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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화 〉@8. 잠입 수사관 니키타 로마노바의 비극 (47/377)



〈 47화 〉@8. 잠입 수사관 니키타 로마노바의 비극



마치 서로가 깊이 사랑하는 사이처럼, 우리는 서로의 몸을 탐했다.

그녀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조금은 수줍은 신음을 내뱉었지만, 그녀가 느끼고 있는 쾌감은 오히려 더 진했다.

나도 믿을 수 없을만큼 강렬한 쾌감을 느꼈고, 조금전보다 더 빠르게 사정을 했다.


한순간은 난 정말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냥 생각이 아니라 정말로 사랑했던  같다.



보라는 한참 동안 내 위에 앉은채 여운을 즐겼다.

"좋았어?"


"좋았어요. 이렇게 좋은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아직도 빨리 죽고 싶어?"


"아뇨. 살고 싶어요."
그녀는 날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선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눈빛만을 숨길 수 없다. 그녀도 나처럼 내게 애정을 느끼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정말로 그랬다.


"하지만 당신은 날 살려두지 않을 거잖아요."


"응. 그래."
 담담하게 그녀에게 말했다.


"알아요. 내가 아는 당신은 그런 사람이죠. 한 번 내뱉은 말은 꼭 지키고야 말죠."


"미안해하지는 않을 거야."

"알아요. 그런 사람이란 것도."
니키타 로마노바가 알고 있는 본부장은 어떤 사람이었던 걸까?
내가  궁금했다.


"딱 한 가지 당신이 살아날 방법이 있지."


"뭔가요?"
그녀의 눈동자가 아주 조금이지만 빛이 났다.


난 바닥에 던져놓았던 컷터 칼을 주워 그녀에게 주었다.

"이걸로  목을 그어. 당신이라면 이걸로 충분히 날 죽일  있겠지."


니키타 로마노바의 눈이 마구 흔들렸다. 컷터칼을 쥔 손이 떨리고 있었다.


"어... 어..."
갈등을 하는 걸까? 고민? 솔직히 알  없다.

여배우에게 가해진 금제는 그녀가 절대  다치게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생명이 위험해도 그런 걸까?


보라는 얼굴까지 떨며 날 바라보았다.

정말로 엄청난 갈등 속에 서있다는 사실을 난 알 수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걸까?


툭!


보라는 들고 있던 칼을 떨어트렸다.

"안돼요..."
그녀는 울고 있었다.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을 죽이려는 날 죽일 수는 없었다.


"그건... 그런 짓은  수 없어요."
보라는 눈물을 뚝뚝 떨어트렸다.

"어쩔 수 없군."


"네. 어쩔 수 없어요."

"안타깝지만, 당신에겐 더이상 기회가 남아있지 않아."


"흑!"
보라는 내게 안기며 서럽게 울었다.

난 새로운 절망에 사로잡힌 그녀를 눕히고 다시 맛있게 먹어버렸다. 그녀는 조금도 절제하지 않고 마구 신음을 내었고, 동시에 절망의 눈물을 흘렸다.

"입벌려."
난 이번엔 그녀의 입안에 사정을 했다.


꿀꺽! 꿀꺽!
니키타는 자신을 죽이겠다 선언한 남자의 자지를 입에 물고 잘도 받아 넘겼다.
여전히 내게 반항 따위 생각도 하지 못한다.

"거의 다 됐어. 조금만 참아."
난 지쳐 쓰러진 그녀를 내려다보며 자위를 했다.


"흑! 흑!"
그동안 보라는 쉬지 않고 울고 있었다.


충만한 감정 속에 그녀를 바라보며 사정을 했다.
그녀의 몸이 내 정액으로 뒤덮였다.




"이제 마지막 한 번이야."
내가 그녀를 내려보며 마지막을 선고했다.

"살려줘요. 죽고싶지 않아요."
보라는 진심이었다. 누군들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어쩔  없다. 잠입 수사관의 최후는 늘 비참하다.

난 창고로 가서  드럼통 하나를 가져왔다.
드럼통 옆에는 흑마표 시멘트 포대도 잔뜩 쌓여있었지만, 그건 나중에 처리하기 귀찮아 건들지 않았다.

시멘트 포대의 내용물은 물론 가짜이다. 미숫가루와 쑥가루 따위를 섞어 만들어, 물에 혼합하면 먹어도 아무상관 없다고 쓰여있었다.

어쩌면 몸에 좋을지도 모르지.
그것까지 쓰면 비주얼은 정말 끝내줄 것 같았다.

하지만 진짜로 뒤처리가 귀찮았다. 드럼통 하나 분량의 미숫가루를 언제 다 치우라고?

그래서 드럼통만 사용하기로 했다.

그걸 보는 보라의 눈빛이 마구 흔들리는 걸 보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던 모양이다.

난 지쳐 쓰러져있던 보라의 몸을 들어 드럼통에 넣었다.
그녀의 몸이 눈에 띄게 흔들린다.
정말로 마지막인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쪼그리고 앉은 그녀의 머리가  드럼통을 넘어설 정도의 크기이다.


"이제 정말 마지막. 혹시 하고 싶은 말은 있나?"

