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7화 〉@21. 풍전등화의 회사 생활
"응. 어제 권 이사랑 이야기를 나눠 봤어. 전에 다니던 회사에 유진 그룹 지계가 한 사람 있는데, 그 사람이 제안을 한 거라고 하더라고."
정 팀장이 내 물건에서 입을 떼고 알아온 것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유진 그룹은 5대 그룹 바로 다음에 위치한 대기업이다.
때로는 6위나 7위 정도로 거론될 때도 있고, 때론 8위 쯤이라 하던 때도 있지만,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10위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 전통있는 대기업이다.
그런 회사의 직계가 이 회사를 원한다고?
이 회사 규모를 생각하면 상대가 너무 터무니 없는데?
"직계라고는 하지만 그룹 후계자 정도는 아닌가봐. 총수 막내 동생의 3남이니까 사실 후계 그룹에선 꽤 멀리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집안이 집안인만큼 나름 뒷배로는 충분한 거지."
그룹을 물려받을 가능성은 전혀 없고, 계열사를 물려 받기에도 꽤 멀리 떨어져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재벌 가문의 사람이니 재정적인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어, 그걸로 돈을 불릴 생각인 건가?
정 팀장의 설명을 듣고 나니, 조금 이해는 가지만 구체적인 진실을 알기에는 터무니 없이 적은 정보이다.
"이제 벗어봐요."
무척이나 매력적인 정 팀장의 몸을 그대로 두고 시간을 보내기가 아까웠다.
"으응..."
그녀는 불편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서 블라우스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그녀가 나와의 관계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번 내가 그녀의 육체를 요구할 때면 그녀는 여전히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그렇다고 내게 반항을 표시하지는 못했다.
그저 편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옷을 벗을 뿐이다.
잠깐 동안에 신고 있는 스타킹을 제외하고는 벌거벗은 몸이 된 정 팀장은 나를 일으켜 내 바지를 벗기고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녀가 다리를 벌리고, 난 그녀의 몸에 삽입을 시도해본다.
"충분히 젖어있네요. 맞는게 좋은가 봐요?"
"윽! 아니. 그런 거 아냐. 윽!"
젖기는 했지만 충분히 젖을 정도는 아니었다.
타고난 마조는 아닌 정 팀장이다.
이제 막 개발 되어가는 과정이라 스스로의 성향을 받아들이지도 못한다.
하지만 난 일부러 그녀를 몰아세운다.
오른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정 팀장이 입술을 깨물고 신음을 참아보려 한다.
왼손으로 젖꼭지를 쥐고 비틀어본다.
"아!"
그녀는 마침내 참지 못하고 신음을 내뱉는다.
하지만 고통을 이기지 못한 소리라기에는 너무 달콤했다.
"말해봐요. 엉덩이를 맞을 때가 더 좋은 가요? 가슴을 괴롭히면 더 좋은가요?"
"아니. 안 좋아. 학!"
물론 그녀가 내뱉는 신음은 아마도 내가 괴롭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녀의 음부를 열심히 꿰뚫고 있는 커다란 성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렇게 그녀에게 열락을 선사하면서도 난 그 커다란 가슴을 괴롭히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일면으로는 그녀를 마조로 조련하기 위해서였고, 또 일면으로는 그게 너무 즐거웠기 때문이다.
이 여자와 섹스를 하는 것은 물론 즐거운 일이다.
똑같이 거대한 가슴의 소유자이지만, 지연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지연과의 섹스는 상큼했고, 이 여자와의 섹스는 질펀하다.
하지만 섹스의 결과로 정 팀장이 즐거움을 얻는 것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학! 하악! 영웅씨가 이런 줄 알았으면, 나 절대로 그렇게 안 했을 거야."
날 바라보고 있는 정 팀장의 눈은 육욕으로 가득했다.
분명히 그녀는 이 섹스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게 못마땅했다.
그동안 그녀가 해온 행동에 합당한 벌이 아니라 상을 주는 꼴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따로 체벌을 해 주어야 마땅했다.
찰싹!
정 팀장의 거대한 가슴이 내 손에 맞고 출렁거렸다.
멋진 광경이다.
역시 천연의 거유는 천상의 축복이다.
"하응! 조금만 약하게 해주면 안 될까?"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이네요."
다시 젖꼭지를 비틀어준다.
"으으윽!"
정 팀장은 입술을 깨물며 고통의 신음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아보려 했다.
이번에는 그 어떤 쾌감도 함유되지 않는 순도 100%의 고통의 신음이었다.
