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7화 〉@18. 고압적인 여상사가 내 아래에 깔려 울부짖던 야근하던 날.
한 사람의 남자와 여자?
우린 결코 그런 관계가 될 수 없다.
"거기 누워봐요. 아까처럼"
정 팀장은 불편한 눈으로 날 바라본다.
그저 개나 고양이 처럼 침대 아래 누워 있으라는 말을 듣고 기꺼울 사람이 어디 있을까?
"아직 안 풀렸어? 하기는... 내가 저지른 짓이 있는데..."
정 팀장은 다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누웠다.
역시 그녀는 연기를 잘 한다.
물론 몇 년이나 곁에서 그녀를 보아온 나로서는 그런 연기에 넘어가줄 생각 따위 조금도 없다.
난 다시 발로 그녀의 온 몸을 밟아주기 시작했다.
우선 그 거대한 가슴부터.
여자의 가슴을 밟는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해보니 꽤 재미있다.
그 크고 말랑말랑한 가슴이 주는 느낌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가학적인 쾌감을 준다.
"윽! 으윽!"
정 팀장은 연신 불편한 신음을 내뱉었다.
아무렴 어떤 여자가 남자에게 이런 꼴을 당하길 원하랴.
무척이나 굴욕적일 터이다.
"아잉... 이러면..."
그런데 정 팀장이 난처한 얼굴을 하면서 내뱉는 신음에 콧소리가 섞이기 시작한다.
이 여자는 여전히 내게 호감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게는 그녀의 인생을 파멸시킬 아주 많은 증거들이 넘쳐난다.
"아얏! 조금 살살하면 안 될까?"
발가락으로 젖꼭지를 꼬집자 정 팀장이 부탁을 한다.
하지만 난 오히려 더 강하게 꼬집어본다.
"윽! 아픈데? 자기야... 아직도 화가 안 풀렸어? 그럼 더 해도 돼. 나도 내가 얼마나 큰 죄를 지었는지 잘 알아."
괜히 처연한 얼굴로 그런 말도 꺼내 놓는다.
만일 내게 그녀에 대한 호의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오히려 내가 미안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기 때문에 난 더욱 내 편한대로 할 뿐이다.
한쪽 발로 그녀의 가슴을 밟고 꼬집으며, 다른 발을 아래로 내렸다.
"거긴... 아!"
난 서슴지 않고 그녀의 질 안으로 발가락을 집어넣었다.
정 팀장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정말로 기분이 나쁜 걸까? 아니면 다른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그 상태에서 한돈안 그녀를 괴롭혔다.
정 팀장은 입술을 깨물며, 고통을 참아내는 것 같았다.
"흑! 으윽!"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녀가 신음을 내뱉는다.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뭐. 이것도 재미있네.
그러고보니 아까 캐스팅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그녀를 겁탈 했을 때, 가슴을 괴롭히니 조금 좋은 것 같지 않았던가?
문득 단순히 설정 카드 < 민감 >과 설정 카드 < 중첩 > 때문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여자 정말로 그런 걸 좋아할지도.
"혹시 괴롭히면 더 좋아요?"
궁금하면 우선 물어보자. 물론 상대가 정직하게 말할 거란 보장은 없지만, 반응 만으로도 여러가지를 알 수 있다.
"아. 아니... 난 그런. 앙!"
내 말에 부정을 하던 그녀는 입을 열며 신음을 터트렸다.
더군다나 그녀의 아래를 괴롭히고 있는 내 발가락도 젖어있다.
확실히 느끼고 있다.
흠. 정말인가? 그렇다면.
난 정 팀장에게 액티브 카드 < 증폭 >을 활성화시켰다.
약간이라도 피학적 성향이 있다면 진짜 매저키스트가 되고, 가학적인 것을 좋아한다면 사디스트가 된다는 위험한 기술이다.
다른 여자에게는 섯불리 사용하지 않는다.
난 굳이 상대의 성향까지 바꾸고 싶지는 않다.
그보다는 각자가 지닌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즐기는 쪽이 더 좋다.
하지만 이 여자에게는 달리 애정따위 없으니 부담도 없다.
"일어나 봐요."
"응? 왜?"
정 팀장은 오히려 서운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내가 시키는대로 다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방금전까지 자신의 몸안을 드나들던 내 발가락을 입에 넣었다.
그리고 아주 정성껏 빨기 시작했다.
아까 내가 그녀에게 수치를 주기 위해 시켰을 때와는 전혀 다르다.
마치 대단한 보물이라도 되는듯 그걸 입에 넣고 핥다가는, 한 손을 내려 자신의 가슴을 쥐어잡았다.
"학!"
정 팀장은 그렇게 신음을 내뱉고는 크게 눈을 떴다.
자신도 그럴줄 몰랐던 모양이다.
"좋은가보내요?"
"아. 아니... 하아..."
내가 발을 내려 다시 그녀의 가슴을 꼬집으니, 바로 입을 열고 숨을 내쉰다.
