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9화 〉@13. 판타지의 꽃은 오크?
첫 번째 관계가 끝나고, 난 그녀의 옆에 두 개의 동전을 던지고, 그녀의 몸을 치유해주었다.
"어때. 할만하지? 계속 도전을 하겠나?"
"한다! 약속은 꼭 지켜 크악!"
두 번째 관계가 끝나고, 그녀의 머리맡엔 네 개의 금화가 반짝이고 있었다.
"더 할 수 있어..."
그녀는 말을 내뱉으면서도 미간을 찌푸리고 다음 공격을 기다렸다.
여섯 번 째의 승부가 끝났다.
다크 엘프 미녀의 머리 옆엔 이제 금화가 수북하게 쌓여있다.
"계속 해. 설마 이제 더는 못한다는 건 아니겠지?"
치유 때문에 완전히 회복되어 그녀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이 여자는 내가 매번 치유를 해주니 견딜만하다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녀가 모르는 것이 있다.
난 매번 사정의 느낌이 오면 조금도 참지 않고 싸버리고 있다. 그러니까 아직 진심이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난 알 수 있었다. 참으려하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마스터 카드 < 발기력 >, 마스터 카드 < 발기력 >, 마스터 카드 < 사정 조절 >가 전부 손에 들어왔을 때와 비슷한, 아니 그 때보다 더 완벽한 몸 상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만약 사정을 원치 않는다면 하루 종일이라도 할 수 있다.
"이쯤에서 끝내면 금화 64개가 네 것이 될 텐데? 어때? 이쯤에서 끝을 내줄까?"
"흥! 이젠 슬슬 딸리는 모양이지? 네 거지 같은 물건도, 니 조그마한 심장도 말이야?"
더군다나 날 도발하기까지 한다.
"재미있군."
정말로. 이 여자 정말로 자신의 처지를 하나도 알지 못한다.
"크악!"
여덟 번 째의 관계가 끝났다. 아까 망고드가 보낸 놈들이 오기 전까지 했던 숫자까지 합하면 열 세 번이나 했다.
놀랍다.
그러니까 이 오크 테미르 바스의 정력이 놀라웠다.
설정 카드로 떡칠을 한 현실에서의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아래가 아니다.
더군다나 한 번 할때마다 쾌감의 강도는 하나도 줄지 않는다.
이래서야 현실로 돌아가기가 아쉬울 정도이다.
"계속 해!"
다크 엘프가 내게 요구했다. 그녀는 자기 머리 옆에 놓여있는 200개가 넘는 금화를 쉬지 않고 곁눈질 하고 있었다.
어지간히 탐이 나는 모양이다.
그래. 계속 가자.
"크헉! 헉! 어째서! 몸이?"
다크 엘프 다나스 엘피나는 내게 항의를 하고 있었다. 이번엔 그녀에게 회복을 시켜주지 않았다.
"이건... 약속이! 컥!"
"응? 뭐가?"
내가 언제 그녀의 몸을 계속 회복시켜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었나?
"컥! 커억!"
다크 엘프는 입을 열어 내게 항의를 하려 했지만, 난 그녀에게 그런 여유를 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어때? 견딜 수 있어? 그만할까?"
다나스 엘피나는 정말로 가까스로 정신을 유지했다. 아주 간발의 차이로 그녀는 실신하지 않을 수 있었다.
라기보다는 내가 그냥 사정을 해서 봐준 것 뿐이다.
"이... 더러운 오크 새끼..."
그녀는 지금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여기서 멈추면 500개가 넘는 금화가 자신의 것이 된다.
그리고 그녀의 몸은 거의 한계에 도달해있다.
하지만 만일 한 번만 더 버티면 자유의 몸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라면 어땠을까?
당연히 한 번 시도라도 해보겠지.
정말로 믿지는 못해도 해볼 수밖에 없다.
비록 발악에 불과할 지라도,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보인다면, 도전하고야 말 것이다.
그게 바닥으로 떨어진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행위이다.
그리고 그런 발악 조차 할 수 없는 인간은 정말로 바닥까지 떨어진 거지. 그녀가 그런 인간이었다면,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난 이 여자에게 덧없는 희망을 주며 갖고 노는 것이 즐거웠다.
조금만. 조금만 버티면 돼!
이번 한 번만 버티면 자유의 몸이야.
버틸 수 있을까? 몸이 정말로 버텨줄거야?
저 빌어먹을 놈이 정말로 날 자유로 만들어 줄 건가?
그런 수많은 갈등이 그녀의 머릿속을 오가고 있을 것이다.
잠시 고민에 빠진 그녀를 두고 난 어디선가 술을 찾아 목을 축였다.
드워프가 만들었다는 진한 황금색 술은 정말 일품이다.
현실 세계에서의 위스키 보다 훨씬 독했다. 아마 보드카 중에서 도수가 높은 술과 비슷할 것이다.