"흑!"
정 팀장은 살짝 눈물을 흘렸다.
그걸 보고 나니 마음이 풀린다.
이런 행위는 우리 서로에게 필요하다.
그녀는 내가 단지 그녀의 몸을 원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으윽! 흑!"
고통이 너무 강한 때문인가?
정 팀장은 잠시 힘겨워 했다.
하지만 가슴의 통증이 조금 사라지고 나면서 다시 느끼기 시작한다.
난 그렇게 고통과 쾌락을 동시에 선사하며 그녀를 조교하려 노력했다.
물론 내 시도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모른다.
난 진짜 사디스트도 아니고, 여자를 조교하는 따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 행위의 종착에 딱히 기대하는 결과도 없다.
그러니까 그냥 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 여자는 진짜 마조가 되어 내 체벌을 기대할 수도 있고, 어쩌면 전혀 반대로 나에 대해 증오를 떠올릴 수도 있다.
어느쪽이건 상관 없다.
망가지면 버리면 그만이다.
만일 그녀에게 조금이나마 애정을 갖고 있었다면 이런 행동 따위 하지 않겠지.
하지만 정 팀장에게 그런 거 하나도 없다.
그저 괴롭혀줄 뿐이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결과를 기대해 보자.
"그런데 경영진에선 권 이사의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 같은 가요?"
그렇게 한참 동안 가슴을 괴롭히다 다시 질문을 던졌다.
"흐응! 학! 아! 어느 정도는 그런 거 같아."
잠시 쾌락을 즐기던 정 팀장이 황급하게 대답했다.
"벌써 권 이사 통해서 그쪽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양해각서는 채결했어. 학!"
가슴만 큰게 아니라 몸의 감도 좋은 여자였다.
조금만 찔러주면 바로 반응이 온다.
그리고 섹스의 즐거움도 잘 아는 여자였다.
그날 처음 이 여자를 강제로 취한 이후로 거의 매일 그녀와 이런 밀회를 즐기고 있는데, 그녀는 할 때마다 가버렸다.
"양해 각서 따위 무슨 소용이라고요."
"그래도 서로 이익이 부합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흑! 아! 그리고 박 부장이 꽤 진지한 거 같아. 아아! 너무 좋아! 영웅씨! 학!"
때때로 그녀는 날 마치 연인을 보는듯한 눈으로 바라볼 때가 있다.
그건 조금 웃긴 일이다.
이 여자 매번 섹스를 시작할 때면 불편해한다.
아마 남편에 대한 죄책감이 남아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한 번 시작하고 나면 그런 죄책감 따위 금세 어디론가 날려버리고 즐거움을 만끽한다.
무척이나 이율배반적인 심리 상태였다.
뭐. 사실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인간들이 그리 다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윤리적인 책무와 쾌감 사이에 흔들이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윽! 아! 나 좀 안아주면 안 돼?"
정 팀장이 팔을 벌리며 내게 물었다.
찰싹!
"학!"
난 그녀의 요구를 다시 체벌로 대답해주었다.
섹스의 중반을 넘어서면 그녀는 나와의 관계에 무척이나 혼돈을 느끼는 모양이다.
그건 안 된다.
그러니까 나라도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 우리의 관계를 증명해야 한다.
"박 부장은 왜 그렇게 이 일을 추진하려는 거죠? 권 이사에게 어떤 대가를 보장 받은 건가요?"
"흐응! 응... 학! 박 부장... 사실 욕심이 많은 여자야. 자기는 모르지? 학! 처음에 사장이랑 류이사랑 일 시작하고 박 부장 영입하면서 지분 문제로 꽤 논란이 있었어. 하응!"
점점 정 팀장이 응답하기까지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정신을 유지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흑! 학! 으으... 영웅씨!"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이 점점 더 그윽해진다.
이거... 꽤 곤란하다.
난 이 여자에게는 액티브 카드 < 호감 >을 비활성화시켜 놓았다.
이 가슴만 멋진 여자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생각 따위 없다.
그런데도 이런 꼴이다.
아무래도 체벌에 대해 좀 더 고민해야 할 것 같았다.
"흑! 나. 더는 못 참아! 학!"
정 팀장은 손으로 입을 막고 터져나오려는 신음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나름 방음 시설이 되어있고, 지하층에 내려오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조심은 해야 했다.
아무래도 이 상태로는 더는 이야기의 진행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때부터는 나도 그녀의 몸을 취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하... 하아... 영웅씨... 어쩜 그렇게..."
