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화 〉@24. 청부 섹스. 저 여자를 따먹어 주세요.
"오늘 그 여자 만나는 거 아니었어요?"
"저녁만 같이 먹기로 했어."
"그냥 저녁으로 끝나지 않을 거 같은데요?"
다시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녀가 말했다.
"그건 봐야 알겠지?"
"알았어요. 그럼."
주은은 다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즐기기도 하고 돈까지 주신다니 거절할 수야 없지요."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욕망은 그 말에 추호도 거짓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점심 시간이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은에게 메시지가 왔다.
회사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커피숍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퇴근 시간에 일이 조금 밀렸다.
나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일을 다 끝내고야 회사에서 나갔다.
"제가 조금 늦었네요. 일이 생각보다 늦게 끝나서 그랬어요."
"일이 바쁘면 그럴 수도 있죠 뭐. 그리고 그렇게 늦은 것도 아닌데요."
"어쨌든 늦은 건 사실이니 오늘 저녁은 제가 사죠. 뭐든지 말해요."
"음... 그럼 고기 먹어요. 우리. 나 고기를 제일 좋아해요."
그녀가 선택한 식당은 꽤 깨끗한 식당이었다.
요즘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분위기 있는 식육 식당에서 삼겹살을 시켰다.
주은의 말처럼 계산적인 여자였다.
너무 비싸지도 않은 음식을 골랐지만, 그렇다고 너무 허름한 식당을 찾지도 않았다.
현명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고기는 내가 구울게요. 나 고길 좋아해서 굽는 것도 잘해요. 영웅씨는 먹기만 해요."
나은은 그녀가 말한 것처럼 구기 굽는 것에 솜씨가 있었다.
어느 한 점의 고기도 타지 않고 딱 먹기 좋을 정도로 구워 내 앞에 하나씩 올려주었다.
"어때요? 이집 고기 괜찮죠?"
"나은씨 솜씨가 좋아서 그런 것 같네요."
"호호. 그렇게 봐 주시면 감사하지요."
센스 있고 영리한 여자였다.
"고기 두 점에 소주 한 잔이 국룰이라구요."
세심하게 잔을 채워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대접을 받는 기분인데요."
"정말요? 그렇다면 그런 걸로 해 두죠."
너무 빼지도 않고, 말 솜씨도 좋았다.
단순이 주은의 말처럼 계산만 빠른 여자는 아니었다.
뭐든 요령이 있는 여자였다.
아마 일 솜씨도 뛰어날 것 같았다.
대개 손재주가 있으면 일머리도 좋은 편이더라.
"그런데 요즘 영웅씨 팀에서 굉장히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요?"
대화의 주제는 굉장히 다방면이었다. 대개는 그녀가 먼저 화두를 던지고, 내가 따라가는 편이었다.
아는 것도 많고,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일도 놓치지 않았다.
"ELW라면 옵션도 해요?"
투자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아뇨. 그런 건 개인이 하기는 너무 어려워서요."
"금융 쪽으로 아는 게 굉장히 많으시네요."
"관심이 많아서요. 사실 나도 돈을 많이 벌고 싶거든요. 속물이에요. 나."
그 말을 할 때의 나은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럼 지금 직접 투자하고 있는 것도 있어요?"
"이것저것 조금씩 손을 대보기만 했어요. 아직 여유 자본이 있는 것도 아니고, 확신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코인에 더 투자 하지 않느다고 하셨죠?"
"코인은 자신 없어요. 미래에 대한 확실성이 없는 투자는 사실 투기나 다를 바 없죠."
"그래도 제일 규모가 큰 거는 나쁘지만은 않을 거 같아요.
사람들에게는 경로 의존성이 있어서, 한 번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한 상품이 그 자리에서 물러나기는 절대 쉽지 않을 거예요."
"나은씨는 정말 박식하네요?"
"그냥 책에서 본 걸 말한 것 뿐이에요. 시간 날 때마다 이런저런 책을 모으는 게 취미에요."
많은 여자들이 그렇듯, 남는 시간을 드라마나 맛있는 것을 찾아다니는 것이나, 멋진 사직을 찍을 장소를 찾기 보다 책을 보며 미래를 그리는 것이 더 즐겁다고 했다.
생각보다도 괜찮은 사람 같았다.
그러니까 일의 동료로서도, 혹은 연애의 상대로도 괜찮은 사람 같았다.
사실 지난 주말 그녀들을 괴롭히면서, 나은에게는 조금 호감이 생겼다.
그날 그녀가 보여준 모습은 다른 여자들과 조금 달랐다.
물론 자신의 목숨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세 여자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은은 그런 극한의 상황에서도 목숨이 아닌 존엄을 택했다.
그건 사실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다.
나는 절대로 그녀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근데 밥은 안 드시네요?"