"살려줘요. 죽기 싫어요."

하지만 비열하기 짝이 없는 보스는 자비를 바라고 있는 자신의 부하를 저열한 눈으로 바라보며 다시 자위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보라는 시커멓게 죽은 눈으로 본부장의 자지를 바라보았다.

난 정말 보라가 좋아 어쩔 수가 없었다.

절망한 보라의 얼굴에 사정을 했다.

그녀의 얼굴이 내 정액으로 뒤덮는 모습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빨아."

그녀는 순순히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니키타 로마노바는 훌륭한 부하였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와 난 다시 한  발기했고, 그녀의 입안을 오가다가 다시 한 번 싸버렸다.

니키타는 그것도 전부 목구멍으로 삼켜주었다.
그녀의 얼굴에선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눈을 감아."
충분히 만족했다. 더이상 바랄 나위가 없을 정도이다.


보라는 무언가  말이 있다는 눈으로 날 한 번 바라보고, 입술을 들썩였다.

하지만 차마 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수고했어. 니키타. 그동안의 네 노고는 잊지 않겠어."
정말로.

눈을 감은채 떨고 있던 보라가 눈에 힘을 잔뜩 주었다.

난 그녀의 목덜미에 전기 충격기를 쏘았다.

파지직!
보라의 몸이 허물어졌다.

휴우...
드디어 끝났다.

어울리지도 않는 연기를 하느라 힘들었다.


그래도 힘이 들었던만큼 보람은 있다.

내 생에 어떻게 이런 쾌락을 또 누릴 수 있을까?


응? 있겠지?

난 의식을 잃은 보라의 몸을 드럼통에서 꺼냈다.


온수로 그녀의 몸을 깨끗하게 닦았다.


아까 백화점에서 사온 속옷을 입히고, 스커트를 입히고, 블라우스를 입혔다.

의식을 잃은 사람의 옷을 입히는 것은 벗기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그래서 그녀를 위해 사온 멋진 스타킹을 신기는 것은 포기했다.
난이도가 너무 높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보라에게 구두를 신겼다. 이제 그럭저럭 사람꼴이 되었다.

보라의 몸을 들고 고문실을 나가 감옥을 나가는 철문  소파에 잠시 내려놓았다.


소장실에 들어가 노트북, 가방 따위를 챙겼다.


보라가 훔쳐온 스마트폰은 여기 그대로 두었다. 어차피 내용은 전부 챙겼다.


이제 오늘 할 일이 거의 끝난 것 같다.


다시 보라의 몸을 들어올렸다.

그럼 다  건가?

아! 마지막으로 액티브 카드를 확인해야지.

액티브 카드 < 치유 >가 보라에 대해 활성화 되어있는 지도 다시 확인해본다.

그녀는 오늘 무척이나 힘든 하루를 보냈다. 피로가 엄청나게 쌓여있을 테지.



감옥을 나서며, AV 메이킹의 종료를 선언했다.

후웅! 보라의 몸에서 환하게 빛이 퍼져나갔다.

아마 액티브 카드 < 치유 >가 제 역할을 하려나보다.


- AV 마스터에 의해 캐스팅된 배우는 AV 메이킹이 끝난 후 모든 상처, 부상, 고통 및 정신적 트라우마로부터 완전히 회복합니다.

팅! 엘리베이터가 멈춰 섰다.

보라의 몸을 부축한 채, 엘리베이터에 탔다.

이번엔 수영장 카드키를 가져댄다.

배가 고팠다.

당연하지. 오늘 그녀에게 몇 번을 사정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으응!"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며, 보라가 정신을 차렸다.


"응? 여긴 어디야?"
보라는 자신이 내게 기대어 있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피곤했던 모양이네? 나같은 놈한테 기대서  정도면."
물론 보라의 얼굴은 피로의 기색 따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최상의 상태일 터이다.


"그랬나?"
보라는 자신이 어떻게 나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근데 지금 우리 어딜 가는 거야? 설마 그때  수영장?"

그녀는 이 엘리베이터를 기억하고 있었다.

팅!
엘리베이터가 멈춰 섰다.

내가 먼저 내리고, 그녀가 날 따라왔다.

"지금 여기서 또 그 짓을 하자고?"
어이가 없어 하는 보라.


"우선 밥 좀 먹자. 걱정 마. 너랑 할 생각 없으니까."
더는 말이지.

우리가 오늘 몇 번을 했는지 당신은 모를 거야.

역시 생각했던 것처럼 그곳엔 방금 준비해놓은 듯한 뷔페가 차려져 있었다.



여길 올라온 것은 가장 빠르게, 제대로 된 음식을 섭취할 수 있어서였다.
이걸 내게 제공해준 자가 어떻게 이걸 하고 있는지는 더이상 내게는 관심거리가 아니다.


차려 놓은 밥상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다.

 가방을 내려놓고, 접시에 먹을 것을 담았다.


"그냥   끼 먹자고 여길 빌렸다고? 당신 미친 거 아냐?"


만일 누군가가 정말로 둘이 밥을 먹자고 이런 휘황찬란한 차림을 주문했다면, 나도 미쳤다고 했을 거다.


