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7화 〉@17. 게임의 규칙 - 상금을 획득하기 위해 여자들은 어떠한 대가라도 치룰 각오를 했다.
"그런데 나랑 할 때는 조금 봐줄 수 있죠?"
은지가 유혹의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말했다.
"너무 심하게는 하지 말아요."
그리고 눈을 찡긋거렸다.
"노력해보죠."
은지는 벌써 결심이 선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송아는 자신도 그런 꼴을 당할 걸 각오했단 말이지?
대단한데...
하지만 어쩌면...
난 그녀에게 다른 생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진아는 아직까지 엄두가 나지 않은 모양이다.
여전히 전화기를 들고 주저하고 있었다.
"그럼 자기부터 할래요?"
송아가 은지에게 권유했다.
하지만 은지는 바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녀로서도 결코 쉽지 않은 임무였다.
"자기가 먼저 해야 진아도 용기가 나겠어."
송아의 의도는 사실 자신이 한 말과는 정 반대인 듯 하다.
은지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진아가 포기하길 원하는 것이다.
"하아... 그래. 언제까지 시간만 끌 수야 없지."
은지는 그래도 어른이었다.
어차피 해야 한다면, 언제까지고 시간만 끌 수는 없었다.
"좋아요. 우리 해요. 영웅씨."
은지가 날 불렀다.
"괜찮아요?"
"영웅씨랑 하는 건 좋아요. 사실 아까부터 하고 싶었어요."
은지는 노골적으로 내게 구애를 하고 있었다.
"조금 전에 진아랑 할 때... 굉장히 부러웠거든요."
은지는 소파에 등을 기대며 자신의 다리 사이를 열었다.
"나 좀 천박하죠?"
"아뇨. 너무 매력적이에요."
"그렇게 덮어주시려고 안 하셔도 돼요. 오늘은 진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진짜 막 탕녀가 된 기분이야."
은지는 쑥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런 분 아닌 거 정말 알아요. 오늘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간 거 뿐이죠."
"근데... 진짜 크다."
은지가 손을 뻗어 내 물건을 손에 쥐었다.
"이거... 진짜로 여자 몸에 들어가는 거 맞아? 많이 아프겠지?"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모르겠다. 해줘요. 이제. 내 몸이 아까부터 원하고 있어요."
은지의 말처럼 그녀의 음부는 벌써 번들거리고 있었다.
내가 조금 앞으로 몸을 기울이자 은지가 손으로 자신의 입구로 안내했다.
"윽!"
역시 처음엔 다들 그렇듯 꽤 힘들어한다.
"영웅씨... 그럼 나 이제 전화 할게요. 조금 살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부탁을 하고 은지는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울리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안 자지?"
은지가 물었다.
"응. 당신이 다시 전화 한다고 했잖아."
"미안. 쓸데 없는 걸로 자꾸 귀찮게 구네."
"귀찮기는."
"사실은 기다린 거죠?"
송아가 한 마디 했다.
"예. 기다렸어요. 사실은."
남자가 크게 대답했다.
"진짜. 뭘 기대한 건데?"
은지가 웃으며 물었다.
"당신 벗은 몸 본지 오래 된 거 같아서."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았어. 반 년? 그보다 좀 됐나?"
"그런가? 시간 참 빨리 간다."
"근데 나 지금 전화한 거 당신한테 좋은 모습 보여주려 한 건 아닌데..."
은지는 내게 눈짓을 했다.
"응? 그럼?"
"으음..."
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은지는 나즈막하게 소리를 흘렸다.
"하아... 하아..."
"당신 지금 뭐 해?"
"맞춰봐."
은지가 웃으며 말했다.
"송아 원장님! 또 무슨 엄청난 짓을 시킨 건가요?"
"맞춰보세요. 호호!"
송아가 웃으며 말했다.
"송아씨가 짓궂기는 엄청 짓궂어."
"맞다니까. 정말 이런 거까지 시킬줄은 상상도 못했어."
"그러게..."
남자는 너털 웃음을 지었다.
"하아... 하아..."
그리고 은지는 천천히 느끼고 있었다.
"음. 으음! 음! 아!"
그리고 예상보다도 훨씬 빨랐다.
"그런데... 진짜로 그런 건 아니지?"
남자가 물었다.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하아! 음..."
"그래..."
"근데 자기 그거 알아? 아아!"
"뭐?"
"나. 사실 당신이랑 하면서 그렇게 느껴본 적 없어."
"으음... 그랬나?"
"몰랐지? 흐음... 아! 아아! 전부 연기였어."
"이런... 그랬구나."
남자의 목소리엔 어떤 감정이 실려있었다.
"어때? 비슷해? 하아! 하아! 윽!"
은지의 목소리는 점점 높은 톤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응. 똑같아. 진짜... 하하... 진짠가 보네..."
