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5화 〉@13. 판타지의 꽃은 오크? (85/377)



〈 85화 〉@13. 판타지의 꽃은 오크?



"형제의 마음은 고맙게 받겠네. 앞으로도 이 망고드 결코 형제에 대한 의리를 잊지 않겠다!"


망고드의 이름을 부르는 환호성에 더불어,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도 늘어났다.
뭔지 모르지만 온 마을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대체  일인지...


그때 꾀죄죄한 몰골의 고블린 사내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오늘은 경사로운 날이로군요. 망고드님."
당연하게도 내게는 눈길 한 번 주지않고, 망고드에게 말을 걸었다.

"그럼 저 암컷은 어쩌시겠습니까?"


"사야지. 당연히 사고 말고. 그걸 위해 내가 돈을 가지러 다녀오지 않았던가?"
망고드가 눈짓을 하자, 그를 따라온 오크가 지고 있던 자루를 내려놓았다.


"90만 츄르. 확인해보게."


"알겠습니다."
고블린 사내는 자루를 열었다.  안에는 번쩍이는 동전이 가득 들어있었다.




"형제의 뜻은 내가 잘 받았네. 그러면 큰 일은 다음주에 치루도록 하지. 흠... 어쩐다? 타이거 부족의 암컷을 내가 차지했으니, 다른 암컷으로라도 대신해야겠군. 맞다. 저기..."
짐승의 얼굴을 한 여자?를 무시무시한 거액으로 구매하고 나서 망고드는 내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들어 한 곳을 가리켰다.


그리고  호랑이 얼굴을 한 여자보다 훨씬  무서운 것을 볼 수 있었다.



"장비족(長鼻族)의 용맹함과 강성함은 백호족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으니 아주 좋은 후손을 볼 수 있을 거야."
망고드는 꽤나 친밀감이 가득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미쳤냐? 이 돼지 새끼가 누굴 죽이려고?

망고드가 가리킨 곳에는 다른 암컷이 있었다.


저게 암컷이 맞다면 말이다.

그녀는 우리가 서있는 곳에서 꽤 멀리 떨어져 서 있었다.

노예를 구경하러 나온 오크들이 가득한 광장이라 그정도의 거리라면 결코 보일 수 없어야 하지만, 그녀?는  광장 어디에 서있어도 고개를 들면 볼 수 있을 것이었다.


크다. 키가 아마도 나보다 크면 컸지, 적지는 않을 것이다.

  키야 문제는 안 된다. 한 번도 나보다 큰 여자와 섹스를 해본 적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해볼 생각은 있다.

문제는 그 압도적인 생김새였다.


커다란 얼굴, 부채처럼 커다란 귀까지는 이해를 해도, 그 길다란 코만은 어떻게 안 될까?

그 뭐더라?
인도에 그런 신이 있다고 했었는데...

가네샤?
대충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다.


씨발.

거인의 몸통에 코끼리 대가리가 달린 괴물을 여자라고 부를 수는 있는 거냐?

그리고 그런 괴물을 안고 자라고?

  암살하려는 거냐?

"형제여 난 저 멋진 여인을 감당할 위인은  되는 듯 하네."
난 얼굴이 우그러지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가며, 내 좋은 형제에게 사의를 표했다.



"이런. 형제가 생각하는 것은 도통 알 수 없군."
망고드가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난 지금 이거로 충분히 만족해서 말이지."
난 그때까지도 꽁꽁 묶여  어깨에 얹혀있는 다크 엘프 미녀의 엉덩이를 쳤다.
화가 났는지 그녀가 몸부림을 쳤다.

뭐. 충분히 화가 날만 하지.
이렇게 사람들이 잔뜩 모인 광장에서 그런 꼴을 당하고 기분 좋으면 그게 변태지.


"그럼 난 가보지. 형제도 즐거운 하루가 되게나."
난 이 빌어먹을 자식이 또 무슨 끔찍한 괴물을 사주겠다 그럴까 두려워 빨리 내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비싼 노예. 좋다. 하지만 그걸 데려가면 해야 할 거 아닌가?
내 퀘스트가 아마도 이종족 암컷을 정복하는 것 아닐까?


정말로 난 수간물을 죽어도 싫다고.

더군다나 저 거대한 코끼리 숙녀가 열받아서 밟아버리기라도 한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그렇게 좋으면 너 가져. 둘 다 가져.



"어? 어..."
망고드가 어색하게 날 바라본다. 도대체 이해할  없다는 눈이다.


또 뭔가 내가 실수를 한 건가?

그런데 이상한 것은 망고드 만이 아니다.
떠들석하던 주변 오크들 모두 조용하다. 주변을 돌아보니 망고드와 비슷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몰라. 귀찮아.
이 두 발로 걸어다니는 짐승들이 어떤 풍습을 가지고 있는 건지 신경 쓰기 싫었다.


