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화 〉@26. 엘리베이터가 멈추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동안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닫혀있는 문만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떨리는 어깨는 내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었다.
어쩐지 엘리베이터가 평소보다 더 느리게 올라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층이 올라갈수록 보라의 어깨는 점점 더 떨려왔다.
팅!
마침내 엘리베이터가 멈추었다.
그녀는 아직 내리지 않았다.
보라 뒤에 서있던 내가 먼저 엘리베이터를 내렸다.
현관문을 열며 뒤를 볼아보니 보라는 여전히 날 바라보고 있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며 현관문을 반쯤 열어둔 채 거실로 들어갔다.
소파에 앉아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들어왔다.
들고 있던 장바구니를 현관 한쪽에 내려놓고, 그녀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금세 벌거숭이가 된 보라는 개목걸이를 찾았다.
하지만 늘 그곳에 있던 것이 없는 걸 발견한 그녀가 불편한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겨우 하루만에 치워버렸냐는 심사를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없는 것은 없는 것이다.
보라는 그걸로 만족한듯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어서 내게로 다가왔다.
그녀는 상체를 들고 내 바지를 풀렀다.
자신의 벗은 몸을 보자마자 발기한 내 물건을 보며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이게 뭐라고..."
마침내 입을 연 보라가 한 말은 그것이었다.
다시 한동안 그대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스스로 참을 수 없는지 입을 열었다.
고개를 숙이고 그걸 입에 넣었다.
기둥을 잡고 흔든다.
한참 동안 묵묵히 내 물건을 빨고 흔드는 것에만 열중하던 보라가 다시 입에서 빼고는 몸을 뒤로 돌리고 바닥에 엎드려 엉덩이를 높이 들었다.
소파에 앉은채 내려다 보니 그곳은 이미 흠뻑 젖어있었다.
"박아줘. 개처럼."
그녀는 이를 빠득 갈며 말했다.
이런 요청이라면 언제라도 반갑다.
난 바지를 마져 벗어버리고 그녀의 뒤에서 삽입을 했다.
"흐윽!"
반응은 바로 왔다.
그녀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잠시 멈춰 기다려본다.
보라의 몸이 꿈틀거린다.
"멈추지 마! 그냥 박아!"
보라는 무척 화가 난 듯 했다.
내게? 그녀 자신에게?
난 묵묵히 그녀의 요구를 따른다.
"더러운 년. 흑!"
울음 소리인지, 아니면 쾌락을 느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소리와 함께 자신을 욕하고 있었다.
"더! 세게! 더! 미칠 거 같아! 흑! 흐윽!"
확실히 울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왜? 왜? 나야? 흑!"
그녀의 마음을 위태롭게 만든 것의 정체를 알아차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난 조금의 가책도 받지 않았다.
그저 지금을 즐길 뿐이다.
"나쁜 년! 이게 그렇게 좋아! 흑!"
그녀는 울부짖으며 나에 대해 완전하게 굴복했음을 알려왔다.
"아아! 모르겠어! 이젠! 제발! 학! 마음대로 해! 개같은 년! 개처럼 박아줘! 학!"
그녀는 아주 장렬하게 절정에 다다랐다.
난 평소처럼 그녀의 안을 가득 채웠다.
"흑! 흐윽! 으엉!"
절정의 순간이 지나고 보라는 바닥에 엎드린 채 통곡했다.
난 잠시 그녀가 마음껏 슬픔을 즐기도록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울음이 잦아들자, 그녀를 안아들어 소파에 앉았다.
보라가 먼저 내게 입을 맞춰왔고, 우리는 정말로 애정으로 가득한 키스를 나누었다.
"당신이 증오스러워."
입을 떼고 그녀는 다시 날 원망했다.
"왜 날 이런 꼴로 만들어버린 거야?"
"당신이 갖고 싶었으니까."
내 말을 들은 보라가 잠시 멍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단지 그뿐이야?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이 어떤 고통을 받건 상관없어?"
"응. 당신만 내 손에 들어오면 돼."
"더러운 놈."
그 말이 끝나고 보라는 다시 내게 입을 맞췄다.
"좋아... 당신이 이겼어. 난 당신 거야."
그녀의 그 말을 지금까지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당신이 원하는대로 할게."
"남편과 헤어질 수 있어?"
보라는 떨리는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어. 이런 몸이 되어서 더이상 속이며 살 수 없어."
"은영이는?"
"내가... 키우고 싶어... 하지만"
보라는 다시 울 것 같은 얼굴이 되었다.
"아이에겐 엄마가 필요하지."
"고마워."
