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43화 〉@20. 미소녀와 미소녀가 나를 차지하기 위해 엉망진창이 되던 밤 (143/377)



〈 143화 〉@20. 미소녀와 미소녀가 나를 차지하기 위해 엉망진창이 되던 밤

"나도 당해보고 싶다. 그런 거..."
지연의 눈에 떠오른 감정은 내가 예상했던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거짓말이 아니다.


지연은 무언지 알 수 없는 갈망과 아쉬움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 저기 강간 아니거든. 합의 보고 한 거거든. 그리고  부러워 할 거랑 아닌 거랑 구별도 못하니?"
난 빠르게 수빈의 말을 부정했다.



"아저씨 나빠!"

"내가 뭘?"


"나는 안 해주고..."

진짜인 모양이다.


지연은 정말로 그걸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이라는 말을 듣고 나니 어쩐지 짐작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수빈은 경험한 것을 그녀는 경험하지 못한 것이 불만인 모양이다.

더군다나 그런 것은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 순간 난 한 가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혹시라도 이 아이가 아저씨 강간해줘. 아니면 강간 마렵다. 따위의 메시지라도 보낸다면?


섬찟한 생각에  으스스 몸을 떨고 말았다.

"지연아. 이건 정말인데. 혹시라도 나한테 톡으로 그런 소리 한다거나, 길에서 그런 말 하면, 정말로 안 된다."
마지막 수단은 역시 협박 뿐이다.



"뭐 너도 딱히 다르지 않을  아냐? 처음부터 이 남자와 로맨틱한 섹스를 한 건 아니지않아?"


그런데 수빈이 이상하다는 듯 지연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아니. 난 처음부터 내가 좋아서 아저씨랑 자자고 했었는데?"
지연이 여전히 불만에 찬 얼굴로 날 보며 천연덕스래 대답했다.




"아니? 어째서?"


뭐가 어째서야? 남자와 여자가 섹스를 하는데, 꼭 남자가 그걸 원해야 하는 법이라도 있는 거야?
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지? 나도 그게 굉장히 이상해. 아직도 이해를 못 하겠어."
하지만 지연의 대답은 조금도 날 도와주지 않았다.


"흐음..."
수빈은 의혹이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어쩐지 그녀의 그런 눈이 껄끄럽다.



"여하튼 이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수빈은  의심하고 있었다.


머리가 좋은 아이니까 혹시라도  비밀을 알아차리지는 않을까?

아니.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그건 불가능해.

내가 지닌 능력은 인류의 과학과 상식을 훌쩍 뛰어 넘는 종류의 것이다.

"정상적인 상황은 아닌게 틀림없어. 만일 내가 직접 관련된 당사자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비밀을 밝혀냈을 거야."
수빈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너무 늦은 거 같아. 난 벌써 이 이상한 남자의 능력에 감염이 되어버렸으니까..."
어쩐지 고백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난 다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아저씨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매력적인 여자를 자기 옆에 늘려갈 거라 생각해."
수빈은 이제 더이상 나를 바라보지 않고 지연에게 말했다.



그녀가 내게 하고 싶은 말은 전부 한 모양이다.


이상한 남자, 수상한 점이 너무 많지만, 그걸 캐내는 것 보다 지금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




"그러겠다."
지연도 수빈의 말에 납득했다.

"그러면 언젠가는 너랑 나는 아저씨한테  가치도 없는 여자가  가능성이 있어. 원해 남자들은 오래된 여자부터 치우는 거니까. 아마도 너나 내가 가장 먼저 버려질 수도 있어. 아니. 그럴 가능성은 굉장히 농후하다고 봐야해."


언뜻 언뜻 수빈의 말은 폐부를 찌른다.


담담하게 말을 하고 있는데도, 듣고 있는 날 계속 불편하게 만든다.


 다시 변명이 마려웠다.


"아저씨 나 버릴 거예요?"
지연이 자신의 거대한 두 개의 가슴을 각각의 손으로 받쳐올리고 물어왔다.


역시 이 아이는 절대 멍청하지 않다. 여우야. 가슴이 거대한 여우.




"그래. 솔직히 말하면, 가슴이라는 명확한 장점이 있는 너보다, 내가 먼저 버려질 가능성이 높지."

지연은 끊임없이 수빈을 도발했고, 수빈은 그걸 무시했다.



