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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화 〉@3. 모두가 아는 바로 그 수영장 (18/377)



〈 18화 〉@3. 모두가 아는 바로 그 수영장

보라는 내 위에서 몸을 일으키고 휙 샤워실로 가버렸다. 이번에는 한참을 안에서 나오지 않는다.

샤워실 유리창을 통해,  그녀가 샤워를 하다가, 그대로 주저앉아 흐느껴 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멀리서도 난 그녀의 절망을 느낄  있었다.

자신의 의지에 반해 강제로 관계를 맺는 것보다, 그런 관계에서 쾌락을 느낀다는 사실이 더욱 싫은 모양이다.

아름답다.
그녀의 절망은 슬퍼서 더욱 아름다웠다.

아! 그렇구나. 그녀가 주연할 영화에 좋은 장면으로 쓰이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라는 기운이 없는지 비틀거리며 샤워실을 나왔다. 그리곤 샤워실 바로 앞에 있는 선베드에 몸을 눕혔다.


피로 때문인지, 아니면 절망과 분노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아마 격렬했던  번째 섹스를 생각해보면 피로가 더  원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비해 난 조금도 피로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마스터 카드 < 체력 > 때문일 것이다.

  연속으로 사정을 했지만 아직 두어 번은 더   있을 것 같았다.


보라가 쉬는 동안 나도 샤워를 하고, 그녀가 누워있는 선베드로 다가갔다. 그녀가 또 다가오는 날 보고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그냥 누워있어."


약한 한숨.


하지만 끝난 것은 아니다. 난 내 체력의 한계가 알고 싶었다.
그렇다고 그녀를 괴롭히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얼굴 위에 내 자지를 두고 자위를 했다.


"뭐하는 거야?"
보라가 질린다는 얼굴로 날 올려본다.


"신경쓰지 마."
난 그냥 더 사정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고, 그러기 위해 딸감이 필요했다.


날 경멸하는 부인의 얼굴을 내려보며 자위를 하니, 섹스 못지 않게 쾌감이 왔다.


점점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마치 못 볼걸 보고 있다는 표정이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 떠오르는 경멸이 진해지면 진해질수록 내가 느끼는 쾌감도 커져갔다.

"좋니?"
그녀가 물었다.


"당연하지. 당신처럼 멋진 여자를 이렇게 내려보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지 모를 거야. 아! 아마 당신 남편도 모를걸?"


세상에는 해도 될 말과, 해선 안 될 말이 있다.

명백하게 내가 지금 내뱉은 말은 결코 해선  될 말이다.

"개새끼."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보라가 스스로 자신의 음부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손을 그곳에 대고 아주 미약하지만 조금씩 문지르고 있다.

어째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우리의 행위는 어떤 식이 되었든 그녀에겐 자극이 된다.

그리고 그녀가 내게 캐스팅된 배우인 이상 어떤 자극도 성적 흥분이 되어 돌아간다.


그리고 중첩.
벌써 이날만 그녀와 맺은 관계만 세 번이다. 그리고 그녀 혼자 즐긴 것도 한 번.

그동안 쌓인 중첩의 힘이 아마도 무서운 수준이 아닐까?

지금 그녀가 느끼고 있을 흥분은 아마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일 것이다.

중첩 시 얻을  있는 쾌감의 정도는 도박이나 마약 따위로 얻을 수 있는 쾌감을 훨씬 상회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그녀는 날 노려보고 있지만, 그녀의 몸은 벌써 느끼고 있었다.

점차 손가락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노려보고 있는 그녀의 입이 조금 벌어졌다. 하지만 얼굴의 그 팽팽한 긴장을 놓치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아마 스스로 자각도 못하는 것 같다.



자신을 지배하려는 쾌감에 지지 않기 위해 보라는 눈에 힘을 주고 날 노려본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손이 자신의 아랫도리를 문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보라는 모르고 있다.


다시 다른 한 손이 그녀의 젖꼭지를 스치듯 어루만진다.

그녀의 가장 민감한  곳이 모두, 보라 자신의 손길에 자극받고 있다.

무아지경으로 자신의 성감대를 어루만지고 있는 보라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나도 또한 참기 어려울 정도로 흥분이 된다.

더이상 참지 못하고 난 그녀의 얼굴 위에 그대로 사정을 했다.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건 분노가 아니라 쾌감 때문이다.
잠시  그녀의 모습을 내려보며 여운을 즐겼다.

보라는 여전히 자신의 음부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아!"
그녀가 깜짝 놀란다. 자신이  하고 있던거지? 하는 눈치였다.

"정말! 더러운 새끼!"
그녀가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냥 있어."

"뭐?"
분노? 혹은 안도?


난 그냥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얼굴에 뿌려진 정액이 흘러내린다. 일부는 얼굴 아래로, 일부는 그녀의 입으로.

"윽!"
보라는 지저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사실은 아니다. 그녀의 손이 다시 슬금슬금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다. 스스로 제어할  있다면, 결코 마약보다 더한 이란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

섹스가 세 번, 그리고 그녀 혼자한 자위가 한 번, 이번의 자극이 또  번.

그녀는 내가 내려다 보는 모습을 올려보며, 손으로 열심히 자신의 음부를 문질렀다.


그 모습을 보고 발기하지 않으면 남자도 아니다.

 다시 한번 내 정액으로 얼굴이 뒤덮인 보라의 얼굴을 내려보며 자위를 했다.


와우! 이건 또 새롭다.

내 정액에 뒤덮인 여자가 날 노려본다.

"빨고 싶으면 빨아도 돼."
난 그녀에게 관용을 베풀었다.


"죽어버려!"
아직 참을만 한건가? 그렇다기에는 그녀의 몸은 점차 들썩거리고 있었다.

