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4화 〉@27. 남자 친구가 겨우 2m 옆에 있는데...
"근데 괜찮아요? 조금 힘들어보이는데?"
나은이 내 물건을 쥐고 위아래로 움직이며 도연의 남자친구에게 물었다.
"아직 괜찮습니다. 오늘은 술이 맛있네요. 좋은 분들이랑 마시니까 그런가봐요. 하하."
아무리 보아도 벌써 한계에 온 것 같은데, 억지로 정신을 차리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내가 알기로 원래가 그런 사람이었다.
자신이 술에 취하면 술자리가 망쳐질까 두려워 안간힘을 쓰고는 했었다.
"하암. 나도 사실은 너무 많이 마셨나 봐. 음. 그래도 영민씨 말이 맞네. 오늘 술이 달다. 우리 마셔요. 먹고 죽자고요."
나은이 잔을 들었다.
"그만 마셔. 그러다가 또 쓰러진다."
도연은 남자 친구가 정신을 잃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지, 다시 잔에 손이 가려는 것을 막았다.
"우리 도연이 아주 영민씨 열심히 챙기네. 그럼 우리끼리 마셔요. 오빠."
조금 취하기는 한 것 같았다. 나은은 불콰한 얼굴로 내게 잔을 들어올렸다.
"괜찮아. 더 마실 수 있어. 저도요..."
내가 잔을 들자, 도연의 남자 친구가 술잔을 들었다.
도연은 더는 막지 못하고 자기도 술잔을 들어 마주쳐왔다.
다들 잔에 든 술을 전부 비웠다.
쿵!
그리고 영민이 그대로 앞으로 쓰러져버렸다.
"하여튼. 이럴줄 알았어."
도연이 고개를 흔들었다.
"어어? 방금 괜찮다고 하더니... 나도 좀 힘들어요. 오빠. 나 잠깐만 쉴게요. 미안..."
나은이 술잔을 옆에 놓고는 그대로 상체를 숙였다.
"아! 진짜! 뭣들 하는 거야? 지들만 술 먹었나?"
두 팔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머리를 올려 놓은 나은을 바라보며 도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티를 잔뜩 내고 씩씩거렸다.
"그러면 우리끼리 마실까?"
"하아... 알았어요."
도연이 술병을 들고 내 잔에 가득 채우고, 자신의 잔에도 반 넘게 채운다.
"도연씨는 술을 잘하는 모양이지?"
"내가 잘 먹는 게 아니고, 이 둘이 못 먹는 거예요."
도연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 술잔을 들고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오빠. 괜찮아?"
그리곤 남자 친구를 건드려본다.
"으응... 나 괜찮아. 사랑해 도연아. 내가 다 잘못했어."
남자는 술에 취해서도 그렇게 도연에게 사과를 하고 있었다.
"어지간히 착한 사람이네."
"하아... 착하기는 착하죠."
도연은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언니! 언니 괜찮아?"
도연은 다시 나은의 머리에 손을 대고 흔들어보았다.
하지만 나은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어쩐지 정말로 술에 취해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휴우... 진짜 취했나봐."
도연이 한숨을 쉰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그녀는 아무말도 없이 술에 취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까. 방에 들어가서 둘이 뭐했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뾰족했다.
"네가 생각하는 거."
"칫!"
내 대답을 듣고난 도연이 화가 난 표정을 감추지 않고 다시 술잔에 술을 채웠다.
그녀는 날 노려보며 술잔을 비웠다.
"카아!"
술잔을 내려놓는 도연의 얼굴에는 삐졌다는 티가 너무나도 역력하게 남아있었다.
"케익을 좋아했어?"
나은이 사온 안주에는 도연을 위한 것이라며 조각 케익도 있었다.
아마도 시간을 끌기 위해 도연의 남자 친구를 데리고 일부러 빵집을 들렀을 것 같다는 추측을 하게 만들었다.
"좋아해요. 단 거."
고개를 끄덕이는 도연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조각 케익의 투명한 플라스틱 덮개를 벗기고 생크림을 손가락으로 한웅큼 찍어서 그녀에게 내밀었다.
"뭐예요?"
도연은 샐쭉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니, 도연은 상체를 숙이고 입을 열어 생크림이 묻은 내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
도연은 입안에 들어간 내 손가락을 빨아먹고, 혀로 손가락을 어루만졌다.
"하아아..."
다시 고개를 든 도연은 나즈막히 한숨을 내쉬었다.
난 다시 손가락에 생크림을 묻혔다.
도연이 다시 그걸 빨아먹었다.
"하음..."
