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5. 폭유의 순진무구한 소녀가 내 귀에 노골적인 음어를 속삭이며...
그래. 그거 좋겠다! 모텔!
"괜찮겠어?"
난 조금 미안한듯한 얼굴로 물어보았다.
"딴 사람이면 몰라도 오빠라면 괜찮을 거 같아요. 오빤 싫어요?"
지연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설마? 그럴리가 있어? 그럼 우리 준비하고 나갈까?"
그녀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난 스튜디오를 대충 정리하고, 카메라 한 대와 스트로보를 챙겨 준비를 마쳤다.
"어디로 가요? 우리?"
"음... 아무래도 분위기가 좋은 곳이 낫겠지?"
"네! 이쁜 사진 찍고 싶어요."
아직까지는 지연의 소망은 야한 사진 정도인 것 같다. 조금 뒤에야 어찌될지 모르지만 말이다.
"잠깐만 있어."
난 빠르게 인터넷을 검색해서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다.
흠... 그러면 여기가 좋겠네.
회사를 나서니 벌써 어두운 밤이 와 있었다. 지연을 데리고 큰길로 나가 바로 택시를 잡았다.
"펜타곤 호텔이요."
난 회사에서 이동하기 멀지 않고, 고급스러우면서도 너무 고리타분하지 않은 장소를 원했고, 마침 딱 맞는 곳이 있었다.
회사에서는 겨우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였고, 지어진지 오래지 않은 넓고 세련된 호텔인데, 룸에 따라 한강 조명도 제법 괜찮다고 했다.
"응? 모텔 말고 호텔이요?"
"응. 거기가 인테리가 괜찮데더라."
"하지만 호텔은 많이 비싼데..."
"그건 지연이가 걱정할 거 없고."
"으음... 그래도 내가 가자고 한 건데."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요즘은 모텔도 인테리어를 잘 해 놔서, 어지간하면 촬영 장소로도 손색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기왕이면 좀 더 괜찮은 장소로 가고 싶었다.
그녀가 정말로 다른 사람에게 나신을 보여준 적 없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적어도 내겐 처음이다.
지연은 그런 대접을 충분히 받을만 했다.
"저 잠깐 기대도 되요? 오빠?"
택시가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지연은 내 팔을 잡고 머리를 기대왔다. 물론 나로서야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엄청 넓어요!"
"그러네. 넓구나."
우리가 잡은 방은 무슨 무슨 스위트 룸. 굉장히 큰 방 하나와 주방 겸 거실까지 딸려있다. 심지어 거실엔 따로 침대 하나가 놓여있는 작은 공간이 따로 있다.
"호텔이 아니라 아파트 같아요."
"그러네. 레지던스 호텔이라 그런가봐. 뭐 넓으니 사진 찍을 곳은 많겠다."
스위트라는 명칭에 비하면 눈이 튀어나올만큼 비싸지는 않았다.
"와! 나 이런 곳 처음 와봐요. 부모님이랑 부산이랑 제주도에 놀러가서 갔던 호텔보다 훨씬 좋아요."
지연은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좋아했다.
"혹시 배 안고파? 배고프면 뭘 먹고 시작할까?"
"음... 아뇨. 이따가요. 아직은 괜찮아요. 찍어주세요. 이쁘게요!"
그녀가 애교가 잔뜩 들어간 표정을 지었다. 난 바로 카메라를 꺼내 그녀가 원하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입고 있는 옷 그대로, 그리고 조금씩 상황은 야릇해졌다.
"이러면 어때요?"
그녀가 청바지를 벗어던지고 물었다.
"굉장히 섹시한데?"
여자가 속옷만 입고 있을 때와, 옷을 다 입고 있다 바지를 벗었을 때, 어느쪽이 더 섹시할까?
내가 보기엔 청바지를 막 벗어던진 여자처럼 섹시한 모습은 찾기 어려울 것 같다.
지연은 그 넓은 호텔룸 여기 저기로 돌아다니며 포즈를 취했고 난 그녀 뒤를 쫓으며 정신 없이 셔터를 눌렀다.
생각보다 좋은 사진이 나올 것 같았다.
스무살. 막 소녀에서 여인으로 넘어가는 시기, 한창때의 여자의 발랄한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낼 수 있었다.
나로서는 그녀의 사진이 목적은 아니었지만, 사진을 찍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그럼 이러면요?"
셔츠를 벗었다.
아까 한 말은 취소한다. 역시 여자는 벗을수록 섹시하고 아름답다.
특히 지연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그 거대한 가슴은 브래지어를 아래 위로 마구 삐져나오고 있었다.
"저기 서볼까? 이번엔 여기."
그리고 나의 사진사로서의 욕구도 마구 솟아났다.
"짜잔!"
드디어 그녀가 브래지어를 벗어 던졌다.
"아! 창피해! 킥!"
창피하다며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는 신이 나서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담으려 노력했다.
