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1화 〉@9. 소꿉 친구가 거구의 불량배 밑에 깔려 쾌락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참을 수 없는 욕정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51/377)



〈 51화 〉@9. 소꿉 친구가 거구의 불량배 밑에 깔려 쾌락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참을 수 없는 욕정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때때로 알 수 없는 욕망에 난 참을 수 없어 수음을 하고 말았지만, 그때마다 이루 말하기 힘든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 나쁜 짓을 할  내가 항상 머리에 떠올린 사람은 지연이었다.

맙소사! 나도 다른 남자들과 다름 없었던 걸까?
그녀를 그렇게 불행하게 만드는 징그러운 눈의 주인.

안돼! 난 절대 그런 지저분한 남자가  수는 없어.

그녀 곁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절대 더러운 남자는 되지 않겠어.



힘겨웠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었다.
지연은 날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유일한 남자로 봐주었다.

그거면 됐어. 난 그녀의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서는 뭐든  수 있어.

하지만 어느날을 기점으로 나의 세계가 끝장이 나고 말았다. 무자비한 사내가 지연과 나의 사이에 끼어들어  사랑을 망가트려버렸다.


대학을 들어가서부터 지연은 모델이 되고 싶다 말했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경제적 문제 때문일 터이다. 그녀의 집안은 그리 여유있는 편은 아니다.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겠지.

또 더는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도망치기만 하지도 않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도 사람들은 자신의 가슴을 바라볼텐데, 언제까지고 감추고 살 생각만은 없다고 한다.


그래. 이해가 갔다. 그리고 그녀를 지지해주고 싶었다.


가슴이 두드러진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보인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난 그녀의 용기를 지지하려 했다.


어느날 지연은 모델 지원을 한다며 무슨 사무실엘 갔다.
어쩌면 속옷 사진도 찍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세상에! 속옷 사진이라니?


난 그녀를 말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난 그녀의 결정을 존중해줄  있는 남자가 되고 싶다.


차라리 그녀를 따라가기라도 했어야 했다.
하지만 난 지연에게 미움받는 것이 무서워 차마 그런 말도 꺼내지 못했다.

그게  인생에서 가장 커다란 실수였을 것이다.
아마도 난 그 결정을 죽을 때까지 후회할 거다.




그날 저녁 늦게까지도 그녀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다.


몇 번이나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봤는데 전부 읽지도 않는다.

두려웠다.

가슴이 터질  같았다.


다른 사람 앞에서 속옷 차림이 되는 사진을 찍으러 가서 연락도 하지 않고, 도대체 무얼 하는 거야?

이럴줄 알았다면 억지를 부려서라도 따라갈 걸 그랬다.

계속해서 문자를 보냈다.

늦은 밤이 되어, 더는 기다릴  없어 전화를 했다.
지연이 화를 낼 걸 알았지만, 더는 참을  없었다.

경찰에 신고하기 직전이었다.

다행히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은 없다고 했다.

그런데 그녀의 목소리가 좀 이상하다.
지쳐있는 것 같은?
아니면 겁을 먹은 걸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남자랑 둘이 있다고?


전화를 하면서 뭘 먹는다고?


 그렇게 할짝거리는 거야?

 깜짝 놀라고, 또 왜 그런 이상한 소리를 내는 거야?

갑자기 머리에 아주 나쁜 것이 떠올랐다.


혹시 약물?


그 남자가 준 걸 받아먹으면 안 돼!

난 그녀에게 전화로 주의를 주었다.


나쁜 사람들은 음식에 이상한 걸 섞어서 주고 정신을 잃게 하는 일도 있다고.


"그래 나도  알아. 너무 걱정은 하지 마. 내가 아직 아이도 아니고."
그녀의 목소리는 어쩐지 힘이 없어 보였다.


"지금 어디야? 내가 데리러 갈게. 너무 늦었어. 위험할 수도 있어."

"꺄악!"
그때 전화기를 통해 그녀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안 돼! 무슨 일이야? 도대체  하고 있는 거야?

난 당장이라도 그녀에게 달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위로해주었다.

어떻게 하지? 경찰에 전화를 해야하나?

응?  흘렸다고? 왜 그걸 핥아먹어?


갑자기 전화기 저편에서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욱!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가슴을 찔렀다.

뭐야? 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뭘 그렇게 빨아먹어?

두려움이 몰려왔다.
내 머리로는 도대체가 이해할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괜찮아. 걱정하지 말고 이제 자."
지연은 최대한 평안함을 가장하며 내게 말했다.


