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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화 〉@7. 코스플레이는 좋아하시나요? (37/377)



〈 37화 〉@7. 코스플레이는 좋아하시나요?



"혹시 주인님이야? 니야아! 냄새가 똑같아! 덩치는 작지만 어딘가 생긴 것도 좀 비슷한 거 같고!"
지연의 연기는 찰졌다. 근데 주인님이라... 듣기 좋은 호칭이다.

"그래. 네 주인님이다. 이리오련."
아무래도 이 설정에 함께 어울려 줘야겠지?


"니야아!"
너무나 빨라서 보지도 못했다. 언제 달려왔는지, 그녀가 내 품안에 안겨있었다.

"주인님의 냄새가 맞아! 진짜 주인님? 어째서? 그런 모습이야?"
그녀가 물었다.

응?  모습이 어때서?
지금 지연이 무슨 상황극을 하는 건지, 난 조금 헷갈렸다.

"뭐. 인간의 모습도 나쁘진 않네. 못생긴 건 똑같아. 니야아!"


상황극에서도 못생겼다는 소리는 절대 안 빠지는 건가?
좀 서운했다.

"음... 오랜만에 맡아본다. 주인님 냄새!"
그래고 이 귀여운 소녀가  품에 안겨 가르릉 대는 모습을 내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뻤다.

응?

그런데 자꾸 내 눈을 잡아끄는 것이 있다.

고양이 꼬리...
쉴새 없이 흔들리는 꼬리...

어떤 장치가 되어있는 걸까?
꼬리에 달린 것이라고는 투명한 플러그 뿐이었고, 내부에 어떤 장치 따위는 없었다.


대단한 기술력이다. 저정도로 현실적인 꼬리라면, 거의 로봇을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기는 그보다도 훨씬 더 대단한 것을 잔뜩  왔는데, 이제 와서 무슨...


그런 생각을 하며, 난 그녀의 고양이 귀를 만졌다. 무척이나 부드럽다.

그런데 왜 머리띠는 보이지 않지?


난 그녀의 머리에서 머리띠를 찾아본다. 아무대도 없다.
그러면 귀는 도대체 어떻게 달린 거야?


어머나?


이번엔 정말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어째서 그녀의 머리에 정말로 고양이 귀가 달려있는 걸까?

그리고 어째서 정작 귀가 있을 자리엔 귀가 없는 거지?

어? 어라! 어어어!


이상하다. 뭔가 많이 이상하다.

"지연아?"

"여기선 지연이가 아니고 엘레오놀! 잊어버렸어? 바보 주인님!"


아... 그래. 아직 상황극 중이지?

"엘레오놀 잠깐 일어나볼래?"

"응!"
고양이 소녀가 내 품에서 벗어나 발딱 일어섰다.

"뒤로 돌아봐."

"벌써 하는 거야? 역시 음탕한 주인이야!"
지연은 신이나서 웃으며 뒤로 돌아 자신의 엉덩이를 내 쪽으로 잔뜩 내밀었다.

 그녀의 팬티를 살짝 내리고 고양이 꼬리를 만지며, 아래로 눈을 내렸다.


맙소사!
있어야 할 게 없고, 없어야 할 게 있다.


난 그녀의 꼬리를 만져도 보고 잡아당겨 보기도 해보았다.
이거야... 참.

"니야아아! 아! 진짜! 나 꼬리가 약한 거 알면서! 니야아!"
지연이 몸을 비비꼬며 칭얼거렸다.

하지만 난 지금 그녀의 칭얼거림에 아무런 반응도 보일 수 없었다. 그보다 꼬리! 어째서 진짜 꼬리인 거냐?

아날 플러그가 아니었다. 그녀의 꼬리는 아날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그보다  센티미터 위쪽, 원래라면 퇴화해야했을 꼬리뼈에서 그대로 이어져 나와 있었다.

잡아당겨도 떨어지지 않는다. 대신 고양이 소녀가 난감해  뿐이다.

음... 그러니까 지금 지연은 그냥 코스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수인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하는 상황극은 코스튬에 함께 포함된 세트인 걸까?

"주인님! 안 박아? 오늘은 왜 꾸물거려?"
지연이 물었다.

 그녀의 팬티를 다시 위로 올렸다.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렸다.


 그녀에게 부여된 설정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었다.

"엘레오놀. 너에 대해서 한 번 소개를 해줄  있니?"


"응? 그거  하는 거야? 주인님 좋아하는 그거?"
그녀는 엉덩이를 빼고, 허리를 펴고, 몸을 돌렸다.

고양이 소녀가 말하는 그게 무언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 또한 그녀의 설정일 터이다.

고양이 소녀는 날 보고 정면으로 서서  번 씨익 웃고는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엘레오놀. 프린세스 오브 카트시!"


