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9. 소꿉 친구가 거구의 불량배 밑에 깔려 쾌락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참을 수 없는 욕정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래서 뭘 어쩌라고.
사실은 조금 겁이 났지만, 나보다 어리고, 나보다 작은 녀석에게 겁을 먹었다는 사실이 불쾌해져, 난 더욱 과감하게 행동하기로 했다.
난 지연을 감싸안은 팔을 조금 더 내려, 그녀의 팔을 다독거렸다.
"아이! 오빠!"
지연은 자신의 팔을 잡고 있던 내 손을 쥐고는 앞으로 끌어당겨 자신의 가슴 위에 놓았다. 그것도 모자라 내 손위에 자기 손을 올려놓고 꽉 쥐었다. 그녀의 뭉클한 가슴이 손에 느껴졌다.
와우! 이거 나쁘지 않다. 아름다운 여인의 애정을 간구하는 옛 친구 앞에서, 그녀의 가슴을 만진다?
난 뭐라 말하기 힘든 승리감을 느꼈다.
니가 아무리 잘생겼다해도, 이 여자는 내 손안에 있다.
이런 기분이다.
어? 그런데 그 눈빛이 뭐지?
미남의 표정은 조금 전에 비해서도 확연하게 차이가 날 만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심지어 그는 포크를 꽉 쥐고 부들거리며 떨고 있었다.
얼마나 참을 수 없을 만큼 분노한 걸까?
눈에 핏줄이 보이는 것 같았다.
한 손은 슬금슬금 소주병으로 향한다.
너... 너... 혹시 지금 무슨 사고라도 칠려 그러는 거니?
겁이 덜컥 났다.
나 덩치는 좀 크지만, 별거 아닌 사람이다.
이날 이때까지 싸움은커녕, 어지간하면 사소한 말다툼도 피해 다녔다.
겁 많고 비겁하고 소심하게 오래오래 길게 살자.
그런 놈이니 이런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도 처음 상대로 고른 게 친한 여사친이지!
겁이 덜컥 났다. 그가 내게 앙심이라도 품는다면.
뭐 나야 그렇다 쳐도, 잘못된 애정이 자칫 끔찍한 파국으로 이어지는 일이 세상에는 종종 벌어진다는 사실을 모두들 잘 알고 있다.
맞다! 그게 있었지?
난 화급하게 캐스팅 카드 < 빼앗기는 남자 >를 손에 들었다.
대상 이미남...
번쩍! 카드가 사라졌다.
휴우...
미남에게 캐스팅 카드 < 빼앗기는 남자 >를 사용하고 나서야 난 비로소 마음에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차라리 내가 엄청나게 나쁜 놈이 되는 한이 있어도, 내게 닥칠 위험은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
이게 비겁한 놈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소주잔이 비었네요. 아저씨."
미남은 손에 들고 있던 소주병을 나를 향해 내밀었다.
난 살짝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소주잔을 그녀석에게 내밀었다.
쪼르르르...
"아잉! 아파! 오빠. 너무 세게 잡지는 마!"
지연이 아양을 떨며 내 손을 잡았다. 아! 미남이의 분노에 놀라, 그녀의 가슴을 너무 강하게 잡았던 모양이다.
"미안."
"괜찮아. 조금만 살살 잡으면 돼요."
지연은 나랑 둘이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공손했다.
자신이 내게 공손한 만큼, 미남도 알아서 행동하라는 것일까?
"미남이도 잔이 비었네. 한 잔 마시지."
난 미남의 잔에 소주를 따랐다. 미남은 묵묵히 한 모금에 소주를 비워버렸다.
"어? 오늘 왜 그렇게 잘 마셔?"
겨우 소주 석 잔인데?
"너 술 되게 약하잖아."
"괜찮아. 한 잔 더 주세요."
지연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다. 미남이 내게 소주잔을 내밀었다.
그래 빨리빨리 부지런히 마시고 떨어져라.
난 아직도 저 녀석의 분노에 가득한 눈빛을 잊을 수 없다. 살짝 지릴 뻔했다.
미남은 내가 권유하는 술을 한 번도 거부하지 않고 연거푸 들이마셨다.
아직도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미남아! 미남아! 아저씨 안 되겠어요. 얘 취해버렸어요."
결국 소주 한 병 만에 미남이가 떨어져 나갔다.
"이런. 술은 잘 못 하나 보구나?"
"미남이 원래 반병도 못 마셔요. 오늘은 무리한 거 같아요."
"그래? 그럼 좀 말리지."
"헤헤. 그러게요."
미남이 술을 마시는 동안, 지연은 내게 달라붙어 계속해서 내 허벅지를 만지고, 은근슬쩍 내 아랫도리를 주무르고, 장난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럼 우리 나갈까? 이 친구 집이 어디지?"
"음... 귀찮은데 어디 모텔에 던져놓고 가요."
하지만 그녀의 눈빛을 보니 다른 목적이 있는 듯싶었다.
