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9화 〉@9. 소꿉 친구가 거구의 불량배 밑에 깔려 쾌락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참을 수 없는 욕정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49/377)



〈 49화 〉@9. 소꿉 친구가 거구의 불량배 밑에 깔려 쾌락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참을 수 없는 욕정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지연이]
아저씨!

- 응.

[지연이]
바빠요?



- 아니? 무슨 일 있어?



[지연이]
- 있잖아요! 미남이.



- 응. 지연이 친한 친구. 알아. 근데 왜?


[지연이]
- 자꾸 귀찮게 해요.
 남자 친구 한 번만 소개시켜 달라고.




흠... 어째서일까?



[지연이]
- 근데 내가 남자 친구가 어딨어염?
- 그냥 고객님만 있지. 흥! 칫! 뿡!



그런 거 아니고, 남자 친구 맞아. 나.


[지연이]
- 좋아요. 오늘은 그럼 남자친구 해요. 내가 양보할게요.
- 그러면 이따가 나랑 만날 때, 걔 잠깐 불러도 되요?


- 그럼. 얼마든지.



[지연이]
- 아! 잘해주라는 거 아님! 오해마요!



- 그러면?



[지연이]
- 자꾸 남의 여자 귀찮게 하면 혼난다구  좀 주세요.




- 응? 겁?

[지연이]
- 아저씨가 덩치도 좋고 무섭게 생겼으니까 한 마디만 하면 알아먹을 거예요.
- 뭐 그걸로 모자라면 한  때려도 되구요.

- 나. 평생 한 번도 사람 때려본 적 없다.



[지연이]
- 넹? 서넛은 묻어봤을 거 같이 생겨가지구?

이녀석이!

[지연이]
- 그리구. 걔 보내고.


뭔가 무서운 예감이 들었다.


[지연이]
- 박아줘!



그거 하지 말라고 했잖아?

[지연이]
- 박!
아!
- 줘!


대단한 소녀였다. 내가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전혀 기가 죽지 않았다.
아니. 그럴리 없지.

어쩌면 상처를 감추려고 오히려 더 그러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솔직히  모르겠다.

여자는 늘 힘들다.



그날 저녁 지연과 만나 아주 허름한 술집을 찾아 들어갔다.
지연의 고집이었다.


"겁을 줄려면 분위기도 중요해요."

"겁을 왜 줘?"
아무리 내가 사람 겁주는 거 못한다해도, 그녀는 내 얼굴만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그냥 인상 쓰고 있으면 되요. 맞아! 바로 그렇게. 잘하네요.  하는 거 하나  늘었다."


 인상 하나도 안 쓰고 있었다.


그래도 좋았다.


만나자마자 모텔로 가서 서로의 몸을 즐기는 것도 좋았지만, 이런 자리에서 그녀의 손을 잡고 술 한 잔 비우는 것도 무척 행복했다.

"그런데 미남이란 친구는 어떤 아이야?"
오늘 만날 지연의 소꿉 친구에 대해 조금은 알아두고 싶었다.
생긴 것으로보아 굉장히 순해보였지만, 사실은 난폭함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신의 친구를 빼앗겼다고, 내게 화풀이를 할 지도 모른다.


혹시 그런 이유로 날 만나자고 한  아닐까?
덜컥 겁이 났다.

"음... 세상에서 제일 순진한 남자요."
지연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순진한 남자? 세상에 그런게 어디있어? 난 그런 거 믿지 않는다.

"지금까지 여자친구는  번도 사귄적 없구요. 야한 것도 안 봐요."

흠... 이녀석. 아주 음흉한 놈이다.
세상에 거짓말을 한 번도 해 본 적 없다는 여자와 야한 걸 한 번도 본 적 없다는 남자는 틀림없이 엄청난 거짓말쟁이이다.


"정말?"


"그럼요. 그래서 걔랑은 그런 얘기도 못해요. 얼마나 쑥맥인데요."
음탕한 것으로 머리가 꽉차있는 지연은 자신을 좋아하는 오랜 친구가 세상 순진하다 믿었다.

역시 이 아이는 너무나 순진하다.


세상에 순수한 남자 따위 존재하지 않아. 어떤 남자든 멋진 여자의 주변에 있다면, 따먹을 기회만 노리고 있는 거라고.

하지만 난 지연의 환상을 깨고 싶지는 않았다.
소꿉 친구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를 깨려 말을  봤자, 나만 속좁은 놈이 되고 말 뿐이다.

그렇게 몇 가지 질문을 해보니, 대충 미남이란 아이에 대해 감이 잡혔다.


 만나기 전까지 순수하던 지연을 여자친구로 만들기 위해  년 동안을 세상에서 제일 순수한 남자인 척 위장을 하고 있던 음흉한 놈이다.

순수한 남자? 물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연의 곁에서  엄청난 가슴을 바라보며 순수한 남자로 남을 수 있다면, 그건 성인이 아니라면, 엄청난 거짓말쟁이이다.

