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7화 〉@11. SPA & SAUNA CLUB - Elixir - (67/377)



〈 67화 〉@11. SPA & SAUNA CLUB - Elixir -

"페이스 캐어라 했나? 그걸 하고 와서 그런가? 피부에 윤기가 흐르네."
가볍게 지아의 상태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그지? 근데 아직은 몰라. 그냥 평범한 팩만 해도 이정도는 되니까. 그래도 느낌은  좋아. 사용하는 화장품도 굉장히 고가 브랜드고. 트리트먼트 해준 아가씨가 설명도 굉장히 잘 해주더라. 확실히 비싼 곳은 그 값어치를 하더라."

지아도 욕조에 몸을 기대고 말했다.
재잘되는 것을 보니 정말로 마음에  모양이다.




"여기 아가씨들도 같은 화장품으로 피부 관리를 한데. 그래서 그런지 다들 피부가 아기 피부 같아. 참. 나 트리트먼트 해준 아가씨는 이름이 아라라고 했는데, 동남아 출신 같았어. 그런데 전형적인 동남아 미녀랑은 다른게 혼혈인가 싶기도 하고..."


지아의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안나나 민아, 그리고 아라도 피부가 정말 깨끗했었다.


"그런데 여기 사장님도 그렇고 테라피스트들도 그렇고, 여자들이 하나 같이 굉장한 미인이더라?"


여자들은 그런 것에 민감하다. 어쩌면 지아는 벌써 조금은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그런가? 난 지아 얼굴만 보고 있어서, 그런거 잘 모르겠던데."
남자에겐 나름의 회피 기술이 있다.


"피! 거짓말. 그런 말 안 해도 되네요. 나도  이쁜  알아. 그지만 안나 사장님은 두 말  거 없이 미인이고 미나씨도 아라씨도 굉장히 에스닉한 미인인 거 사실이잖아?
자기도 남잔데 그걸 모른다는 게 말이 돼?"

역시 대부분의 회피기는 크게 의미가 없다.

"하긴 미인들이기는 하더라."


"자기도 그런 백인 미녀들이랑 같이 하고 싶지?"
지아가 그윽한 얼굴로 물어왔다.

참 신기한 일이다. 남자들은 절대 자기 여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
길에 가다 본 잘생긴 남자를 기억했다가 자기 여자 친구한테 그 남자 잘생겼지? 그런 남자랑 자고싶지 않아? 하고 질문을 하는 남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들은 때때로 그런 질문을 던진다.

물론 남자들은 그 질문이 사실은 자신에 대한 애정의 정도를 확인하려는 트랩 카드임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남자가 어떤 대답을 해도 트랩은 터진다는 사실도 대개는 잘 안다.


"나야 멋진 여자라면 언제라도 환영이지."
그러니까 차라리 자발적으로 트랩을 터트려버리자.


"뭐야? 진짜!"
지아가  허벅지를 살짝 꼬집었다.

"진짜 이상해. 오빤 그런 사람 아니었는데."
서운함이 그득한 눈으로  바라본다.

"아니. 원래 이런 남자 맞거든."
난 그녀의 몸을 끌어와 입을 맞추었다.

지아는 눈썹 사이를 찌푸리면서도 내 입술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짧고 아주 기분 좋은 키스를 나누었다.



"아아... 정말 다른 남자랑 키스한 거 같아. 왜 키스도 그렇게 잘하는 거야?"
입을 떼고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마 설정 카드 < 민감 > 때문이리라.




"한참 동안 떨어졌다 다시 만났는데, 뭔가 발전한 모습을 보여줘야지."


"진짜! 왜그렇게 능글맞아!"

찰싹!
 한 대 맞았다.
그래도 그녀가 웃고 있는 걸 보니 그리 기분이 나쁘거나 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자기도 지난번에 미나 씨한테 마사지 받았어?"
지아는 다시 그 여자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꽤나 의미심장한 그녀의 눈빛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


"응. 굉장히 잘 하더라."
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했다.

"뭘 잘해?"
지아가 몸을 일으키고 나를 향해 상체를 숙이며 물었다.


"글쎄?"
난 그녀의 팔을 잡아 끌었다. 여기서  대화를 이어가면 그다지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같았다.


차라리 육체의 대화를 하자.


난 지아를 안고,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하아... 정말 스킬만 늘었나봐!"
겨우 키스 만으로 지아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해도 될까?"
벌써  위에 올라타놓고, 그녀가 주저하는  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어때?"


"알았어. 그런데 사정은 하지 마. 물까지 더러워지면 곤란하잖아?"


"응."




서울의 밤거리가 내려다보이는 고층에서 넓은 자쿠지 안에서 하는 섹스는 꽤 기분이 좋았다.
물론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다 밖을 한 번도 내다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분위기는 좋았다.



