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11. SPA & SAUNA CLUB - Elixir -
"그 사람은 어땠어? 그날 전화를 꽤 많이 했잖아?"
"딱히 대단한 일은 아니야. 그냥 내가 걱정이 되서 그랬다고 하더라고. 미안하다고 그러는데... 솔직히 착잡했어."
지아는 그 남자의 행동에서 별다른 이상한 것은 없었다고 했다. 확실히 그녀는 그 남자가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자들만 거짓말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때때로 있다. 바보 같은 소리이다.
남자들도 아주 쉽게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 있다.
"그런데 좀 특이한 일도 있었어."
"응? 뭔데?"
"그 사람 나와서 지갑을 열었는데, 오만 원짜리 지폐가 스물 일곱 장이 들어있더라고."
"그게 무슨 특이한 일이야?"
지갑에 백만 원도 넘는 돈을 넣어가지고 다니는 일이 흔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이상할 것도 없다.
"굉장히 특이한 일이야. 그 사람 지갑엔 항상 오만 원 짜리 지폐가 스물 한 장이 들어있거든.
백만 원은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그리고 하나는 카드가 안 될 때 쓰려고.
그 사람 숫자에 약간 강박증이 있거든.
매일 집에서 나올때 이런 저런 물건들의 숫자를 꼭 맞춰야 되는 사람이야.
그런데 지폐가 여섯 장이나 더 들어있으니까 엄청 당황하더라고. 한 한 시간 가까이 패닉이 왔던 거 같아."
어? 오만 원 권 지폐가 여섯 장? 삼십만 원? 내가 개런티로 준 돈이네?
무기명으로 선택하니 그렇게 상대의 지갑에 꽂아버렸어?
뭐 그리 큰 돈이 아니니까...
그건 그렇고 숫자에 강박증이라...
난 오히려 그점이 더 신경에 거슬렸다.
지아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하고 있지만, 고작 그정도의 일로 한 시간이나 패닉을 일으켰다면, 절대 가벼운 강박증 정도는 아닌 듯 하다.
그렇게 수다를 떨고 있는데, 한 사람이 들어왔다. 민아였다.
"오늘 두 분께 봉사할 민아 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지아는 그녀들 못지 않게 정중한 태도로 인사를 했다.
한결 같았다.
그녀는 어떤 사람을 대할 때에도 그렇게 정중했다.
보통은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여길만한 상황에서도 그랬다.
자신이 한 행동의 대가가 언제고 스스로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 뿐이라 말했었다.
사실은 그걸 잊지 않는 게 대단한 것이다.
그녀와 함께 사귄 시간 때문일까?
난 모든 사람에게 정중하고 예의 바른 사람을 그리 믿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 그들이 가장 무섭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안나가 직접 차와 다과가 담긴 쟁반을 들고 돌아왔다.
"오늘 두 분께는 저희가 자랑하는 스페셜 캐어 코스를 체험하시도록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안나가 지아에게 우리가 받을 스파와 마사지에 대해 설명했다.
지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궁금한 게 나오면 묻고 해소하고 다음으로 넘어갔다.
도대체 언제 설명이 끝날지 궁금했다.
지난번 내가 왔을 때에는 이런 시간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고마웠다.
확실히 여기 사람들은 사람 볼 줄 아는 모양이다. 나라면 그걸 귀찮아할 것을 알았던 모양이다.
"그러면 우선 선호하시는 향부터 선택하시겠습니다."
안나가 눈짓을 하자 민아가 굉장히 여러개의 통에 담긴 향의 샘플을 지아에게 맡아보게 했다.
"미안.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자긴 지루하겠다."
"아니. 괜찮아. 신경쓰지 마."
난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 대답했다.
사실은 아까부터 아랫도리에서 느껴지는 자극에 정신이 없었다.
지아는 볼 수 없지만, 지금 내 아래쪽에는 자그마한 아라가 내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그 물건을 꺼내 입으로 희롱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내가 주문한 몇 가지 요구 중 하나이다.
같이 온 상대가 테이블 건너편에 있는 동안 다른 여자에게 몰래 펠라를 당하는 상황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바보 같은 소망이지만, 뭐 그래도 하고 싶은 걸, 어쩌란 말인가?
우리가 앉아있는 의자와 테이블은 내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새롭게 제작한 물건이다.
겨우 며칠 사이에 이걸 만들어 온 걸 보면 안나의 실행력이 대단하다.
테이블의 내가 앉은 의자의 앞쪽은 사람이 들어가 숨을 정도로 커다랗고, 비밀 문도 달려있어, 문을 닫으면 감쪽 같다.
그리고 지아의 오른 쪽에는 안나가, 왼쪽에는 민아가 서있으며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했다.