"남편과는 이야기를 한 건가?"
보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떻게 하고 싶어?"
"모르겠어. 머리가 멍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어. 그냥... 당신의 애완 동물로 살고 싶어. 의미 없이..."
보라는 정말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은 표정이었다.
"흑!"
그녀가 다시 눈물을 터트렸다.
"당신 때문... 아니. 더 이상 핑계는 대지 않을게. 내가 잘못한 거지... 왜 이렇게 된 걸까? 그런 짓만 하지 않았으면..."
보라는 내게 도둑질을 걸렸던 날을 머리에 떠올린 모양이다.
"하지만 후회는 안 해. 이제는..."
그녀는 팔을 내려 다시 내 물건을 손에 쥐었다.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게 되었으니까."
허탈한 얼굴로 그걸 어루만진다.
"뭐든지 시키는대로 할게. 버리지만 말아줘. 제발..."
그녀가 고개를 들고 내게 애원했다.
"밤이면... 정말로 이제 끝인가하고 두려움에 떨며 혼자 눈물 흘리는 거 더는 할 수 없어."
난 그녀의 머리를 잡고,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춰주었다.
"당신 없이 살 수 없어. 절대로..."
"그래."
난 보라를 눕히고 다시 삽입했다.
조금전의 거칠었던 행위와 달리, 서로의 감정이 교감하는 애정으로 충만한 섹스였다.
"그건 어디있어?"
섹스가 끝나고 그녀가 물었다.
"잠깐만."
난 거실 장식장에 두었던 개목걸이를 가져왔다.
보라는 그걸 낚아채듯 가져가 자신의 목에 걸었다.
그리고 다시 마루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게 제일 그리웠어..."
그녀는 웃고 있었다.
"당신한테 원하는 건... 이것 뿐이야."
어쩐지 행복하면서도 서글퍼보였다.
그날 보라는 아주 충분히 만족을 얻고 나서야 돌아갔다.
그녀의 앞날에 대해서는 그녀가 알아서 할 것이다.
아마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완전히 결심을 내린 듯 하다.
- 영상물 AVM-001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다시 정산의 시간이 돌아왔다.
지금까지 한 번 이상의 정산을 받았던 AVM-001에서 AVM-019까지의 작품 수익은 모두 9억 8천만 원.
그중 초기작인 AVM-001에서 AVM-010까지는 지난번 정산보다 조금 줄어들었다.
출시후 한 달이 넘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하지만 그 이후의 작품들은 지난번에 비해서도 오히려 더 늘어났다.
특히 오크물의 경우 첫 정산에 비해 큰폭으로 늘어난 578,840,500원에 달한다.
단 한 편의 영상으로 올린 수익치고는 엄청난 금액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그런 것 같다.
사람들에게 한 번 회자되면 기존 작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만일 그 퀄리티로 성인물이 아닌 판타지 영화로 나왔다면 얼마나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까?
- 영상물 AVM-020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은희의 학원에서 그녀의 동료들과 3,000만 원의 상금을 걸고 한 게임물 영상은 56,250,500원을 벌어들였다.
나로서는 무척 즐거운 게임이었지만, 이런 종류의 기획물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다지 크게 인기를 끌기 어려운 듯 하다.
다른 영상에 비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수익이지만, 그래도 내가 즐거웠으면 됐다.
영상으로 얻는 수익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문제일 뿐이다.
사실 그보다 카드를 까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훨씬 많다.
이번에 받은 자동차만해도 영상을 얼마나 팔아야 얻을 수 있을지 모를 정도이다.
- 영상물 AVM-021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정 팀장을 처음 겁탈하던 날의 영상은 118,254,800원의 매출이 나왔다.
역시 가슴이 큰 여자의 겁탈물은 항상 진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 영상물 AVM-022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지아를 그녀의 약혼자와 헤어지게 만든 날의 영상은 89,525,200원의 매출이다.
지아가 출연하는 영상으로서는 가장 높은 매출이다.
아마도 레이블의 가치가 높아진 탓도 있지만, 지아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도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 영상물 AVM-023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지연과 수빈이 동시에 출연한 영상은 166,250,500원을 벌어들였다.
레이블의 양대 간판급 여배우가 두 명이나 나오는 영상인만큼 만족할만한 매출이 나왔다.
- 영상물 AVM-024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주은과 그녀의 남자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던 날의 영상은 86,250,500원을 벌어들였다.
괜찮은 외모에 남자 친구 앞에서 여자를 빼앗는 정통적인 NTR물이라 첫 작품으로서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온 듯 하다.
