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화 〉@11. SPA & SAUNA CLUB - Elixir -
난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자기도 나와 함께 일어날까?
하지만 안나는 지아의 허벅지를 꽉 쥐고 열심히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러면 그녀도 뭔가 해야 할까?하는 생각이 오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뭔가의 난이도가 너무 높다.
"윽! 아! 앙!"
난처해하는 그녀를 보고 있다가, 난 여전히 서로를 더듬고 있던 민아와 아라의 곁으로 갔다.
두 여인은 각기 한쪽 팔을 벌려 반갑게 날 맞이해주었다.
그래서 셋이서 키스를 했다.
우리는 서로의 혀를 내밀고 한꺼번에 두 사람의 혀를 느꼈다.
이것도 좋았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가끔은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동안 두 여자와 혀를 마주하다가, 그녀를을 침대에 눕혔다.
아주 큼직한 침대라 다섯 명이 뒹굴어도 자리가 남을 정도이다.
민아와 아라는 침대에 누워서도 서로에게 입을 맞추었다.
누구를 할까?
고민은 길지 않았다. 우선 민아를 눕히고, 그녀에게 삽입했다. 아라는 옆으로 돌아가 계속해서 민아에게 키스를 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민아의 위로 올라탔다.
조금전 지아와 안나와 했듯이, 민아에게 박으며 아라에게 키스를 했고, 민아는 아라의 음부를 핥았다.
금세 쾌감이 몰려와 민아에게 사정을 했다.
다시 두 여자가 포지션을 바꾸었다.
이번엔 아라가 아래에 누웠고, 민아가 내 정액이 흘러내리는 자신의 음부를 아라의 얼굴에 가져대었다.
아라의 몸에 열심히 박는 동안 민아와 키스를 했고, 아라는 민아의 보지를 핥았다.
"아! 핫!"
옆을 돌아보니 지아가 몽롱한 눈빛으로 우리의 쓰리섬을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다.
내가 다른 여자들과 난잡한 행위를 하는 것 조차도 그녀에게는 성적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마침내 지아가 상체를 숙여 안나의 음부에 입을 가져대었다.
이젠 그녀가 어떤 생각일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그냥 머릿속을 완전히 비우고 즐기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학!"
안나가 몸을 떨었다. 그녀도 다시 느끼기 시작한 모양이다.
"하아! 하아!"
"흑! 하윽!"
침대의 여기저기에서 신음이 터져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완전하게 혼연일체가 되어 다시금 클라이막스로 향하고 있었다.
길고 긴 광란의 시간이 끝났다.
결국 난 네 여인의 몸안에 사정을 했다.
괜히 뿌듯했다.
난장판의 끝에서 네 사람은 모두들 지쳐 각기 침대의 한부분을 차지하고 널부러져 있었다.
침대에서 내려와 그 모습을 바라보니 내가 해놓은 무도한 행위의 결말이 다시금 절실하게 느껴졌다.
좋은걸!
난 네 사람이 마음 편히 쉴 수 있게 잠시 자리를 비켜주기로 했다.
욕실로 가서 샤워기로 다섯 사람의 체액으로 가득한 몸을 씻고, 자쿠지로 들어갔다.
아까보다 조금 식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지금은 여름의 초입이다. 좀 더 시원한 물이었어도 나쁘지 않으리라.
다시 창밖을 바라보며 머리를 비우고 있는데, 누군가가 욕조 안으로 들어온다.
물론 지아였다.
그녀는 아무말없이 내 반대편에 앉았다. 그리고 다리를 쭉 뻗고 머리를 뒤로한채 눈을 감았다.
잠시 그녀에게 쉴 시간을 주자.
아마 열락이 가시고 다른 세 여인과 함께 그런 꼴로 누워있는 모습이 창피해서 지친 몸을 이끌고 내게로 온 모양이다.
그런데 그녀의 모습을 그냥 보고만 있으니, 다시 마음이 동한다.
난 지아가 뻗은 다리를 잡아 들었다.
그녀는 반항하지 않는다. 더이상의 저항이 아무 소용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리라.
난 그 새하얗고 귀여운 발에 입을 맞추었다.
지아가 몸을 살짝 떨었다.
"혹시 또 할 생각인 거야?"
지아는 눈을 뜨지 않고 내게 물었다.
"나 한 번만 더하면 죽어버릴지도 몰라."
"힘들어?"
"그게 아니고... 알잖아. 오늘은 왠지 온 몸이 성감대가 된 기분이야. 손만 대도 막 터져버려. 지금 오빠가 내 발을 만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 섹스하고 있는 거 같아.
미쳤나봐. 아래가 젖는 거 같아."
물속인데도 그걸 느낄 수 있다는 걸까? 아니면 비유일까?
"오늘 어땠어?"
"그러니까... 내 몸이 섹스에 절여진 기분이야. 온 세상이 섹스 뿐이고, 난 그냥 쾌락을 느끼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아. 하아..."
지아는 한탄인지, 아니면 즐거움의 표시인지 모를 한숨을 내쉬었다.
