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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5화 〉@27. 남자 친구가 겨우 2m 옆에 있는데... (205/377)



〈 205화 〉@27. 남자 친구가 겨우 2m 옆에 있는데...

"흑! 학! 하악! 좋아! 왜 이렇게 나쁜 남자가 좋은데?"
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도연은 금세 쾌락에 빠져들었다.

"허엉... 이런 사람 제일 싫어... 하앙! 왜 이렇게 좋은 거나구! 학! 하악!"


"아아... 몰라... 이젠... 오빠 맘대로 해.  아무것도 필요없어. 이렇게... 계속..."

이제 그녀가 충분히 쾌락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어간  같다.


하지만 난 아직 만족하지 않았다.

우리가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흐윽! 간다! 어어어? 가! 엄마야! 오빠! 나 가요!"
그녀가 부른 오빠는 틀림없이 나였다.

도연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나를 불렀다.




"으음..."
그때였다. 저쪽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도연의 남자친구였다.


깜짝 놀란 도연이 입을 막았다.


나도 잠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아직 그 남자에게는 캐스팅 카드 < 빼앗기는 남자 >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너그러운 사내가 자신의 여자가 다른 남자와 이런 꼴인 걸 보면 어떻게 행동할까? 하는 궁금함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난번에 도연과  때는 통화하며 그녀가 애닳아하는 목소리를 들었었다.

틀림없이 의심을 해야할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남자 조금도 내색을 하지 않는다.


대체 얼마나 마음이 넓은 걸까?

과연 직접 눈으로 보면서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물론 꼭 그럴 생각인 것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도연이지, 그다지 원한도 없는 남자를 괴롭혀서 무얼 하겠는가?



남자는 그렇게  번 신음을 내고는 다시 잠잠해졌다.

술이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해요?"
도연이 속삭여왔다.


"자리를 옮길까?"
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잠깐 들어가 있어."
도연의 몸에서 빼고 나은의 침실을 가리켰다.

도연이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서서, 벗어놓은 옷가지를 주어들고 침실로 들어갔다.

 대충 옷을 걸쳐입고 도연의 남자 친구에게로 갔다.

아무래도 자세가 불편한 모양이다.



"괜찮아요?"
사내의 어깨를 흔들며 물어보았다.

"으응? 예. 괜찮아요. 하하... 목이 말라서... 죄송함다."
남자는 잠깐 고개를 들고 꾸벅 사과를 한다.


빈 잔에 물을 따라 그에게 주었더니, 꿀꺽꿀꺽 잘도 마신다.

"감삼다. 끅!"
이런 상황에서도 예의를 잊지 않는 그가 어떤 면에선 대단스럽다 느꼈다.


다시 앞으로 꼬꾸라지려는 남자의 몸을 잡아 일으켰다.


이번엔 완전히 정신을 잃었는지, 고개를 들지 못하는 남자를 끌고 소파까지 가서 대충 올려놓았다.


하필이면 방금전 벌거벗은 도연이 엉덩이를 대고 앉아있던 곳에 남자의 머리를 놓았다는 사실을 눕히고 나서야 깨달았다.


뭐. 어쩔까나...


어차피 알 리도 없고.

남자가 소파 위에 편히 누워있는 것을 확인하고, 쓰러져있는 나은의 몸을 들어올렸다.


정말로 취한 것은 맞는 걸까?

하지만 팔로  목을 감싸오는 것을 보니, 그건 아닌 모양이다.


나은은 고개를 들어 슬며시 내게 입을 맞춰왔다.

잠깐 동안 그녀를 안은 채 키스를 했다.

그녀를 안고 있던 손을 치마 안으로 들여보내어 그곳을 만져보니 아주 흠뻑 젖어있었다.

"하아..."
나은은 입술을 떼고 들릴듯 말듯 가늘게 숨을 내쉰다.

그녀를 안은 채 이번엔 이 여자와 할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도연처럼 미인은 아니지만, 그녀도 충분히 매력이 넘친다.



"빨리 들어가요. 도연이가 기다려요."
나를 대신해서 선택을 한 것은 나은이었다.

 여자의 욕망은 너무나도 특이한 것이다.

물론 난  욕망이 싫지 않다.

그녀를 안고 침실로 가니, 벌거벗은 도연이 깜짝 놀란다.


하지만 나은이 완전히 취해 골아떨어졌다는 생각을 하곤 안도의 숨을 내쉰다.


침실 문을 닫고 나은의 몸을 침대 한쪽에 뉘이는 동안 도연은 불편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나가요."
도연이 내 귀에 속삭였다.

하지만 내가 그자리에서 다시 옷을 벗어버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뭐해요?"


난 대답 대신 도연의 몸을 잡아 나은의 옆에 눕혔다.


