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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7화 〉@25. 그녀가 없는 사이 그녀의 남자와 (187/377)



〈 187화 〉@25. 그녀가 없는 사이 그녀의 남자와



어쩐지 쾌감과 함께 스스로를 학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천천히 해."


"흐윽! 몰라! 하악! 진짜로! 못됐어!  구경만 하고! 학!"
서운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걸 원한 것은 나은 자신이었는데?

그녀는  복잡한 여자였다.

아니. 사실은 내가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녀에게 적용된 설정이 너무 많다.


"흑! 좋아! 어! 너무 좋아! 오빠! 간다! 나 가요!"
도연과 달리 나은은 자신의 목소리를 조금도 제어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문을 살짝 열어놓았기 때문에 도연이 누워있는 방에까지 충분히 들릴 것 같았다.

어쩌면 그걸 알고 나은은 일부러 더 크게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 오빠! 사랑해! 좋아요! 너무 좋아! 간다!"
조금의 작위적인 것 같은 단어들도 섞여있었다.

하지만 어떤 감정으로 가득해서 날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꼭 그런 것 만은 아닐 것도 같았다.


삐이걱~
문득 저 멀리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지금 한창 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나은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저벅... 저벅...

아주 조심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다가왔다.


"어떻게 해! 앙!"
나은은 점점 더 과격하게 자신의 쾌감을 표출하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던 난 저쪽에서 머리가 살짝 드러나는 것을 목격했다.


어째서 나온 걸까?

나와 나은의 섹스를 보고 싶어서?

아마도 그녀 자신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학! 아아..."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은은 절정을 맞이했다.


그리고 다시 그 발소리가 멀어져갔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거예요?"
한동안 쉬고 나서 그녀가 물어왔다.

"뭐가?"

"진짜! 왜 그렇게 능청스러워요? 도연이 말이에요."

"음... 그냥 서로 마주보고 있으니까, 도연씨도 나한테 관심이 있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키스를 했지."

"말도 안 돼! 걔가 오빠 얼마나 싫어했는데."

"왜?"

"음... 그건 걔한테 물어봐요."

그녀의 의리는 무척이나 독특했다.
단지 얄밉다는 이유로 애인이 있는 도연을 내게 따먹으라고 청부해놓고, 도연이 날 미워하는 이유는 옮기려 하지 않는다.

"근데 도연이 하는 걸 보니 오빠한테 넘어간 건 바로 알겠드라."
나은은 그게 신기한 모양이다.

"나 걔가 그러는 거 처음 봐요."

"지금 남자 친구도 있잖아."

"그거랑은 조금 달라요. 그쪽은 뭔가 위안을 받는  같았는데, 오빠를 볼 때는 욕심으로 가득했어요."

"그랬어?"
거기까지는 몰랐다.


"진짜로. 그냥 두면 아마 나한테 오빠 빼았겠다고 달려들지도 모르겠어. 음. 뭐. 지금이라고 다른  아닌가?"


"즐거운 거 같은데?"

"설마요. 나도 기쁜 건 아니라고요. 누가 뭐 진짜로 나누고 싶어서 그러는 건가?"
나은이 입술을 삐죽거리며 내 물건을 손에 쥐었다.

"근데 어제 알았어요. 당신하고 주은씨... 하는 걸 보고 나니까 내가 독차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구나. 그래서 생각했어요. 어차피 그게 불가능하다면, 헛된 생각 하지 말자고."

나은의 표정은  심각했다.


"사실은  점점 오빠가 좋아지고 있어요. 이상하죠? 되게 나쁜 사람 같은데... 여자도 잔뜩 있는 거 같구... 맞죠?"


"응."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진짜... 어쩌면 그렇게 겉보기하고 다른 걸까?"

"그래도... 좋아요."
나은이 날 끌어안으며 말했다.

우리는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처음엔 애정으로 가득한, 그리고 나중엔 정열적인 키스였다.


"매력도 없는 남자의 하나뿐인 여자보다, 당신 같은 사람의 여자들 중 하나가 훨씬 더 좋을 거 같아요."
나은이 수즙게 고백했다.

우리는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며 애정을 교환했다.

그녀의 말처럼 난 한 사람에게 독점적인 애정을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매력적인 여자와 함께 있는 동안  순간의 애정을 전부 주는 것은 당연했다.



"이제  봐요. 걔 지금 잔뜩 달아올랐을 거예요."
한참동안 날 바라보던 나은이 말했다.

어쩐지 마음이 상한 표정이다.