엘레오놀은 내가 방금 지어준 이름. 그리고 나머지는 그녀의 설정인 모양이다.

"난 주인님의 숨겨진 칼! 영웅들의 살해자! 군주들이 벌벌 떠는 공포의 암살자. 주인님의 눈밖에  자들은 결코 자신의 목숨을 부지할 수 없지."


그렇게 자기 소개를 한 엘레오놀이란 이름의 암살자, 고양이 소녀는 느닷없이 훌쩍 재주넘기를 한다.


뒤로 멋지게  번의 텀블링을 하고 다시 바닥에 내려선 고양이 소녀는 허리를 숙이고, 한 팔을 살며시 바닥을 짚고 날 바라보았다.

와! 멋있었다. 지연에게 그렇게 몸을 움직이는 재주가 있었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녀 원래 운동에는 눈꼽만큼도 재주가 없는  아니었나?


아! 저 몸놀림 또한 그녀의 설정인 걸까?
그렇다면 차라리 이해가 갔다.

창! 창!
갑자기 날카로운 금속소리가 났다. 고양이 소녀가 원피스에 메달린 칼집에서  손에 한 자루씩의 칼을 꺼내든 것이다.


그런데 그 칼이 조금 이상타.


아까 내가 빼봤을 때는 겨우 5cm가 안되는 뭉툭한 쇳덩어리였는데, 그녀가 지금 뽑아든 칼은 그보다 훨씬 더 길다.

한 자루는 대략 그녀의  길이 정도의 장검이고, 다른 한 자루는 팔꿈치에서 손끝까지의 길이 정도이다.

도대체 저 짧은 칼집에서 뽑은 두 자루의 칼이 어째서 저렇게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뭐. 이해하려 노력하기를 포기하는 편이 낫겠다.


내가 칼에 눈이 가있는 사이, 고양이 소녀가 다시 입을 벌리고 말을 시작했다.


"엘레오놀은 동부 저지대의 코블렌츠 시의 영주인 오스테인(Ostein) 백작가에 들러 가주인 백작의 목을 따고, 백작의 네 아들 전부의 사지를 끊어 놓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동부 저지대에서 주인님께 반항을 시도하려는 세력은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겁니다."


뭔가 흉칙한 단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그녀를 보고 있으니, 섬찟하다기보다 어딘지 모르게 음울한 매력이 느껴진다.

마치 인적 없는 어두운 밤에 홀로 길을 가다가 어둠속에 나타난 검은 고양이를 마주쳤을 때의 섬찟함? 무언지 모를 불길함이 느껴지지만, 그 고양이가 무척이나 매력적이라고 느낀다면, 지금과 비슷하지 않을까?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했구나. 아주 잘 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들을 미루어보면, 내 명령으로 어떤 일가족을 몰살시키고 돌아온 모양이다.

사지를 잘랐다는 네 아들이 살아있을지 모르겠지만, 뭐 그게 사는 꼴은 아닐 테다.

"그럼 오늘도 상을 주는 거예요?"
엘레로놀이 칼을 각각의 칼집에 집어넣고 배시시 웃었다.

나 안다.  웃음. 지연이 나한테 원하는 게 있을 때 짓던 웃음이다.




"그래. 당연히 상을 줘야지."
난 그녀가 원하는 상이 무언지 알 것 같았다.

"아항!"
지연이 그자리에서 폴짝 뛰었다.
그리고 내 눈 앞에서 사라졌다.


와우! 놀라운 몸놀림?
아니. 그저 빠른 움직임 따위가 아니다.

그녀는 마치 무대 위에서 마술이라도 보이듯 그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니야아!"
갑자기 귀 가까이에서 그녀의 장난스러운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언제 온 걸까?
지연은 내 등뒤로 옮겨와, 내 등을 올라타고 있었다.


그리고 무언가 촉촉한 느낌. 어쩐지 보지 않아도, 그녀가 내 귀를 핥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수 있었다.

응?지연에게 이런 습관은 없었는데?
이것도 그녀에게 덧붙여진 설정일까?

그런데 꽤 오래 하는 구나. 처음 느낀 경험에 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딱히 나쁘지는 않았다.


"나 잘했어요?"
마음껏 핥았는지, 그녀가 내 귀에 속삭였다.

"물론. 엘레오놀이 날 실망시킨 적이 한 번이라도 있던가?"
이젠 나도 모르게 그녀의 대사에 적당히 맞춰주고 있었다.


"꺄하하! 진짜! 주인님 좋아!"
고양이 소녀가 까르르 거리며, 내 몸의 앞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그녀는 내게 매달려 있었다.
팔로  목을 감싸고 신이나 웃고 있다.

그런데 그녀의 몸이 그다지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그녀가 가볍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도대체 인간이 맞기나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가볍다.


"그럼 우리 이제 좋은  하는 건가요?"
그녀의 눈웃음이 너무나 귀여웠다.

