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13. 판타지의 꽃은 오크?
하지만 난 그녀의 상태에 그리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내 자신의 쾌감을 느끼고 내 몸을 컨트롤 하는 것 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다.
"그억! 헉! 억! 학! 컥! 컥!"
"우워어어!"
우리는 그렇게 각자의 사정대로 소리를 질러대었다.
그리고 드디어 사정의 순간이 왔다.
난 아주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다크 엘프의 몸안을 정액으로 가득 채웠다.
그런데 그 순간 느껴지는 쾌감은 또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달랐다.
지금까지의 쾌감이 장난이었던 것 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우워어어어!"
마지막 순간에는 얼마나 크게 고함을 질렀는지, 천막이 통째로 들썩거리는 것 같았다.
"헉! 헉! 헉!"
사정 뒤의 쾌감도 남다르다.
마치 여자들의 오르가즘이 한참을 지속되는 것처럼, 나도 사정이 끝난 뒤 한동안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고조되는 것을 느꼈다.
이 순간만큼은 내가 사람이 아닌, 어떤 다른 차원의 존재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하아... 하아..."
사정을 하고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이성이 돌아왔다.
이런... 사고를 저질렀나보다.
다크 엘프 미녀가 정신을 잃었다.
입에서는 거품도 묻어있는 것을 보니, 정말로 고통이 장난 아니었나보다.
난 그녀의 몸에서 내 물건을 빼내었다.
그래도 잔뜩 사정을 하고 나니 아까에 비하면 훨씬 봐줄만하다.
그러니까 크기야 여전히 크지만,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이 그렇게 무서울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저 여자 죽지는 않았을까?
살짝 두려움이 들었다.
- 퀘스트 달성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이 완료되었습니다.
- 이종족 여인을 정복하라 (1/3)
응? 뭐야? 내 퀘스트가 이런 거였나?
역시 이종족 여자를 따먹는 게 내가 해야할 일이 맞았다.
그런데 앞으로 둘을 더 따먹어야 한다고?
음...
퀘스트가 이 여자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 밖의 일이었다.
하지만 그게 억울하다거나, 기분이 나쁘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방금전의 섹스는 정말로 엄청났다.
만일 이대로 시네마틱이 끝났다면 오히려 아쉬웠을 것이다.
- 위대한 오크 영웅 테미르 바스가 지닌 힘의 일부를 되찾았습니다.
- 권능 '운명을 보는 눈' 해금 완료
권능? 운명을 보는 눈이라고? 그게 뭐야?
당황스러운 내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눈에 이상한 것이 보인다.
< 다나스 엘피나 >
종족 : 다크 엘프
운명 지수 : 2,780,000/38,738,000
이게 뭘까?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는 다크 엘프의 몸을 보고 있으니, 그녀에 대해 무언가를 알게 되었다.
이름과 종족은 이해가 갔다.
그런데 저 거창한 숫자가 운명을 나타내는 거라고?
그리고 불현듯 난 내가 보고 있는 '운명'이라는 것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운명(運命)은 한 객체가 나아갈 길을 규정하는 어떤 초자연적인 힘을 의미한다.
그리고 운명 지수는 그 객체가 이 세상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의 총 크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운명 수치가 작은 사람이라면, 세상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여생을 마칠 것이라는 의미이고, 크다면 세계 전체에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였다.
왜 이 낯선 수치가 단숨에 이해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아마도 이 몸뚱이의 주인인 테미르 바스가 원래부터 지니고 있던 힘이기에 나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구나, 하고 이해할 뿐이다.
뭐. 그거야 당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이종족 암컷을 둘 더 취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게 내겐 훨씬 더 중요하다.
- 첫 번째 목표 달성의 보상을 획득합니다.
- 치유의 손길
응? 뒤를 이어 반가운 안내가 나왔다.
< 치유의 손길 >
- 테미르 바스는 자신과 관계를 맺은 상대의 모든 상처, 부상, 고통 및 정신적 트라우마로부터 완전히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치유의 손길은 액티브 카드 < 치유 >와 거의 비슷한 종류의 능력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AV 마스터의 카드를 사용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잘 되었다.
그러면 당장 저 다크 엘프 미녀에게 써봐야겠다.
사용 방법은 단순했다. 그녀를 대상으로 힘을 써야겠다 생각했을 뿐인데, 다크 엘프의 몸이 환한 빛으로 감싸였다.
"으응?"
정신을 잃었던 다크 엘프가 눈을 떴다.
"허억!"
그리고 내 물건을 보고 다시 깜짝 놀란다.
나 참...
그런데 이 놈은 또 왜 그렇게 커져있는 걸까?
"이 괴물 돼지 새끼! 오지 마! 하지 마! 제발!"
정신적 트라우마를 회복시킨다면서 나에 대한 두려움을 가시게 하지는 못한 모양이다.