"야한 몸이군요."
"아? 아. 어..."
이번엔 정말로 부끄러운 모양이다. 그녀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아마도 그녀 자신도 스스로의 성향을 몰랐던 모양이다.
뭐. 사실 절반 쯤은 액티브 카드 < 증폭 >의 영향이겠지.
그래서 난 이제 그녀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알려주려 하고 있었다.
찰싹!
그 거대한 가슴을 한 대 때려준다.
"아!"
정 팀장은 눈가에 눈물이 맺힐 정도로 아팠던 모양이다.
"어때요? 아파요?"
"참을만 해."
여전히 그녀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만할까요?"
"이렇게 해서 영웅씨 화가 풀린다면 얼마든지 해."
그렇게 말하고 있는 정 팀장의 얼굴엔 좀처럼 보기 드문 열망이 사로잡고 있었다.
찰싹!
다시 한 대 때려본다.
정 팀장은 다시 입술을 깨물며 참아본다.
이번엔 젖꼭지를 다시 꼬집어 본다.
"흐윽!"
비음 섞인 신음은 틀림없이 그런 종류의 것이다.
더군다나 그녀의 젖꼭지는 아까부터 잔뜩 부풀어있다.
이거 마음에 든다.
앞으로 이 여자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도구 정도로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침대 위에 올려 엎드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엉덩이를 때려본다.
"하악!"
악이 아니라 하악이다.
"변태였네요. 정 팀장님."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자기 마음 풀리라고..."
"그럼 내 마음이 풀리도록 한 번 맞아봐요."
그리고 연거푸 쉬지 않고 대여섯 대를 때려보았다.
정 팀장의 엉덩이엔 시뻘건 손자국이 잔뜩 남았다.
"흐응..."
그리고 그녀의 아래에선 흘러내린 액체로 흥건했다.
"이러고도 좋은 게 아니란 건가요?"
"흐윽!"
정 팀장은 두 다리를 흔들거리며 기쁨을 표시하고 있었다.
"아니... 나... 그런 거 아닌데."
자신의 몸의 반응이 자기 생각과 너무 달랐던 모양이다.
그녀는 쾌감과 당혹감 사이에서 어쩔줄 모르고 있었다.
그렇게 뒤로 엎어둔 채로 그녀에게 삽입했다.
어쩐지 이 여자를 괴롭히다보니, 더는 참기 어려웠다.
"학! 으윽!"
바로 반응이 온다. 왕복 운동을 시작도 안했는데, 그녀는 벌써 신음을 마구 흘리고 있었다.
뒤에서 팔을 돌려 그녀의 가슴을 쥐고 열심히 움직인다.
정 팀장은 이내 정신 없이 허덕거렸다.
"영웅씨! 학! 자기야. 나! 조금 더 강하게! 학!"
그녀는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까?
난 정 팀장의 요구를 들어준다.
거대한 가슴을 쥔 두 손에 힘을 준다.
"흑! 아!"
정 팀장이 기꺼워한다.
나도 즐거워 열심히 박았다.
"어... 엉덩이도."
그녀는 엉덩이를 뒤로 내밀며 요구해왔다.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로 한다.
조금 아쉽지만 가슴에서 손을 떼고, 엉덩이를 마구 때리며 박았다.
찰싹! 찰싹!
너무 세게 때린 걸까? 엉덩이에 핏자국이 날 정도였다.
"흑! 그래. 그렇게. 영웅씨. 내가 잘못했어! 학! 내가 미운만큼 더 때려줘!"
그렇게 한참 동안 우리는 아주 지독한 섹스를 했다.
그녀의 온몸에는 내 손에 의해 난 피멍으로 가득했고, 정 팀장은 행복한 울음을 질러댔다.
"학! 학! 내가... 정말로 미안해요..."
정 팀장은 무릎을 꿇고 울며 사과를 했다.
얼굴만 보면 정말로 뉘우친 것도 같고, 어찌 보면 섹스의 쾌락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같았다.
여전히 그녀의 상태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아마도 액티브 카드 < 증폭 >의 영향과 내게 잘 보이고 싶다는 그녀의 마음 상태가 결합되어 이런 결과를 내놓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우리의 그 괴상한 관계는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그사이 정 팀장은 집에 전화를 해서 일이 바빠 못들어간다 했다.
다음날 오전이 되어 그녀는 개운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자기... 정말 대단하다. 거기만 큰 게 아니라 밤새 한 번도 죽지도 않고..."
어쩐지 그 과격했던 순간들이 그녀에게 즐거움을 준 모양이다.
"팀장님은 진짜로 변태였네요."
"아잉... 그렇게 말하면 내가 부끄럽잖아..."
하지만 그녀도 밤사이 깨달은 자신의 성향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나도 내가 그런 걸 좋아할지 몰랐어. 그래도 어제는 굉장히 좋았어. 자기 덕분이야."
