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7화 〉@27. 남자 친구가 겨우 2m 옆에 있는데...
"아! 오빠! 나 가! 학! 오빠! 하앙!"
나은은 정말로 그렇게 절정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리고 도연은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보며, 자신에게도 입에 사정을 해달라는 의사를 밝혀왔다.
조금전 나은에게 하던 것을 보고 질투라도 났던 걸까?
아니면 자신도 나은이 하는 것은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은 걸까?
난 나은의 절정을 바라보며, 도연의 입안에 사정했다.
꿀꺽! 꿀꺽!
도연은 입안이 넘칠 정도로 흘러나온 정액을 전부 삼켰다.
그걸로도 모자라 다시 귀두를 힘차게 빨아들였다.
그렇게 내 안에서 모든 정액을 빨아들인 그녀는 만족한 표정으로 날 보고 미소지었다.
"학! 하악! 으으으..."
나은은 여전히 절정의 회오리에 휘말려 있었다.
도연은 무슨 생각인지, 다시 몸을 돌려 나은의 그곳에 입을 대었다.
그리고 정성껏 나은의 마지막 절정을 위로해주었다.
어쩌면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속죄를 그런 방식으로 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흐엉! 헉! 허어어! 죽을 거 같아..."
나은은 아주 대단하게 가버렸다.
아마 모든 상황이 자신이 원한 대로는 아니겠지만, 스스로가 원한 것보다 훨씬 더 즐거웠을 것 같았다.
도연은 나은이 오르가즘을 느끼고 몸이 늘어지는 모습까지 보고 나서야 자리를 피했다.
도연이 다시 침대 옆으로 가서 숨고, 난 나은의 옆으로 누워 그녀의 머리를 감싸고 있던 셔츠를 풀렀다.
"하아... 진짜 좋았어요. 이제 만족해요. 나 졸려..."
나은은 그대로 눈을 감았다.
입에서 풍겨오는 술내음을 맡아보면, 그녀가 정말 취기가 올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잠시 그녀의 옆에 누워있다가 침대를 내려갔다.
도연은 조금전과 달리 죄책감이 아닌 새로운 욕망으로 가득한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침대 옆에서 몸을 일으킨 그녀는 아까 가지고 들어온 자신의 옷가지를 챙겨들었다.
이젠 이 방을 나설 때가 되었다.
도연은 내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방을 나섰다.
거실 소파에 세상 모르고 잠이 들어있는 남자를 무시하고, 우리는 작은 방으로 갔다.
도연은 방 한켠에 개어놓은 침구를 깔고 위에 누웠다.
"안아줘요."
아무래도 그녀의 욕망은 아직 전부 만족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리고 도연을 두 번 더 안아주고, 다시 침실로 돌아가 날 기다리던 나은을 한 번 더 안아주고 나서야 그날의 정신없던 행사를 모두 마칠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니, 나은이 미소를 지으며 날 반겨준다.
"일어났어요?"
"언제 일어났어?"
"한 시간 쯤 되었어요. 일어나서 샤워하고, 정리 좀 하고 오빠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참 신기하네요. 어제 꽤 많이 마셨고, 피곤하기도 했는데, 아침이 되니까 아무렇지도 않더라고요. 이것도 오빠 때문일까요?"
맞다. 나 때문.
액티브 카드 < 치유 >로 나와 관계를 맺은 여자의 몸을 회복시킬 수 있다.
항상 그걸 사용하지는 않지만, 어지간하면 회복시켜주는 편이다.
나은과 도연은 아침에 일어나 회사에 가야 하니 더욱 신경써야 한다.
"그럼 좀 더 쉬고 계세요. 나 잠깐 시장에 갔다올게요."
집에 넷이나 있으니 아침 준비를 하려면 지금부터 움직여야 한단다.
부지런한 여자였다.
평소라면 지금 밖에 나가 뛰고 있었을 거라 한다.
"언니 나가?"
나은이 나가자 밖에서 도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조금 기다리고 있어."
나은의 목소리가 들리고, 잠시 뒤에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두 여자의 목소리 톤으로 들어보아서는 그다지 어색한 분위기는 아닌 모양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고 도연이 들어왔다.
그녀도 이미 씻고 났는지, 어제와는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
아마 나은의 옷을 빌려 입은 모양이다.
"영민씨는?"
"아직 그대로에요."
"소파에?"
"예. 원래 술 마신 다음날은 좀처럼 못 일어나요. 내 힘으로는 옮길 수도 없구요."
술에 약하니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도연은 은근슬쩍 내 곁에 앉았다.
"잘 주무셨어요?"