하지만 난  수 있었다. 그녀와 함께한 시간이 얼마나 긴데...

하지만... 하지만 어쩐지 그녀의 목소리가 조금은 경쾌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정말로 아무 일도 없는 거야?

윽!
그녀를 믿고 있기는 하지만, 가슴 속에서 무언가 울렁거리며 치밀어오르는 것이 있었다.


도대체  불쾌한 감정은 뭘까?
숨을 쉬기 어려웠다.


뭐야? 뭔데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거야?

아니. 사실은 알고 있다.


내 마음을 이렇게 헤집어놓는 놈이 무언지.

의심(疑心)
그 시커먼 놈이 내 안에서 꿈틀거리며 머리를 들고 있었다.


죽을 것 같았다.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수상하기 짝이없는 소리에.


그리고 그 착한 아이를 의심하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스러워 참을 수 없었다.


그날 전화를 끊고 나서도 도통 잠을 이루지 못했다.


죽을 것만 같았다.
눈앞에 자꾸만 이상한 장면이 어른거린다.


어째서? 그녀가 이상한 놈들한테...


으악!

태어난 이후로 겪는 최악의 밤이었다.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평소와 다름없이 즐겁게 웃는다.
다행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얼굴엔 알 수 없는 그림자가 서려있었다.


사진 찍던 날의 일을 물어보았다.

"재미있었어."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얼버무렸다.

내게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뭘까?

다시 가슴이 저려온다.


"사진 보여줄까?"
그리곤 그 남자가 찍었다는 사진을 몇 장 보여주었다.

이쁘다. 내가 사랑하는 지연은  이렇게나 이쁘구나.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맞기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쁜 지연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웃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녀가 마지막으로 보여준 사진은 스튜디오가 아닌 다른 장소였다.


그건... 아마도 모텔이나 호텔?
어째서? 사진을 찍는다며 그런 곳엘 왜 가는데?


하늘이 빙글빙글 돈다.


숨이 막혀왔다.

니가 어째서 그런 곳엘 간 거야?


하지만 난 지연에게 그걸 물어보지 못했다.
지연도 내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진 목록 윗부분에 떠 있는 그 사진들은 뭐야?
 살색이 그렇게 많아.


지연이 보여주지 않으려는 사진의 썸네일  개가 스쳐지나갔다.


우욱! 알 수 없는 감정과 함께 구토가 밀려왔다.

지연이 황급하게 스마트폰을 꺼버렸다. 틀림없이 무슨 일이 있었어.




며칠이 지났다. 그녀가 선언했다.


"나 남자 친구 생겼다."
지연의 입에서는 도저히 있을  없는 말이 흘러나왔다.


나의 세계가 무너졌다.
도저히 있을  없는 일이 벌어졌다.


"남자... 친구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난 몇 번이고 그녀에게 물었다.



설마?  사진 찍는 사람?
아찔했다.

"그러니까 앞으론 너랑 자주  만나."


"설마  남자가 시켰어? 그렇게? 나랑 만나지 말라고?"

"응. 그러라고 했어. 그러니까 너랑은 이제  만나."
그녀는 내게서 눈을 슬쩍 돌리며 그렇게 말했다.

맙소사. 지연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설혹 내가 아닌 다른 남자를 사귈 수는 있어도, 그렇다고 나와 보지 않겠다고 선언을 할 수는 없다.


뭔가 있다. 틀림없이. 지연은 절대 스스로의 의지로 그럴 여자가 아니다.


그 남자. 그 남자가 지연에게 뭔 짓을 한 거야.
도대체 무슨 짓을? 혹시? 협박?
그거라면 말이 된다.


난 비로소 지연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날이다. 사진을 찍는다던 날.

그자식 엄청난 짓을 저지르고 지연을 협박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제 나한테 연락하지마."
지연은 어쩐지 서글픈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어쩌면... 어쩌면 그녀는 날 지켜주기 위해 이렇게 하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 남자와 관련이 되면 나도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거야!
그래. 아마도 우리집이 잘 산다는 사실이 그 남자에게 알려지면 안된다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역시 그녀는 착한 아이였다.
자신이 그런 엄청난 일을 당했으면서도, 내게 피해를 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 내가 나서야 해.
지연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내가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해.



 그녀를 위해서라면 무어라도 할 수 있다.
정말이다. 목숨도 아깝지 않다.


그녀에게 떼를 써서 그 남자를 만났다.
딱 한 번이라도 그 사람과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안 돼! 니가 그 사람을  만나! 절대 그런 생각 하지마."
역시 무언가 있어. 그냥 남자친구라면 그렇게까지 결사적으로 나와의 만남을 막으려 들리 없어.