지아가 상담에 열중하는 사이 문이 열리고 숨어있던 아라가 나와 내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발기한 물건을 꺼내 입에 물었다.
난 편안하게 지아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라의 서비스를 받았다.
좋구나!
만약 지아가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당황할까?
아마 모욕감을 느끼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짜릿해온다.
"난 신경 쓰지 마. 당신 보고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즐거우니까."
정말로.
내 말에 지아가 기분이 좋은지 살며시 미소지었다.
정말로 즐겁다니까.
그렇게 상담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안나가 날 보며 물었다.
"아직 몇 가지 코스가 남았는데, 먼저 가셔서 스파라도 하실래요?"
향기를 고르는 것으로 전부 끝나는 것이 아니란다.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피부 상태에 맞는 무언가를 또 골라야 한단다.
그리고 다음 순서로 페이셜 캐어도 있다고 했다.
뭔가 남자로서는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올 것 같은 코스의 연속인 모양이다.
"그렇게 해. 나도 그게 편하겠어."
지아가 말했다. 꽤 미안해하고 있다.
"그럴게. 그럼 당신은 나 신경쓰지말고 편하게 골라."
대충 여기서 끝내야겠다.
난 아라의 머리를 살짝 건드렸다. 그녀가 입에서 귀두를 빼고 고개를 들어 날 올려본다.
순간 난 사정을 했다.
왈칵! 내 정액이 그녀의 귀여운 얼굴을 잔뜩 더럽혔다.
이거 좋은데?
마스터 카드 < 사정 조절 >의 효과를 체험한 순간이다.
아무때나 예열 없이 사정을 할 수 있고, 또 원치 않으면 계속해서 사정을 지연할 수도 있다.
개꿀이잖아?
마스터 카드 < 사정 조절 >에 대한 내 평가는 이 한 번으로 상향 조정 되었다.
아라가 혀를 내밀어 자신의 얼굴에 흐르는 것을 핥아먹으며, 내 바지의 지퍼를 올려주었다.
아래에서 진한 밤꽃 냄새가 확 올라왔다.
음... 정액의 양이 많으니 냄새도 진하구나.
지아가 살짝 코를 찡긋 거렸다.
아! 그녀가 원래 후각이 예민했었지?
그래도 날 의심하기는 어려울 거다. 내 손은 줄곳 테이블 위의 찻잔과 쿠키를 오가고 있었다.
"이리로 오시죠."
민아가 센스있게 내 곁으로 와 날 에스코트했다.
난 민아를 따라 들어가 옷을 벗고, 스파로 들어갔다.
이번엔 지난번의 그 일인용 스파가 아니라, 서너 명이 들어가도 넉넉할만한 커다란 자쿠지였다.
그리고 벌거벗은 민아가 따라 들어와 내 무릎 사이에 꿇어앉았다.
"전 아라만큼 가슴이 크지는 않은데, 괜찮으시겠어요?"
그렇게 말하는 민아의 가슴도 결코 작지는 않다. 충분히 거유의 카테고리안에 들어갈 정도이다.
아라가 심하게 큰 것이다.
"이렇게 이쁜 가슴을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어요?"
민아는 살짝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엉덩이를 뒤로 빼고, 상체를 숙여 자신의 창백할만큼 하얀 가슴으로 내 물건을 감쌌다.
민아는 아라에 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두 손으로 유방을 누르고, 가슴골 사이로 빠져나오는 귀두를 입에 물고 강하게 빨아들였다.
뭐라 할까?
야성적이라 해야할까?
아라보다는 기술로서는 좀 거친 느낌이났다.
하지만 거친 행위에서 얻을 수 있는 독특한 쾌감이 있다.
한동안 민아의 서비스를 묵묵히 받아드리다가, 난 그녀의 몸을 잡아끌었다. 그리고 욕조의 한쪽에 엎드리게 하고 뒤에서 후배위를 시작했다.
"하아! 오! 아!"
한국말인지 그녀의 본국 말인지 알 수 없는 달큰한 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을 즐겼다.
민아는 내가 함께해본 여자들 중 가장 키가 큰 여자였다.
그래서인지 후배위하기에는 아주 적합했다.
그러다가 그녀의 몸을 들어 내 위에 올려놓고 이번엔 좌위로도 즐겼다.
그러다가 눞혀놓고 다리를 머리 옆까지 들어올려 과격하게 박아보기도 했다.
민아의 긴 몸은 아주 유연해서 내가 어떤 체위를 요구하건 무리 없이 따라주었다.
그리고 체력도 좋은 듯 하다.
그녀의 몸을 만져보면 근육에서 느낄 수 있는 탄력이 느껴진다.
"혹시 운동하는 거 좋아해요?"
민아에게 물어봤다.
