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9. 소꿉 친구가 거구의 불량배 밑에 깔려 쾌락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참을 수 없는 욕정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너 여기서 자. 그리고 오늘 일은 잊어버려."
지연은 여전히 창피함을 느끼는 모양이다.
미남은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여 지연의 지시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우리는 그렇게 엉망이 되어버린 방을 나왔다.
그리고 깨끗한 새 방으로 가서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그렇게 해서 파란만장한 이날 하루가 끝났다.
물론 의도한 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설마 지연의 소꿉친구가 보는 앞에서 섹스 공연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다음날은 주말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지연은 아직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난 그녀를 깨울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도 지연도 오후에 시간이 있었기에 다른 때에 비해 여유가 있었다.
어제는 무척이나 격렬하게 달렸지만, 피로 때문은 아닐 터이다.
내가 가진 액티브 카드 < 치유 >가 그녀를 완전히 회복시켜주었으니 피로나 격렬한 섹스에 의한 상처 따위는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저 주말이라 게으름을 피우고 싶기 때문이다.
발가벗은 채 꿀잠에 빠져있는 지연을 보니 금세 선다.
역시 귀엽고 가슴 큰 어린 여자는 존재만으로도 남자를 불끈하게 만드는구나.
이대로 덮칠까?
모닝 섹스도 참 좋은데...
하지만 그녀의 잠든 얼굴이 너무나 귀여워 왠지 깨우기가 미안했다.
- 영상물 유통 번호 AVM-009가 마켓에 출시되었습니다.
대신 새벽녁의 안내 메시지를 기억하고 영상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소파에 앉아서 조용히 틀어보았다.
흠... 과연 어떻게 만들었을까? 굉장히 궁금해 기다리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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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
영상은 남자의 나레이션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그 남자인 모양이다.
아마도 미남이겠지.
그런데 미남이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주인공이 바라보는 시점에서 극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게 잘 생긴 얼굴을 빼버리니 아깝다... 하는 생각을 하다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미남의 얼굴은 절대 나오면 안 된다.
왜냐고?
성인물의 장르적 특성 때문이다.
영상을 보는 사람들의 감정 이입이 쉽도록 성인물에선 좀처럼 잘생긴 남자는 나오지 않는다.
한 방 빼려고 성인물을 보는데, 잘생긴 남자가 나와 이쁜 여자와 아름다운 섹스를 하고 있다면 흥분이 되기 보다 기분이 나빠지기 쉽지 않을까?
아! 한 가지 깨달았다. 내가 AV 마스터로 선택된 이유 중에는 내 외모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어라? 그런 맥락이라면 마스터 카드 < 미남 > 따위 없을 것 같았다.
물론 여성향 AV라는 것도 있지만, 그건 너무 마이너하고 큰 의미도 없다.
음...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좌절감이 몰려온다.
희망이 사라졌다.
그래도 참고 본다. 뭔가 흥미가 동한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서 드디어 내가 등장했다.
???
저게 나야?
물론 AV 메이킹으로 만들어진 영상의 등장 인물이 원래의 외모와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정도가 심하잖아?
저 무지막지한 덩치는 도대체 뭐야?
여주인공과 함께 나타난 남자는 거구의 돼지였다.
아마 키는 나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몸집은 그냥 거대하다.
내가 덩치가 좀 있는 편이지만, 영상 속 남자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영상속의 남자는 거대한 덩치를 자랑했다.
여자 치고도 조그마한 편인 지연에 비하면 거의 세 배 이상 차이가 날 것 같았다. 어우...
얼굴은 더 심하다.
누가 봐도 양아치, 사기꾼, 조폭 그 셋 중 하나이다.
아니. 셋 전부를 합친 것이라해도 모자라지 않다.
자그마한 체구에 귀여운 얼굴인 여주인공이 남자 친구라고 데려온 사람이 저런 거구에 비열한 인상의 사내라면 누가 봐도 열불이 난다.
저게 나다?
아! 이거 사람 뒤통수를 치네...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보기로 한다.
그리고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난 그 영상에 완전히 빠져버리고 말았다.
정말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슬픈 영상이었다.
영상의 첫부분은 주인공과 그가 사랑하는 여인의 학생시절의 모습을 뽀얀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대략 남자가 기억하는 두 사람 사이의 추억에 대한 묘사로, 주인공이 얼마나 오랬동안 여인을 연모해왔는지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다.
남자는 그녀를 사랑했고, 여자는 남자를 신뢰했다.
하지만 가까워질듯, 아닌듯 두 사람은 결코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사건이 벌어졌다.