"안 돼요!"
도연은 거의 소리 없이 항의했다.


"쉬!"
그녀의 입앞에 손가락을 대고 조용히 하라 일렀다.

도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날 노려보았다.

하지만 난 벌써 침대 위로 올라가 그녀의 안에 집어넣고 있었다.


"진짜! 언니 깨면 어쩌려고요?"

"나은씨도 완전히 취한 거 같은데? 절대 모를 거야."

"그래도..."
그녀가 깨어나는 것이 두렵다기 보다, 그녀 옆에서 나와 하는 것이 불편한 것이리라.


"학!"
하지만 벌써 일은 시작되었다.

"안 돼요. 안 돼... 안 되는데..."
그녀의 저항은 점점 약해졌다.

"진짜로... 언니 깨면 나 다시는... 흡!"
그녀는 벌써 자신이 열락의 궤도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더는 입을 열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고 소리를 참으려 노력했다.


"흐읍... 흐음... 하아... 학!"
입술을 깨무는 것 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곧 그녀는 입을 열고 신음을 내뱉었다.


"하아... 안 돼. 언니. 흡! 미안. 하아... 나. 학! 이제 어쩔 수가 없어. 으으으..."

나은에 대한 미안함과 쾌락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도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쾌감은 배가 되었다.


나은이 정신없이 쾌락에 빠져있는 동안, 옆에 누워있던 나은의 손이 스르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옆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참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물론 도연은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만의 쾌락에 빠져있었다.

"흐읍! 흑!"
도연은 최대한 소음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


눈을 감고 있던 나은도 슬며시 입술을 깨물며 소리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렇게 두 여인이 각자 옆에 누워있는 상대에게 들키지 않으려하면서도 쾌락에 젖어드는 모습은 무척이나 경이로웠다.


지금 두 사람은 서로에게 중요한 사람을 속이고 있었다.

둘 모두 상대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도연과 나은 두 사람 중 누가  큰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지, 누가 더 커다란 쾌락을 느끼고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려웠다.


확실한 것은  사람이 느끼는 쾌락과 죄책감은 비례하고 있다는 사실 뿐이다.



치마 속을 파고든 나은의 손은 점점 거칠게 움직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은의 몸이 저쪽을 향해 있었고, 도연이 주변에 조금도 신경쓸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떻게 해? 오빠! 흑!"
이미 누적되었던 쾌감의 크기가 적지 않았던 탓에 도연은 그리 오래지 않아 절정에 이르렀다.

"나. 이제! 그만! 가요! 오빠! 하앙!"
도연이 자신의 절정을 알려왔고, 나도 그녀 안에 사정을 했다.

"으으음..."
그때 나은이 그리 크지 않은 소리를 내고야 말았다.

언뜻 듣기에는 잠결에 나오는 소리라 생각될 정도였지만 소리에 섞여있는 비음은 감추지 못했다.



"아! 아아... 아앙! 오빠. 학! 아아!"
물론 완전히 오르가즘에 빠져있는 도연은 조금도 그걸 느끼지 못한 모양이다.

"아! 아앙! 아... 아아... 하아아... 학! 아..."
도연의 몸에 힘이 빠지며 늘어졌고, 그녀가 흘리는 신음도 점차 잦아졌다.

나은도  넘어가면  되겠다 느꼈는지, 아래를 더듬던 손을 멈추었다.

"학! 학! 하아... 진짜로... 끝내줘요!"
도연은 이제 충분한 기쁨을 느꼈는지, 눈을 뜨고 날 바라보며, 방금 느낀 쾌감의 감상을 알려왔다.

"안아줘요. 오빠..."
도연은 이제 더 이상 나에 대한 감정을 숨기려들지 않았다.

잠시 도연을 안고 휴식을 취했다.

나은의 몸은 이젠 더이상 들썩이지 않았다.

도연은 미소로 가득한 얼굴로 날 바라보며, 손을 올려 내 얼굴을 더듬었다.

그녀의 하얀 손가락이 내 빰을 잡았다고 놓고, 코를 문지르고, 입술을 더듬었다.


어쩐지 그런 행위만으로도  섹스를  때와 다를  없는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여자에게 애정을 받고 있다는 기분은 확실히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행복감을 주는 모양이다.




"이상하다."
한참을 내 얼굴을 만지던 도연이 입을 열었다 .


"뭐가?"
어쩐지 그녀가 무슨 말을 할 지  것 같았다.



"오빠가 굉장히 멋있어 보여요. 이게 콩깍지가 씌인 거지?"

딱히 칭찬인  같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애정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어떻게 하죠. 오빠?"
그녀가 다시 물었다.

"뭐가?"