그녀의 작은 손으로는 그 커다란 가슴을 도저히 다 가릴 길이 없어, 그렇게 가리고 있는게 너무나 고혹적이다.
"나! 이뻐요?"
몇 컷 정도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찍다가 그녀는 두 팔을 활짝 벌렸다.
"응. 세상에서 제일 이뻐."
정말이었다. 적어도 이순간만큼은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 이뻤다.
의사의 손길이 조금도 닿지 않아 조그마한 움직임에도 마구 흔들리는 커다란 가슴. 그리고 가슴의 크기에 비하면 너무나 자그마한 유륜과 분홍빛 젖꼭지. 어디 하나 흠잡을 때 없었다.
"꺄하하!"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그녀는 마냥 신이 나서 뛰어다녔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가슴은 철렁 철렁 마구 흔들렸다.
와우!
잠깐 그 모습에 홀려 난 잠시 동안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것도 잊어버렸다.
"응? 뭐하세요? 오빠?"
"지연이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꼼짝도 못하겠어."
"꺄하하! 진짜! 뭐야!"
지연이 침대 위 베개를 들고 내 옆으로 다가와 날 마구 때리며 웃었다.
"뭐예요! 그 웃기지도 않은 농담! 진짜 아저씨 같아!"
"미안... 아저씨 같아서..."
베개로 맞는 거야 하나도 아프지 않았지만, 아저씨란 말은 가슴이 시리도록 아팠다.
뭐... 그녀 나이에서야 서너 살만 차이나도 아저씨겠지... 하물며 우리 정도 차이가 나면야...
"뭐. 그래도 오빠니까 용서해 줄게요. 근데 그렇게 좋아요? 내 가슴?"
"응."
난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대답했다.
"그럼 만져봐도 돼요."
아! 이렇게 기쁜 일이...
난 그 부드러운 가슴에 손을 대어본다.
"앙! 창피해!"
지연은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다른 사람 손이 닿은 건 처음이에요. 그니까 오빤 진짜 운이 좋은줄 아세요."
"그랬구나. 아무도 만져보지 못한 걸 보았구나."
황홀경에 빠져 의미없이 그녀가 한 말을 따라하고 있었다.
"웅... 완전히 처음은 아니고... 여자 친구들이 나 만나면 자꾸 만져보고 그랬는데... 여튼 남자는 첨이에요."
"여자 친구들도 지연이 가슴을 참 좋아했나보구나."
난 지연이의 친구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한 번 손을 대니, 도저히 뗄 수가 없었다.
"사진 찍어요! 오빠. 이러다가 밤 새겠다."
눈물을 머금고 손을 뗐다. 어찌나 아쉬운지 서럽기까지했다.
"그럼 이젠 가슴 가리지 말고 찍자."
"웅... 창피한데... 그래도 그게 낫겠죠? 대신 이쁘게 찍어주세요."
우리는 다시 촬영을 시작했다. 이번엔 그녀도 웃음을 지우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지금까지의 그 순수한 소녀는 간데 없고, 눈빛만으로 남자의 가슴을 덜컹거리게 만드는 농밀한 여인이 서 있었다.
대단했다.
가슴만 커다란 것이 아니라, 눈빛과 표정 만으로 소녀에서 여인을 오가는 그녀의 얼굴 자체가 엄청났다.
아무래도 아까 스튜디오에서는 그녀의 매력을 전혀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 같았다.
"어떤가요? 맘에 드나요?"
두 팔을 들어올려 머리뒤로 감추고, 도발적인 눈으로 날 바라본다.
"너무 근사해. 그대로 좀 더 가보자."
나도 진지해졌다.
난 부지런히 그녀에게 다양한 요구를 했고 지연은 열기 띤 얼굴로 내 요구에 부응했다.
그녀는 팔을 올리고, 허리를 틀고, 한쪽 다리를 세우기도 하고, 허리를 앞으로 숙이기도 했다.
때로는 무표정하게, 때로는 우울하게, 때로는 환한 얼굴이 되어, 각각의 포즈에 적용시켰다.
그러니까 우린 정말로 촬영을 즐기고 있었다.
"자 그럼 이제 마지막 단계로 갑니다!"
지연이 선언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를 하고 있었다.
"짠! 짠! 짠!"
그리고 다시 장난기 가득한 표정이 되어, 하나 남은 팬티의 양쪽에 손가락을 걸고, 몸을 흔들 흔들 거렸다.
"짠! 짠! 짠! 지연이가 옷을 벗어요! 짜잔!"
그리고 번개처럼 팬티를 벗어던졌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매 순간의 모습을 전부 카메라에 담았다.
"꺄! 나 어떻게 해!"
마침내 완벽하게 나신이 된 지연이 창피하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리고는 그자리에 폴짝 주저앉아버렸다. 역시 마지막 관문은 어린 그녀에겐 어려웠던 모양이다.
"오빠!"
잠깐 동안 쪼그리고 앉아있던 지연이 내게 소리쳤다.
"응?"
"나 지금 엄청 창피해요!"