하기는 그건 트라우마가 아니라 현존하는 공포이니 좀 다른가?
"어디 아픈 데는 없나?"
우선 그녀에게 확인을 해본다.
"뭐? 그게 무슨... 응?"
그녀가 당황했다. 아랫도리에서 응당 느껴져야할 고통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모양이다.
"괜찮은 모양이네?"
난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다리에 손을 대었다.
"읏! 하, 하지마."
다크 엘프 미녀의 얼굴에 다시 공포가 떠올랐다.
"그만! 컥!"
그녀가 제대로 반응을 하기 전에 난 벌써 그녀의 아랫도리를 뚫고 있었다.
어쩔 수 없다. 정말로... 이건 내가 하는 게 아니라, 이 몸뚱이가 저지르는 짓이야.
뭐... 내가 아무리 사과를 해도, 그녀는 들을 수 없는 모양이다.
"그억! 헉! 억! 학! 컥! 컥!"
여자는 다시 그 숨넘어가는 비명을 질렀다.
"우워어어!"
난 다시 쾌감에 이성을 잃었다.
"쿡! 컥! 헉! 학! 하윽!"
그런데 그녀의 비명은 이제 절반 정도는 비음이 섞여 있었다.
"우워어어어!"
난 이날 두 번째로 그녀의 몸을 내 정액으로 채웠다.
와우!
두 번째인데 처음에 비해서 쾌감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컥! 헉! 흐어..."
다크 엘프 미녀는 이번엔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뭐든지 익숙해지기 나름인가보다.
솔직히 말해 이 오크의 거시기는 말도 안 되게 크지만, 여자들은 더 큰 아기도 낳지 않던가?
아니... 그건 비교가 안 되는가?
모르겠다. 어쨌던 저 여자는 내 걸 감당할만큼 튼튼한 모양이다.
난 다시 그녀에게 치유의 손길을 사용했다.
"이 미친! 돼지 괴물 새끼!"
여자가 증오의 눈초리로 날 노려보며 말했다.
"도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이번엔 정신을 잃지 않아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알아차린 모양이다.
"오크 샤먼?"
그리고 그녀의 눈에는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아주 지독한 두려움이 서렸다.
"설마? 넌 그 전설적인 오크 샤먼이었던 거야?"
"오크 샤먼이라? 그게 뭐지?"
"설마 날 놀리는 거야? 이런 치유 능력을 가진 오크라면 샤먼 뿐인게 당연하잖아? 그것도 평범한 수준이 아니잖아?"
"흠... 그래?"
"이 돼지 괴물? 설마 또 하려는 거야?"
아마 그런 것 같다. 한 번 뚤려버린 보에서 넘쳐 흐르는 물길을 막기 어려운 것처럼, 나도 내 욕구를 막을 수 없었다.
"컥! 큭! 헉! 허엉!"
이제는 다크 엘프 미녀는 전보다 훨씬 더 콧소리를 많이 섞었다.
그렇다고 그녀의 고통이 줄어들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녀는 내 물건이 한 번 들어갈 때마다 눈을 뒤집고, 머리를 뒤로 젖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실신을 해버렸다.
내가 자제를 하지 못한 탓이다.
아무리 치유의 능력이 있어도, 조심은 해야했다.
그런데 이 빌어먹을 놈은 여자가 정신을 잃은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움직임을 멈추지 못했다.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만 이성이 돌아오는 것 같다.
"제발... 그만 해. 더 하면 나 죽어! 죽는다고!"
세 번 째 관계가 끝나고 나서 다크 엘프 미녀는 내게 사정을 했다.
"미안..."
"크어억!"
정말로 미안했다. 하지만 내 몸은 내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번엔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고, 도중에 정신을 놓아버린 그녀에게 치유의 손길을 사용했다.
"컥! 허엉! 헉! 앙! 컥! 아! 학! 크억!"
그녀의 반응은 확실히 요상했다.
일방적으로 강제된 관계에서 여자의 육체는 쾌감을 느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주 소수의 강제적인 관계에 페티쉬가 있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남자건 여자건 겁탈을 당하면서는 느끼기가 어렵다.
하지만 아주 명백하게, 다크 엘프 미녀 다나스는 느끼고 있었다.
문제는 쾌감보다 고통이 더 커서 그렇지.
하지만 몇 번이나 하다 보니, 그녀의 몸은 점점 더 많이 느끼고 있었다.
"흐엉! 제발... 제발 그만! 헉! 커억! 엉! 학! 하! 하악! 학! 학!"
나중에는 비명 소리에 비해 느끼고 있다는 증거의 신음을 더 많이 내뱉고 있었다.
그래서 아주 조금은 미안한 감정이 덜 들었다.
"학! 하아! 헉! 허엉!"
다섯 번째 관계가 끝났을 때, 그녀는 눈을 이상하게 뜨고 정신없이 헐떡거렸다.