"우선 밥 부터 먹어. 당신도 배고플텐데."

"생각 없어."

하지만 그녀의 눈은 테이블 위에 차려진 음식들에 가있었다.


그녀도 오늘 엄청나게 움직였다.
누구라도 그렇게 섹스를 하고 나면 배가 고플테지.

액티브 카드 < 치유 >가 상처, 부상, 고통 및 정신적 트라우마로부터 완전히 회복시키는 것이지, 굶주린 배를 채워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밥먹고 나면, 당신 남편을 위한 좋은 소식을 들려주지."

"응? 또 사람을 가지고 놀려는 거야?"

"아니. 내가 정말로 언제 거짓말 한 적 있어?"

"정말이지? 이런 걸로 내게 거짓말을 하면 절대 가만 안 있어."
난 그녀가  노려볼 때가 가장 좋다.

앗흥!
자꾸 변태가 되어간다.

그녀는 반신반의하면서도 내말을 따르기로 한 모양이다.

내가 그녀를 만난 이후로 가장 많은 양의 음식을 접시에 담아왔다.


음료도 오늘은웬일로 빨간 콜라를 고른다. 다이어트 콜라도 아니고, 진짜 콜라였다.

"탄산수는 안 마셔?"


"오늘은 왠지 당기지가 않아."


그녀는 고기를 먹었다. 먹고 또 먹었다. 정말로 배가 많이 고픈 모양이다.

나도 그녀에게 지지않게 부지런히 먹으면서 노트북을 켜고 몇 가지 작업을 했다.


식사를 마칠 무렵, 동영상 작업도 끝났다.


너무 많이 먹었다며 투덜되는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오늘 하루 무슨 일을 했었지?"


그녀가 니키타 로마노바 역할을 하는 동안의 사건들은 그녀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지 궁금했다.


지난번 지연의 경우에는 그녀가 말했던 설정들을 전부 그녀가 생각해  것이라 했었다.
그리고 그녀가 보여주었던 비현실적인 능력에 대해서는 조금도 기억을 하지 못했었다.

전부 설정 카드 < 대체기억 > 때문이다.
- AV 메이킹이 종료된 이후 메이킹에 관련된 모든 대상은 메이킹 기간 동안의 불가해한 사건들을 납득할 수 있는 상황으로 대체해 기억하게 됩니다.


보라는 어떨까?

"아침에 집을 나왔어. 좀처럼 머리가 맑아지지 않았지. 당신이 해결한다고 했지만, 그걸 어떻게 믿을 수 있어. 그래서 그냥 돌아다녔어. 하염없이. 여기저기. 그러다가 당신 연락을 받고 이리로 온 거야. 그게 다야."
그녀는 부지런히 먹어가며 내 질문에 답을 했다.


흠. 기억을 전부 다 날려버리고 완전히 다른 것으로 대체해버렸다.

하기는 그녀가 오늘 했던 그 어떤 일도 보라에게 있어서 납득할 수 있는 일이 아닐 터이다.

자신이 시청이나 낯선 회사에 잠입해서 스파이 짓을 하고, 남편을 무고한 여자의 뒤를 쫓아 무고의 증거를 찾는다고?


세상 그 어떤 여자가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당연히 감옥에서 벌어졌던 배신과 죽음의 비극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전부 없었던 일로 할밖에.


"그러면 좋은 소식이란게 뭐야?"


"이걸 보면 알아."
난 동영상을 하나 재생시키고 노트북을 그녀에게로 돌려주었다.



"빨리 그 인간 떨궈야, 자기가 편해지는데. 그지?"
어떤 여자가 애정이 듬뿍 담긴 손으로 한 남자의 얼굴을 매만졌다.

"고마워. 자기가 그렇게 힘든 결정 내려줘서."
화면속  남녀가 서로 다정하게 애정을 나누고 있었다.


"이게 뭔데?"
동영상을 보고난 보라는 조금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 보았다.

"저 여자가 당신의 남편이 추행했다고 주장하는 그 여직원이야. 남자는 당신의 동료 비서인데, 당신 남편의 자리를 노리고 있지. 여자는 달리 남편이 있는 유부녀이고, 남자는 아직 총각이야."


보라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은 무어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그러니까  여자가 자기 좋아하는 남자한테 좋은 자리를 주기 위해서 그 사람을 망치려 했다는 거야?"


분노! 어이없음! 그런 종류의 감정이 그녀의 목소리에 잔뜩 서려있다.

"저 동영상을 보면... 뭐. 그런  같지?"
난 거기서 동영상을 껐다. 그리고 몇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동영상 속 여자와 남자가 다정하게 누워있는 사진따위.


"아..."
남편을 구하게 되었다는 안도감 속에서도 그녀의 눈에 서린 착잡함은, 아마 그녀와 나 사이의 관계가 떠오른 때문 아닐까?

"이걸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모르겠지만, 남편한테 가져다주면 알아서 하겠지."
난 동영상과 사진 따위가 담긴 USB 메모리를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진짜로... 이  했어?"
그녀는 메모리를 받고도 이해하지도 믿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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