연이 당연하다는 듯 한 마디 내뱉었다.
"진짜? 안아파?"
"못 해본 사람은 몰라. 여튼 오르가즘이 뭔지 겪어 본 사람만 알아."
음...
근데 왜 넌 그렇게 자랑스러운 표정인 거야?
아!
그제서야 난 한 가지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사진이 나온 것은 실수가 아닌 것 같다.
이 녀석 그렇게까지 자랑하고 싶었던 거야?
어쩐지 짠하고... 민망해졌다.
남자 친구에 대해 자랑할 게 그런 거냐?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
여전히 발을 흔들며 노트북으로 서적을 읽고 있는 수빈에게 말을 걸어본다.
"네. 뭐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수빈이 고개를 돌리고 눈빛을 빛내며 물었다.
"내가 무슨 섹스에 환장한 놈으로 보이는 거냐?"
"그냥 내가 섹스에 환장한 거라고 해요."
수빈은 언제나 당당하다.
섹스에 대해서 거리끼는 것이 없고, 원하는 것은 숨기지 않고 요구했다.
"너만 그러는 거야? 아니면 너희들도 친구들끼리 막 적나라한 이야기도 하고 그러니?"
"너희들이라면 내 친구들... 음... 우리 학교 애들 말인가요? 여자들?"
"응."
"뭐. 그런 이야기 하는 애들도 있어요. 자기 경험 같은거 자랑스럽게 말하는 애도 있고."
그렇구나. 명문 학교라고 다르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그런 이야기를 꽤 하기는 해요. 다들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니까.
근데 아직 경험은 커녕 남자 친구 하나 못 사귄 애들이 훨씬 많아요.
그래서 보통은 학문적인 이야기로 빠지는 경우가 많죠. 책에서 읽은 육체 관계를 라든지, 통계라든지 그런 거죠."
아...
조금 다르기는 한 모양이다.
"사실 여자들도 욕구가 강하다고요. 나만 그런게 아니고."
수빈이 억울하다는 듯 항변했다.
"물론 그게 진짜 육체적 욕구인 건 아닐 거예요.
그보다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행위에 대한 호기심이 더 크겠죠.
어쩌면 내 주변 아이들이 그런 호기심은 더 클 지도 몰라요.
음. 아니다. 다들 비슷하려나?
여하튼 그런 이야기는 꽤 하는 편이에요.
물론 주변에 남자가 없을 때 말이죠.
남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순진한 척 하는데요. 다들 자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바쁘다고요."
역시 수빈은 간단한 질문에도 깊이 있는 대답을 한다.
"그러니까 나만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수빈이 떼구르 굴러 몸을 돌리고는 내 앞으로 다가와 날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데 지연이가 그래요? 자기 친구들이랑 적나라한 이야기 한다고?"
도대체 눈치가 얼마나 빠른 거야?
아니. 그냥 눈치라기 보다는 추론이겠지.
역시 수빈에게는 말을 할 때면, 항상 날 읽을 것을 예상하고 있어야 하나보다.
그러고보면 이 아이 정말 검사라든지 판사라든지 그런 걸 하면 잘 할 것 같았다.
"아무래도 너희 또래 여자들의 생활은 잘 모르니까."
"여자라고 다를 거 하나도 없어요. 다들 섹스에 대해 궁금해하고, 멋진 섹스를 경험하길 원하죠.
물론 그런 경험을 해본 사람은 거의 없고요.
남자 친구가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경험 부족한 애송이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그래서 더 섹스의 쾌감에 대한 판타지만 잔뜩 갖고 있죠."
수빈은 손을 뻗어 내 물건을 손에 쥐었다.
"그니까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나 같은 경험을 한 여자는 한 명도 없어요."
그녀가 싱긋 웃는다.
이 아름다운 여자의 사랑을 받는 것은 무엇과도 비할 수 없이 행복한 일이다.
"그러고 보니 너도 그런 이야기를 남들과 하기는 하는 모양이구나?"
"대체로 듣기만 하는 편이지만요.
근데 다른 애들 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렇게 귀엽게 느껴지더라구요.
진짜 쾌락이 뭔지 감도 잡지 못하면서 진지하게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초등학생들이 커서 대통령이 되고, 기업 회장이 되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과 똑같은 거 있죠."
쓸데없는 것으로 거만해하고 있는 수빈에게서 조금전 모니터로 살펴보았던 지연의 모습이 겹쳐져보였다.
서로 극과극 같은 아이들인데 엉뚱한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었다.
음. 하지만 수빈의 동창들이라면 그런 꿈들이 그냥 꿈에 그치지만은 않을 텐데...
"그런데 너 혹시 나와의 경험을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그러지는 않지?"
그런 행동은 지연에게 어울리지, 수빈과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다.
수빈은 아주 도도하게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자신만의 비밀을 혼자 간직하고 있는 것이 훨씬 더 어울리는 여자였다.
"어. 음... 자랑이라기보다는 조금 충고 정도는 했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갑자기 말문이 막혀 당황하는 수빈을 보고 있으니, 어쩐지 내 생각이 틀렸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엄... 그러니까 별 대단치도 않은 경험으로 신이 난 게 안쓰러웠던 것 뿐이에요."
했구나.
"그러니까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난 당신한테 내 삶을 저당 잡힐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닫게 되곤 하죠. 당신 말고는 그런 전율과 쾌락을 얻을 수 없는게 확실하죠."
수빈은 금세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냥 크기 문제는 아니에요. 틀림없이 뭔가 있어요. 궁금해서 기구를 사서 실험을 해봤거든요. 꽤 여러가질 사봤어요."
그녀는 자신이 하고 있는 말에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수빈이 창피함을 느끼는 지점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이모저모로 다른 모양이다.
"아마 살 수 있는 건 다 사본 거 같아요."
그녀가 혼자 있으면서 그런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을 머리에 떠올려본다.
아!
갑자기 힘이 불끈 솟아오르는 기분이다.
"지금 내가 자위하는 거 생각했죠?"
"응."
난 수빈을 속이는 것은 꿈도 꾸지 않는다.
"보고 싶어요?"
"응."
"알았어요. 보내줄게요. 음. 잠깐만요."
수빈은 몸을 일으켜 노트북으로 가서는 그걸 들고 무언가를 한다.
"메일로 보냈어요. 나중에 보고 싶으면 보세요."
"응? 그걸 촬영해 놓은 거야?"
"당연하죠. 실험하고 나면 확인해 봐야 하잖아요."
"어... 그래."
"근데 역시 아무런 느낌도 오지 않더군요. 당신이랑 몸을 마주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어요."
그녀는 다시 내 앞에 엎드려 그걸 손에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