- 총 수익은 1,504,073,500원입니다.
- 현재 정산 가능한 수익은 모두 2,896,866,700원 입니다.
그동안 카드팩 10개를 뽑고, 주은에게 시계 두 개를 구입했고, 게임에 필요한 돈을 뽑아놓고, 이런저런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돈이 그정도였다.
수익이 점점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
이젠 돈에 대해서는 더이상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살게 된 것 같다.
이참에 몇몇 여자들에게 개런티를 선지급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이게 무슨 돈이야?"
정 팀장은 자신 앞에 내려놓은 현금 뭉치를 보고 깜짝 놀라했다.
"이걸로 급한 불부터 꺼요."
"날 주는 거야?"
아주 잠깐이나마 그녀는 내가 그녀에게 어떤 애정을 가진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팀장님을 산 거니 몸값이라 생각해요. "
"정말? 그럼! 좋아. 얼마든지 팔 수 있어."
정 팀장은 보라와는 전혀 달랐다.
속물적이고, 쉽게 쾌락에 빠져버렸다.
그녀에게도 단 한 번도 액티브 카드 < 호감 >을 사용한 적 없지만, 그녀는 이미 완전히 중독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정 팀장에게는 보라에게서와 같은 애정도, 정복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사용하기 편한 몸뚱이로 느껴질 뿐이다.
그래도 그녀의 공격적인 가슴은 남자에게 아주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참! 그런데 권 이사가 조금 이상한 말을 하던데?"
돈을 가방에 챙기며 그녀가 말했다.
"뭐라고요?"
"영웅씨 더이상 쫓으려 하지 말라고."
"흠..."
"아마 그 소문 들은 게 아닐까?"
"그럴까요?"
여자들 사이에서 퍼져나간 나에 대한 소문이 그자의 귀에까지 들렸다고 이상할 것은 없다.
창업 멤버는 아니지만, 그래도 자금을 담당하는 임원인만큼 그자에게 선을 대려는 사람이야 얼마든지 있을 테지.
"조만간 자기랑 한 번 만날 자리를 주선하라고 하던데? 괜찮겠어?"
"그러죠. 뭐."
딱히 나야 두려울 것은 없다.
"알았어. 그럼 언제쯤으로 할까?"
"다음주 정도면 괜찮겠네요."
일개 사원이 이사와의 만남에 이렇게 튕기는 것은 말도 안 되지만, 난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렇게 할게."
"이게 뭔가요?"
나은은 내가 건내준 종이 가방 속에 담긴 돈다발에 깜짝 놀랐다.
"말했잖아? 섹스의 대가를 주겠다고."
"진짜... 근데 왜 이렇게 많아요?"
"매번 계산하기 귀찮으니까."
"오빠.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뭘 줘도 왜 사람을 기분나쁘게 하면서 줘요?"
"재미있잖아?"
"마음을 다치게 하는게 재미있어요?"
"응."
"아니... 아니다. 오빠랑 얘기를 계속하면 말릴 거 같아. 알았어요.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화대..."
정말로 기분이 나쁜 표정이다.
"한 번에 20만 원씩이니까... 백 번이네..."
나은은 허탈하게 웃었다.
"오빠가 날 조금만... 더 인간답게 취급해주면, 나 오빨 사랑했을 거 같은데. 그게 싫은 거죠?"
"아니. 나은씨처럼 멋진 여자한테 사랑받는 게 왜 싫어?"
"그럼 날 창녀 취급해도 내가 오빠를 사랑할 거라 생각하는 거예요?"
"그건 나은이 마음이지."
"진짜로 나쁜 사람이에요. 울고 싶어진다..."
"난 우는 여자랑 하는 것도 좋아해."
"하아... 내 인생은 오빨 만나서 완전히 바껴버렸지요?"
그 물음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
어떤 식으로든 그녀의 삶은 결코 전과 비슷하지조차 않을 것이다.
"이건... 좀 생각 밖이네요. 고객님."
주은은 내가 준 거액의 돈뭉치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이미 그녀에게는 시계 값으로 8,000만 원을 주었고, 또 처음 만나던 날은 게임의 미끼로 수천만 원을 꺼내놓았었다.
이번에도 몸값을 선불로 준다하니 반갑게 받아갈 뿐, 나은처럼 서운해하지는 않았다.
"선불을 받았으니 앞으로는 더욱 열심히 봉사해드릴게요. 호호!"
돈을 챙기며 주은은 나와의 관계가 그렇게 한정되는 것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하려 했다.
아마도 나은과는 달리 주은은 그런식으로 자신이 상처받는 것을 막으려 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