"맞아. 진짜야. 흐음! 근데... 나 자기랑 하는 게 좋아서 만난 거 아냐. 그냥 좋았어. 좋은 사람 같았어. 하아!"
"정말?"
이번엔 조금 다른 감정이 실렸다.
"응.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 제일 좋았어. 흑!"
"미안해."
"나랑 만나는 동안 늘 미안해 하던 것도 좋았어. 늘 죄책감을 갖고 있었지?"
"미안해..."
"그래서 내가 떠난 거야. 하아! 학!"
"내가 잘 했어야 하는데."
"뭘?"
"전부다."
"바보 같은 사람이야. 진짜. 하! 하! 학!"
"근데... 지금도 연기야? 아니면 송아 원장님이 뭐 엄청난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으흑! 진짜... 이렇게? 학!"
"은지..."
남자는 무척 난감한 목소리였다.
여자들이 자신을 놀리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뭔가 대단한 짓을 하면서 자기를 끌어들인 것인지 궁금한 모양이다.
"윽! 이젠... 아! 안돼! 학!"
은지는 더이상 남자에게 신경을 씨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이 들고 있는 스마트 폰 너머로 날 바라보았다.
"그, 그만!"
아! 그랬지? 이 여자도 제대로 느껴본 적은 없다 했었지...
"이건... 아냐! 하악!"
"은지...씨?"
남자의 목소리엔 점점 더 의혹이 쌓여가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는 이미 그의 존재 따위 까맣게 잊어버렸다.
"좋아... 학! 안돼! 학! 너무... 이건..."
무언가를 말하려해도 제대로 생각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이제 남자도 잠자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는 모양이다.
방해가 사라지고, 은지는 점점 더 고조되어 갔다.
"흑! 진아... 진아가 맞았어... 하윽!"
아마도 난생 처음 겪어보는 절정의 시간인 모양이다.
난 그녀를 가장 높은 곳으로 데려다 주기로 했다.
"학! 하악! 뭐야? 진짜로?"
은지가 허리를 뒤로 휘며 물었다.
"뭐가? 지금 뭐하는 거야?"
은지의 모습이 이젠 더이상 연기가 아니라 생각했는지 남자가 물어왔다.
"아니... 진짜... 흐윽! 나! 이제! 으으! 헉!"
갑자기 은지가 눈을 뒤로 넘기고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렇게 클라이맥스는 갑작스럽게 닥쳐왔다.
"은지씨! 은지야! 왜 그래?"
남자가 여자를 불렀다.
그의 목소리는 의혹과 두려움이 함께 섞여 있었다.
하지만 이미 완벽하게 절정에 다다른 은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보았다면, 어떤 쇼크 때문에 정신을 잃은 듯 보였을 것이다.
"학! 학! 학!"
"은지야! 은지야!"
그때 송아가 은지 옆에 나타났다.
"어때요?"
"뭐가요?"
"은지 선생님 방금 무얼 한 줄 알겠어요?"
"아... 아뇨?"
남자가 얼떨떨하게 대답했다.
"한 번 잘 생각해보세요."
송아는 은지의 전화기를 들고 뚝 끊어버렸다.
"학! 학! 학!"
여전히 은지는 신음을 짧게 끊어가며 절정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난 이 여자의 안에 사정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
마음 같아서야 지금이라도 사정을 하고 싶었다.
이 여자의 몸을 내 정액으로 채우면 기쁘겠지...
하지만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아쉬운 마음으로 난 은지의 몸에서 여전히 굳건한 물건을 빼냈다.
"아직도 사정을 안 한 거예요? 진짜 무서운 남자야."
송아가 날 바라보며 말했다.
"하하..."
"진아가 한 말이 맞나봐."
"흐으윽!"
은지가 몸부림을 쳤다. 아마 절정의 순간이 쉽게 지나가지 않는 모양이다.
"윽! 윽! 으으..."
"은지 선생님 진짜로 한 번도 느낀 적 없다고, 나한테 불감증 같다고 한 적도 있었는데..."
송아의 눈에도 살짝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호기심과 욕망도 엿보인다.
"하아... 진짜..."
거의 몇 분이나 느끼고 나서 은지가 정신을 차렸다.
"좋았어요? 그렇게?"
"하아... 죽는 줄 알았어요..."
은지의 눈에는 눈물이 조금 고여있었다.
"그래도 좋았어요. 고마워요. 나 오늘 처음으로 느껴봤어."
은지가 웃으며 내게 말했다.
"아직 진짜 즐거움을 드리지는 못 한 거 같아서 아쉽네요."
"뭐야! 진짜..."
송아가 혀를 내둘렀다. 그녀도 은지도 내 말이 거짓이라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전 잠깐 씻고 올게요."
다시 진아와의 한판이 남아있다.
"나도요."
은지가 나와 함께 욕실로 들어왔다.
"진짜 즐거웠어요."
은지가 고맙다며 내 몸을 씻어주었다. 우리는 가볍게 키스를 나누고 함께 나왔다.