"하지만  세상에서 니가 제일 가슴이 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만일 나랑 척을 지겠다면, 난 어떻게 해서든 너보다 가슴이 크고 멋진 여자를 찾아올거야.  너보다 이쁘지는 않아도, 니가 가진 장점은 희석되겠지."


"척을 지는 게 뭐야?"


"나와 협력하지 않고, 계속 나한테 시비를 건다면."


"협력 같은  안 해. 나 언니 싫어."


"나도 딱히 니가 좋아서 그러는 건 아냐.
그냥  이상한 남자에게 버려지기 싫어서 필사적인  뿐이야."



"난 너희랑 헤어질 생각 없어. 너희 처럼 멋진 여자들은 나한테 과분하다고 생각하거든."
그러니까 내 생각도 좀 들어줘.


"남자가 하는 이런 말은 그냥 무시하면 돼."
수빈의 말에 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서로가 공감할  있는 부분도 있는 모양이다.

그게 하필 나의 신뢰성에 대한 부정적인 판단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난 괜찮아. 나도 방법이 있으니까."


"그래? 그게 뭔데?"

"정액 변기! 아저씨 정액을 잔뜩 받는 거야. 그리고 임신을 하는 거지. 남자는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한텐 냉정한데, 자기 아이한텐 못 그래."
지연은 당당하게 임신 공격을 선언했다.

그래. 너한테도 계획이 있었구나...


역시 아무 생각 없는 여자 아이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아... 머리가 지끈거린다.


"흠... 나쁘지 않은 방법 같아."


그런데  너까지 동의를 하는 거야?


난 다시 수빈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었다.

"근데 그 방법에는 몇 가지 허점이 있어."

수빈은 그렇게 뭐든지 분석을 해야 하는 모양이다.


"뭔데? 허점이란게?"


"이 남자 나랑 처음 할 때도 내 안에 사정하는 걸 전혀 거리끼지 않았어. 그건 둘 중 하나의 의미이지.  임신시키는 걸 두려워하지 않거나, 절대 임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거."

호오...


"그래서?"
그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거냐는 표정으로 지연이 물었다.


"아마 높은 확률로 임신에 이르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했을 가능성이 높아.
 무슨 수술이라도 했다거나."
수빈의 말에 지연이 움찔거렸다.

날 빤히 바라보는 얼굴엔 정말 그런 거냐 묻고 있는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수빈의 말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 처음 만난 여자와 하면서 임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다른 여자에게도 마찬가지일 거야.
그러니까 네가 임신한다면 다른 여자를 임신시킬 가능성도 높다는 거지.
그렇다면 임신한 것이 그리  이점이 되지 않을  있어."



"음..."
지연은 정말로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수빈의 말에 수긍한 것이다.

"그러니까 넌 나랑 협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야. 넌 이쁘고 가슴도 크니까 지금은 아마 제일 이쁨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나도 꽤 이쁜 편이니까 처음엔 나쁘지만은 않을 거야. 하지만 그런 미적 우위는 시간이 지나면 감가 상각이 되기 마련이야. 여자한테 시간은 적이거든."

"감가 상각?"

"감가 상각은..."

"됐어. 그 정도는 나도 알아. 여하튼 언니 말로는 아저씨한테 생길 다른 여자들에게 밀려나지 않도록 우리가 협력을 해야한다는 말이지?"


"그래. 드디어 이해를 한 거 같구나."

"안 해. 그거."
하지만 지연은 단칼에 거절 의사를 표시했다.

"언니는 머리가 좋으니까 날 무언가 미끼로 사용할 거야. 그러니까 안 해."


나름 이유있는 거절이었다.



"뭐. 네가 꼭 협력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어. 어차피 시간은 있으니까 한  생각해 보라고 하고 싶었던 거야."
지연의 거절에도 수빈은 낙담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거보다 중요한 것은 너랑 나랑 서로 적대 관계는 되지 않는 거야. 남자들은 그런 거 되게 싫어해. 너랑 나랑 다투는 모습을 보면 둘 다한테 질려버릴 수도 있어."


나름 생각을 많이 하고  모양이었다.

지연은 딱히 그녀의 말에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내가 미워서 나와 싸우려든다면 나도 방법을 간구해볼 거야.  사람과의 관계는 이제 내겐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었으니,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는 정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으니까."

"나도 최선을 다  거야."
지연의 대답은 수빈과 싸우겠다는 것인지, 혹은 다른 의미인지 알기 어려웠다.