"흐음... 아아..."
여전히 그녀는 내 손길을 즐기고 있었다.
"진짜로... 자꾸 그러면 나 이상해진단 말야!"
지아가 고개를 살짝 들고 날 노려보았다.
"지금까지만으로도 나 완전히 음탕한 여자가 된 기분이란 말야."
"난 음탕한 지아가 좋은데?"
"진짜! 못 살아."
지아가 내게서 발을 빼앗아 갔다. 그리고 물살을 헤치고 내게 다가와 안겼다.
"자긴 무슨 힘이 그렇게 남아돌아?"
"그야 당신이 그만큼 멋지니까."
"몰라..."
우리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다 키스를 했다.
"아까 내 몸에 사정한 거 기억 나?"
내게서 얼굴을 떼고 지아가 물었다.
"응."
"잘 못 되면 어떻게 책임질 거야?"
"걱정 안 해도 돼. 그럴 일 없어."
"설마 수술이라도 한 거야?여러 여자랑 자고 다니니까, 책임질 일 안 만들려고 그런거야?"
"뭐. 그런 거지."
난 어깨를 으쓱했다.
"당신 누구야?"
지아가 물어왔다.
"응?"
"내가 아는 그 사람 맞아?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해. 사람이 바껴도 너무 바뀐 거 같아."
"그래서 싫어?"
"하아... 뭐랄까? 그전보다 좀 더 매력이 있는 거 같기는 해. 하지만 옛날 그 때의 오빠가 더 좋았던 거 같기도 하고."
"뭐든지 만족시킬 수는 없잖아?"
"그지? 여튼 정말로 신경 안 써도 된다는 거지?"
지아가 다시 한 번 확인을 했다.
난 고개를 끄덕여 그녀에게 확신을 주려했다.
"뭐. 내가 알던 영웅 오빠는 그런 걸로 거짓말하던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납득하기로 한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 당신은 좀 믿음이 안 가."
"여하튼 거짓말이라서 나 혹시 문제라도 생기면..."
지아가 난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로 당신이 책임져야해. 나 전부 포기하고 당신 옆에 달라붙을 거야. 꿈이고 뭐고 필요없어."
"대신. 엄청나게 질투 할 거야. 당신 근처에 다른 여자는 얼씬도 못하게 말이야."
어? 그건 좀 무서웠다.
"알았어. 똑똑히 알고 있을게."
난 다시 한 번 액티브 카드 < 불임 >이 활성화 되어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실수로라도 그녀를 임신 시키면 정말 큰일이다.
"그럼 이제 해도 돼."
지아가 편안한 표정으로 날 받아들였다.
확실히 둘만 되니 원래의 그녀로 돌아온 듯 하다.
다시 한 번 물속에서의 부드러운 섹스로 우리는 그날의 관계를 마무리지었다.
아마도 지아는 마지막은 단 둘 만의 섹스가 하고 싶었던 듯 하다.
그러니까 여러 여자중의 하나가 아니라, 한 사람의 여자와 한 사람의 남자의 관계가 필요한 모양이다.
우리는 욕조에서 나와 함께 샤워를 하고, 옷을 챙겨입었다.
어차피 늦은 시간이라며 화장도 거의 안했기에,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탈의실을 나와 응접실 소파에서 우리는 잠시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안나들이 보이지 않아, 그녀들이 오면 인사는 하고 나갈 생각이다.
"아!"
지아가 가방에 넣어두었던 전화기에 찍혀있는 번호를 보고 살짝 놀라버렸다.
그 남자에게 몇 번이나 전화가 왔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녀는 바로 전화를 걸지 않는다. 어차피 이리된 거 집에가서 통화를 할려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날 집에 안 들어간 거 그 사람이 뭐라고 안 해?"
"내가 안 들어간 걸 어떻게 알아?"
"그런가?"
그 남자 그날 거의 새벽이 되도록 거기서 기다렸었다.
그런데...
뭔가 한 가지 머리에 떠올랐다.
"그 사람 숫자에 민감하다고 했지? 숫자만 그런 건가?"
"아주 조금 깨끗한 걸 좋아하고... 흐트러진 걸 싫어해서 꼼꼼하게 정리정돈을 하고... 뭐. 그정도. 조금 까다로운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야. 그래도 그런 면모 때문에 일 처리도 아주 꼼꼼하고, 머리도 좋고..."
어쩐지 마뜩치 않다.
그녀가 말하는 그 사람의 성향이란 것이 대개 강박증이 있는 사람에 대한 묘사가 아니던가?
"그렇게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나도 원래 깔끔한 걸 좋아하고, 그 성격이 나한테 딱히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니까."
이것도 이상하다. 지아가 그런 걸로 내게 변명할 필요는 없다.
그녀도 느끼고 있던 것이다.
그 남자 평범한 성격은 아닌 듯 하다.
뭐. 모르겠다. 어차피 이 여자가 선택한 삶이다.
내겐 그걸 말릴 권한도 이유도 없다.
"그러니까 그날 당신이 늦게 까지 혼자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별말 안 한 거지?"