빨리 돌아가 이 멋진 다크 엘프 미녀와 진하게 떡을 치고,  괴상한 세계에서 나가고 싶은 생각 뿐이다.

그녀를 벗길 생각을 하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판타지의 꽃은 오크가 아니고 엘프! 그 중에서도 다크 엘프 아니던가?
특히 다크 엘프가 반항기 가득한 눈으로 노려보는 것을 무시하고 먹어버리는 것!

그거야 말로 판타지의 정점이라 단언한다.




생각해보면 이 멋진 여자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만으로 이 시네마틱 세상 속에 들어온 것에 후회는 없다.



"와하하!"
"푸훗!"
"하하하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기 저기 웃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뭐지? 돌아보니 광장의 모든 오크들이 날 바라보며 웃고 있다.

또 뭔데?
왜 또?

이번엔  짜증이 났다.

그렇지 않아도 이 마을 오크들이 날 웃기는 놈이라 생각하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대놓고 비웃는 건 아니잖아?

그런데 놈들의 눈이 전부  곳에 집중되어있다.


나도 녀석들을 따라 눈길을 옮겨보았다.


오마나!


씨발!

왜? 커져 있냐?


광장의 모든 오크들은  아랫도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크 엘프 미녀와의 끈적한 시간을 생각한 때문인지, 내... 아니. 오크의 양물은 잔뜩 성이  있었다.

근데. 확실히 크긴 크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크기의 물건이 바지를 찢고 나오려 하고 있었다.


오크들은 전부 큼직한 물건을 지닌 모양이다.


요 며칠 동안 나도 다른 오크들이 발기한 꼴을 여러번 봤다.
원래가 짐승 같은 놈들이라 시도 때도 없이 흥분하기 일수였고, 그럴때면 다들 바지가 찢어질 듯 부풀어 오르곤 했다.

그래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오크들에게 성에 관련되어 금기가 되는 행위는 거의 없는 모양이다.


뭐. 호랑이 대가리를 한 괴물과 하겠다고 엄청난 거금을 지불하려는 놈들인데 무슨 금기가 있겠는가?


그리고 내가 알게 된 또 한 가지는 내 물건이 오크들 사이에서도 아주 발군이라는 사실이었다.



내가 봐도 이건 무슨 성기의 범주를 넘어선다.

문득 지연이 고양이 소녀 코스플레이를 했을 때가 기억났다.

그녀가 두 손으로 표시했던 물건이 딱 이만했었다.


그건 그렇고, 지들도 시도때도 없이 발기를 하면서,  내가 발기한  보고는 그렇게 웃어대는데?

"와하하!"
"쿠하!"
짝!짝!짝!짝!
웃음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심지어 박수를 치는 놈도 있다.

그리고 몇몇은  보며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린다.



"그럼 형제. 난 이만."
머리는 장식으로 들고 다니면서 온통 암컷 생각 뿐인 놈들에게 비웃음을 당하고 있다 생각하니 기분이 나빠져,  망고드에게 인사를 하고 몸을 돌렸다.

내가 걷기 시작하니 주변에 몰려있던 오크들이 적당히 자리를 물려 주어 군중을 뚫고 나가는 데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몸집이 크면 확실히 이런 점은 좋다. 웃던 녀석들도 내가 자기 앞에 다가가면 알아서 고개를 돌리며 자리를 비켜준다.

내가 비록 싸움에는 자신 없지만, 놈들이 그걸 알게 뭐냐.


아니... 생각해보면 내가 족장의 막내 아들이라 그런 걸까?

모르겠다.



내가 머무는 집은 마을에서 가장 외각에 있는 가죽으로 만든 둥근 형태의 천막집이다.


가운데에 기둥이 하나 있고, 거기에서 방사형으로 나간 뼈대가 사방에 서있는 기둥에 연결되어있다.
그런 뼈대와 기둥을 두툼한 짐승 가죽으로 두루고 있는 간이 집인데, 살아보니 나름 안락해서 나쁘지는 않았다.


넓이도  되고,  무거운 몸을 지탱할만큼 튼튼한 목재 침대도 있다.



집에 돌아와 그때까지 어깨에 메고 있던 다크 엘프를 내려놓았다.

그녀는 바닥에 뒹굴면서도 날 노려본다. 아무래도 나에 대한 원한이  것 같다.



그녀에게 다가가 입에 물린 재갈을 풀어주었다.

"이 더러운 돼지새끼!"

역시 생각했던 대로, 그녀는 욕설부터 내뱉었다.

"너도  몸뚱이를 원하는 거지? 마음대로  봐라. 하지만 명심해라. 네놈이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내 불알을 물어 뜯어 주마."
그녀는 이를 갈며 내게 협박해왔다.


"지금까지 내가 물어뜯어버린 불알이 얼마나 되는  알아? 숫자라고는 하나, 둘 다음은 이해하지 못하는 너희 돼지 새끼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다."

