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화 〉@17. 게임의 규칙 - 상금을 획득하기 위해 여자들은 어떠한 대가라도 치룰 각오를 했다.
"지금 이런 상황이란 말야. 그니까 꼭 눈 감아야 해."
진아는 다시 카메라를 자신에게 돌리며 말을 이었다.
"은지 원장님이었지? 근데 왜?"
"송아 샘이 아주 못되서 그래. 다음엔 나도 저런 꼴 당할 수도 있어."
진아는 사실의 일부만을 이야기했다.
"근데 원장 선생님들만 있는 거지?"
뭔가 이상하다 싶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상대를 믿는다해도 그런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응? 으응... 여기 여자 밖에 없어. 그니까 이런 장난 하는 거지. 끊어."
그리고 진아는 종료 버튼을 눌러버리고 황급하게 소파 위에 올려놓았던 다리를 내렸다.
하지만 난 이미 그곳을 충분히 보았다.
아마 그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창피하겠지.
"진아 씨 대단하네. 남자 친구한테 다른 여자 벗은 몸 보여줘도 괜찮아?"
송아가 웃으며 물어봤다.
"몰라요. 쌤이 젤 나빠요."
진아는 다시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다들 죽었어!"
화가 안 풀렸는지 씩씩거린다.
"아저씨 나 전화 하는 동안 자꾸 보면 어떻게 해요."
그리고는 화살을 내게로 돌렸다.
"미안해요. 어쩌다가..."
"그러지 말고 이젠 말 편하게 해요. 이젠 좀 친해졌고, 나이 차이도 있는데."
은지가 말했다. 그녀는 여전히 내 기둥을 위아래로 스무스하게 흔들고 있었다.
"안 돼요! 절대로 안 돼요! 아저씨랑 친하기 싫어요!"
진아가 필사적으로 말했다.
"응? 왜 그렇게 싫은데?"
송아가 물었다.
"아저씨 너무 짐승 같아! 아니 괴물 같아요."
진아는 내 물건에 잔뜩 겁을 먹고 있었다.
"풉! 맞다. 괴물."
"그러게 몬스터야. 진짜로."
두 여자는 진아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그런데 영웅씨는 그냥 큰 게 전부가 아닌가 봐요? 오래할 자신도 있는 거죠?"
송아가 물었다.
"음. 송아씨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할 수 있어요."
난 자신있게 말했다.
고맙다. 마스터 카드 < 사정 조절 >!
"진짜! 이제 그만하면 안 돼요?"
진아가 몸서리를 치며 말했다.
"계속 할 거면 방에 들어가서 하라구요!"
"알았어. 그럼 여기까지만."
송아가 아쉬운 듯 그걸 손에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마웠어요. 송아씨."
난 착실하게 감사를 표시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요."
송아가 원래의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맞아요.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하지."
은지가 음흉하게 말하며 진아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 모두 날 흉기 삼아 진아를 협박하고 있었다.
진아의 얼굴이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
아마 이때 즈음 그녀도 이 게임의 참혹한 결말을 예상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발을 빼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그럼 이번엔 은지 선생님."
송아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어쩐지 음모의 냄새가 진하게 난다.
"응? 아. 나도 해야지... 근데 어쩌지? 난 남자 친구 없는데?"
은지는 여유있게 말했다.
"있잖아요. 아직도 못 잊는 사람."
송아의 한 마디에 은지의 얼굴이 변했다.
아마 조금전 진아의 놀라움에 비해 그녀가 받은 충격이 더 크면 컸지, 절대 작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 그거 반칙이야. 알지? 송아 쌤!"
"반칙이 어딨어요? 하기 싫으면 죽는 거지?"
송아가 아니라 진아가 뱉은 말이었다.
그러니까 혼자만 당하기는 싫다는 거지?
"편한대로 하세요."
송아가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이 여자의 진짜 목표는 은지였던 모양이다.
남자 친구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라...
그러니까 이 여자들이 말하는 남자는 은지의 옛 애인 정도 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해가 간다.
헤어진 사람에게 벌거벗고 전화를 해서 자기 몸을 보여준다니,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은지는 초조하게 고민을 했다.
"그런데 만약에 상대가 전화를 안 받으면? 그걸로 끝인 거죠?"
"네. 그렇게 해요."
의외로 송아는 너그럽게 은지의 조건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은지가 바로 결단을 내리지는 못했다.
전화기를 들고 정신이 나간 것처럼 바라보기만 한다.
"알았어. 한다. 한다구요."
"근데 은지 선생님은 그렇게 하면 안 돼요. 눈을 감으라고 하거나, 얼굴만 보여준다거나."
송아는 웃으며 추가 조건을 붙였다.
