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화 〉@27. 남자 친구가 겨우 2m 옆에 있는데...
"참. 옷 갈아입지 않을래요? 오늘 아주 잔뜩 마실 거니까 편하게 입는 게 낫지 않아요?"
도연의 남자 친구가 사온 것들을 식탁 위에 풀어놓는 동안
나은이 갑자기 날 불러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옷 사놨어요."
주말에 도연과 쇼핑하러 갔다가 내 생각이 나서 샀다면서 셔츠와 반바지를 챙겨주었다.
난 순순히 옷을 벗고 그녀가 챙겨주는 옷으로 갈아입었다.
"근데 재미있었어요?"
밖에 들리지 않게 작은 소리로 물어오는 나은의 얼굴은 장난기로 가득했다.
"어떨 거 같아?"
나도 비슷한 표정이었을 것 같다.
"도연이 이쁘잖아요. 나보다."
아주 조금은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도 같다.
"도연이도 즐거워했나요?"
그녀가 내 바지를 내리며 물었다.
"그런 거 같은데?"
"진짜 대단한 남자야."
바지를 벗기고, 팬티까지 내려버린다.
그리고 아직 축축한 내 물건을 손으로 잡았다.
"하기는 누가 이걸 싫어할까?"
그걸 바라보고 있는 나은의 얼굴은 욕망으로 가득했다.
"하고 싶어? 지금?"
"잠깐만이라도..."
나은은 밝게 웃으며 대답하고는 팬티를 내리고는 뒤로 돌아 치마를 걷었다.
"봐요. 나 오빠 거 본 것 만으로 벌써 이렇게 젖었어요. 흑!"
나은은 말을 하다가 내 물건을 받아들이면서 터져나오려는 신음을 참기 위해 손으로 입을 막아버렸다.
"학! 하아! 잠깐이면 돼. 하아! 오빠!"
날 돌아보며 말을 하고 있는 나은의 얼굴은 평소에는 볼 수 없던 음탕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도연이랑 했죠? 학!"
"응. 끝은 내지 못했지만."
"아아... 이따가 학! 내 옆에서... 흐윽!"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언지 알 거 같았다.
"그런 게 좋아?"
어쩐지 내게 도연을 안으라 한 것이 단순히 그녀에 대한 악감정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흐윽! 그런가 봐요. 오빠가 다른 여자랑 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참을 수 없어요. 흑! 나 변태 같죠?"
"응."
어쩐지 내가 그녀에게 적용한 액티브 카드 < 증폭 >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난번 모텔에서 그녀와 관계를 가졌을 때에도 그녀 옆에서 주은과의 섹스를 보여주었고, 나은은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쾌락을 얻었었다.
아마도 그 때의 경험과 액티브 카드 < 증폭 > 때문에 나은은 그러한 변태적인 성향을 가지게 되었는지 모른다.
"하악! 나 오빠가 다른 여자들과 함께... 흐윽! 어떻게 해!"
한 번 그렇게 변태적인 쾌감을 얻은 나은은 점차 그러한 관계에 더욱 빠져들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따가 꼭 내 옆에서. 하악! 그만. 더는 참을 수 없어요!"
나은의 말대로 더 진행하면, 그녀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소리를 제어하지 못할 것이 틀림없었다.
그녀의 몸에서 내 물건을 빼자, 나은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걸 입에 물었다.
"하아... 진짜 굉장해요. 나 정말로 오빠 없이는 못 살 거 같아요. 어쩌죠?"
"다행이로군."
"못 됐어."
나은은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않자, 눈을 흘겼다.
"알았어요. 절대로 선을 넘지 않을게요. 오빠한텐 내가 그냥 만만한 여자 중 하나일 뿐이죠?"
"착하게 굴면 절대 버리지는 않는다고 약속하지."
"정말이죠? 알았어요. 그거면 충분해요."
나은은 내 물건을 깨끗히 하고, 자신이 사온 반바지를 입혀주고 양말까지 벗겨주었다.
팬티도 입지 않고, 반바지만 입으니 조금 어색하지만, 그녀에게도 나름 이유가 있는 것 같으니 따라주기로 했다.
셔츠를 입고 같이 방을 나왔더니 식탁에 앉은 도연과 남자 친구는 별 대화 없이 묵묵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옷 갈아입는데 뭐가 그리 오래 걸려?"
도연의 목소리가 뾰족했다.
"뭐 좀 했다. 너희도 둘이 있으면서 뭘 하지 그랬니?"