"우선 사진  장 찍고."

"알았어요."
지연이 내 곁에서 멀어질 때, 그녀는 마치 짐승처럼  발로 뛰어갔다.
그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만일 그녀인걸 몰랐다면 정말로 한 마리 짐승이라 착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찍어요!"
지연이 열심히 포즈를 취했다. 그것도 평범한 모델 포즈가 아니라, 정말 고양이 인간이 아니라면 취하기 어려운 난해하고 깜찍한 포즈들을.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정말로 고양이 인간이 있다면, 그런 사진용 포즈를 취할 이유는  없다.


더군다나 몸의 포즈들과 얼굴의 표정이 하나같이 사람을 유혹하는 모습이다.
그러니까 철저하게 진짜 코스플레이 포즈.

지연이 코스플레이를 해본 적 없다 했으니... 저건 그녀의 모델로서의 재능일까? 아니면 설정일까? 찍으면서 난 그런 생각을 한다.

"다음 단계로 갈게요."
지연이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입고 있던 원피스를 벗었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난 부지런히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데 코스플레이 의상을 벗어도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하기는. 내가 지닌 카드는 어디까지나 AV 메이킹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성인물에서의 코스플레이는 전적으로 벗는 것을 전제로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코스플레이 의상을 벗지 않는 작품도 없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벗기는 편이 매출에는 나을 것이다.

그러니 그녀가 원피스를 벗고 속옷차림이 되었어도, 그녀의 귀가 계속 찡긋거리고,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은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



"니야아!"
때때로 지연은 가냘픈 고양이 울음 소리를 낸다. 그럴때면 특유의 유혹하는 표정이 살아있다.


툭! 그녀의 브래지어가 떨어졌다.


와우!
행복한 순간이 왔다. 거대한 가슴을 지닌 귀여운 고양이 소녀는 그깟 칼 따위 없어도, 얼마든지 사내들을 암살하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원래도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그 멋진 가슴은, 그녀의 움직임이 커지자 아주 리드미컬하게 움직였다.

출렁! 출렁!
의느님의 손이 닿은 실리콘 가슴은 결코 저런 움직임이 나올 수 없다.

그렇게 한껏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던 지연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허리를 숙이고, 팔을 내려 마지막 하나 남은 팬티를 끌어내렸다.
고양이 소녀는 마지막  장 남은 팬티를 휙 벗어던지고 나를 향해 몸을 정면으로 틀었다.


그곳에는 세상 남자들이 모두 바라는 보물이 있었다.

나는 정신 없이 그녀의 사진을 찍었다. 지연은 열심히 나를 위해 포즈를 취해주었다. 조금전과 그리 다를  없는 포즈였는데, 옷을 벗으니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얼마나 찍었을까? 지연이 아까 달려갈 때처럼 내발로 날 향해 달려들었다.

"엘레오놀 발정 났어요."


아! 그 단어가 이렇게나  어울릴 줄이야!

"주인님이 책임져야 해요!"
그녀는 벌써 내 옷을 벗기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도 전부 카메라에 담았다.

"계속 찍어도 돼?"


"주인님 마음대로 해요."
그 말을 하고 있을 때, 엘레오놀은 날 어떻게 했는지 벌써 바닥에 눕히고 위에 올라타고 있었다.

내 물건이 그녀의 안에 들어갔다. 그녀는 상체를 앞으로 숙여 내게 얼굴을 들이민다.

모든 순간이 전부 카메라에 담겼다.

"윽!"
그리고 내가 저항할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어째서인지 그녀의 안쪽도 평소보다 훨씬  강렬하게 조여왔다.

"인간의 모습이어서 그런가?평소보다 작아요."
지연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이정도면 나쁘지 않네요. 뭐. 인간치고는 훌륭한 거겠죠."


"평소보다 작으면, 평소엔 얼마나 컸다는 거야?"


"한 이정도?"
고양이 소녀가 자신의 손으로 말도 안 되는 크기를 표현했다.

대략 성기라고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을 아득히 초월했다.
도대체 그게 설혹 존재하는 크기라고 해도, 그 갸날픈 몸안에 들어갈 수나 있는 거야?

아무리 설정이라해도 그건  너무했다.

"뭐. 오크 치고도 큰 걸로 유명했으니까요."


음... 오크가 뭔지는 나도 안다.
그러니까 고양이 소녀의 설정에 난 꼬추가 엄청나게 커다란 오크였단 말인가?


조금 슬프고 실망스럽지만, 뭐 그게 지연의 생각도 아니고...




"이제 주인님이 좋아하는  할게요."
지연이 나와 눈이 마주친 상태에서 선언했다.

우리는 겨우 한 뺟모 되지 않는 거리에서 두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그 어느때보다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게 서로 마주보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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