목을 넘길 때는 아주 적당히 짜릿하고, 넘기고 나면 온몸이 짜릿해온다.
그러면서 입안에 가득 퍼져나가는 향이 너무나 그윽하다.
오크들이 끼니 때 마다 이걸 달고 살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그래. 어때 해 볼건가?"
침대로 돌아가 그녀에게 물었다.
사실은 살짝 불안했다. 그녀가 포기한다면 너무 재미가 없어지는데...
그녀에게 주기로 한 500개의 금화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지닌 3만 개에 비하면 그야말로 푼돈이다.
이걸 현실로 가져갈 것도 아니니, 사실 금화야 큰 의미도 없고.
"해! 돼지 새끼!"
그녀는 날 기쁘게 해 주었다.
"그래. 그럼 마지막 한 번 남았다."
난 이 멋진 다크 엘프 여자에게 경의를 표했다.
꿀꺽! 꿀꺽!
그녀의 눈이 마구 떨렸다.
그래서 침대에 묶여있던 팔을 풀어주고, 몸을 회복을 시켜주었다.
"아!"
다크 엘프는 바로 느낀 모양이다. 얼굴에 갑자기 화색이 돈다.
"네가 포기했으면, 실망할 뻔 했어. 하지만 넌 날 기쁘게 해 주었군."
다크 엘프 여자는 감격스러운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설마 마지막 순간에 자기를 회복시켜줄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한 탓이다.
"생각보다 괜찮은 놈이었군."
응. 그건 니 생각이고.
내가 그녀를 회복시켜준 것은 그녀를 도와주려는 것이 아니다. 그냥 이 즐거움을 좀 더 길게 가져가기 위한 것이었다.
"크헉!"
다크 엘프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눈에 힘을 잔뜩 주었다. 마지막 한 번이다. 겨우 몇 분만 더 참으면 자유의 몸이다. 어쩐지 이 오크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희망과 희망에서 비롯된 오판이 그녀의 눈에 서려있었다.
풋!
"헉! 커억!"
지금까지 아홉 번을 하는 동안 평균적으로 난 대략 5분을 넘기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엔 벌써 1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다크 엘프 엘피나는 이미 몇 분 전부터 경악으로 가득한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컥! 커억! 컥!"
그녀는 계속해서 날아가려는 정신을 붙잡느라 여념이 없었다.
"조금만 더 버텨. 고지가 멀지 않았다."
난 때때로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물론 그렇다고 허리의 움직임을 늦추거나, 힘차게 박아올리는 힘을 낮추지도 않았다.
"컥! 커어..."
아! 잠깐... 벌써 정신을 잃으면 안 되지.
난 중간에 그녀의 몸을 회복시켜본다.
역시 관계의 도중이라도 가능한 것은 조금전 몇 번이나 관계를 해왔기 때문일까?
"하악! 아! 아?"
다크 엘프 미녀는 멀어져가는 정신 가운데 갑자기 몸이 가뿐해지는 것을 알아차리고 날 바라보았다.
"벌써 정신을 잃으면 안 되지. 조금만 더 참아."
난 그녀를 응원해주었다.
"이건... 학!"
오! 이건 몰랐는데? 관계의 도중 회복을 하니, 고통보다 쾌감이 더 큰 모양이다.
"헉! 학! 커억!"
하지만 그저 쾌감을 느끼기엔 내 물건이 너무 괴물이다. 그녀의 얼굴이 다시 일그러졌다.
사실 내가 그녀에게 조금도 사정을 봐주지 않고 마구 힘차게 박아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성기가 너무 큰 남자의 경우에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 정말로 마음껏 밀어넣으면, 상대는 쾌감이 아니라 고통만을 느낀다.
"컥! 커억!"
여자는 상체를 뒤로 하고, 죽을 듯이 비명을 질렀다.
"컥! 안 돼! 큭! 제발..."
여자가 고통스러워 한다.
그리고 난 계속 달린다.
"커억! 학! 하악! 아!"
세 번째 회복이다. 다크 엘프의 미녀는 이제 알아차렸다.
처음부터 그녀에겐 아무런 승산도 없었다.
"하지... 제바...커억! 학!"
그녀는 내게 패배를 인정하려 했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선 그녀를 이젠 편하게 해주라고 말하는 양심이 남아있었지만, 난 날 제어할 수 없었다.
내 몸 속의 야수가 마구 날뛰고 있었다.
난 그녀를 망가트리고, 회복시키고, 다시 망가트리고, 회복시켰다.
"그르르르..."
다크 엘프 미녀는 정신을 잃고 입에 거품을 물었다.
"제발... 학! 헉! 컥!"
회복을 시킬 때마다, 그녀는 고통과 쾌락과 절망을 한꺼번에 맛보았다.
"제발... 살려줘... 컥!"
그리고 다시 정신을 잃었다.
"아우우우우!"