미남을 들쳐메고 술집을 나와 가까운 모텔로 갔다.
방을 두 개 요청했다. 미남이는 재우고, 우리는 이 밤을 하얗게 불태우기로 했다.
"집에 안 들어가도 괜찮아?"
"친구 집에서 자고 갈 거라고 말해 놓고 왔어요."
지연인 참 준비성이 좋은 여자였다.
"근데 아저씨 진짜로 힘도 좋다. 뭐라 그러더라? 음... 마당쇠?"
아니. 힘이 세면 무슨 천하장사니 그런 것도 있는데...
"이놈아. 어서 마님을 박아드리거라."
그러고는 신이 나서 또 깔깔댄다.
"우리 아저씨 사진도 잘 찍고, 힘도 그렇게 세고, 교미도 잘하는데... 나쁜 자식! "
지연은 미남에게 내가 잘한다는 자랑을 못해서 서운한 모양이다.
아무리 친하다고, 소꿉친구에게 자기 남자 친구가 교미를 잘한다 소리를 하지는 못하겠는 모양이다.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지연이가 방을 열고, 난 미남이를 침대에 눕혔다.
"아저씨!"
미남일 내려놓자마자 지연이 달려들었다.
"웅!"
그녀의 입술이 내게 부딪쳐왔다. 그 자그마한 몸에 무슨 힘이 그리 넘치는지, 지연은 기어이 날 침대에 쓰러트리고 말았다.
그녀는 내 위에 올라타 마구 키스를 퍼부었다.
나도 이 귀여운 여인의 애정 공세가 마냥 기쁠 뿐이다.
우리는 한참 동안 키스를 나누었다.
"아저씨! 보고 싶었져요!"
키스가 끝나고 내 위에서 몸을 일으킨 지연은 어느새 내 허리띠를 풀고 있었다.
"우리방으로 가서 하지 않을래?"
그녀의 소꿉 친구가 고주망태가 되어 내 옆에 누워있다.
"시끄러워요! 나 지금 바쁘니까 말걸지 말아요."
"어어..."
지연은 밤의 야수 같았다. 오로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곧게 나아갈 뿐이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바지가 벗겨졌다. 팬티가 내려...
"지연아 잠깐만."
난 그녀를 들어올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왜여!"
지연이 잔뜩 토라진 표정을 지었다.
"그냥 여서 해요! 지연이 발정났단 말이에요!"
"10초만!"
난 그녀를 내려놓고, 미남이를 들어올렸다.
잠시 뒤에 발가벗은채 발기된 꼬추를 덜렁거리며 남자를 들어올리기는 싫었다.
소파? 바닥?
이 거치장스러운 짐을 어디에 놓을까? 바닥은 차겠지?
그래도 난 착한 사람이니 술취한 소년을 차가운 바닥에 버리지는 못하겠다.
난 미남을 방 한쪽에 놓인 소파 위에 던져놓고, 다시 침대로 갔다.
와우!
그 짧은 시간 동안 지연은 어느새 벌거벗고 있었다.
"뭐해요? 빨리 오지 않고?"
"잠깐만. 나 감동 좀 하고."
난 그녀의 멋진 몸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아무리 보아도 결코 질리지 않는다.
천상의 피조물
그 갸녀린 몸에 어떻게 그 엄청난 가슴이 달려있을 수 있는 거지?
"좋은가요? 내가 그렇게 좋은가요?"
지연이 웃으며 물었다.
"너무 이뻐서 가슴이 울렁거려."
"그럼~ 쓸데 없이 시간 끌지 말고 빨리 박아줘요!"
지연은 초지일관이었다.
난 팬티를 벗어던지고 침대 위로 올라갔다.
지연은 벌써 누워 다리를 들고 교합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넣어~ 주세요!"
지연이 혀를 꼬부라트리며 애교를 잔뜩 부렸다.
"지연이 짬지에 넣어~ 주세요!"
이 아이의 단어 선정은 문제가 많지만, 그렇다고 싫은 것은 아니다. 난 그녀의 요청에 부응했다.
"윽! 아저씨! 아저씨!"
그녀가 급박한 소리로 날 찾았다.
"왜?"
"보지... 내 보지가 막 떨려요. 아저씨 자지가 가득 들어왔어요."
그건 지연이 평소에 사용하던 어휘가 아니었다.
"오늘은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
그녀의 얼굴에 가득한 장난기를 보니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난 더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니까요. 이제부턴 좀 더 어른스럽게 말하려고요."
"... 그러니?"
짬지, 꼬추 대신 자지, 보지라는 단어를 사용한다해서 어른이 될 리야 없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 서린 뿌듯한 표정은 어쩐지 귀여웠다. 굳이 그런 걸 딴지걸 필요야 없겠지.
"으응! 아! 너무 좋아요. 주인님! 주인님의 자지가 너무 좋아요."