도연은 생글거리며 이불을 걷어올렸다.
아침 기상으로 발기한 그 녀석이 고개를 치켜들며 인사를 한다.
"그렇게 하고도 또 서요? 진짜 짐승 같아."
"아침이잖아."
"정말 난 어젯밤에 죽다 살아났는데... 대단하다..."
질린다는 듯 말하고 있지만, 그녀는그걸 잠시도 눈에서 떼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커져있으면 불편하겠죠?"
도연이 씩 웃으며 내 곁에 앉았다.
"불편할 것 까지야."
"내가 좀 도와줄게요."
도연은 내 말은 전부 귓등으로 흘려보내고 옷을 벗었다.
"남자 친구 일어날 때 되지 않았어?"
"몰라요. 지금 그런 거..."
하지만 그녀의 눈에 서린 욕망은 오히려 도를 더해갔다.
아마 남자 친구가 바로 문 밖에서 잠이 들어있고, 언제 깨어날 지 모른다는 사실이 그녀를 더욱 흥분 시키는 모양이다.
결국 그날 아침은 도연에게 거의 겁탈을 당하듯이 섹스를 했다.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AV 메이킹을 마친 이후라 그녀가 자신의 입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도연은 그리 자제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자신이 내뱉는 음란한 소음을 밖으로 흘리려는 의도 까지 보였다.
어쩌면 그녀는 정말로 스릴 있는 관계에 중독이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오빠! 나 이제 갈 거 같아! 학! 싸줘요! 안에! 흐윽!"
"어젯밤 만큼은 아니지만 아주 끝내줬어요."
섹스를 끝내고 도연은 내 물건을 물고 마지막 한 방을 까지 쥐어짜내려 했다.
"이제 일어나요. 우리. 언니 올 시간 다 됐다."
도연은 벗어 던진 옷을 주어입고, 내 옷도 침대 옆에서 주워들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도연이 챙겨주는 옷을 대충 걸치고 거실로 나가니, 그 남자는 아직도 소파에 누워 코를 골며 잠들어있다.
"정말 피곤했던 모양이네."
"그런가봐요. 술을 이기지도 못하면서. 오빠 씻어요."
도연은 날 욕실로 밀어넣으면서 뺨에 입을 맞춰주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무척이나 행복한 표정이 걸려있었다.
그날 점심 시간에는 주은과 나은은 물론이고 도연까지 함께 나타났다.
"도연씨는 남자 친구는 어쩌고 이쪽으로 왔어?"
"냉전중이래요."
"냉전? 갑자기 왜? 아침까지만해도 사이가 좋았잖아?"
"술을 이기지도 못하면서 마시지 말라 그랬는데 자꾸 마시니까 혼 좀 내려고요."
도연의 말을 글자 그대로 믿을 수는 없었다.
"잘 했어. 남자는 길들이기 나름이라니까."
도연과 나 사이의 일을 모르는 주은은 그냥 쉽게 생각한 모양이다.
"뭐 먹으러 갈까?"
"서울숲 옆에 수제 햄버거집이 있는데 굉장히 맛있어요."
"아! 거기? 나도 한 번 가봤어."
여자 셋이 모이니 평범한 직장인의 점심 식사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았다.
"그럼 택시를 타야 하나?"
"날씨도 좋은데 걸어가요. 우리. 갈 때만 걸어가고 올때는 택시 타면 되잖아요."
화창한 여름 날씨라 걷기에는 조금 더워보였지만, 여자들은 마냥 즐거워 보였다.
"그럴까요?"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오늘의 목적지가 정해졌나 보다.
여자들은 가벼운 걸음으로 발을 옮겼다.
어쩐지 점심 식사라기보다는 하이킹이라도 가는 기분이다.
그녀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으니 어쩐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전부 우리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든다.
더군다나 회사에서 가장 외모가 빛나는 도연과 주은, 그리고 가장 키가 크고 늘씬한 나은과 함께 하고 있으니 기분이 나쁠 수야 없다.
때때로 미인들의 무리에 끼어있는 덩치 커다란 남자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는 남자들이 눈에 띄고는 한다.
그럴 때면 어쩐지 뿌듯한 기분이 드는 걸 보면 어지간히 속물인 모양이다.
뜨거운 태양을 맞으며 서울숲까지 십여분을 걸어가니, 여자들은 걸어온 것이 조금은 후회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얼음 가득한 콜라 한 잔으로 충분한 보상이 되었다.
수빈이 선택한 가게는 꽤 괜찮은 수제 버거를 제공했다.
함께 간 네 사람 모두 만족감을 표했다.