날 보호하려는 거야.
그러니까 그만큼 위험한 남자라는 거지?


착한 여자이다.

그러니까 내가 어떻게든 해야해.


한 시간도 넘게 빌었다.
그간의 정을 생각해 줘.
난 아무일도 없을 거야.
네가 걱정할 일은 아무것도 없어.


마침내 지연은 마지못해 허락을 했다.



그녀가 데려온 남자는 엄청난 거구의 야비한 인상을 지닌 남자였다.


패션 회사에서 사진 찍는 사람이라고?

말도 안 돼!


그녀는 속고 있었다.
아니면 정말로 협박을 당하고 있던 것이든지.

얼굴만 보면   있다. 저 야비한 얼굴에, 폭력적인 덩치.

틀림없이 안 좋은 일에 종사하는 놈이다.
폭력? 인신매매? 협박?
아니. 틀림없이 그보다 더 심한 일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를 놈이다.




설마? 약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하고 지저분한 사진을 찍은 걸까?
그리고 그걸로 협박이라도 하는 건가?


별별 안 좋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말려야 한다. 저런 놈과 얽혀서 좋을 것 하나 없다. 그녀를 위해서라도 막아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솔직히 그 남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무서웠다.

남자가 주는 소주를 받는데, 소주잔이 떨렸다.

창피했다. 내가 겁을 먹은 모습을 보고 그녀가 비웃으면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면 그녀를 저 남자에게서 떼어낼까?


하지만 저 남자 너무 무섭다.

머리속이 너무 복잡했다.

엄마한테 부탁해볼까?
저 남자 무슨 나쁜 짓을 하고 있는건지 알아봐 달라고?

아... 하지만 그랬다가 그녀에 대해 나쁜 사실을 알게 되기라도 한다면 어쩌지?




남자는 눈을 부라리며 자꾸 내게 술을 권해왔다.

거부했다가는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난 술이 약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연거푸 받아마셨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도대체 무슨 소리야?

고개를 들어보았다.



"학! 헉! 허억! 나 죽어요!"
그게 무슨 소리인지는 금세 알 수 있었다.

너무나도 음탕한 소리... 도대체 어떤 여자가 저렇게 적나라한 소리를 하는 걸까?

그리고 난 보았다. 어떤 여자가 그 거대한 덩치의 사내 아래 깔려 마구 허덕이고 있는 모습을.

누구?
처음에 든 생각은 그런 거였다.


"학! 하악! 좋아! 너무 좋아!"
어이가 없다. 무슨 여자가 창피도 모르는 거람?


지연은 아니다.
절대로 그녀가 그 남자 아래에서 저런 소리를 내고 있을 리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지연이 아닌 다른 여자일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악!  깊게! 찔러주세요!"

그런데 저 남자  여기서 저짓을 하고 있는 거지?
또 도대체 저 여자는 누구야?


지연은 어딜가고?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절대 그녀는 아니다.


그러니까 저 더러운 남자가 어디서 자기처럼 더러운 여자 하날 불러서 저짓거리를 하고 있는 거다.



"어떻게 해! 보지가 막 떨려! 아! 오빠의 큰 자지 너무 좋아!"
난  귀를 의심했다.

도대체 어떤 여자가 저렇게 적나라한 말을 하는 거지?
어지간히 천박하지 않고서야.

그런데 어쩐지  천박한 목소리가 귀에 익숙하다.

아냐. 정말로 아닐 거야...


난 부인하고 또 부인했다.



"어때? 좋아?"
남자가 음흉한 목소리로 물었다.


"좋아요. 아저씨의 자지 너무 좋아요! 더 세게 쑤셔 주세요!"

뭐야? 왜 그녀와 비슷한 목소리로 저런 말을 내뱉는 거야?


그때였다. 여자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남자를 눕히고는 자신이 그 위로 올라가 남자의 위에 앉았다.

그리고  봤다. 그녀의 커다란 가슴을.

그렇게 커다란 가슴을  것은 처음이다.
이뻤다. 크고 이뻤다.


꼭... 그녀처럼...

"아!"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뱉고는 바로 후회를 하고 말았다.


깜짝 놀랐다.  돼! 들키면.


내가 잠이 든  아니라는 걸 알아차리면 저 남자 무슨 짓을  지 몰라.

살해당할지도 몰라.

아까 그녀가  말이 떠올랐다.

사람을 묻었다고?
나중에 돼지라고 말을 바꾸기는 했지만, 사실은 정말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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