"응. 오히려 그날 이후로 내게 좀 더 잘 해주려는 거 같기는 해. 내가 결혼을 앞두고 우울해할까 걱정인가봐."
지아는 살짝 머리를 돌렸다.
"잘 됐네. 그럼. 참 언제 한 번..."
그리고 난 그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랑 여길 함께 오라고?"
지아가 눈썹을 잔뜩 찌푸리고 되물어왔다.
"응. 재미있을 거야."
"또 무슨 짓을 꾸미는 건데?"
지아는 눈치가 빠른 여자이다.
"꾸미기는..."
"설마 여기 남자가 오면 여자가 그런 거 해주는 데야? 그래서 그 남자를 나보다 멋진 여자한테 빠지게 하려고?"
"여긴 그런 데 아니야. 이런 곳이 그런 영업을 할 리 있어? 고급 마사지가 여자랑 하는 것보다 훨씬 비쌀걸?"
"하긴... 그건 말이 안 돼."
지아는 상식적인 인간이었고, 세상 물정을 너무 잘 아는 여자였다.
"그런데 여기 사장님은 어째서 당신한테 그렇게..."
일이 끝나고 나니 차마 노골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그거야 내가 안나씨랑 친분이 있어서지."
"무슨 친분? 설마? 당신 그걸 무기로?"
지아가 내 물건을 내려보고는 뭔가 납득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런 거 아냐.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여하튼 싫어. 무슨 짓을 꾸미는 건지 모르지만, 틀림없이 과한 장난이 틀림없어."
아무래도 오늘 일로 지아에 대한 내 신뢰도가 많이 하락한 것 같다.
그리고 그녀는 벌써 위험을 감지한 표정이다.
"나 혼자라면 얼마든지 올게."
지아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속내가 너무나 빤히 드러난 탓이다.
나쁘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다시 해보고싶을만큼 좋았다.
"나 혼자라면 당신이 원하는 놀이는 무엇이든 들어줄게. 하지만 그 사람을 결부시키지는 마."
지금 그녀가 원하는 것은 그 남자와의 결혼을 무사히 마치는 것, 그리고 나와의 유희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 두 가지이다.
아니면 그녀에게 남아있는 양심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 오늘은 고생 많았으니 여기까지만 할까?"
뭐 꼭 당장 그 남자를 이곳으로 불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지아는 점점 내게 길들여져 가고 있다.
그렇게 말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새 평상시처럼 깔끔하게 차려입은 안나가 나타났다.
그녀의 뒤에는 방금전의 광란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정도로 평안한 모습의 민아와 아라도 함께하고 있었다.
"어떠신가요. 오늘은 즐거우셨나요?"
"안나 사장님..."
지아는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꽤 쑥스러운 표정이다.
"그냥 편하게 안나라고 불러요."
"그러면... 안나씨. 오늘은 정말 즐거웠어요."
옷을 갖춰입은 지아는 금세 평상심을 회복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듯 발랄하게 감사를 표했다.
"저도 무척 즐거웠어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에요."
안나의 얼굴에 살며시 붉은 기운이 서려있다.
두 여자가 그렇게 나와의 관계에서 즐거웠다 말해주니, 뭐라 표현하기 힘들만큼 뿌듯해진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요. 안나씨는 저 두리안 같은 남자한테 왜 그렇게 잘 해주는 건가요?"
"풉!"
웃음을 터트린 것은 아라였다.
민아는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 같고, 안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온화한 미소만 띄우고 있었다.
"그거 있잖아. 이만한 과일. 뾰족뾰족하고 냄새 많이 나는 거."
"그때 말해준 과일? 방구 냄새 난다는 그거?"
"응. 그게 두리안이야."
"왜 영웅님이 두리안이야? 영웅님한테 냄새는 안 나는데?"
"두리안처럼 생겼잖아요."
아직 화가 덜 풀렸는지 지아가 날 가리키며 말했다.
"나 두리안 굉장히 좋아해요. 달고 부드럽고 맛이 풍부해요. 겁이 많은 사람은 엄두를 못 내지만, 한 번 먹어본 사람은 모두다 최고라고 하죠."
아라가 내 변호를 해 주었다?
아니면 그냥 두리안 예찬자인 걸까?
"여튼 저 사람이 뭐가 이뻐서요?"
"음... 뭐라고 할까요? 그냥 당연히 그래야 하니까 그러는 거죠."
예상대로의 대답이었다.
그리고 민아도 아라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진짜. 당신은 무슨 복이 그렇게 많은 거야?"
지아의 심통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내 하나뿐인 추억의 여인에서 여러 여자 중의 하나가 되었다는 서운함?
잘 모르겠다. 그리고 물어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여하튼 여러분께는 정말 감사드리고 싶어요. 전 원래 이런 저런 경험을 해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안나씨랑 민아씨, 그리고 아라씨가 아니었다면, 이런 경험 절대 못 겪어봤겠죠."
"우리들도 모두 그랬어요. 그러니까 종종 들러주세요."
"그래도 될까요?"
지아는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