"예. 어려서부터 운동을 해서, 지금도 매일 두 시간 이상 힘들 정도로 움직이지 않으면 몸이 이상하게 느껴져요."
"멋지네요. 몸이."
난 그녀의 유연하고 탄력있는 몸이 좋았다.
"그런데 제 몸이 마음에 안 들어요?"
민아가 서운한 듯 물어왔다.
"다른 사람과 바꿔드려요?"
벌써 삼십 분이 넘게 사정을 하지 않으니, 내가 그다지 흥분하지 않아 그런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니. 너무 좋아서 그러는 거예요. 아직 시간은 충분하잖아요."
페이셜 트리트먼트가 한 시간 걸린다고 했었으니, 시간의 여유는 충분했다.
그리고 난 내 새로운 능력인 마스터 카드 < 사정 조절 >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과연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동안의 내가 느끼는 쾌감은 어느정도일까?
비록 사정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해도, 내가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아무 의미도 없다.
사정 지연 때문에 혹시 지루해지지는 않을까?
사실 그게 살짝 걱정되었다.
여자들과 관계를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내 즐거움을 위해서이지, 결코 성인물을 만들고 마켓에 올려 수익을 올리는 것이 주가 될 수는 없다.
그런데 다행히도 지루함 따위 느낄 수가 없었다.
삼십 분 동안, 난 끊이지 않고 이 멋진 여자와 섹스를 하고 있다는 즐거움 속에 몸을 움직였다.
"저... 그런데 저 죽을 거 같아요. 아!"
30분 동안 쉬지 않고 박았다.
그녀가 느낄 쾌감의 정도는 생각 못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멋진 북구의 미녀가 난처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섹스 하다가 죽는 여자는 없어요."
난 웃으며 그녀를 놀려주었다.
언제고 난 여자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운 모양이다.
"학! 아시잖아요! 아! 아!"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점점 톤이 높아지고 있었다.
좋다.
여자들이 내뱉는 가감없는 진솔한 소리를 들을 때면 마음이 한껏 고취된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난 그녀의 부탁을 매정하게 거절하고 한 시간이나 즐겼다.
"하아... 하아... 영웅님... 진짜로 못 된 거 같아요."
어쩐지 이 여자, 보기보다도 더 어린 것은 아닐까 싶었다.
행동이나 말하는 태도가 아라보다 훨씬 더 어려보일 때가 있다.
지금 민아의 얼굴은 평소보다 훨씬 붉어 있었다.
난 그녀를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꽤나 지쳤는지, 민아는 조금도 거부하지 않고 온몸에 힝믈 풀고 편히 안겨 있었다.
그렇게 평온한 시간이 흘러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욕조 옆에 놓인 작은 등이 깜빡였다. 이제 곧 지아가 온다는 신호이다.
민아가 서운한 얼굴로 내 위에서 일어났다.
지아가 오기 전에 자리를 비켜줘야 했다.
난 발가벗은 북구의 미녀를 잠시 끌어당겼다. 멋진 시간을 함께한 그녀의 붉은 입술이 탐이 났다.
민아는 내 입술을 거부하지 않았다.
우리는 짧지만 강렬한 키스를 나누었다.
키스가 끝나고 민아는 우리가 들어온 입구가 아닌 다른 출입구로 황급하게 나가버렸다.
민아가 나선 문이 닫히기 무섭게 출입문이 열리고, 수건으로 몸을 가린 지아가 욕실로 들어왔다.
"여기 굉장히 고급스러워. 어떻게 두 사람 만을 위해서 이렇게 넓은 공간을 할애할 수 있지?"
지아는 꽤 마음에 든 모양이다.
그녀의 말처럼 이 욕실의 크기만도 어지간한 대중 목욕탕 넓이와 비슷하다.
저쪽에는 서너 사람이 수영을 쳐도 충분할 대형 탕까지 준비되어 있고 사우나도 꽤 넓직하다.
"VIP 전용 룸이라 그렇데. VIP 룸이 이 클럽의 절반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
"당신 어떻게 이런 곳의 VIP가 된 거야?
클럽 회원 가입비만도 꽤 비싸던데, VIP라면 더할 거 아니에요?"
내가 몸을 담그고 있는 자쿠지 안으로 들어오며 지아가 물었다.
"내가 이런데 돈을 쓸 리 없잖아?
아는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주선해 준거야."
사람인지는 확실지 않지만, 누군가의 주선으로 온 것은 맞다.
"흐응?"
지아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날 바라보았다.
"알았어. 굳이 밝히고 싶지 않으면 묻지 않을게요."
지아는 내 반대편으로 앉으며 물속에 몸을 담궜다.
"그런데 여긴 경치도 무척 좋다. 시내가 한눈에 내려보여."
"그렇지? 여기서 경치를 보면서 몸을 담그고 있으니 맘이 편해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