"나 오빠 없이는 못 살거 같아요. 이제."
 말을 할 때의 도연의 눈가는 조금 촉촉해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도연은 입술을 삐죽였다.


"언니한테도... 그리고..."
그녀가 말하지 못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우리 서로 잘 알고 있었다.


"하아... 싫다. 이런 거..."


"정말 싫어?"

"아니. 오빠가 싫은 게 아니고..."

"그러니까. 그런 나쁜  하는 게 정말 싫어?"


"아! 음... 하아... 모르겠어요. 막 가슴이 아려오는데... 또... 몰래 이런 짓을 하고 있다 생각하면 어쩐지 가슴이 뛰고... 등골이 짜릿하고..."


비정상적인 관계는  비정상적인 스릴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러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생각나고... 절대로 오빠랑 하지 말자고 마음을 먹으면... 더 참을 수 없어지고... 언니 생각을 하면 가슴이 죄어오고... 아아... 근데 오빠랑 함께 있으면 하아아..."


스스로의 마음에 대해 진단을 하면 할수록, 도연은 자신이 이 비도덕적인 관계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도 그래요. 만져봐요."
도연은 내 손을 잡고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탄력있는 도연의 가슴을 잡고 있으니, 심장이 뛰고 있는지 따위는 전혀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마음이 푸근해올 뿐이다.


"콩콩 뛰고 있죠?"


난 고개를 끄덕여, 그녀의 심장보다 가슴에 훨씬 더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감췄다.

"지금도 바로 옆에 언니가 있는데... 그래서  이렇게 좋은 걸까요? 그래서 오빠가 더 좋은 거예요?"


물론 그녀가 그런 감정을 느끼는 까닭은 전적으로 내가 지닌 능력 때문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도덕한 행위를 했을  오는 긴장감이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 말할 수는 없다.


"진짜로. 이젠 너무 늦었어요. 나 오빠랑은 절대 떨어질 수 없어요."
도연이 눈을 반짝였다.

문뜩 그날의 일이 머리에 떠올랐다.


도연과 나은, 그리고  팅장과  팀장 네 여자를 가두어놓고 괴롭히던 그날, 도연에게 저런 눈빛을 본 느낌이 든다.


자신을 기다리는 끔찍한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략을 쓰고, 투사처럼 싸우던 도연에게서 때때로 저런 눈빛이 엿보였었다.


어쩌면 이 여자는 이 순간 어떤 결심을 한  같았다.


나와의 관계가 그때의 생존 만큼이나 절박하게 느껴진 것인지도 모른다.


손을 뻗어 그녀의 입술을 더듬었다.


도연은 입술은 살짝 벌리고 고개를 앞으로 내밀며 내 손가락을 입에 물었다.


조금전 그 눈빛은 여전하다.


아름다운 여자의 욕망이 된다는 것은 언제나 가슴 벅찬 일이다.

비록 그 원인이 내가 지닌 어떤 특별한 능력이라 해도 말이다.

"으음..."
그때 갑자기 옆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나은이 막 잠에서 깨어난  힘겹게 입을 열었다.

당황한 도연이 눈을 크게 뜨고 어쩔줄 몰라한다.

 도연에게서 떨어져, 나은에게로 갔다.




"으응... 누구? 오빠야?"
나은은 무척이나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

"응. 나야."
그녀의 몸을 가볍게 안으며, 뒤로 손짓을 했다.

나은이 내 몸에 가려진 틈을 타 도연은 몸을 옆으로 굴러 침대 아래로 슬며시 내려가버렸다.



"오빠 방금 누구랑 얘기 했어요?"

"응. 나은이를 불렀어."

"흐응..."
나은은 무척 연기를 잘했다.

"난 도연이 목소리인줄 알았어요."


"도연씨는 작은 방에 있을 거야."

"그럼  좀 안아줘요."
나은은 눈을 감은채 팔을 벌렸다.


나은이 소리를 낸 이유는 아마도 이때문이었을 것이다.

도연과 나의 관계를 바로 옆에서 보고 있는 동안 달아오른 몸을 식히거나, 아니면 불을 질러 완전히 연소시켜버려야 했다.


그녀가 선택한 것은 후자였다.

나은의 위로 올라가자, 그녀가 스르르 안겨왔다.


잠깐 동안 키스를 하다가 떨어지자 그녀가 다시 물어왔다.




"그런데 옷은 왜 벗고 있어요?"

그녀의 질문 하나 하나가 침대 옆에 숨어있는 도연을 겨냥하고 있었다.


 그녀가 마음껏 도연을 놀리라고, 그녀에게는 액티브 카드 < 표현 >을 비활성화시켰다.


혹시라도 그녀의 본심이 튀어나오면 곤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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