도연의 얼굴은 점점 붉어졌고, 그녀의 눈엔 다시 욕망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하아... 진짜..."
도연은 입술을 깨물고 날 바라보았다.
"더는... 못 참겠어요."
도연은 의자를 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대로 내게 다가올 거라 생각했는데, 거기서 그대로 주저앉아 식탁 아래로 들어가버렸다.
그리고 잠시 뒤에 내 다리 사이로 그녀의 머리가 올라왔다.
"언니..."
도연은 아직도 내 기둥을 쥐고 있는 나은의 손을 보고 한 마디 내뱉었다.
"진짜. 이러고 있었잖아? 창피한 걸 몰라."
도연은 머리를 들지 않았다.
"근데. 크기는 진짜 크다."
도연은 손을 올려 나은이 잡은 윗부분을 잡으며 말했다.
여자치고는 제법 손이 큰 나은이 기둥의 아래를 잡고도 위로 나와있는 부분이 훨씬 더 컸다.
"이게 그렇게 좋은가?"
나은에게 하는 말인지, 그녀 자신에게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아마 후자가 더 맞을 것 같았다.
도연은 잠시 그렇게 손에 쥐고 있다가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내 물건을 자신의 입안으로 넣었다.
그녀의 혀가 귀두 사이의 틈으로 파고들었다.
무척 좋은 느낌이다.
특히 나은과 도연의 관계를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도연은 천천히 그걸 빨고, 혀로 희롱했다.
꼭 나를 즐겁게 해 주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그녀 자신이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한참만에 고개를 든 도연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 왜 이렇게 된 거니? 하아..."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손은 내 물건을 쥐고 있었다.
"당신이 나쁜 거예요."
도연의 얼굴엔 죄책감으로 가득했다.
"너도 나쁘고."
내 대답을 들은 도연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요. 내가 제일 나쁜 년이에요. 하아..."
그녀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입에 물었다.
이번엔 조금전과 달리 손도 함께 움직였다.
도연의 혀와 손, 그리고 여전히 움켜쥐고 있는 나은의 손 때문에 난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에 빠져버렸다.
"이제 됐죠?"
도연이 다시 고개를 들고 물었다.
"하고 싶어?"
도연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잠시 날 바라보던 그녀는 다시 몸을 숙이고 식탁 아래로 내려갔다.
나은의 손을 내 물건에서 빼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식탁의 저쪽에서 그녀가 나왔다.
"이거... 여기다 그냥 둔 거예요?"
그녀의 손에는 아까 내가 벗겨 던져 놓은 팬티가 들려있었다.
"뭐. 둘 다 정신이 없었잖아?"
"진짜..."
도연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누가 봤으면 어쩔뻔 했어요?"
"두 사람 모두 몰랐던 거 같은데?"
어쩌면 나은은 알았을 지도 모른다.
"다음부턴 조심해요!"
도연은 그렇게 뱉어놓고 스스로가 한 말에 깜짝 놀라버렸다.
이미 그녀도 내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모양이다.
"이리와."
자신이 한 말에 당황한 도연을 바라보면서 식탁 옆을 벗어나 그녀에게 다가서며 팔을 벌렸다.
도연은 방금 전의 팬티에 대한 것은 전부 잊어버린 듯 바로 내게 달려들었다.
마치 오랜 시간 떨어져있던 아빠를 본 아이처럼 뛰어올라 내게 안기고, 다리를 들어 내 허리를 감쌌다.
"안아줘요."
드디어 그녀는 자신의 욕망에 완전히 굴종했다.
"그렇게 하지."
도연은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들어 기쁘다는 듯 내게 키스를 했다.
키스는 그리 길지 않았다.
둘 모두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를 원하고 있었다.
난 그녀를 안고 소파로 가 내려놓고 셔츠를 벗었다.
"여기서 하려고요?"
술에 취해 잠든 남자 친구 옆에서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표정이었다.
"당연하지."
"들어가요. 우리..."
도연은 내 팔을 잡아끌었다.
"침대가 좋을까?"
도연이 고민했다.
물론 침대가 편하기는 하지만, 언니의 침실에서 언니의 남자 친구와 그짓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생각된 모양이다.
"작은 방에 이불 가져가면 되요."
"그때까지 참기 싫은데?"
"진짜 여기서 할 생각이에요?"
"영민씨는 술에 취하면 좀처럼 깨지 않는다고 했지?"
"그렇기는 하지만..."
도연이 머뭇거리는 동안 난 바지도 벗어버리고 알몸이 되었다.
"진짜 나빠요..."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엔 기운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나와 다투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혹은 그녀의 몸 장악한 사악한 욕망에 굴복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팬티는 왜 안 입은 건데요?"