어느날 여자는 거구의 양아치에게 강제로 따먹히고?
응? 이것도 사실과는 다르다.
하지만 뭐 이쪽이 더 관객의 감정을 끌어내기에는 좋은 듯 하다.
생각해보면 그날 내가 가진 캐스팅 카드가 < 능동적 주인공 >이어서 그걸 사용했을 뿐, 만일 내게 < 능욕형 주인공 >이 있었다면 아마 조금도 서슴지 않고 지연에게 썼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정말로 틀렸다고는 하기 어렵다.
그리고 삼자의 만남.
여기서도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주인공과 거구의 양아치는 사실은 서로를 잘 알던 사이였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양아치에게 늘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불길한 사태를 예감하면서도 주인공은 여자와 거구의 양아치와 술자리를 함께하고, 술에 취해 골아떨어진다.
그리고 드디어 본편이 시작되었다.
술에 깬 주인공은 잠결에 여자의 신음을 들으며 깨어나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그 양아치에게 강제로 범해지는 모습을 발견했다.
사랑하는 여인이 거구의 양아치에게 따먹히는 장면을 바라보며 분노하지만, 감히 반항할 용기는 없던 주인공은 그저 뒤에서 훔쳐보고 있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다가 일어나는 성욕을 이기지 못하고 둘의 관계를 훔쳐보며 자위를 한다.
거구의 양아치와 아름다운 여인은 몇 번이과 관계를 맺었고, 불쌍한 주인공은 고작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자위가 전부였다.
그때는 슬쩍슬쩍 남자의 얼굴을 보여주며, 그가 얼마나 망가지고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다.
물론 미남의 얼굴과는 다르다. 완전히 다른 얼굴은 아니고, 미남이의 분위기가 조금은 나지만, 그냥 어디서나 볼 수 있을법한 평범한 남자 수준으로 격하되었다.
딱 좋다. 성인물에 나올만한 남자로서는 그정도면 충분하다.
보고 있는 세상의 수많은 평범한 남자들이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평범한 남자가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거구의 남자양아치에게 자신의 소중한 사랑을 빼앗기고, 압도당해 옆에서 딸을 치고 있다.
우욱!
왠지 나도 그의 찌질함과 불행에 공감이 가서 무언가 불쾌한 감정이 치밀어오른다.
하지만 남자의 생각과는 달리 여자는 그 관계에서 굉장한 쾌락을 느끼고 있었다.
섹스가 거듭될수록 여자의 교성은 점점 커져만가고, 급기야는 거 세게 박아달라 애원을 한다.
주인공의 절망과 흥분더 더욱 커져갔다.
영상의 백미는 중간에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을 불러 자신의 만족한 모습을 보여주며 배시시 웃는 부분이었다.
난 섹스 장면은 대강 넘겨가며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표현한 부분 위주로 보았다.
그것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주인공의 비참한 모습이 제대로 표현된 것 같다.
이정도면 수작이다.
자꾸만 남자의 비참함에 감정이 이입되서 주먹이 부르르 떨려온다.
이번에는 또 얼마나 벌어줄지 기대가 컸다.
두 시간이 넘어가는 영상을 넘겨가며 보고 나니 30분 정도 흐른 모양이다.
그리고 난 나도 모르게 발기한 물건을 잡고 딸을 치고 있었다.
내가 악당으로 나오는 영상을 보며 상대에게 감정을 이입하다니... 어딘지 좀 창피해지는군.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잠이 든 지연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귀여운 짬지에 키스를 했다.
잠깐 혀로 간지럽히자, 어느새 촉촉해지기 시작한다.
정말로 여자의 몸은 신비롭기 그지없다.
더는 참을 수 없다. 조금전 본 영상 때문에 이미 흥분지수가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난 그녀의 다리를 열고 천천히 내 걸 집어넣었다.
역시 잠이 든 여자의 몸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아직 그녀가 충분히 발달된 육체가 아니고, 내 물건이 평범한 수준을 아득히 넘어섰기에,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역시 지연의 몸은 금세 내게 자신의 문을 열어준다.
"윽!"
잠든 지연이 고통을 느꼈는지 짧게 신음을 내뱉는다.
조금 미안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난 이미 성욕에 이성을 잡아먹힌 야수였다.
지연의 하얀 허벅지를 잡고 천천히 움직였다. 그래도 조금의 양심은 남아있었다.
"윽! 아! 아저씨!"
지연이 눈을 떴다. 그리고 깜짝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본다.
"이 짐승!"