"아직 결정 못했어?"
은지가 물었다.
진아의 얼굴을 보니 아까보다도 두려움이 늘어난 모습이다.
송아의 의도대로 자기가 그런 짓을 해야한다니 끔찍한 모양이다. 더군다나 은지의 절정도 목격했다.
"포기해."
은지가 말했다. 그녀가 방금 그 남자에게 한 행동은 사실 진아를 다분히 의식한 것일 터이다.
"포기 안 해요."
포기라는 말에 진아가 반응했다.
"이제 할 거예요."
한참동안 호흡을 가다듬던 진아가 말했다.
내게 목소리를 내지 말라는 신호겠지.
신호가 가기 시작했다.
"진아?"
잠시 뒤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람 오빠. 지금 뭐해?"
"그냥 있어. 니 전화 기다리고."
아마 다시 전화가 올 것이라 예상한 모양이다.
"이젠 그런 거 안 보여 줄거야."
진아는 유난히도 뾰족하게 말했다.
"아, 아냐... 그런 생각하는 거."
"거짓말."
"진짜야."
"그럼 카메라 아래로 내려봐."
"응?"
"빨리."
"어..."
"근데 왜 섰어? 팬티만 입구 있네. 오빠 딸쳤지?"
정말로 화가 난 목소리로 남자를 몰아세운다.
"아. 아냐. 진짜로."
남자의 목소리가 너무 애처롭다.
"바보 같아! 흥! 치!"
"진짜로 아냐."
"바보 우람이! 아까 은지 쌤 벗은 거 보고 꼴린 거지?"
"아니라니까."
"자꾸 거짓말 하면 너랑 안 놀아!"
"그 그런... 니가 보여준 거잖아. 어쩔 수 없었단 말야..."
"그래서 꼴렸어?"
"응..."
바보같이 착실한 남자였다.
아니면 그냥 바보던가.
"그래서 은지 쌤이랑 하는 생각하고 딸쳤어?"
진아가 다시 쏘아붙였다.
아마도 처음에는 연기였을 것이다.
전화하는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고 가는 방법으로, 상대를 몰아세우고,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
또 어쩌면 자신의 미안함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오히려 더 화를 낸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여자들은 그런 행동을 잘한다.
스스로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로 인정하기보다는 되려 화를 내면서 무마를 시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그런 시도는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지금 진아는 정말로 화가 난 듯 하다.
아니면 정말 혼신을 다해 연기를 하고 있거나.
"사실은 여자 넷이 벗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 상황이 조금..."
"그러니까 우리 넷이 오빠 앞에서 벌거벗고 있으면 아주 좋아 죽겠네?"
"아니..."
남자는 애처롭게 부인해본다.
"아니기는... 눈 떠봐."
"응?"
"진짜. 바로 뜨는 거 봐라. 자 보고 싶은 거 실컷 봐라! 흥!"
진아는 다시 전화기를 돌려 송아의 벌거벗은 몸을 보여주었다.
"안녕하세요. 우람씨."
송아가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흔들었다.
"잘 있었죠? 우람씨."
은지가 카메라 앞으로 끼어들었다.
두 여자는 부끄러움도 없이 우람에게 각자의 벗은 몸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봤어?"
진아는 남자 친구에게 송아와 은지의 벗은 몸을 보여주고, 다시 자기 얼굴로 돌렸다.
"으.응... 근데 은희 원장님은 안 계시네."
음... 바보가 맞는 거 같다.
지금 한 말은 이 상황에서 최악의 선택이었다.
스포츠 센터에서 트레이너를 한다고 하더니 설마 뇌까지 근육인 놈일까?
"너. 진짜! 은희 샘 벗은 몸도 보고 싶은 거야?"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딱 걸렸어."
"진짜 아니야."
"됐어. 너 어떤 남자인지 이제 알겠어."
"진아야..."
"다른 여자 벗은 몸을 보니까 금세 헤롱헤롱 해져서..."
"잘못했어..."
"그럼 다시 눈 감아."
"응. 알았어."
"진짜로 눈 뜨면 안 돼!"
"정말이야."
"이제부터 선생님들이 나 괴롭힐거거든. 내가 소리쳐도 눈 뜨면 안 돼!"
진아의 노림수는 너무나 명백했다.
"그런데 그거 꼭 해야해?"
"나 이거 지면 안 되거든. 그니까 시키는 대로 해."
"얼마나 대단한 장난인데?"
"눈 잠깐 떠 봐. 지금 나 혼자 옷 입고 있지?"
진아는 그러면서 자신의 상체를 보여준다.
"이번에 지면 나도 저런 꼴이 된다고."
"뭐. 여자들끼리면 상관 없잖아?"
음... 심각하게 바보다.
최악의 선택이었다.
진아의 남자 친구는 엉뚱한 상상을 한 모양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욕망을 내비칠 때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