확실히 그녀의 타겟은 은지였다.
진아는 언제라도 보낼 수 있지만, 은지는 이 기회에 정리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인가 보다.
"진짜... 알았어."
은지가 송아를 한 번 쳐다보고 전화기에서 번호를 찾았다.
송아도 잘 아는 사람인지, 은지의 전화기 화면을 힐끗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기는 아닌 모양이다.
따르르르
따르르르
신호가 간다.
은지는 초조하게 화면을 내려본다.
받지 말아라.
받지 말아라...
"여보세요. 은지?"
하지만 슬프게도 상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이야."
남자는 꽤 반가워하는 목소리로 물어왔다.
"응. 잘 지냈지?"
은지의 목소리는 명랑했지만 아주 살짝 떨리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그녀를 생각하면 조금 어울리지 않았다.
"응. 그냥 그렇지 뭐. 당신은 어때?"
"난 늘 그렇지 뭐. 잘 지내. 일도 열심히 하고."
"우리 못 본지도 꽤 됐구나..."
남자의 목소리엔 미련이 잔뜩 남아있었다.
"참. 혼자 있어? 어떻게 전활 받았네?"
"응. 병원에 가서 혼자 있었어."
"맞다. 얼마 안 남았구나.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
그러면서 은지는 송아를 노려보았다.
아무래도 두 사람이 서로 알고 있는 어떤 게 있었나 보다.
송아가 손가락으로 몸을 가리켰다.
각도로 보니 아직 그녀의 스마트폰 카메라는 아마 얼굴만 비추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제 슬슬 몸도 보여주란 말이다.
"참. 그런데 나 자기한테 부탁할 게 좀 있는데."
은지가 쑥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응. 말해봐 뭐든지."
"사실은 지금 나 다른 쌤들이랑 회식하다가 게임에 걸려서 벌칙하는 중이거든. 그래서 이런 꼴이 되었지 뭐야."
은지가 어색하게 웃으며 스마트폰을 아래로 기울였다.
"어?"
남자의 당황한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하하..."
어색한 웃음.
"그러니까 나 이러고 조금만 통화할게."
"송아 원장 선생님이지?"
남자도 그녀들을 잘 아는 모양이었다.
"맞아요. 제가 시켰어요."
송아가 은지 옆에 얼굴을 내밀고 손을 흔들며 말했다.
"어때요? 고맙죠?"
"아.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근데 사모님 벌써 산일이 가까운가 봐요? 그럼 내가 좀 심했나?"
송아는 가짜로 미안한 얼굴을 하고 다시 옆으로 빠졌다.
은지가 그런 송아를 쏘아봤고, 송아는 쓱 얼굴을 돌렸다.
음...
사연이 많은 사람들 같은데?
내가 들은 게 사실이라면...
진짜로 못됐네...
"그래서 이꼴이니까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은지가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자기도 많이 본 거 잖아?"
"하아..."
남자는 허탈하게 웃었다.
"송아 원장님 진짜 못됐어요."
그리고 일부러 크게 목소리를 내었다.
"오늘 게임을 하다가 어쩌다 보니 좀 큰 게 걸려서 말이지... 근데 어때? 나 이런 거 보니까?"
"응? 으응... 이쁘다. 여전히."
"그지?"
은지는 이젠 그다지 부담이 없어졌는지, 편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무슨 게임이 그렇게 과격해?"
"몰라. 나만 벗고 있는 거 아냐."
"카메라 이리로 돌리지 말아요! 돌리시면 나 죽어버릴 거예요!"
진아가 소리쳤다.
"응? 진아씨 목소리네?"
"맞아. 진아도 나랑 같은 꼴이라니까."
"푸우!"
남자가 당황해서 무언가를 뿜었다.
"전부 누가 시킨 건지 알겠지?"
"하하... 진아씨가 그럴 정도면 진짜 큰 게 걸렸나 보네."
"뭐. 자존심? 하하."
"그래. 어쨌던 게임은 이겨야지."
"근데... 어쩌면 나 또 전화할 지도 몰라. 괜찮아?"
은지는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알았어. 그럼 또 해. 받을게."
"그래. 그럼 쉬어."
전화가 끝났다.
"됐죠?"
은지는 그다지 분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두고보자는 듯 생글거리며 송아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제 아저씨 차례에요. 근데 누구한테 시킬 건데요?"
진아는 굳이 나까지 흙탕물에 빠트려야 만족할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그거야 한 사람 밖에 없지."
은지는 송아가 내게 어떤 것을 시킬지 알고 있는 모양이다.
"그지? 영웅씨는 은희 원장님한테 전화하세요. 알죠? 어떻게 하는지?"