"미안. 그럼 이제 그만할까?"
"아뇨. 생각해보니까 나 혼자 벗고 있어서 더 창피한 거 같아요."
음.... 무슨 그런 어처구니 없는...
"그니까 오빠도 벗어요."
그리 이치에 맞지 않는 요구였지만 성인물에서 만큼은 충분히 허용되는 종류의 대화이다.
지금처럼 핍진성에 그다지 구애되지 않는 대화를 통해 출연자들은 얼렁뚱땅 관계를 맺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말하자면 만화에서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소설보다 훨씬 더 많은 과장을 허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난 그녀와의 대화에서는 그런 수준을 맞추기로 했다.
"그럴까?"
난 흐뭇한 마음으로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잠시 카메라를 옆에 내려놓고 지연의 눈길을 의식하며 옷을 벗었다.
"이제 괜찮아?"
"어? 음... 그거 오빠 꼬추. 지금 발기한 거죠?"
지연이 내 물건을 보고 킥킥거렸다.
"나 남자 그거 처음 봐요. 와! 진짜 이상하다."
"응? 너 성인물도 한 번도 안 봤어?"
"뽀르노요? 애들 볼 때 몇 번 보기는 했는데, 거기에도 남자 꼬추는 안 나왔는데?"
그녀가 말하는 뽀르노라는 것은 아마도 모자이크 처리가 된 영상물인듯 하다. 아니면 한국의 성인물이거나.
"으으. 징그러! 사람 아닌 거 같아!"
지연은 그러면서도 내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걸 진짜로 여자 몸에 넣어요?"
"당연하지. 설마 남자 몸에 넣겠어?"
"으으... 오빠 농담은 좀 이상해."
대화를 하다보면 때때로 그녀와 세대 차이를 느끼곤 한다.
뭐 이제 막 대학 생활을 시작한 지연과 이미 사회 생활의 쓴맛을 잔뜩 본 나 사이에 그만한 나이 차이가 있으니 어쩔 수 없다.
"근데. 그거하면 정말 재미있어요? 여자들이 다들 그렇게 좋아 죽어요?"
"적어도 나랑 해본 여자는 전부 그랬어."
"진짜? 와! 오빠 허세 쩐다. 남자들은 다 그래요?"
"아니. 허세 아냐. 그런데 너 섹스에 관심이 많구나?"
"아뇨. 원래 내가 제일 그런거 관심 없어요. 애들은 막 하루종일 그런 얘기도 하고 그러는데."
"근데 왜 그렇게 내 걸 뚫어져라 쳐다봐?"
"신기하니까요."
"그렇게 신기하면 만져봐도 돼."
난 그녀가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다가서서 말했다.
"진짜요?"
그말을 들은 지연은 그다지 고민도 하지 않고 손을 뻗어 내 걸 건드려보았다.
아까 속옷 촬영으로 고민을 하던 그 쑥스럼타던 소녀와 지금 내 물건에 손을 대고 있는 전라의 거유 소녀가 같은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너무 고맙다.
"우우! 징그러. 가까이서 보니까 더 징그럽네."
그녀의 감상은 정말인 것 같았다.
금세 내 물건에서 손을 떼고 얼굴을 찌푸렸다.
"그래도... 오빠. 나랑 하고 싶죠?"
역시 스트레이트!
"하고 싶으니까 발기했지."
"역시... 남자들은 다 그렇구나. 아. 진짜 징그러."
"그래도 섹스를 안하면 세상이 어떻게 유지가 되겠어?"
"그건 모르는 거 아닌데, 여튼 남자들 애든 어른이든 막 툭하면 발정하는 거 징그러워요."
"나도 많이 징그러워?"
"솔직히 오빠가 젤루 징그러워요. 나처럼 어린 여자 벗겨놓고 잔뜩 흥분해서는..."
너무나 적나라한 말에 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답을 찾지 못했다.
"근데 신기한게... 징그러운데 꼭 나쁘지만도 않고... 뭐랄까? 뭔가 여기서부터 막 알 수 없는게 올라오는 거 같은데... 오빠 눈빛이 막 징글징글... 으으으. 그러면 찌릿! 그래서 아까 야한 사진 찍으면서도 막 찌릿 찌릿!"
지연은 자기 아랫배 부근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말했다.
캐스팅 카드 < 능동적 주인공 > 만세!
난 내게 그 카드를 내려주신 누군가에게 절이라도 백만 번 하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 이제와서?
'응? 무슨 소리지?'
난 그 안내가 이런 메시지를 보낸 거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다.
뭐... 여하튼...
"신기하단 말예요. 원래 나 오빠 같은 사람 진짜 안 좋아 하는데... 자꾸 엉큼한 눈으로 바라보고... 근데 또 그 눈을 보면 찌릿하고. 이런 느낌 처음이에요."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맞아요! 그 눈빛. 지금막 내 짬지 볼때 말이에요. 엄청 징그러운 눈인데, 그 눈빛을 보면 막 찌리릿! 하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