난 완전히 정신을 잃고 쓰러진 여자의 몸에 내 정액을 마구 흩뿌리고 함성을 질렀다.
와우...
사정을 하고 나서야 난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번엔 좀 심했다.
마지막 한 번이, 그전 아홉 번 만큼이나 격렬하고, 오래했다.
그러니까 다크 엘프는 대략 여섯 번 쯤 기절하고, 다시 정신을 차렸다가 마지막엔 일어나지 못했다.
이정도면 괴물이잖아?
난 내가 저지른 잔혹한 행위에 스스로가 놀라고 있었다.
그냥 유린이었다. 이미 한참 전에 그녀는 벌써 패배를 인정하고 있었는데, 난 그저 재미있다는 이유로 그녀를 다시 회복시키고 기절시키기를 반복했었다.
이래서야 저 여자가 다시 정신을 차린 뒤에 제정신으로 돌아올지 걱정이 된다.
만약...
아. 뭐 진짜 세계도 아니고, 저 여자도 진짜로 존재하는 여자도 아니잖아?
난 그녀의 머리맡에 있던 금화를 전부 회수했다.
음...
미안하니까 한 개 정도는 기념으로 갖게 해주자.
그래서 딱 하나만 남겨두었다.
그리고 여자의 몸을 들고 욕조로 가서 씻겼다.
정신을 잃어버린 그녀는 그동안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녀를 다시 침대로 가져와 팔을 묶었다. 그래도 아프지 말라고 조심해서 묶었다.
혹시라도 그녀가 내가 잠든 사이 날 공격이라도 한다면 곤란하잖아?
그녀에게 회복을 사용했다.
여자는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지는 못했다.
뭘까? 그녀의 코에 손을 대보니 쌔액 거리며 나지막히 숨을 내쉰다. 아무래도 잠이 든 모양이다.
나도 좀 쉬어야겠다.
그렇게나 많이 했지만, 그다지 피곤하지는 않다.
그건 현실의 나와 무척이나 비슷하다.
아니. 어쩌면 현실의 내가 이 오크의 몸과 비슷해 진 것은 아닐까?
비유적으로 그게 더 맞다.
현실에서의 내 몸은 이제 어느모로 보아도 인간의 그것을 넘어서고 있다. 좀처럼 피로를 느끼지 못하고, 정력은 말도 안 될 정도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난 소스라치게 놀라버렸다.
뭐야? 내가 오크가 되어가기라도 한다는 거야?
제길... 두리안에, 괴물에, 파렴치한도 모자라 오크라니...
난 억지로라도 그 불쾌한 생각을 잊으려 노력하며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침대 한구석에 그녀가 웅크리고 앉아 음침하게 날 바라보고 있었다.
"잘 잤나?"
"히익!"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가 공포에 떨며 뒤로 더 물러서려 했다.
콰당! 그녀는 자기 뒤가 침대의 끝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쯧쯧.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를 내려보았다. 다크 엘프는 어디 숨을 곳도 없으면서 마냥 내 눈을 피해 도망가려 하고 있었다.
음... 정신적 트라우마에서 회복한다며?
아무래도 당면한 두려움은 포함이 안 되는 건가?
"지금은 더 건드릴 생각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라."
"저... 정말이냐?"
기어가는 소리로 그녀가 물어왔다.
"그래. 그보다 아침이나 먹자."
난 천막 한쪽에 놓인 차갑게 식은 구운 고기를 접시에 담아 그녀에게 주었다. 엘피나는 내 눈치를 보면서도 손을 내밀어 접시를 받았다.
그런데... 이래서야. 쯧.
하룻밤 사이에 기가 확 죽어버린 그녀를 보니 마음이 언짢다.
역시 여자는 좀 독기가 살아 있어야 제맛인데 말이지.
뭐. 신경쓰지 말자.
오늘은 또 오늘의 여자가 있으니까.
응? 그런데 침대 위에 던져놓았던 금화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엘피나의 한 손이 계속 주먹을 쥐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흠...
뭘까?
난 그녀의 과거가 궁금해졌다.
"테미르 바스"
천막을 나서자 오크 몇 명이 모여있다가 날보고 아는 체를 해온다.
그동안 내게 친절을 베풀던 몇 안 되는 오크들이다. 그러고 보니 이놈들이 내 파벌이었던 모양이다.
"어젯밤엔 대단하더군. 역시 테미르 바스!"
한 놈이 그러면서 가운데 손가락을 내게 들어보였다.
그러자 나머지 놈들도 내게 똑같이 한다.
"이게 무슨 의미인 거지?"
도저히 궁금해 참을 수 없어, 물어봤다.
"응? 그거야 당연히 이거지, 이거."
한 놈이 자신의 가랑이 사이를 팡팡 두드리며 웃었다.
"역시 테미르 바스를 당할 자가 없어."
대충 뉘앙스를 보니 가운데 손가락은 자지가 대단하다, 뭐 그 정도의 의미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