나은은 뻔뻔하게 조금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진짜. 누가 열애중 아니랄까봐. 너무 티내는 거 아냐?"
"뭐. 어때. 다 티도 낼 때가 있는 거잖아?"
"근데 그 반바지 잘 어울린다."
도연이 날 바라보며 말했다.
"그지? 니가 말한 걸로 사길 잘했다."
"도연씨가 고른 거였어?"
"네. 셔츠는 내가 골랐어요. 둘 중 어떤게 더 맘에 들어요?"
"음... 꼭 말해야돼?"
"진짜. 그만들 하고 앉기나 해."
도연은 다시 발기를 하기 시작하며 반바지를 뚫고 튀어나오려는 내 물건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돌리고 퉁명스럽게 한 마디 했다.
"그래요. 빨리 앉아요. 우리"
나은도 그걸 보았는지 날 끌고 식탁으로 갔다.
"근데 무슨 얘기들 했어요? 난 둘이 너무 서먹해서 걱정이었거든. 앞으로도 계속 볼 사람들이니까 좀 친하게 지내요."
식탁에 앉은 나은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은씨 얘기 했지."
"어? 그래요? 그럼 내 흉만 잔뜩 봤겠다. 그지?"
"흉은 무슨. 언니 이쁘다는 소리만 했어."
"그리고 야한 이야기도 좀 했지."
"진짜? 나도 그런 거 좋아하는데."
"하지마! 나 언니랑 저 오빠랑 그런 이야기 하는 거 싫어!"
도연이 다시 얼굴을 붉혔다.
"하여튼 넌 너무 순진해서 문제야."
"내가 순진하긴 뭘!"
나은과 티격태격하는 동안 도연의 얼굴이 혈색을 찾아갔다.
그리고 마치 조금 전의 열기가 없었던 일인 것처럼 우리는 술자리를 이어갔다.
도연은 이제 더 이상 아까처럼 나를 훔쳐보지 않았다.
대신 남자 친구에게 고생했다며 등을 두드려주고 술을 따라주었다.
적어도 이 순간은 아주 충실한 여자 친구의 모습이었다.
"참. 주말에 뭐했어요? 도연이 여기서 내내 나랑 있었는데."
"저도 마침 친구들이 보자고 해서요."
대화는 나은이 주도했다.
"재미있었나 보내. 나 없어도. 근데 오빠는 뭐했어요? 언니가 엄청 보고 싶어했는데."
도연이 처음으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다리에서 무언가가 느껴졌다.
고개를 내리지 않고도, 난 그게 도연의 발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녀는 남자 친구가 옆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식탁 밑으로 발을 뻗어 내 다리를 건드렸다.
"나도 사람들 좀 만나느라."
토요일엔 엘리베이터에서 두 여자를 손에 넣었고, 일요일엔 수빈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는 동안 도연의 발은 쉬지 않고 날 건드렸다.
내 발 위에 올려놓기도 하고, 내 정강이를 쓸어내리기도 했다.
그럴 때의 도연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름 재미있는 모양이다.
하기는 짝이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울 때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상적인 관계에서 얻을 수 없는 쾌감을 얻기도 한다.
그러니까 지금 그렇게 발로 나를 건드리는 행위가 도연에게는 무척이나 스릴 있던 모양이다.
어쩌면 그정도는 그다지 가책을 받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오빠. 안주도 먹어. 술은 조금만 마시고."
그렇게 발장난을 하고부터, 도연은 눈에 띄게 밝고 부드러워졌다.
"그렇게 할게."
그녀의 남자 친구는 여자 친구가 신경을 써주기 시작하며 한층 더 유쾌해졌다.
도연의 발 놀림은 점점 더 과감해져 갔다.
처음에는 발과 정강이에서만 어른거리더니, 어느새 다리를 쭉 뻗어 허벅지 위로 올라왔다.
그러다가는 아예 내 가운데를 툭 치고 돌아가버렸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자신이 한 행동에 스스로 놀랐던지, 그새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한동안은 다시는 발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그녀의 발은 날 건드리기 시작한다.
이번엔 처음부터 허벅지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다시 가운데로.
마스터 카드 < 매의 눈 >으로 강화된 시력 덕분에 난 고개를 내리지 않고도 그녀의 발을 볼 수 있었다.
발기해 있는 내 물건을 톡톡 건드리고 있는 도연의 발은 무척 섹시했다.
깨끗하게 정리하고 투명한 패디큐어로 마무리를 한 도연의 발은 앙증맞게도 작았다.
발의 크기만으로는 아마 내 여자들 중 가장 작은 듯 싶었다.
