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6화 〉@17. 게임의 규칙 - 상금을 획득하기 위해 여자들은 어떠한 대가라도 치룰 각오를 했다.
"냄새 맡지 마요..."
진아가 울 것 같은 얼굴로 애원했다.
"냄새를 맡지 않고, 어떻게 여길 맛볼 수 있어?"
"모. 몰라요! 어쨌던 맡지 말아요!"
하지만 난 일부러 코를 가까이 대고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아앙!"
진아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몸을 떨었다.
몸서리가 처지도록 싫은 거야?
아니면 몸이 떨리도록 좋은 거야?
"젖었네?"
아무래도 후자인 모양이다.
그녀의 꽃잎 사이로 투명한 액체가 한 방울 떨어졌다.
"저... 젖은 거 아니에요. 방금 씻어서 그래요!"
"설마 내가 그 차이를 모를까?"
난 혀를 내밀어 그곳을 살짝 핥았다.
"흐억!"
진아가 깜짝 놀라며 두 다리로 내 목을 감아왔다.
"설마 이거 시키고 목을 졸라 버릴 생각인 거야?"
"아니... 그게 아니고!"
진아는 스스로가 주문한 명령에 스스로가 고통받고 있었다.
난 다시 가볍게 그곳을 핥았다.
"하악!"
진아의 상체가 뒤로 넘어갔다.
그래도 이번엔 다리로 내 목을 조르지는 않았다.
이성을 잃을 정도는 아닌 모양이다.
"좋은 거지?"
한 마디 하고 다시 핥았다.
"흑!"
"남자 친구한테 이런 거 해달라고 한 적 있어?"
"미쳤어요? 더럽게..."
"어디가 더러워? 귀엽기만 한데."
"흐악!"
감이 좋은 여자이다.
아니. 게임을 하는 동안 충분히 달궈져서 그런 걸까?
난 이번엔 조금 위에 클리토리스를 노렸다.
"으윽! 거긴..."
흠... 온몸이 성감대...
아니. 성감의 반응이 아주 훌륭하다.
이런 멋진 여자를 애인으로 삼고 있으면서, 그녀에게 충분한 쾌락을 주지 못했다니, 어떤 놈인지 모르지만 실격이다.
"흐윽! 윽! 학!"
그녀는 마치 민감한 악기 같았다.
내가 혀를 댈 때마다 다양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좋아?"
보통이라면 여자들에게 이런 질문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아는 놀릴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나도 안 좋아요! 윽! 흑!"
"어떻게 해주는 게 더 좋아? 이쪽?"
질 안쪽으로 살짝 혀를 넣어본다.
그녀의 몸이 떨려온다.
"아니면 이쪽?"
이번엔 클리토리스를 살짝 물어보았다.
"허으으윽!"
허리를 들며 신음을 내뱉는다.
역시 어느쪽이건 다 좋은 모양이다.
"내가 해 주는 거 기억했다가, 남자 친구한테 말해봐."
"미쳤어요?"
진아가 상체를 앞으로 하고 버럭 화를 낸다.
역시 이 여자의 아킬레스 건은 남자 친구였다.
난 다시 그녀의 몸을 괴롭혔다.
"흑! 흑! 으으윽!"
진아는 상체를 앞으로 하고, 두 팔로 내 목을 잡았다.
무척 좋은가보다.
그리고 그녀는 나와의 유희에 정신이 팔려, 저쪽 여자들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학! 학! 아아아..."
"으으음... 아아..."
그런데 들려오는 소리로 보아서는 그쪽 두 사람도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양이다.
진아가 완전히 이 짓에 빠져있는 것을 안다면, 굳이 그렇게 열심일 필요가 없을 텐데, 두 사람도 쉬지 않고 야한 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흑! 하! 하아! 학! 아저씨."
진아가 날 불렀다.
"응?"
"키스해줘요."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 상기되어 있어서, 마치 만취한 것 처럼 보였다.
난 몸을 일으키고 그녀의 위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진아가 먼저 팔로 내 목을 끌어안고 자신에게 당겼다.
그녀는 입술을 열고 방금전까지 자신의 음부를 희롱하던 내 혀를 받아들였다.
키스를 하는 동안, 진아의 손이 내 물건을 더듬었다.
"하아... 하아..."
진아가 입술을 때고 숨을 몰아쉰다.
"아저씨."
"응?"
"아저씨 진짜로 그렇게 잘 해요?"
"궁금해?"
"아뇨. 하고 싶어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내 물건을 잡고 자신의 입구로 인도했다.
"해주세요. 학! 하고 싶어 미치겠어요."
당연히 난 이런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더군다나 그녀 스스로 내 자지를 삽입하고 있었다.
"윽! 커!"
"아파?"
"아니... 괜찮아요. 흑!"
진아는 벌써 느끼고 있었다.