반바지 아래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가 물었다.
"이쪽이 편하니까."
"참. 나. 변태 같아. 알았어요. 그럼..."
도연은 치마를 들어올렸다. 이미 팬티는 벗겨놓은지 한참이라 그대로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난 그걸로 만족하지 않았다.
"네 몸이 보고 싶어."
"뭐라고요? 지금 보고 있잖아요."
도연은 내가 하는 말의 의미를 충분히 알아들었지만, 짐짓 모르는 척 했다.
"벗어줘."
"진짜 너무해..."
도연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블라우스의 단추를 푸르고 있었다.
이미 한참 달아오른 상태였기에 마음이 급한 도연은 벌거벗은 몸이 될 때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전부터 느껴왔었지만 도연의 몸은 꽤 보기 좋았다.
몸에 지방은 거의 남지 않은 슬림한 몸매에 그리 작지만은 가슴이 멋지다.
키는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다리가 길고, 주먹만한 머리 때문에 키에 비해 무척 커보이는 편이다.
"그렇게 보고 있지 말아요."
부끄러워하고 있는 도연을 바라보고 있으니, 더욱 흥분 되고 있다.
"뭐예요! 빨리 안 와요?"
다그치는 도연에게 다가가 다리를 들어올리고 그녀의 입구에 가져대었다.
"하아... 진짜 얼마나..."
도연은 그렇게 본심을 털어놓고, 다시 얼굴이 붉어졌다.
"하고 싶었어?"
"알면서 자꾸 묻지 말아요. 으으으... 어떻게 해!"
도연은 벌써 튀어나오기 시작하는 신음을 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녀가 배신한 두 사람이 겨우 몇 발자국 거리에 있었다.
비록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고는 해도, 죄책감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흐읍! 학! 진짜 왜 이렇게 좋아! 짜증나! 학!"
"나 오빠 싫어요! 진짜에요. 근데 이건 왜 이렇게 좋은 거야! 흑!"
"입을 막아! 막으라고 바보야!"
여전히 도연은 자신의 입을 제어하지 못했다.
"안돼! 이러다가 들킨다고!"
"사실은 지금 이러고 있는 게 더 좋은 거지?"
"뭐예요? 학! 학!"
"남자 친구가 바로 옆에 있으니까 스릴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니야?"
"나빠요! 진짜. 난 미안하고... 흐윽!"
"좀 더 솔직해져도 괜찮아."
"흑! 그만해요! 그러지 않아도 죽겠어요. 하악! 아냐! 즐기는 거! 흑! 나도 모르겠어! 오빠만 보면 몸이 달아오르고, 오빠랑 하고 싶고! 학!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아..."
"내가 좋아?"
"좋아! 좋다구요! 이제 됐어요? 학! 미치겠어. 그냥 이 짓거리만 좋은 게 아니고, 오빠도 좋아요. 그런 내가 너무 싫어..."
거기까지 말한 도연은 자신의 목소리가 너무 컸다 생각했는지,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럼 앞으로도 나랑 하고 싶어?"
도연은 고개를 거세게 끄덕였다.
"그럼 남자 친구랑은 어떻게 할 거야? 앞으로도 이렇게 몰래 할까?"
도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면 헤어질거야?"
그녀는 다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도 모르겠어요. 허엉!"
그리고는 눈물을 터트려버렸다.
확실히 그녀의 남자 친구에 대한 애정은 진실인 모양이다.
지난번 지하 감옥에 가두고 위협을 했을 때에도 그녀는 자신의 남자를 배신하지 못했었다.
난 잠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녀를 달아오르게 하는 것도 즐겁지만, 이렇게 괴롭히는 것도 그에 못지 않다.
"나 오빠랑 헤어지지 않으면... 나랑... 안 해요?"
도연은 겁에 질려 내게 물었다.
"글쎄?"
도연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너무나도 가혹한 선택을 강요한 모양이다.
"시간을 가져보지. 어떻게 할지는 네가 정해."
"그럼... 나 영민 오빠랑 헤어지면 오빠는요?"
"나은과 헤어지길 원해?"
도연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뇨... 그건... 싫어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복잡한 여자였다.
"난 너랑 사귈 생각은 아냐."
도연이 미간을 찌푸리고 입술을 내밀었다.
"그럼 뭔데요?"
"이렇게 둘이 즐기는 거지."
"그렇지만..."
"아니면 나도 나은과 헤어지고 너랑 사귀기를 원하는 거야?"
"알았어요..."
도연은 어느쪽을 선택해도 자신이 나쁜 여자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내게 그걸 요구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