"그래. 뭐든지 할 수 있지."
수빈이 날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그녀가 대화하고 싶은 상대는 나인 모양이다.


"난 말하자면 패배자예요. 그러니까 당신이 요구하는 것은  들어줄 수 있어요. 음... 엄마 아빠만 빼고는 뭐든지 줄 수 있어요. 대신 날 밀어내지만 말아요."
그녀의 길고 긴 말은 결국 내게  말을 하기 위한 부연 설명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마침내 그녀는 자신의 욕망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모양이다.


함께 잠자리를 했던 다른 여자들에 비해서도 무척이나 과격하고, 노골적인 반응이다.


아마도 그녀의 성향이 그런 모양이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여자.

무엇이든 논리적으로 풀어야만 하는 똑똑한 여자.

그렇기 때문에 저항하는 것보다 내게 백기 투항하는 쪽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모양이다.




"딱히 원하는  없어. 그냥 서로 잘 지내면 좋겠어."
수빈에게 말을 하면서도 난 지연의 눈치를 보아야만했다.


사실 전부터 그녀에게 말을 해 놓았지만, 이런식으로 삼자 대면의 순간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눈치 안 봐도 돼요."
지연이 입을 열었다.

"아저씨 어떤 남자인지  알고 있으니까요."
서러운 표정도 짓지 않았다.
오히려 슬며시 웃고 있었다.

"지금도 나말고 만나는 여자들 많은  알고 있어요."

응?
살짝 등줄기가 서늘해져 왔다.

어떻게?
하지만 그녀가 모를 거라 생각하는  오히려 더 이상하다.

여자들의 통찰력을 간과하면 늘 후회하기 마련이다.


그녀들에게는 대화를 하지 않고도 상대의 비밀을 알아차리는 어떤 특별한 초능력 같은 것이 있다.



"그럴 거라 생각했어."
수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고 이런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괜히 미안한  안 해도 되요."

그렇게 말해주니 오히려  미안했다.


"저 언니 말처럼 나도 각오는 하고 있다구요."
지연은 말을 하면서 내게 달라붙으며 가슴을 밀착해왔다.

이 아이는 하는 행동만 아이 같고, 실체는 수빈보다 무서운 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의 장점은 부각하고, 내가 감추고 싶은 것은 굳이 내색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녀에게 더 미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근데 아까  말이 무슨 뜻이야?"
수빈이 끼어들었다.


"무슨 말?"
나를 향한 육탄 돌격에 방해를 받은 지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수빈을 돌아봤다.


"파이즈리? 아마 그런 말이었던 것 같은데?"

어? 음...

"그거? 알고 싶어?"
지연의 얼굴에는 의기양양한 기색이 돌았다.


"보여줄게. 아저씨 일어나 봐요."
그리고는 날 억지로 일으키고는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건 무척 난감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물론 나도 여러 여자와 함께 즐기는 상황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그럴만한 상황에서였지, 지금처럼 어색한 분위기라면 조금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자들의 반응은 나와  달랐다.


그녀들은 이 어색한 자리를 그다지 거리끼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었다.




지연의 손에 의해 난 금세 벌거벗은 몸이 되었다.


"벌써 커져있네요."
지연은 내 물건을 손에 쥐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앉아요. 이제."
날 다시 소파에 앉히고 내 앞에 꿇어 앉아 가슴사이에 내 자지를 끼웠다.

그녀는 날 빤히 바라보면서 천천히 상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연의 반짝이는 눈과 마주치고 난 다시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지연은 조금도 불편한 표정을 짓지 않는다.

오히려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그리고 욕망도 엿보인다.


아마도 그건 내 책임이겠지.


내가 이 엉뚱한 능력을 갖게 된 후 지금까지 가장 많은 관계를 갖은 사람은 보라와 지연이다.

그러니까 지연은 그동안 적지 않은 쾌락을 얻었을 터이고, 자연스럽게 욕구에 사로잡힌 모양이다.




천천히 몸을 움직이던 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가슴 사이로 삐져나오는 귀두를 입에 물었다.



"아!"
수빈이 깨달았다.


"확실히... 그건 굉장한 스킬이네."
왠지 모르지만 수빈은 자신의 경쟁자의 스킬에 순수하게 감탄을 하고 있었다.

"나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야."
패배감을 느낀 걸까?
지금까지와는 달리 조금은 풀이 죽은 목소리였다.

"남자들은 그런 걸 좋아하겠네요."

지금 그런 거 묻지 마. 난처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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