"빠... 빨리..."
이미 삽입을 하고서도 그녀는 날 재촉했다.
아무래도 빨리 피스톤 질을 하라는 모양이다.
"잠깐만 기다려."
"왜요?"
"너무 성급하면 좋지도 않고 아프기만 해."
내 말을 듣고 진아는 잠깐 눈을 깜빡거렸다.
"으응... 그러고 보니 조금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삽입하고 처음엔 잠깐 그대로 머무는 편이 좋아. 이러고 서로를 느끼는 거지. 움직이는 건 천천히 해도 돼."
"음... 그러내요. 지금 가만히 있는데도 기분이 굉장히 좋아요."
"그래. 그러니까 우리 같이 즐기자."
"아저씨 생각처럼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아요."
"그래?"
"사실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그냥... 내가 오빠한테 미안하니까 자꾸 쏘아붙인 거예요."
진아는 내게 조금 미안한 모양이다.
"나. 나쁜 여자죠?"
"나한테는 좋은 여자지."
그리고 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아..."
진아의 표정이 점차 음란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으음... 느낌이 좋아요. 하아... 으음..."
"아프지는 않지?"
"네. 늘 그렇게 배려해주는 건가요? 모든 여자들한테?"
"궁금해?"
"아뇨. 사실은 머리가 멍해서 아무말이나 하는 거예요. 나 지금 내가 아닌 거 같아요. 흑!"
"그럼 아무 생각도 하지 마. 그냥 즐기는 거야."
"하아! 안 되는데... 으음..."
"나... 나쁜 여자 아닌데... 흐윽!"
천천히 그녀의 쾌감이 에스컬레이트 되고 있었다.
"아아... 좋아요. 굉장히 꽉 차고. 하아!"
"이제 좀 더 빨리 움직일게."
"으응... 그렇게... 학! 아! 그러면! 학!"
속도를 높이자 반응이 너무나 빨리 온다.
"흑! 학! 아! 아! 안 돼! 아저씨! 안돼! 안 돼요! 흑!"
뭐가 그렇게 안 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녀는 계속해서 신음과 안돼! 를 외쳤다.
"흐읍! 그만! 진짜로! 그만! 안 돼요!"
진아가 몸부림을 쳤다.
아무래도 이대로는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난 잠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하! 하아! 하..."
진아가 내게서 자신의 몸을 뺐다.
"그만... 제발... 이건 아니야..."
"진아 왜 무슨 문제 있어?"
어느새 우리 옆엔 두 여자가 와 있었다.
"언니! 언니!"
진아가 두 사람을 보고 반가워했다.
"진짜... 정말로 네가 먼저 할 줄이야..."
"당했다니까. 완전 속았어..."
두 사람은 마치 배신이라도 당한 듯한 얼굴로 진아를 내려보았다.
"하지 마요."
"응? 뭘?"
"저 아저씨랑 하지 마요."
"왜 그러는데?"
"나... 방금 죽는 줄 알았어요.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막 아무 생각도 안들고... 꼭 어딘가 끌려가는 기분이었어요."
"뭐야? 자기 좋았다고 자랑하는 거야?"
송아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그렇게까지 좋아?"
은지는 꽤 호기심이 생긴 모양이다.
"진짜라구요. 이러다가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단 말예요."
"영웅씨 정말인가보다... "
송아가 날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그렇게 좋아?"
"그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어요... 여하튼 하지 마요. 언니들은."
"진짜로... 자기 혼자만 하고 싶다는 거잖아?"
"못됐어."
"진아. 너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느껴본 적 없지?"
송아는 대충 짐작을 한 모양이다.
"그게 그거라구요? 아녜요. 진짜로. 나... 경고했어요."
진아는 끝까지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고는 어째서인지 나와 눈이 마주치는 것을 피한다.
꼭 내가 무슨 역병이라도 된 기분이다.
"여튼 그럼 여기서 끝난 거로 다음으로 가요. 우리."
송아가 자리를 정리하며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그녀는 계속 내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꼭 먹이를 노리는 암사자 같은 눈이다. 어쩐지 진아의 경고가 그녀에겐 오히려 찬사로만 받아들여진 모양이다.
"진아 그렇게 무서워서 계속 할 수 있겠어?"
"모... 몰라요."
진아는 여전히 내 눈을 피했다.
확실히 겁을 먹고 있다.
종종 그런 여자가 있다.
오르가즘에 두려움을 느끼는 여자이다.
남자들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오르가즘이 느껴지는 순간 겁을 먹고 물러서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경험이 적은 여자의 경우에 그 낯선 감각이 너무 생경해 쾌락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때문이다.
아마 그녀가 그런 경우인 모양이다.
물론 처음 한두 번 뿐이다. 익숙해지면 곧 마음을 열고 스스로의 쾌락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나 잠깐 씻고 올게요."