"근데 지난번에 찍어준 사진이요. 그것도 주말에 SNS에 올렸거든요. 이번엔 반응이 더 좋아요. 주말 동안 팔로워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어요."
주은이 신이 나서 내가 찍어준 사진을 SNS에 올린 결과를 이야기해주었다.
"들어보니까 정 팀장님도 효과를 본 모양이더군."
정 팀장도 SNS를 이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던 그 누구보다 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있었다.
역시 SNS에서는 가슴 큰 여자가 제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얼굴과 몸매는 포토샵으로 전부 쳐발라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시절이다.
하지만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가슴 큰 여자만의 경우는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기 용이한 편이다.
이 경우라면 가슴 크기의 진실에 대한 의문 보다는 수술 여부가 훨씬 더 논란이 되기는 하지만, 진짜인지 가짜인지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기 전에 이미 사람들의 눈은 그 거대한 가슴에 꽂혀버리는 것이다.
정 팀장의 경우는 조금 독특했다.
은희와 그녀의 학원 동료들이 학원의 홍보를 위해 SNS를 사용하고, 주은이 장래의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SNS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반해, 정 팀장은 순수하게 자신의 몸을 자랑하기 위한 공간으로 SNS를 택한 것 같았다.
자주는 아니지만 그녀는 자신의 몸매를 자랑할 수 있는 사진을 올리고는 했다.
사실 어떤 옷을 입어도 그 공격적인 가슴을 감출 수는 없지만, 이따금 올리는 수영복 사진에는 그야말로 경악할 수준의 댓글이 달리고는 했다.
이번에 내가 찍어준 사진은 그렇게 노출이 있는 사진은 아니었다.
하지만 감출 수 없는 묵직한 가슴은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고, 다른 사진에서 보기 어려운 묘한 섹기가 흐르는 그녀의 얼굴과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정 팀장 말로는 이번 사진으로 팔로워가 적어도 10%는 늘어났다고 한다.
"나도 나은 언니 사진 봤어요. 진짜 야하더라. 근데 옷을 그렇게 전부 입고도 어떻게 그렇게 야한 표정이 나올 수 있는 거지?"
도연은 사진의 정체를 궁금해했다.
"언니도 SNS 열심히 해. 그런 사진 그냥 몇 개 올려놓고 방치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랑 맞 팔로잉도 하고 그래."
어떤 식으로 그런 섹시한 표정이 나오는 지 모르는 그녀는 나은을 채근했다.
"맞아. 나 이번에 나은씨랑 찍은 사진 올리면서, 나은씨 얼굴에 링크 걸어놨는데, 조금 반응 있지 않아요?"
"그런거 같기는 해요. 어쩐지 사람들이 늘어난 거 같더라."
나은은 여전히 SNS에 큰 흥미는 없는 모양이다.
"나도 찍어줘요."
도연이 날 바라보며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어? 어..."
날 대신 목소리를 낸 사람은 주은이었다.
그녀는 나와 나은 그리고 도연 사이의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거... 후회할텐데..."
주은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뭘 후회하는데요?"
"아냐. 그냥 해본 소리야."
"진짜. 이상한 언니야. 여튼 나도 찍어줘요."
"그래. 언제 한 번 시간 만들어보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주은은 나와 도연이 촬영 약속을 잡는 것을 보고 싱글거리며 나은과 도연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살펴보았다.
다음날 퇴근 시간 무렵 도연에게 메시지를 받았다.
긴히 할 말이 있으니, 퇴근 후에 잠시 보자는 말이었다.
나은에게는 비밀로 하고 와달라 했다.
그녀는 회사에서 몇 정거장 떨어진 곳을 약속 장소로 지정했다.
회사 사람들에게 만나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마침 그날은 달리 약속이 없어, 이 회사의 여자들 중 누군가와 시간을 보낼까 하던 중이었기에 흔쾌히 승락했다.
"그래서 긴히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저기요!"
도연은 바로 몇 발자국 떨어진 모텔을 가리켰다.
"하하..."
쑥스러워하는 그녀의 표정이 귀여워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웃지 마요. 나 심각하니까."
도연은 내 팔을 잡아 끌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모텔에 들어가 방으로 들어갈 때까지, 도연은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방문을 닫자마자 급하게 내게로 뛰어들며 입을 맞췄다.
"빨리 해요. 우리!"
뭐가 그렇게 급했던 건지, 도연은 허겁지겁 내 옷을 벗겼다.
그리고 침대로 날 끌고 올라가 날 눕히고는 그 위에 올라탔다.
"윽! 겨우 하루 안 했는데, 엄청 하고 싶었어요."
도연은 벌써 칭얼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