"저번에 아저씨가 나 찍어준 사진 있잖아요. 그중에 속옷은 입었는데, 좀 야하게 나온 사진이요. 그거 이쁘게 나와서 자랑하려고 보여주니까 막 토할려고 그러더라구요."

"하하. 그랬어?"
오버도  심하지 않아?
하아... 평범한 아이는 아닐 것 같은데? 이거 괜히 나온  아닐까?

"그런데 그 친구한테는 왜 더는 안 본다고 했어?"
그렇게 순진하다고 믿으면서?


"당연히 아저씨 때문이죠!  아저씨한테 쓸데 없는 의심 받기 싫어요."

아이구! 착한 놈. 너무 이뻐 죽겠다.

"사실은 나도 아저씨강 걔랑 마주치게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근데 진짜고    보고 싶다고 얼마나 난리를 치는지..."


"뭐. 못 만날거야 뭐가 있어.  그리 어렵다고."

"내가 싫었다구요. 칫!"

응? 설마 내가 너무 못나서 그런 거야?
어쩐지 그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나 잘난 미남 앞에 날 소개하기 창피했던 거냐?

왠지 알  없는 패배감이 들었다.


"아녜요. 아저씨 못나서 그런 거."
지연이 눈치챘다. 내가 삐진 걸.

"우리 아저씨 얼마나 잘생겼는데."
그녀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해주었다.

그래. 내가 미안해...

우리가 오고 30분 쯤 지나 문제의 미남이 왔다.


"인사해.  남자 친구."

"어? ..."
소년은 날 보고 바로 인사를 건네지 못했다.
어딘지 놀란 표정.

단순히 좋아하는 여자의 남자 친구를 보았다는 때문만은 아닌듯하다.

"반가워요."
내가 먼저 인사를 했다. 어느모로 보나, 내쪽이 더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실물을 보니 사진보다도  잘생긴 미소년이었다.


더군다나 누구나 아는 그 명문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한다.
집안도 번듯하다고 했다.

부모님이 무슨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 같았다.


잘생기고 똑똑하고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서 자란 소년이다.

누구와는 너무나 비교된다.

솔직히 지연에게는 나보다 이 미소년이 훨씬 더 잘 어울린다.


"처음... 뵙겠습니다."
미남이란 소년은 어색하게 인사를 한다.


"앉아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반가워요."
 잘난 얼굴을 보고 있으니 어딘지 모르게 치밀어 오르는 몹쓸 생각을 억누르고 어른스럽게 행동하려 노력했다.


"오빠. 얘한테 존대할 거 없어요. 나이도 훨씬 많은데."

"그래도 처음 보는데 그럴 수야 있나."

"괜찮습니다. 저보다 어른이신데."
미남이란 소년은 어딘지 불편한 표정을 좀처럼 풀지 못한다.
내가 무척이나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뭐. 당연하지 않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소년은 내게 첫사랑을 빼앗겼다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고 녀석에게 잘해주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냥 잠깐 시간이나 보내다가 지연과 즐거운 시간을 갖기로 하자.



"그래. 그럼 앞으로 동생처럼 편하게 말할게."


"네."
미남은 날 뚫어져라 바라보며 자리에 앉았다.


난  녀석을 위해 잔에 소주를 따라주었다.
녀석은 불편한 얼굴을 한채 소줏잔을 비웠다.

"지연이랑은 좋은 친구라고?"

"중학교 때부터요. 그런데 지연이랑은 어떻게 만난 사이죠?"


"말 했잖아. 오빠 회사에 촬영하러 갔다가, 내가 먼저 반해서 쫓아다녔다고."

"말이 안 되잖아! 니가 얼마나 남자 얼굴을 따지는 앤데!"
미남은 당사자가 앞에 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반박을 했다.
아니.  녀석은 자기가 잘생겼다고, 오징어들은 다 눈 아래로 보는 거냐?
솔직히 마음이 상했다.

하지만 지연의 얼굴을 보면 조금 미안하기는 하다.



"우리 오빠가 어디가 어때서!"
지연이 그렇게 말하고 날 바라보다가 뭔가 찔끔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오빠가 어때서... 남자답게 생겼잖아!"
처음보다 좀 수그러든 목소리로 어떠냐고 되풀이를 하고는, 그래도 나름 변명을 해본다.



"남자... 다우시네..."
미남이가 뭔가 인정하는 듯한 말을 한다.
저거 먹이는 거지?


"우리 오빠 인상은  무섭지만 사실 얼마나 속이 깊고 듬직한데. 그리고 사람을 묻은 적도 있데!"


지연아! 그거 자랑 아니야!
 도대체 어디서부터 수습을 해야할지   없었다.

"쿨럭!"
미남이 사래에 들렸는지 기침을 한다. 그리고  바라보는 눈에 서린 감정은... 진짜로 믿는  아니지?