뭔가 의기양양한데...
그렇다고 크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다.

 그녀가 걸치고 있던 옷을 벗겨보려 했다.


스커트는 그냥 벗겨 내리면 되었고...
안에는 거친 천으로 만든 반바지 비슷한 가리개 한 장이 있다.


여자들이 입기에는 그리 적당해보이지 않는다.

뭐. 문명의 수준이 다르니 어쩔  없는 걸까?



그건 그렇고 이걸 어떻게 벗기지? 다리를 묶어놓은 상태라 조금 애매한데?


다리를 풀어 주었다가 도망이라도 치면 술래잡기라도 해야 할 것 같으니, 사슬을 푸를 생각은 들지 않는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그냥 잘라버리자.

뭐. 이 여자를 먹고 나면 이 세계에서 나갈 수 있을 테니.

그렇게 생각하며 그 가리개를 잡은 손에 힘을 주어본다.

툭!
역시 오크의 힘은 장난이 아닌 듯 싶다.

아마 혼자의 힘으로 1톤 정도는 충분히 들지 않을까 싶었다.

위의 옷을 벗기는 것이 곤란했다.

이 여자 굉장히 난폭하다.

물론 힘이야 오크에게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눈에 돌고 있는 살기를 보면 정말 틈만 있으면 죽자고 달려들 기세였다.

그러니 손을 풀어주기는 곤란하다.

아무리 튼튼한 오크의 몸이라해도, 불알을 쥐어 뜯으면 곤란하다.



난처하네.


캐스팅 카드라도 쓰고 싶은데 불가능하다.



- 시네마틱 카드를 체험하는 동안은 모든 카드의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 설정 카드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런 실정이다.


이 시네마틱 카드  세계 안에서는 이런 저런 제약이 너무 많다.


아. 몰라.

그냥 찢어버리자.
그래서 손으로 그녀의 옷을 하나씩 찢기 시작했다.


무슨 가죽으로 만들었는지, 꽤 튼튼했다.


조금 더 힘을 줘보자.



찌익!
찌이익!

한 번 찢기기 시작하니 그리 무리없이 잘 찢어졌다.

노예라서 그런 걸까? 상의는 겉옷 말고는 맨몸 뿐이다.



잠깐 동안에 다크 엘프를 발가벗겨버릴 수 있었다.

그동안에도 그 여자는 쉬지 않고 내게 욕설을 뱉고 몸을 비틀며 반항했었다.


하지만 힘의 차이가 너무 났다. 어린아이와 어른의 차이 그 이상이다.

별로 힘을 주지 않아도, 그녀의 몸을 누르고 있으면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힘을 써도 꼼짝을 못하는 것 같다.



"이 힘만 더럽게 센 돼지 새끼! 퇘!"
욕설로도, 몸부림으로도 내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자, 급기야 내게 침을 뱉는다.

뭐... 아무려렴



난 이제 알몸이 되어버린 다크 엘프 미녀를 바닥에 두고 잠시 떨어져서 그녀를 바라본다.


좋군.


역시 여자는 알몸일 때가 제일이다.


여기저기 어디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몸이다.
정말로 이런 여자가 현실에 존재한다면, 절세미녀 소리를 듣고도 남는다.

만일 가능하다면 현실 세계에서 만나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무엇보다 맘에 드는 것은 풍부한 가슴과 건강해 보이는 짙은 갈색의 탱탱한 피부였다.




그런데... 이대로 먹기에는 좀 문제가 있다.


며칠이나 씻질 않았는지,  지저분하다.
하기는 다른 오크 마을에서 여기까지 며칠은 걸렸을 테니, 깨끗하면 이상하지.


이대로는  하겠다.


그래. 맛있는 건 깨끗히 씻어 먹어야지.

 그녀의 몸을 들고 천막 한쪽에 있는 욕조로 가져가 그대로 빠트렸다.

첨벙!
욕조 안에는 제법 많은 물이 들어 있어서, 그녀가 들어가자 사방으로 물이 튀었다.


여자는 잠시 허우적거리다가 간신히 자세를 잡고, 상체를 물밖으로 꺼내 다시 욕설을 퍼붙는다.




아까부터 거슬리는 게 하나 있다.


다크 엘프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이곳에서 오크들이 하는 말들과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 그걸 전혀 어렵지 않게 이해하고 있었고.


"sušikti kiaulė. Aš tave nužudysiu."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언어는 대충 이랬고, 난 그걸 '돼지 새끼 죽여버리겠다! 죽여버린다.'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사실은 오크들이 하는 말도 한국어는 아니다.


놈들은 날 부를 때 "темир баш" 라고 말했고, 난 그걸 '쇠대가리'로 이해하고 있다.


뭐. 그건 그렇게 충격적인 사실은 아니다.
내가 여기에 들어와 있다는 것에 비하면 사소한 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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