"저 탄수화물은 거의 안 먹어요. 사실 저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라서요."
그녀는 자신의 비밀이라며 고등학교 때에는 지금보다 20Kg은 더 나갔었다고 알려주었다.
그게 얼마인지는 말하지 않아 모르겠다.
"대학 들어가자마자 다이어트를 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꾸준히 관리하고 있고요."
몸매 유지를 위해서 하루 열량을 체크하고, 매일 두 시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운동을 한다고 했다.
저녁 식사가 즐거웠던 것은 전적으로 그녀의 덕분이다.
나은은 밝고 쾌활하고, 미래지향적인 여자였다.
식사를 하는 동안 드라마라든지, 맛집이라든지 하는 이야기나 감정적인 부분에 할애할 필요 없이,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여자는 매우 드물다.
"근데 말 편하게 하지 않을래요? 나보다 오빠잖아요?"
그녀는 나보다 네 살이 어렸다.
"그럴까?"
"네. 그렇게요. 오빠."
애교도 부릴 줄 알았다. 여러모로 수가 높은 여자였다.
"그래서 어떠세요?"
고기를 전부 먹어치우고, 마지막 남은 술잔을 비우고 나서 그녀가 내게 물었다.
"어떻다니?"
"저 말이에요. 지금까지 열심히 저를 어필했잖아요."
"매력적인 여자라고 생각해. 외모도 그렇지만, 내면은 더더욱 그런 거 같아."
난 내가 느낀 그녀에 대한 감상을 전부 솔직하게 말했다.
"그거 전부 내가 꾸민 것일 수도 있는데요?"
나은이 웃으며 물었다.
"그렇다고 매력이 감소될 수야 없지. 사실 꾸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잖아? 그게 외적이 되었든, 내적이 되었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좋은 사람이네요. 당신. 생각보다도 더."
"그냥 네가 매력적인 여자라 어떻게든 좋게 해석하려는 거일 수도 있잖아?"
"그러면 더 좋은 거죠? 내가 그만큼 멋진 여자라는 말이잖아요?"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서로의 눈길이 부딪쳤고, 당장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갈망에 사로잡혔다.
계산을 하고 나와, 황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리로 가요."
나은이 지도에서 목적지를 찾아내 날 인도했다.
방금전의 식당에서 가장 가까운 모텔로 들어가 난 그녀의 옷을 벗겼다.
그녀는 내게 달려들었고, 우리는 정신없이 입을 맞추었다.
"와우!"
키스가 끝나고 내 아랫도리를 내려다 본 나은이 탄성을 질렀다.
"그게 뭐예요? 무슨 사람 물건이 그렇게 커요? 나... 그런 거 처음 봐요."
사실은 바로 이틀 전에 당신의 몸을 무단으로 점령했던 바로 그 물건입니다. 라고 할 수는 없었다.
여하튼 그녀는 그날의 일을 잘 기억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았다.
"무서워?"
"솔직히 말하면 조금은요."
나은이 어색하게 웃었다.
"두려우면 안 해도 돼."
"아뇨. 여기까지 왔는데, 기회를 놓칠 수야 없죠."
나은이 다시 내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날 침대에 눕히고, 내 위에 올라타 입을 맞추면서, 손으로 내 물건을 더듬었다.
"그런데 조금은 사정을 봐주면서 해요."
나은이 말했다.
"아프면 말해. 언제든지."
나은의 몸을 침대로 눕히고, 그녀의 음부에 손을 대며 말했다.
"으음... 하아..."
나은은 금세 입을 벌리고 달큰한 신음을 토해냈다.
"우리 왠지 잘 맞는 거 같아요."
나은은 처음으로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근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게 무슨 말이야?"
나은의 클리토리스를 살짝 간지르며 물어보았다.
"하아... 아음... 그러니까 내가 오빠한테 일부러 접근한 거 오빠도 알고 있잖아요?"
나은의 전략은 무척이나 스트레이트했다.
"흑! 이렇게까지 잘 될 줄 몰랐어요. 그래도 시간이 조금은 걸릴 줄 알았는데... 아음... 오빠. 손길이 너무 야해!"
슬슬 그녀의 몸이 날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 같았다.
난 그녀 앞에 앉아 귀두를 입구에 가져대었다.
나은은 조금 두려운 표정을 지으며 내 행동을 지켜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난 천천히 그녀의 안으로 진입했다.
"흑! 윽!"
나은은 입술을 깨물며 고통을 참아내고 있었다.
"하아! 이렇게 꽉 차는 거 처음인데... 으윽!"
"아파?"
"조금 아픈데 좋아요."
나은은 어떻게든 내게 미소를 지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나한테 접근을 했다고?"
그녀의 몸 깊은 곳까지 들어가 다시 나은에게 질문을 던졌다.