이제는 더이상 실신은 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성인 만화에서나 볼 수 있던 그런 모습이다.
수도 없이 겁탈을 당하면서 느끼다가 정신이 이상해진 모양...
물론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건 현실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내가 AV 물을 찍기 위해 창조된 세계...
그러니까 저런 반응은 오히려 당연하다.
맞겠지? 가짜 세상...
설마 진짜 세상일 리 없잖아?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씨발...
내게 말도 안 되는 그 능력을 준 누군가는 사실은 다른 세계의 존재이고, 날 자신의 세계로 불러들인 것은 아닐까?
덜컥 두려움이 생겼다.
하아...
"흑! 헉! 허억!"
내가 생각에 잠겨있는 동안에도 다크 엘프는 정신 없이 쾌락을 표현하고 있었다.
미치겠다...
내가 제정신이 아닌가봐.
언제라도 치료해줄 수 있으면서 그걸 바라보고 감상하고만 있다니...
그런데... 꼭 나쁘지만은 않다.
잠깐만 더 지켜보자...
"헤에... 괴물 자지... 괴물 자지가 들어와! 컥!"
안 되겠다. 정말로 정신이 망가질 거 같았다.
난 다크 엘프를 회복시켜주었다.
"헉! 허어! 다, 당신..."
그녀는 날 더이상 돼지새끼라 부르지는 않았다.
대신 공포로 가득한 눈으로 날 바라볼 뿐이다.
"너무 지저분하군..."
다섯 번이나 여자의 몸에 사정했다. 더러운게 당연했다.
침대에서 그녀의 몸을 풀어 들어안고 다시 욕조로 갔다.
그녀는 사슬을 풀어놨음에도 아주 고분고분했다.
내게 굉장한 두려움을 가지게 된 것이 틀림없다.
난 그녀를 욕조에 앉혀놓고 작은 물통에 물을 담아 머리에서부터 끼얹어주었다.
"몸을 씻어라."
여자는 선선히 자기 몸을 씻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의 머리 위에 두 번 정도 물을 더 끼얹어주었다.
이제 다시 제법 깨끗해졌다.
난 그녀의 몸을 들고 다시 침대로 갔다.
"또... 할 거야?"
그녀가 물었다.
"아무래도 그래야 할 거 같군."
이 몸뚱이 아직도 만족을 못 한 거 같다.
"그, 그럼... 내가 손, 손으로..."
여자가 두려워하며 제안을 했다.
딱히 마땅치는 않았지만, 정욕을 어느정도 풀고 나니, 이성이 돌아온 모양이다.
그래?
다크 엘프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생겼다.
갑자기 어떤 생각이 들었다. 이 여자 아까 내게 협박을 했었지?
"네놈이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내 불알을 물어 뜯어 주마."
라고...
"혹시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무슨 생각?"
그녀가 천연덕스럽게 날 올려보았다.
역시... 이 여자가 하는 말은 믿을 수 없다. 지금은 고분고분한 척 해도, 상황이 되면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
난 다시 그녀의 팔을 사슬로 묶어 침대에 결박했다.
아까처럼 양쪽으로 벌리지는 않았고, 한데 묶어 버렸다.
다크 엘프 여자는 조금전의 고분고분한 태도를 버리고 날 다시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그래도 다리는 그대로 두었다. 그녀가 안쓰러워서가 아니라, 이쪽이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겠다 싶어서였다.
"이 더러운 돼지 새끼! 그렇게나 박아대고 또 하려는 거냐? 할 줄 아는게 그짓 밖에 없지? 이 짐승만도 못한 놈!"
여자가 다시 욕설을 내뱉었다.
흠... 공주라고? 다크 엘프의 공주치고는 입이 너무 험하지 않아?
어차피 믿지도 않았지만, 점점 더 그녀의 말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그럼 다시 한 번 먹어볼까?
"테미르 바스!"
그때였다. 천막 밖에서 누군가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이 시간에...
이때까지 밤이 되어 천막에 들어왔을 때, 날 찾는 오크는 없었다. 뭐 다들 밤이면 바쁘기도 할 것이고, 나와 대단한 친분이 있는 오크도 없으니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난 침대에서 일어나, 바지를 걸쳐입었다.
오크 놈들에게 알몸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뭐지?"
밖으로 나가보니 오크 셋이 천막 앞에 서 있었다.
"망고드의 선물을 가져왔다."
세 오크는 각기 커다란 자루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뭔데? 시바! 혹시 무슨 짐승이라도 보낸 거 아냐?
선물이라는 소리에 겁부터 덜컥 났다.
"무슨 선물?"
떨리는 목소리를 억지로 가라앉히며 난 태연함을 가장하고 그들에게 물었다.
"한 자루에 백만 츄르씩 들었다."
오크 한 마리가 말했다.
헉! 백만? 그러면 모두 삼백만 츄르?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