그녀는 어떻게하든 내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아양을 떨었다.
참 재미있는 여자이다.
비슷하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보라가 그동안 나에 대한 적개심을 절대 버리지 않는데 반해, 이 여자는 마치 내게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굴었다.
뭐. 사람마다 다른 법이니.
"그럼 우리 이제 화해하는 거지?"
그녀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내게 물었다.
그렇게 쉬지 않고 아양을 떤 것이 그런 목적이었으니 당연하겠지.
"앞으로 자기가 원하는 건 다 해줄게. 그리고 자기 앞날도 걱정할 거 없어. 이번 일이 끝나면 자기도 아주 톡톡히 챙길 수 있을 거야."
"내가 언제 그 일에 낀다고 했었죠?"
"응?"
정 팀장이 당황했다.
"팀장님이 절 아주 잘 보셨어요. 저 그런 일에 손 댈 사람 아니에요."
"그럼..."
정 팀장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나와의 관계 정립에 그녀의 인생이 달려있다.
"우선 지금까지 하던대로 해요. 이제와서 팀장님이랑 굳이 잘 지내고 싶은 생각 없어요."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그녀의 비밀이 계속 머리에 남아있는 때문이다.
"그... 그러면... "
정 팀장의 얼굴은 어제처럼 죽을 듯한 표정이다.
밤새도록 그런 노력을 한 것이 전부 날 회유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제 전부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잠깐 동안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정 팀장이 얼굴 표정을 바꾸며 말했다.
"영웅씨. 마음 풀어. 내가 앞으로 잘 해 볼게.
자기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라고 할게. 그래! 맞아! 나 때리고 싶으면 얼마든지 때려도 돼. 제발 그렇게 냉정하게 말하지만 마."
그녀는 거의 애원하듯 내게 매달렸다.
"뭐. 당장 내가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내 대답에 정 팀장이 간신히 마음을 놓은 모양이다.
"아직은 내가 어떻게 할지, 나도 모르겠어요."
"그. 그래. 그럼 찬찬히 생각 좀 해 봐. 내가 자기 원하는 것은 전부 들어줄게."
"알았어요. 한 번 생각해보죠. 하여튼 회사에선 평소처럼 해요."
"그, 그래. 그렇게 할게."
다시 정 팀장은 불편한 얼굴이 되었다.
확실히 이 여자는 내가 상대하고 있는 그 어떤 여자와도 다르다.
그릇된 욕망으로 가득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도덕이나 윤리적 금기 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무너트릴 사람이다.
뭐. 그렇다해도 내겐 아무 상관없다.
내가 관심있는 것은 오직 그녀의 몸뚱아리 뿐이다.
그리고 그녀를 이용해서 다른 무언가도 얻어낼 수 있을 것 같고.
그녀는 아직 이른 시간에 모텔을 나섰다.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와야하기 때문이다.
남자와는 달리 여자들은 절대 똑같은 옷을 입고 이틀 연속으로 출근하지 않는다.
난 여유있게 준비를 마치고 나와 아침 식사를 하고 출근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선배."
회사 앞에서 문희씨를 만났다.
생각해보면 아주 고마운 사람이다.
이 여자 덕분에 정 팀장이 꾸미고 있는 짓을 확인해 볼 생각이 들었다.
"요즘 많이 힘들죠? 조금만 더 참아요. 언제까지 그렇게 힘들겠어요?"
나와 정 팀장이 나름 협의를 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문희는 그저 모호하게 날 위로해주려 했다.
"맞아. 정말 언제까지 그렇게 괴롭히겠어요."
"하하. 맞아요. 그럼 오늘도 힘내세요."
그런데 문희는 알송달송한 미소를 짓는다. 참 특이한 사람이다.
"참! 그거 아세요?"
"응? 뭘?"
"우리 회사 권 이사님 말이에요. 따님이 있는데, 지금 대학교 다니고 있다고 했거든요. 근데 그 사람이 꽤 미인이래요."
"그래요?"
그런 이야기는 또 어디에서 들은 걸까?
"그래서 박 부장님이 언제 한 번 괜찮으면 그 분 우리 회사 모델로 쓰면 어떻겠냐고 했다더라구요."
"그래요?"
문희가 말한 박 부장은 캐주얼을 담당하는 사람이다.
사장과 류 이사와 더불어 회사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경영진의 하나라해도 된다.
"박 부장님하고 권 이사님하고 친해요?"
"조금 친분이 있는 거 같아요. 권 이사님 영입한 것도 박 부장님 추천이었던 거 같구요."
흠... 어쩐지 내가 모르는 일이 더 있을 것 같았다.
"고마워요."
"뭐가요?"
"이런저런 신경 써 주는 거 말이에요."
"그럼 말로만 말고 물질로 보여주세요."
문희는 그렇게 말하고 씩 웃으며 사라졌다.
정말이다.
말로 고맙다고 하는 것은 아무 소용도 없다.
조만간 정말로 감사를 표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