"흐음... 아까 말했잖아요. 난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는 속물이라고. 학! 아... 그냥 그렇게 있는데 엄청 좋아요!"
그녀의 얼굴이 다시 붉어졌다.
스스로를 속물이라 하는 것에는 거리낌이 없지만, 좋다는 말을 할 때에는 부끄러워한다.
"속물 여자가 제일 좋아하는 남자가 어떤 남자인줄 알아요?"
"돈 많은 남자?"
"비슷해요. 성공한 남자. 혹은 행운을 잡은 남자에요. 으윽! 그러니까 오빠는 딱 나 한테 찍힌 거죠. 흐윽! 어! 엄청 좋아! 어떻게 해!"
아직 난 그녀의 몸안으로 밀어넣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나은은 정말로 느끼고 있었다.
"나한테 원하는 게 있겠네? 그러면."
"그건 당연한 거 아녜요? 나 오빠랑 사귀고 싶어서 얼마나 열심히 작전을 짰는데요. 학! 근데, 너무 쉽게 넘어오는 거 아녜요?"
나은이 씩 웃다가 다시 얼굴을 굳혔다.
"어떻게 해! 너무 좋잖아? 와! 복권에 당첨 된 거 같아! 학!"
"복권에 당첨이라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아? 아직 우리 사귄다고 결정한 거 아니잖아?"
"학! 하아! 오빠가 나한테 매력있다면서요? 흐으... 이제 해도 될 거 같아요."
나은은 내게 움직일 것을 요구했다.
"매력있는 여자가 맞아. 몸도 얼굴도 내면도."
난 아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너무 빨리 가버려도 곤란하다.
"하아! 그러니까요. 나도 내가 매력있는 거 알거든요. 와우! 죽인다!"
나은은 두 손을 위로 올려 자신의 머리를 쥐어 뜯기 시작했다.
"윽! 딱 좋아. 너무 세게 하지는 말아요. 윽! 어때요? 나랑 하는 건?"
"즐거워."
"그게 다에요? 난 이렇게나 좋은데? 윽! 엄마야! 나 이러다가 가겠다. 무슨... 나 꼭 약이라도 먹은 거 같아! 학! 오빠!"
"응?"
"나랑 사겨요. 내가 해달라는 거 다 해줄게요. 나 미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괜찮은 여자라구요. 흑!"
"괜찮은 여자인 거 맞아.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이렇게 하고 있지."
"흐윽! 그러니까 나랑 사겨요. 나 쓸데 없는 요구 같은 거 안 할게요."
"쓸데없는?"
"뭐 사달라든지, 사랑해달라든지, 결혼해달라는 소리 안 해요. 욱!어떻게 해! 간다! 간다! 안 돼! 엄마야!"
나은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잠깐만 멈춰요. 윽!"
그녀의 요청을 들어주기로 했다.
잠시 그녀에게 멀어져 간신히 귀두만 걸치고 멈춰섰다.
"하아하아... 쪽팔릴 뻔 했다. 하하..."
나은의 얼굴은 정말로 빨개져있었다.
"뭐가 쪽팔려?"
"그잖아요? 무슨 여자가 그렇게 빨리 가버린다고... 하아... 근데 궁합이 잘 맞는 건가? 아닌가? 나만 느끼고 있는 거 같아."
"나도 좋아. 굉장히."
"으음... 여하튼 아직 대답 안 했잖아요?"
"원하는 건 없고, 그냥 사귀기만 하자고?"
"네. 나 처럼 욕망만 있고, 가진 거 없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뭔 줄 알아요?"
"그런 방법도 있어?"
"있어요. 딱 한 가지."
"그게 뭔데?"
"잘 나가는 사람 옆에 붙어있기."
나은의 얼굴은 조금전처럼 아주 당당했다.
"잘 나가는 사람 옆에 있으면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어요. 그 사람이 무얼 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얼 사고 파는지를 옆에서 지켜보기만해도 전부 배움이 된다구요."
언뜻 맞는 말 같았다.
"하지만 제일 어려운 건, 그 잘 나가는 사람 옆에 있는 거예요."
나은은 자신의 생각을 그렇게 풀어나갔다.
"근데 어디 우리 같은 사람이 정말로 잘 나가는 사람 근처에나 가기 쉬워요?
우리 회사 사람들 사실... 서로 비슷하잖아요?
원래 사람들은 끼리끼리 만나는 법이니까요.
그러니까 오빠 같은 사람의 옆에 있는 것 만으로 나한테는 이익이 된다구요."
그리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게 다시 움직이라는 신호였다.
"와! 진짜! 어떻게 이렇게 좋은데?"
"그런데 내가 듣기로."
조금전보다 좀 더 빠르게 움직이며 그녀에게 물어봤다.
"나은씨 회사에서 나한테 안 좋은 소리 하고 다녔다며?"
나은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