"하아! 하! 오빠!"
지아의 몸은 금세 달아올랐다.
낯선 장소에서의 관계라서 그런지 무척 즐거워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빠."
늘 그렇듯 섹스가 마음에 들자 그녀는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응?"
지아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 난 움직임을 조금 늦췄다.

"안나 사장님하고 민아씨하고  사람 다 미인인데, 타입이 조금 다르잖아?"

"그렇지. 안나씨는 몸이 조금 여리여리하고, 민아씨는 건강한 타입이지."


"그보다는 안나씨는 어쩐지 귀족 같은 느낌이 나고, 민아씨는 순박한 느낌이랄까? 아!"


그러고 보니 맞는  같기도 한다.


안나에게서는 옛 러시아 귀족 같은 품위가 느껴졌었고, 민아는 북유럽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오지의 험준한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고립된 문명의 일원에서 느낄  있는 소박하고 신비로운 느낌이 난다.


"맞다. 대충 그런 느낌."
내가 느낀 것을 설명하자 지아가 바로 맞장구를 친다.

"거봐. 오빠도 두 사람에 관심이 많았던 거지?"
지아는 뭐가 그렇게 흐뭇한지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그래. 트랩 카드를 밟았구나.
이번에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눈에 띄니까."


"맞아. 그래서 오빤   누가 더 타입이야?"

이게 진짜 트랩이다.

"귀부인? 아니면 순박한 장신의 소녀?"

"음..."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

하지만 이번엔 날 때리지는 않았다.

"난 안나 사장님이 더 멋있더라."
그래놓고 막상 대답은 지아 자신이 했다.


"그렇지? 너라면 그럴 거 같았어."

지아는 출세지향적이다. 호승심이 강하고,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루려는 욕망이 강하다.


그런 지아이니 아직 젊은 나이에 이정도 규모의 회원제 클럽의 대표인 안나가 멋있다고 느껴졌을 수 있다.



"만약에 오빠가 안나 씨랑 나랑 셋이서 하자고 하면, 그정도는 들어줄 수 있어."

음... 뭔가 눈치를 챈 건가?


"정말?"


"뭐야! 좀 한 번은 아닌척 좀 하지."
지아가 눈을 흘겼다.

"아니. 하고 싶다는 말이 아니고, 네가 하는 말이 좀 의외라서."


"그러네. 내가 왜 그러지?"
지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게 안겼다.
난 다시 속도를 높였다.


금세 쾌락에 빠져버린 지아를 바라보며, 방금 지아가 한 말의 원인을 생각해보았다.


대충 생각나는 것이 두 가지 정도 있다.


설정 카드 < 개방 >
- AV 마스터에 의해 캐스팅된 배우는 개방적인 성의식을 지니고 있다.
동성애, BDSM, 3P 등 여하한 종류의 성적 유희나 관계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설정 카드 < 참사랑 >
- AV 마스터에 의해 캐스팅된 배우는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가 느끼는 모든 행복을 지지합니다.
- 만일 자신이 아닌 다른 상대와의 성적 유희에서 쾌감을 느낀다면, 진심으로 기뻐해야  일입니다.

아니면 지아는 자신도 모르는 어떤 성적 경향이 있을지도 모르고.


어찌되었건 지아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 것은 의외였지만, 결코 불쾌한 상황은 아니다.

특히 지금처럼 그녀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학! 그만... 나 이러다 정신 못차려... 우리 마사지 받고 나서..."

지아는 필사적으로 끝을 보고 싶어하난 자신의 욕구에 저항했고, 간신히 우리의 질주를 멈추는데 성공했다.



격정적인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자쿠지의 양쪽에 앉아 휴식시간을 가졌다.
서로 가까이 붙어 있으면 또다시 일을 치르게 될 거 같다는 지아의 우려 때문에 서로 멀찌감치 떨어져 앉았다.

"뭐야! 그거 하나도  가라앉았네."
지아는 물속에서 솟아나온 내 기둥을 가리키며 말했다.


"남자가 그렇게 쉽게 풀이 죽으면 안 되잖아."


"그럼 이렇게 해줄까?"
지아가 다리를 뻗어 발가락으로 귀두를 건드렸다.


"좋지."
난 지아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도, 균형잡힌 몸매도, 사람들을 대하는 싹싹한 태도도, 우아하고 친절한 태도 뒤에 숨어있는 불같은 욕망도 좋다.


그리고 그녀의  구석구석도 하나같이 사랑스럽다.
새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도, 적당한 크기의 가슴도, 그리고 날렵한 발도 이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은 그녀가 발로 내 물건을 건드리면 기쁘게 받아드리곤 했다.