그리고 그녀는 내게 아저씨 대신 다른 호칭을 사용했다.
그것도 물어보고 싶었지만, 괜히 벌집을 건드린 꼴이 될 것이 뻔해 넘어가기로 했다.
"지연이는 주인님의 정액 받이에요. 정액을 가득 쏟아 주세요."
첫 번째 섹스의 종반, 그녀의 입에서 흘러 나온 말은 날 난감하게 만들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루 말하기 어려운 정복감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난 그녀의 몸안에 그녀가 원하는 것을 잔뜩 주었다.
격렬한 섹스였다. 지연도 즐겼고, 나도 즐겼다.
내 움직임이 멈추고 지연은 날 꽉 끌어안고, 한참 동안 숨을 몰아쉬었다.
"좋았나요?"
그녀가 생글 웃으며 물었다. 지연은 매번 관계가 끝날 때마다 내게 물었다.
"응. 너무 좋았어."
"지연이가 주인님의 육변기로 쓸모가 있어요?"
어어... 아직 안 끝난 거였어?
"그거 안 하면 안 될까? 남들이 들으면 어쩔려고?"
"뭐 어때요? 누가 듣는다고 내 신세가 달라지나요?"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난 지연의 화가 언제쯤이나 누그러질지
"주인님! 뭐 해보고 싶은 거 없어요? 내가 다 해줄게요."
그녀는 기필코 주인님이라는 단어에 악센트를 잔뜩 주고 말했다.
틀림없이 내게 물어보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물어보면 또 날 궁지로 몰겠지.
그래서 오늘은 끝까지 모른척하기로 했다.
그 소리를 들으니 어쩐지 며칠 전의 그 고양이 소녀가 떠올라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
"너랑 이렇게 있는 거만으로도 충분해."
뭘 더 바라겠니?
"흐응? 지연이는 무섭단 말이에요. 주인님이 언젠가 지연이 육변기로도 쓸모없다고 버리면 어떻게 해요?"
지연은 한껏 아양을 떨고는 내 위로 올라와 가슴 사이에 기둥을 끼고 말했다.
그리고 정성껏 봉사하기 시작했다.
그때의 우리는 아직 우리의 관계를 훔쳐보는 눈이 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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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매우 아름다운 여자이다.
단지 외모가 이쁘다는 것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가끔 흥분하면 말이 험할때도 있기는 하지만, 마음은 굉장히 착한 아이이다.
이름도 이쁘다. 지연. 어떻게 그렇게 전부 이쁠 수 있을까?
지연을 처음 본 것은 초등학생 때였다.
같은 반 친구인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난 그녀를 좋아해왔다.
아쉽게도 그때 그녀는 나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심지어 이름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녀와 친해지고 싶었지만, 너무나 소심했던 난 그저 그녀의 주위를 맴돌고 있을 뿐이었다.
다행히 우리는 같은 중학교에 진학했다.
그리고 여러모로 노력한 끝에 난 그녀와 친구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점점 더 친해졌고, 나중엔 정말로 단짝이 될 수 있었다.
물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녀는 날 친구로 보았지, 결코 남자로 보아주지는 않았다.
그건 아마도 어쩌면 내가 원했던 일이기도 하다.
지연은 남자를 정말로 싫어했다.
세상 남자들 다 지저분하고 징그럽다고 한다.
지연이 남자를 그렇게까지 꺼리는 것은 다름이 아닌 그녀의 그 커다란 가슴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그랬다. 다들 징그러운 눈으로 자신의 가슴을 본다고 지연은 속상해서 울곤 했다.
어른이든 아이들이든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학교 선생님들도 그랬다.
난 충분히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날 그렇게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는 건 너뿐이야."
지연과 친해질 수 있던 것은 아마 그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이세상에서 두 사람, 그녀의 아버지와 나 이렇게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녀를 사람이 아니라 커다란 가슴이 달린 여자로만 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랑은 편하게 장난도 치고, 쉬는 날이면 놀러도 다니며 편하게 지냈지만, 지나가는 남자의 음흉한 시선이 느껴지면, 얼굴이 굳어지곤 했었다.
"징그러워... 남자들은 다들 왜 그래?"
때때로 그녀가 그런 말을 할때면, 난 죄책감에 빠지고는 했다. 나도 가끔은 그녀의 가슴에 나도 모르게 눈이 가고는 했으니까.
그래서 더욱 노력했다. 절대 그녀가 징그럽게 여기는 사람은 되지 않겠어.
그러니까 남들 다 보는 더러운 사진도, 더럽기 짝이 없는 영화도 보지 않았다.
혹시라도 내가 그런 것을 본다는 사실을 지연이 알게되면, 나 또한 세상의 수많은 징그러운 남자들 중 하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난 차라리 그녀에게 남자로 인식되지 않는 길을 택했다.
물론 나라고 그녀와 키스를 하고 포옹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를 위해서라도 그런 저급한 욕망을 억눌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