진아가 욕실로 들어갔다 나왔고, 나도 잠시 들어가 씻고 나왔다.
방금전에 다른 여자랑 했던 물건을 원할 여자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게임은 막바지였고, 그녀들이 할 수 있는 명령도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니까 후회해도 모른다고요."
욕실을 나오니 진아가 다시 여자들에게 소용도 없는 경고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까보다 기운이 난 걸 보니 게임을 계속 할 생각은 있는 모양이다.
"그럼"
여자들은 다시 주사위를 던졌다.
"드디어 왔네."
이번 게임의 승자는 송아였다.
"진아야. 지금 포기할 기회를 줄게."
"안 해요. 포기."
"진짜? 굉장히 힘든 건데?"
"나 방금전에 아저씨랑도 그거 했어요. 근데 뭐가 더 두려워요?"
역시 우리가 한 섹스는 그녀의 의도였나보다.
물론 마지막에 그녀가 잔뜩 겁을 먹기는 했지만 그녀는 명백하게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손으로 내 자지를 스스로의 질 안으로 밀어넣었다.
진아는 그렇게 스스로를 더이상 뒤로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니 더 이상 두려울 게 무얼까?
"그래? 알았어. 해야 할 일을 알려줄게."
송아가 씨익 웃었다.
누가 봐도 음모를 꾸미고 있는 표정이 역력했다.
"네. 뭐든지요."
진아는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그럼 네가 좋아하는 거 해. 영웅씨랑."
"또 하라고요?"
방금전의 그 느낌이 너무나 생생해서인지 진아는 살짝 불편한 얼굴을 했다.
"알았어요."
하지만 금세 승낙의 표시를 한다.
그정도는 참을 수 있다는 듯 결의의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송아의 요구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하는 동안 우람씨랑 통화해."
"미쳤어요?"
진아는 정말로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송아를 본다.
"심했다."
은지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내심은 고소해하고 있지 않나 싶었다.
"그게 지금 말이 되요? 진짜로 오빠한테 그걸 보여주라고요?"
"안 보여주면 되지?"
송아는 피해나갈 길을 주었다.
"어차피 아까 다시 전화하면 눈을 감고 있으라고 했었잖아? 우람씨 자기 말은 잘 들으니까 아마 시키는 대로 할 거야. 진아만 잘 하면 아무 문제 없어."
"으으으..."
진아가 송아를 쏘아보았다.
이건 내가 봐도 선을 넘었다.
때론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하면서 자신의 남자와 통화를 하는 여자도 물론 있다.
하지만 진아는 그런 종류의 여자가 아니었다.
"근데... 나도 그거 시킬 거야?"
은지가 살짝 주저하며 물었다.
"네. 은지 샘도 준비하세요. 성실한 친구분이랑 말이죠."
송아가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진짜 못 됐다."
"은지 선생님은 그럴 생각 안 했어요?"
송아가 진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뭐... 꼭 안 한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하는 거 하고, 시키는 건 다르잖아요?"
은지가 씁쓸하게 웃었다.
"솔직히 말해봐요. 은지 선생님이 이겼으면 안 했을 거 같아요?"
"음... 역시 했겠죠? 물론 진아한테 진짜 그걸 하라는 건 아니고... 이정도면 포기할까 싶어서?"
지금 은지에겐 동전이 겨우 하나 뿐이다.
그러니 진아가 포기를 한다면 송아에게 감사해야할 상황이다.
"언니..."
한참 만에 진아가 입을 열었다.
"그래. 결정 했어?"
"지옥에나 떨어져라! 흥!"
그리고는 전화기를 들었다.
"해요. 어차피 할 짓, 못 할 짓 다 했는데, 여기서 물러설 순 없어요."
이미 나와의 섹스를 즐겼다.
스스로의 의도에서건 아니건 동기는 상금 3,000만 원이었다.
이제와서 물러서는 것은 그녀 자신이 납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저씨는 알아서 카메라에서 피해주세요. 그 정도는 할 수 있죠?"
"그래. 그런데 정말 하려고?"
"괜히 걱정해주는 척 하지 말아요. 아저씬 지금 즐기고 있잖아요?"
뾰족한 말투.
그녀에게 이 거실안 모든 사람이 적이었다.
진아는 전화기를 들고 다시 망설였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실수를 저지르는 것과 상대와 전화로 대화를 나누면서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이다.
"풋!"
송아가 웃음을 터트렸다.
"영웅씨 속셈을 들켰나 봐."
"하하... 그러네요."
"말해봐요. 그런적 있죠?"
"음... 노 코멘트."
"지금 만나는 여자들 전부가 다 솔로인 건 아닐테죠?"
"그것도 노 코멘트. 상대의 명예는 지켜줘야죠."
"못된 남자야."
송아는 내 본질을 뚫어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