"농담이야. 사람을 묻기는 무슨."
놀란 미남을 풀어주기 위해 난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녀석의 얼굴이 요상하다.
내가 웃으면 웃을수록 점점 더 파랗게 변하는 것 같았다.

"아니. 사람은 아니고 돼지라고 했었나? 뭐 여튼 이 오빠 잘 하는  많아!"
지연도 자신의 대답이 뭔가 잘못된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 수습을 하기 위해  장점을 말하려 했다.

"그래. 잘 하는 거 뭐?"
미남이 발끈했다. 이녀석 나에 대한 반감이 정말 큰가보다.
저러다가 사고라도 치는 거 아닌가 몰라.

"음..."
차마 입밖으로 꺼내 놓을 이야기는 아니었나 보다. 아니면 딱히 없는 걸까?

"응... 그니까... 맞다! 사진 잘 찍어."

"사진 찍는 사람이라며? 당연히 사진을  찍어야지. 아니면 사기꾼이게?"
미남이 반박했다.

"오빠 사진 찍는 사람 아냐!"
지연의 반박.


"그것 봐. 거짓말이잖아."
의기양양한 미남.


"저기.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사람의 대화는 내가 듣고 있기에 불편했다.
지연은 억지로라도 날 띄우려 했고, 미남은 나에 대한 적개심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뭐지? 단순히 소꿉친구를 빼앗아 간 남자에 대한 미움치고는 너무 심한데?
보통 그런 게 있으면 속으로 삭이고 그러지 않나?

그런데 미남은 마치 무슨 일이 있어도, 날 파렴치한 놈으로 만들고 싶다는 결의가 보였다.

하아... 귀찮다. 그냥 빠질까?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으려다 거울을 보았는데... 거기 덩치만 크고 솔직히 별  일 없는 남자가 서 있다.


확실히 지연에게 어울리는 남자는 아니다.

저 멀리 내가 앉아있던 테이블을 보니 두 남녀가 무척  어울려 보인다.


하아...
어지간하면 외모에 신경 쓴 적 없는데... 지연의 잘생긴 소꿉친구를 보니 전혀 개의치 않겠다 소리는  하겠다.

그래! 마스터 카드! 혹시 마스터 카드 중에 < 미남 > 이런 건 안 나올까?


헛된 기대? 아니! 그렇지 않다. AV 마스터로서 난 아직 수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갑자기 자신감이 생겼다.


비록 지금은 미남에 비하면 그냥 오징어 수준에 머무르지만, 언젠가는 녀석 못지않은 매력남이 될 수도 있어.

그렇게  아무 근거도 없는 자신감을 안고 다시 자리로 갔다.


"오빠! 뭐 하다 이제 와요!"


뭐가 그리 신났는지 미남이랑 조잘조잘 잘도 떠들던 지연이 날 보고 반겨준다.
어느새 두 사람의 싸움이 종결이 된 모양이다.

잠시 비켜주길 잘했다.


"화장실 간다고 했었잖아."

"난 또! 누구 묻으려 간  알았잖아!"
까르르~ 지연이 내 얼굴을 가지고 장난을 쳤고, 미남은 그 죽어가는 눈을 하고 날 바라봤다.


그리고  미남이의 잘생긴 얼굴을 보니 어쩐지 기분이 팍 상해버렸다.
그래. 타고난 놈은 못당하겠지...

"한 잔 받으세요. 오빠!"
지연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이 나서 내게 소주를 따라 주고는 그걸 비우자 재빨리 내 입에 안주까지 넣어주었다.

"우웅! 우리 오빠 너무 귀여워!"
그리곤 내 뺨에 뽀뽀도 해준다. 하아... 마음이 치유된다.


이렇게 멋진 여자가 내곁에 있으니 미남이 아니라도 상관 없다.


물론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 순수하게 나 자신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렇다고 내 능력이 아닌 것도 아니다.


AV 마스터가 된 이후,  능력과  자신을 분리하는 것이 가능할까?
내 외모가, 내 능력이 나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인 것처럼, AV 마스터로서 생긴 힘 또한 나의 구성 요소의 하나가 아닌가?

그냥 우연히 얻어 걸린 능력 갖고 뭘 그러냐고?


그럼  앞에 앉아있는 저 잘생긴 미남의 얼굴은 그냥 얻어 걸린  아니란 말인가?


그건 뭐 피나는 노력으로 얻어진 거야?

그렇게 난 지연을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손에 넣은 사실을 어거지로 정당화했다.

 힘이다. 내 능력으로  멋진 여자를 얻었어.

난 당당하게 팔을 뻗어 지연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그리고 순간 난 미남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지는 것을 보았다.


그 얼굴에 떠오른 감정을 읽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분노였다.
자신의 것을 빼앗아간 남자를 향한 순수한 분노.

만일 녀석의 손에 총이라도 한 자루 있었다면 나를 향해 탄창에 든 총알을 전부 쏟아붙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같은 표정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그런 시선을 받아본 적 없었다.
어쩐지 등골이 오싹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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