그녀의 복잡한 마음을 그녀 자신이 아니라면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나은을 이렇게 만들어버린 당사자인 나로서도 그저 대강 짐작할 뿐이다.



"그럼 자고 있어."

"어쩜 가란다고 그렇게 휑하고 일어서요?"
입술을 삐죽거리는 그녀가 귀여워 다시 한 번 입을 맞추고 일어났다.

"오빠!"
침대를 벗어나려는데 그녀가 불렀다.

"응?"


"화이팅!"
나은이 웃으며 주먹을 쥐고 외쳤다.

뭐가?

여하튼 그녀는  상황을 정말로 즐기는 모양이다.


나은의 침실의 불을 끄고 방을 나섰다.

문은 일부러 닫지 않았다.

그녀도 듣기를 원할 것이다.


도연이 누워있는 방으로 가서 손잡이를 쥐고 돌렸다.


조용히 문이 열렸다.

그리고  이불에 누워 다리를 벌리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도연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학! 아!"
너무 놀란 도연은 그대로 두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마치 그것으로 자신이 숨겨진다 생각한 모양이다.


"나가요!"
그리 크지도 않고 딱히 위압적이지도 않은 도연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뭐하는 거예요? 언니는?"


"잠들었어. 피곤한 모양이야. 술이 꽤 취했잖아?"


"알았어요. 가서 주무세요."
도연은 나와 눈을 마주치려하지 않았다.


"아직도 만족 못한 모양이야?"


"시... 시끄러워요."
도연이 황급하게 치마를 내리며 말했다.

"이번엔 충분히 만족하게 해줄게."


"나가요. 제발. 언니... 깨요."

"절대 안 깨."


"깨면요?"


"상관없어."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난 네가 좋으니까."

도연이 입술을 깨물고 날 바라보았다. 머릿속으로 스쳐가는 생각이 많은 모양이다.


"꼭 할 거죠?"
그녀는 내 행동을 막을 자신이 없었다.

"응."


"그러면..."
잠시 그녀는 머릿속을 정리했다.

"한 가지만 약속해요."


"뭘?"

"오늘만이에요. 낼부터... 오늘 일 없던 걸로  주세요. 부탁이에요."

"그러지."
약속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도연이 원피스를 위로 벗어버렸다.


이미 팬티는 벗어버린 뒤라 오직 브래지어만이 걸친 전부였다.

도연은 천천히 브래지어도 벗어버렸다.

"꼭... 해야겠어요?"
벌거벗은 그녀는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은 모양이다.


"응. 꼭."

"알았어요."
그녀는 그대로 몸을 뉘였다.



"학!"
삽입과 함께 그녀는 바로 달큰한 신음을 내뱉었다.


"좋아?"
도연의 몸속 깊숙히에서 잠시 멈추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좋아요. 정말로..."
도연은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내가? 아니면 나랑 하는 게?"

"꼭 대답해야해요?"


"응. 듣고싶어."

"좋아요. 당신이랑 하는 것도. 당신도."
도연의 눈이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괜찮겠어?"


"뭐가요?"


"다른 남자를 좋아하는 거."

"나쁜 자식..."
도연이 내게 눈을 흘겼다.


"왜 사람을 가지고 놀려고 그래요?"

"좋으니까."
내 애정을 증명하기라도 하려는 듯,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윽!"
도연의 몸이 흔들렸다.


그녀의 눈도 흔들리고 있었다.

확실히 내가 어떤 애정을 표현할 때마다, 그녀는 점차 약해지고 있었다.

"아아..."

"너도 그렇지?"

"흑! 좋아요. 하악!"
도연이 내 몸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진짜로... 좋아서 어떻게 하냐고! 흑!"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도연이 당황해서 손을 뻗어 전화기를 찾았다.

"비켜요!"
나은이 전화벨 소리에 깰까 두려운 모양이다.


하지만 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연은 대기 상태로 만들어 놓은 전화기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받아. 아무소리도 내지 않을게."


도연이 입술을 깨물고 전화를 받았다.


"왜 했어. 윽!"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했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지는 않았다.


"아냐. 지금 다들 자서 그래. 하아! 그래서 작게 말하는 거야. 흡!"
도연이 눈을 부릅뜨고  노려본다.


 손을 내려 그녀의 탐스러운 가슴을 쥐었다.



"괜찮아. 화 많이 안 났어. 응. 아... 아니. 좀 술기운이 올라서. 아!"
도연은 손을 올려 전화기의 마이크를 막았다.


"제발!"
그리고 다시 손을 떼고 소리 없이 내게 애원했다.