그녀는 어이없다는 듯 한 마디 한다. 하지만 곧 두 팔을 벌려 내게 안겨왔다.
"못살아! 어쩜 그렇게 하는 거 밖에 몰라요?"
"지연이가 잠든 모습을 보고 있으니, 엄청나게 흥분되잖아."
"흐응? 내가 그렇게 꼴려요?"
"그럼. 너처럼 섹시한 여자가 어디있다?"
칭찬은 공짜다. 그러니까 어느때이고 칭찬을 아낄 필요는 없다. 특히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에겐 더욱 그러하다.
모닝 섹스는 진리다.
특히 지연처럼 가슴 크고 아름다운 소녀와 함께라면 더욱 그러하다.
"아저씨 짐승! 날 진짜로 무슨 성욕 처리 도구로만 보는 거죠?"
사정이 끝난 귀두에서 입을 때며 날 노려보는 지연은 웃고 있었다.
"오늘은 늦게 들어가도 되지?"
"네."
지연이 기대감으로 가득한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그럼 우리 하루종일 데이트할까? 어디 가고싶은 데 있어?"
"음... 우선 아침을 먹고... 모텔이요. 이번엔 좀 더 이쁜데로 가요."
"좀 전에 나한테 한 말은 뭔데?"
"그래도 옷을 입고 시간을 보내기는 너무 아깝잖아요?"
그녀가 음탕한 웃음을 지었다.
"그럼 우리 수영장이나 갈까?"
"웅? 수영장이요?"
지연이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나 수영복 입으면... 사람들이 너무 봐서 좀 불편한데..."
아직까지 완전하게 자신의 가슴을 보는 사람들의 눈길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아닌 모양이다.
"괜찮아. 너랑 나랑 둘 뿐이니까?"
"정말요? 그런데가 있어요?"
"응. 그러니까 밥먹고... 아니 가서 먹을까? 우선 나가서 생각하자."
"우웅? 멀까?"
지연은 둘 만이 가는 수영장이란 곳에 흥미를 보였다.
"참 근데요. 어젯밤에 말이에요."
지연이 망설이다가 지난밤의 광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응."
"나 좀 이상했죠?"
"아니. 이쁘기만했는데?"
"이상했어요. 정말로. 미남이한테도 되게 못되게 군 거 같구..."
그녀도 기억은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 일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기에 다른 기억으로 대체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아... 나 앞으로 걔 얼굴 어떻게 봐요? 아! 진짜로 다신 보지 말아야겠다."
"괜찮아. 미남이는 더했는데 뭐."
"생각해보니까, 걔가 그런거 전부 나때문이에요.
나도 걔가 날 좋아하는 거 모르는 거 아니거든요.
아무래도 충격이 너무 컸나봐요.
그러다가 이상해지는 거 아니겠지요?"
"괜찮을 거야."
정말로 완전히 맛이 간다면 내가 지닌 액티브 카드 < 회복 >으로 녀석을 치유해줄 수도 있다.
액티브 카드 < 회복 >은 단순히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인 트라우마도 치유해주는 모양이다.
딱히 그럴 의리야 없지만, 지연이 힘들어한다면 그정도의 양보는 할 수 있다.
상태를 보니까 치유가 된다해도, 내게 무슨 해를 끼칠 녀석 같지는 않다.
뭐. 그런 낌새가 보이면 다시 캐스팅 카드 < 빼앗기는 남자 >를 쓰면 그만이고.
응? 그거 좋은데?
한 번 망가트린 놈을 회복시키고 다시 망가트린다고?
개꿀이잖아?
난데 없이 사악한 음모가 머리에 떠올랐다.
천재 아니야?
"정말 괜찮을까요?"
"응. 만약에 문제가 생기면 나한테 맡겨."
"피! 걔가 망가지면 아저씨 책임도 커요."
하지만 지연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움... 아냐. 아저씨 잘못은 없어요. 사실. 뭐. 그녀석 잘못이 제일 크니까. 걔 책임이죠. 잘 된 일인지도 몰라요. 나한테 완전히 정이 떨어져서 이제 귀찮게 안 하겠죠."
지연은 쿨했다.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대충 씻고 옷을 입고 객실을 나왔다.
"일어나셨어요!"
객실 앞을 지키고 서있던 미남이 쾌활하게 인사를 해왔다.
"엄마야! 깜짝 놀랐잖아! 너 안 갔어?"
나도 놀랐지만, 지연도 적잖게 놀랐다.
세상 누구라도 놀랄 것이다. 아침에 모텔 객실 앞에서 다른 사람에게 인사를 받는 것은 결코 기쁜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