"우와! 사악하다!"
진아는 송아의 요구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웃음이 가득해서 날 바라본다.
"진아씨는 내가 미운가봐요?"
서글프게 그녀에게 물었다.
"생각해보면 전부 아저씨가 원인이에요."
"맞다."
"맞다니까. 원인 제공자가 피해가면 안 되지. 설마 여자들을 전부 이렇게 만들고 혼자만 피하는 건 아니죠?"
"..."
사실 나야 아무 부담도 없지만, 난 한동안 주저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야 여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알았어요. 약속은 지켜야죠."
"근데 은희 샘 데이트한다면서요? 난리 나겠다."
진아가 제일 신난 모양이다.
뭐 그걸로 조금전의 분노가 가라앉는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
"그런데 한 가지만 부탁할게요."
난 테이블 위의 돈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비밀로..."
"맞다. 은희 선생님 빼놓고 하는 거니까."
다들 그것을 비밀로 하는 것은 바로 합의를 볼 수 있었다.
이것으로 우리들만의 비밀이 하나 생겼다.
테이블 위에 있던 돈 더미를 치우고 전화를 걸었고, 은희가 바로 받았다.
"응? 무슨 일 있어?"
"아니. 지금 함께 게임하는 중이야. 어디? 집인가 보네?"
"응. 잠깐만 보고 그냥 들어왔어."
"그럼 혼자야?"
"어. 혼자. 다들 있는 거지? 어? 뭐야? 너 왜 발가벗고 있는 건데?"
그녀가 혼자라는 사실을 알고 카메라를 내렸더니, 은희가 깜짝 놀랐다.
"왕게임."
"풉! 그게 뭐야! 벌칙이 발가벗는 거야?"
은희의 목소리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발가벗고 너랑 통화하기."
"큭! 미쳐! 이거 송아 쌤이지?"
그녀도 금세 범인을 알아차렸다.
"그러고 보니 송아 원장님 악명이 높은가 보네요?"
"그래요. 나 원래 나쁜 사람 맞아요."
"은희 쌤! 데이트 끝났으면 다시 오시지 그랬어요?"
진아가 소리쳤다.
"좀 피곤해서 안 갔는데, 안 가길 잘했다. 미쳤어 다들."
"그렇다니까."
난 카메라를 돌려 발가벗은 은지와 진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이!"
은지는 부끄러움 없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고, 진아는 손으로 아래를 가렸다.
다시 스마트 폰을 내게로 향하고, 내 몸을 보여주었다.
"진짜 송아 쌤만 멀쩡하네."
"그러니까 말야. 이제부터 송아 원장님이 젤 힘들어지겠다."
"자신 있죠? 송아 쌤!"
그녀의 목소리는 스피커 폰으로 퍼져나가 방안의 모두에게 생생하게 들렸다.
"그럼요. 내가 이기면 나중에 은희 쌤한테 한 턱 낼게."
송아가 목소리를 키워 은희에게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나 송아 선생님 응원할게요."
"근데. 영웅씨 정말 대단하다. 그지?"
은지도 끼어들었다.
"몰라요. 묻지 마요. 나 지금 얼굴 돌리고 안 보고 있으니까."
거짓말이다.
은희는 생글거리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 뿐이 아니라 한 손을 내려, 자신의 잠옷을 걷어올리고 내게 팬티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팬티마져 내려버린다.
은희로서는 이 유희가 반가운 모양이다.
다른 여자들이 옆에 있는데, 내게 자신의 몸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들쁜 표정이다.
어느새 팬티가 떨어졌다.
은희는 침대 앞에 주저앉아 다리를 들고 속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여기 원장님들 이렇게 무시무시한 거 말 안 해줬잖아?"
난 그녀의 몸을 구경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어머! 나도 그정돈 줄 몰랐지..."
아마 그녀 뿐 아니라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 당사자들도 몰랐을 것이다.
게임이 이렇게 과격해지는 것은 그녀들의 본의만은 아닐 것이다.
상당한 액수의 상금, 그리고 설정 카드 < 게임의 규칙 >
뭐. 그녀들이 가진 욕망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사실 돈 앞에서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없다.
어느쪽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지는 절대 알 수 없다.
어쨌든 내가 저지른 일이라는 것에는 조금의 의심도 없다.
"진짜로 아까 나오길 잘했다."
그런 말을 하고 있는 은희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음부를 마구 건드리고 있었다.
'하고 싶어.'
그녀가 입술로 내게 말했다.
"진짜로 너까지 있었으면 아주 난장판이 되었겠다. 하아..."
은희가 있었다면 아마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이제 다 된 거 같네요."
송아가 5분을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