난 잠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아냐. 내가 미안해... 흐읍"
가까스로 이번에도 신음 소리가 흘러나오기 전에 마이크를 막을 수 있었다.

도연이 날 보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흐윽! 제발!"


"응. 생각해보니까 내가! 흑!"
도연은 쉴새 없이 전화기의 마이크를 막아야 했다.


"우리 내일 이야기 해.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봐. 오빠 때문에 그런 거 아냐. 응."
 몇 마디를 하면서도 도연은 몇 번이나 말을 멈추었다.

하지만 이젠 더이상 내게 아무것도 애원하지 않았다.

"으응... 하아..."
그녀는 눈을 감고 머리를 뒤로 눕혔다.


"술기운이... 하아 하아... 올라와. 학!"

그녀가 너무 폭주하지 않도록, 하지만 지금의 쾌락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정도로, 조심스럽게 그녀의 쾌감을 조절하려 노력해본다.



"아! 아아... 그래. 정말이야. 너무 많이 마셨어."

"그러니까... 진짜로 취했어. 나. 오빠. 나 이제 자... 흑!"
그녀는 자신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저 더이상은 쾌락에 저항할  없을 뿐이다.


도연은 대충 전화를 끊고 옆으로 던져버렸다.



"하아! 진짜... 하지말라고! 학! 흐으으! 이젠! 더이상! 아아!"


도연의 몸이 활처럼 뒤로 휘었다.

"으윽! 당신 마음대로 해! 학! 나... 이젠 정말로  돼!"

그래서 그녀가 원하는 것을 주었다.

그때부터는 조금의 사정도 봐주지 않았다.

도연은 비명을 질렀고, 흐느꼈다.

만약 나은이 정말로 잠에 들었어도 충분히 깨어날정도로 커다란 소리를 내고야 말았다.


그리고 난 나은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문틈으로 우리를 훔쳐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 갈 거 같아! 으윽!"


"싸줘요! 안에! 학! 내 안에 가득 채워줘!"
도연이 소리쳤다.


난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도연은 정말로 자신의 안을 가득 채워주기를 원하는 것처럼  몸을 꽉 끌어안았다.


"더! 더! 더! 흐윽!"
내가 사정을 끝낸 뒤에도 그녀는 날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아아... 엄청나게 해버렸다."
도연은 이제 더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오히려 전에 없이 미소까지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나... 완전히 망쳐버린  같아요."
그녀의 미소는 기쁨에서 오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오빠가 알아차렸겠죠?"

"뭘?"


"오빠 목소리가 이상했어요. 떨리고 있었던 거 같아. 미친년..."
도연은 허망하게 날 바라보며 웃었다.

"이제 어떻게 하죠?"
그녀가 물었다.

"어떻게 하고 싶어?"

"이렇게   언니한테서 당신을 빼앗어버릴까?"

나은이 했던 말이 틀리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룻밤 사이에 제일 친한 두 사람을 배신했네... 하..."

여전히 그녀는 웃고 있었다.



"안아줘요. 다시.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

그날밤 다시는 남자에게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

난 도연을  번  안았고, 도연은 그때마다 죽을 것 처럼 행복해했다.

간간히 문 저편에서 미약한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나은도 충분히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하아... 이제 가봐요. 나. 움직일 기운도 없어."
도연은 다시는 나은에게 나를 빼앗는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까  한거... 지켜줘요. 오늘 일은 오늘로... 끝내요. 우리."


"그렇게 하지."

물론 그녀가 이미 내 손에 들어온 사실을 지금 말할 필요는 없는  같았다.




도연의 방을 나오면서 불을 끌 때, 난 그녀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오늘밤은 그녀에게 무척 힘든 날이 될  같았다.



나은의 방으로 돌아와 문을 닫고 침대에 올라갔다.


그녀가 야수처럼 달려들었다.

나은은 아무말도 없이 내 물건을 손에 쥐고 귀두를 입에 물었다.

발정이 난 나은은 마치 정신이 나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삽입을 원하지는 않았다.

그저 정신없이 그걸 물고 열심히 빨아들일 뿐이다.



"싸줘요!"
나은이 작은 소리로 내게 말했다.


난 그녀의 얼굴에 사정을 했다.


"하아... 정말..."
하얀 정액으로 뒤덮힌 나은의 모습은 무척이나 색정적이었다.




"진하네요. 오늘 몇 번이나 쌌으면서도."
나은은 흘러내리는 정액을 혀로 핥으며 웃었다.


"어떻게 될까요?"
그녀가 말하는 것은 물론 우리가 아니라 도연의 일이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물론 그 두사람 사이의 관계는 파탄 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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