지금 이렇게 발로 날 자극하는 것은 그녀가 우리의 예전 유희를 잊지 않고 있다는 거겠지?




"진짜로 사정은 하지 마."
두 개의 새하얀 발로 내 기둥을 잡으며 그녀가 다시 한  강조했다.

"응. 걱정마."

"아까 내가  말 있잖아."
지아는 두 발로 요령있게  괴롭히며 말했다.


"응? 안나 사장님?"

"그래. 오빠 내가  말 진짜로 받아드리는 건 아니지?"


"진짜가 아냐?"


"바보야! 안나 사장님 같은 사람이 왜 당신 같은 두리안 남자랑 한다고!"
지아가 킥킥거렸다.


"하긴 그러네."


"그냥 판타지 정도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해주는 동안 상상만 해."


흠... 상상만이라...

"어때? 안나 사장님이랑 하면서 나랑 키스할래? 아니면 나랑 하면서 안나 사장님이랑 키스할래?"
지아는 장난 가득한 웃음으로 물었다.

"너랑 하면서 네가 안나 사장님이랑 키스하는 걸 볼래."

"엄마! 무슨 그런 망측한 생각을 해?"
전혀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지아는 당황해버렸다.


그러니까 지아가 생각하는 셋이서의 의미는 아주 단순한 수준의 쓰리섬인 모양이다.
아마 대개의 여자들이 그러지 않을까?

"너랑 하면서 안나 사장님이 네 가슴에 키스하는  보고 싶어."

"진짜! 못됐어!"
자신의 상상을 넘어서는 진행에 지아는 허둥대고 있었다.

그리고 난 지아의 발 놀림에 무척 만족하고 있었다.
그렇게 당황했지만, 아직까지 그녀는 내 자지를 발로 열심히 어루만지고 있었다.


"아니면 안나씨랑 하면서, 안나씨한테 네 음부를 핥아달라고 할까?"

"학!"
지아는 자신도 모르게 요상한 신음을 내뱉고는 얼굴이 빨개져버렸다.

"무, 무슨 소리야! 그게?"


"네가 물어봤잖아."

"그렇다고 그렇게 노골적일 거까진 없잖아?"

"원래 상상은 디테일해야 더 자극적이잖아?"

"흥! 오빠 엄청 엉큼해. 알지?"

"응."

"전보다 훨씬  못돼진 거 같구."

"맞아."
일말의 변명의 여지도 없다.

"근데 왜 전보다 더 매력있는 거 같을까?"
그리고는 입을 삐죽거렸다.
마음에 안드나보다.

"일어나자. 이러다가 나 또 덤빌 거 같아."
지아는 날 괴롭히던 발을 떼었다.


조금은 아쉬웠다.
어쩐지 그녀의 새하얀 발에 사정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녀가 흥분한 것은 나 때문일까? 아니면 안나와의 관계를 상상한 탓일까?

우리는 욕조에서 일어나, 한쪽에 마련된 탈의실에서 몸을 닦고 준비되어있는 면 속옷을 입었다.
그리고 굉장히 부드러운 원단으로  하얀 가운도 걸쳤다.


음... 이런  지난 번엔 없었지?
뭐. 그때야 모두들 벗을 생각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아에게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스파로 느껴지게 해야했다.


욕실을 나서자 민아가 조용히 서있다가 우리를 안내했다.

지아의 얼굴이 빨개졌다.
눈에 띄게 당황하고 있었다.


욕조 안에서 그녀가 마음껏 내뱉는 소리들을 혹시라도 민아가 들었을까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표정이어서 보고 있자니 즐거웠다.

아!
지아가 내 웃음을 보고 허리를 꼬집었다.
그녀는 내가 웃는 이유를 너무  알고 있었다.

그만큼 우리는 서로 잘 알고 있었다.



"지아님은 이쪽으로 오시고요..."

마사지룸도 조금 바뀌었다.
지난번에는 넓은 공간에 여러개의 침대가 놓여있었는데, 지아를 데려간 곳은  하나의 마사지 베드만 놓여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커다란 거울이 부착된 칸막이가 있다.
2m 남짓한 길이의 칸막이어서 방 전체를 가리지는 않고 딱 마사지 베드를 막을 수준이다.


"영웅님은 이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민아가 칸막이 너머를 가리켰다.

"응? 같이 하는  아니었나?"
지아의 목소리는 조금 실망한 듯 들린다.


"마사지 하시는 동안 노출이 불편하신 분도 있어 이렇게 일부만 분리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동일간 공간입니다."
민아가 설명해주자 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으로 시비를  수도 없는 것이고, 시비를 걸고 싶은 생각도 없는 모양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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