무척이나 슬림한 그녀의 몸매를 생각하면 당연한 것 같았다.
그렇게 키는 크지 않으면서도 다리는 무척이나 길다.
도연의 발이 자꾸 내 물건을 건드리고 있으니, 어쩐지 당장 그녀를 먹어치우고 싶은 욕망이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장난을 눈치챈 사람은 나뿐이 아니다.
나은도 얼마 가지 않아 그걸 알아차렸다.
그럴 수밖에 없다.
술을 마시면서도 나은은 문득문득 내 물건으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도연의 발이 내 물건을 건드리는 모습을 본 나은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우리의 술자리는 점입가경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영민씨는 도연이한테 정말 잘 해요."
대화는 다시 영민의 애정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갔다.
"그렇게 뭐든지 오냐오냐하다가 도연이 바람이라도 피면 그것도 괜찮다고 하겠네요."
나은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도연이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남자는 잠시의 고민도 없이 유쾌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난 건너편에 앉아있는 도연이 억지로 미소를 짓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 물건을 건드리던 발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난 왼손을 내려 그녀의 발을 움켜잡았다.
도연의 얼굴이 빨개진다.
"누가 진짜로 그렇다고 하는 건가요. 만약에라고 가정하는 거죠."
나은이 다시 물었다.
"음..."
남자는 잠시 고민하는 얼굴을 했다.
"절대로 있을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만약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아마도 그냥 넘어가지 싶어요."
"네에?"
아무리 착한 남자라도 그렇게까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지, 나은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왜요?"
"도연이를 믿으니까요."
남자가 그 말을 하고 있을 때, 내 손은 도연의 발가락을 부드럽게 쓰담고 있었다.
도연은 어쩔줄 몰라 날 빤히 바라보았다.
"믿는 거랑 무슨 관계인데요?"
나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도연이도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실수는 덮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만약에 그게 실수가 아니라면 도연이한테 더 좋은 사람이 생겼다는 말이니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고요. "
다른 사람이 동의를 하건 아니건 남자는 자신만의 애정관을 확고하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 영민씨도 그럴 수 있다는 말이겠네요? 그러니까 서로가 상대의 바람기를 참아주는 관계가 이상적이라는 거예요? 음. 그건 좀 그렇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무슨 프랑스 사람들도 아니고."
"아뇨. 전혀요. 난 이미 가장 멋진 사람을 만난 걸요."
남자의 도연에 대한 애정은 돌처럼 단단했다.
그리고 그의 말을 듣고 있던 도연의 얼굴은 무척이나 핼쓱했다.
평소와 달리 남자 친구가 말을 하는 동안 끼어들지도 않았고, 뭐라 한 소리 하지도 못했다.
너무나 당황한 그녀는 내 손에 잡혀 있던 발을 빼고야 말핬다.
갑자기 죄책감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모양이다.
"참 좋겠다. 도연이는..."
나은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도연을 바라보았다.
"그만해. 못됐어. 언니도. 내가 왜 바람을 피운다고 가정해?"
그 말을 하고 있는 도연의 얼굴은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아보였다.
어쩌면 조금만 더 건드리면 정말 울어버리거나, 아니면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하고, 모든 것을 고백해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났어? 미안. 난 그냥 영민씨가 너무 대단한 거 같아서 별 생각없이 물어본 거야."
나은도 그리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녀는 더는 도연을 자극하지 않았다.
아마도 도연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이 장난을 지속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오빠 착한 거 누가 몰라."
도연은 슬쩍 고개를 돌려 남자의 눈치를 보았다.
"미안하니까 내가 벌주 마실게."
나은이 잔을 들고 비워버렸다.
"혼자만 그렇게 마시면 안 되지. 영민씨도 한 잔."
내가 술잔을 들자 영민은 사람 좋은 미소를 띄우며 잔을 들어 부딪쳐왔다.
우리가 술잔을 비우는 동안에도 도연은 창백해진 표정 그대로 묵묵히 앉아있었다.
다시 술을 마시는 동안 도연은 더이상 내 다리 위로 발을 올리지 않았다.
마음의 가책 때문이리라.
대신 나은의 손이 내 사타구니를 더듬었다.
그녀는 도연처럼 소극적이지 않았다.
고무줄로 된 반바지를 슬쩍 내리고 잔뜩 발기한 내 물건을 밖으로 거내고, 손으로 주물럭거렸다.
식탁 건너편에서 우리를 바라보던 도연은 나은의 손놀림을 보고 얼굴을 굳혔다.
아마 나은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알아차린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