충분한 쾌감을 얻은 정 팀장은 꽤 부담스러운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그래서 박 부장이 원하는 건 결국 지분이라는 거죠?"
난 그녀의 눈길을 무시하고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 이상인 거 같아. 하아... 하아..."
정 팀장은 조금씩 이성을 되찾으며 말을 이었다.
회사의 지분은 사장이 55%, 류 이사가 30%, 그리고 박 부장이 15%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사장과 류 이사가 각각 65%와 35%를 가지고 있었는데, 박 부장을 영입하면서 그렇게 배분이 된 모양이다.
사장이 자신의 지분을 10%나 줄였고, 류 이사가 5%를 줄였다.
그때도 류 이사는 마땅치 않아한 모양이다.
뭐. 다들 욕망이 있으니 회사를 키워올 수 있었겠지.
그걸 욕할 수는 없다.
욕심이 없는 사람은 사업을 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그리고 박 부장은 나름 수완을 발휘해, 자신이 맡은 캐주얼 사업과 마켓 플레이스에서 꽤 성과를 올렸다.
당연하게도 자신의 정당한 지분을 요구했고, 류 이사의 반대로 지분에는 크게 변함이 없는 모양이다.
"권 이사가 투자를 받아오면 아마 그 여자들이 가진 지분이 절반 정도로 희석될 거야. 100억이면 사실 절대 작은 돈은 아니잖아. 거기서 박 부장이 그쪽으로 넘어가면 사장과 류이사가 가진 지분을 합쳐도 절대 50%가 안 되는 거지."
"바지 사장이라도 하고 싶다는 거로군요."
"바지사장이라해도 규모가 달라지니까."
대충 이 회사의 권력 구조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장하고 류 이사도 바보들은 아니잖아요."
창업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그런 종류이다.
자신이 보유한 지분이 계속 희석되어 회사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는 것.
그렇다면 회사의 규모가 아무리 커져도 회사는 자신의 손을 떠나버린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처음엔 수십 억원. 그러니까 사장과 류 이사가 합치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투자가 들어올 거야. 그리고 자금이 더 필요해지면 권 이사가 다시 다른 곳에서 투자금을 유치하는 거지. 물론 전주는 사실 전부 한 사람이고."
권 이사와 박 부장은 벌써 회사를 완전히 집어삼키기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 놓았다.
그들의 목적 대로라면 사장과 류 이사는 운이 좋으면 제법 큰 돈을 만지고 떨어져 나갈 것이고, 운이 나쁘다면 사업 실패의 책임만 떠안게 될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후자가 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거. 전부 녹음해 놓았죠?"
내가 정 팀장에게 원한 것이 그것이다.
권 이사와 좀 더 자주 대화를 나누며 그가 꾸미고 있는 일의 전반적인 음모를 증거로 남길 것.
물론 그걸 가지고 권 이사의 악행을 폭로하거나 할 생각은 아니다.
이 회사가 내 것도 아니고, 사장과 류 이사를 지키기 위해 발벗고 나설만큼 그녀들과 친분이 있지도 않다.
하지만 이걸 갖고 있으면, 어딘가 쓸 데가 있을 거 같았다.
적어도 사장과 류 이사를 따먹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
정 팀장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스튜디오를 빠져나올 때에는, 그녀가 모아온 증거들이 전부 내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었다.
"그럼 나가서 일 보고 와. 자기 오늘 업무는 내가 처리할테니까."
상사와 몸을 섞게 되니 좋은 점도 있다.
내가 필요할 때에 시간을 낼 수 있고, 귀찮은 업무는 그녀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떠넘길 수도 있다.
물론 꼭 그런 혜택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뭐 쓸 수 있으면 쓰는 거지.
그날은 정 팀장의 지시로 운영중인 로드샾을 둘러보고, 협력 업체를 방문하는 업무로 시간을 보냈다.
물론 업무는 두어시간 만에 끝이 났고, 남은 시간은 오랜만에 스파 클럽에서 여유있게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것으로 보냈다.
그렇게 정 팀장을 손에 넣고 나니 회사 생활이 윤택해졌다.
여전히 그녀는 날 갈구었지만, 어디까지나 외부적으로 보이기 위한 일일 뿐이다.
난 일을 하다가 욕정이 솟구치면 정 팀장을 스튜디오로 불러 마음 편히 욕심을 풀었다.
비록 그녀에게 사소한 애정 따위 없지만, 그녀의 몸만은 진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