"박아달라고 하면 박아줄 수도 있어."


"죽어! 죽어! 나가 죽어!"
여전히 그녀는 적대감으로 가득했다.
난 약간 다리를 굽혀 내 자지를 그녀의 얼굴에   가까이 가져대었다.

"학! 하악!"
그녀의 거친 숨소리.



다시 한번 그녀의 얼굴이 내 정액으로 뒤덮였다.

"이제 씻어도 돼."

충분히 만족했다. 그리 쉬지 않고 다섯 번을 뽑았는데, 여전히 피곤하지는 않다.

뭐 성욕도 더는 생기지 않는 것 같다.




그녀를 뒤로하고 적당한 의자를 골라 앉았다. 그녀가 한동안 누운 상태로 움찔거리는 모습을 보는 것은 보너스였다.



- 정식 출시를 위한 충분한 분량을 만족했습니다.


- AV 메이킹을  진행하시거나, 여기서 멈추실  있습니다.


"여기까지."

이정도면 충분하다. 보라과 세 번 직접적인 관계를 맺었고,  번은 자위로 그녀의 얼굴에 사정했다.
보라 혼자서 자위만으로 간 것도 있으니, 출시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이제 돌아가도 돼. 데려다 줄까?"
샤워를 마치고 온 보라에게 물었다.

"아니... 됐어. 혼자 갈 수 있어."
생각보다 대답은 늦게 돌아왔다.

내가 데려다주기를 원한다기보다, 혼자 돌아가기에 너무 힘든 탓이리라.


정말로 많이 힘이 든 것 같아, 난 그녀를 택시에 태워 집으로 보냈다.


사실은 그녀를 그냥 보내기 싫었다. 난 그녀를 안고 침대에 누워 오늘 하루 동안의 열렬했던 관계의 여운을 즐기고 싶었다.

섹스를 더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냥 안아주고 싶었다.

고된 노고에 지쳐있는 이웃 부인의 모습은 조금이라도 다독거려주고 싶게 만들만큼 안쓰러웠다. 물론 그녀가 그만큼 아름답게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난  갈등에 필사적으로 저항했고, 가까스로 성공했다.


지금 그녀를 품에 안고 다독거리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했다. 그녀에게든, 내게든.


조금이라도 정이 들어서는 안 된다. 난 계속해서 그녀를 괴롭힐  있어야 했고, 그녀는 끊임없이 내게 저항해야 했다.




이게 무슨 변태 같은 상황이람?
인간으로서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거지?

하지만 가능했다. 과거의 나라면 결코 할  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가능했고, 앞으로도 가능할 것 같다.

여자 한  괴롭히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그보다 더한 것도 얼마든지...

응? 갑자기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무언가 생각해선 안 될 것을 생각해낸 기분이다.

- 촬영한 메이킹 필름을 편집해야합니다. 자동 편집과 수동 편집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주세요.


때마침 안내가 나와 난 더이상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것을 멈출 수 있었다.


"자동."
체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시간이 아까워서 자동 편집을 선택했다.



- 영상물 유통 번호 AVM-003이 마켓에 출시되었습니다.


편집은 이날이 가기 전에 끝났다. 자동 편집을 선택하니, 확실히 시간상으로 이점이 크다.

새로 출시된 영상의 제목도 자동으로 정해졌다.

'수영장 NTR - 고고한 이웃의 부인은 원하지 않는 관계에서 쾌감을 참기 위해 입술을 깨물고...'


제목이 무척 길다.
내가 원한다면 바꿀 수 있지만, 굳이 그럴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달리 이보다 어울리는 제목도 없어보였다.

이제 다시 일주일 뒤면 오늘 보라과의 영상에 대한 대가를 받을 테지.



- AV 메이킹에 참여한 배우에 대해 개런티 정산이 필요합니다.

- 배우 김보라의 개런티는 500만 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지난  1,000만 원은 기본 개런티 500만 원에, 데뷔 보너스 100%를 가산한 금액이었던 모양이다.

예상한대로의 금액이라 놀랄 것은 없다.


그런데 배우의 개런티 책정을 좀 더 일찍 알 수 있으면 좋겠는데...

다음날인 일요일은 이웃 부인과 아주 잠깐의 시간을 보냈다.


평소와 다름없이 벌거벗은 몸으로 그녀는  앞에 무릎꿇고 앉아 날 노려보고 있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하기 전, 난 그동안 궁금했던  하나를 물어보았다.

"전에 엘리베이터에서 내게 한 말 혹시 기억하나? 나랑 같이 타면 불편하다고 했었지? 내가 뭘 그리 잘못한 거야?"

정말로 궁금했었다. 언젠가  한번 묻고 싶었던 질문이다.
하지만 여태껏 묻지 않았었다. 왠지 상처를 받을 것만 같았다.

뭐 여기까지 와서야, 그녀가 내뱉는 어떤 말도 감내할  있었다.

보라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날 바라보았다.

"당신 험상궂게 생겨서... 그런 밀폐된 공간에서 둘이 있으면 굉장히 불편해."


"그냥 생긴 게 불편하단 거야?"
 기분이 나빴다.

"생긴 것도 그렇지만, 당신이 좀 커? 꼭 곰 같아서는... 여자 입장에서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아?"
그녀가 날 올려보며 말했다.


그녀와 나는 거의 머리 하나 정도 차이가 난다. 그러니까  키와 덩치를 말하나보다.

하긴 때때로 남자들도 내 곁에 서면 흠칫 놀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건 모르는 사이일 경우이지, 그녀는 나랑 몇 번이나 인사를 나눈 사이 아니었던가?
이웃 사촌에게 그런 경우가 어디 있나?

"하아... 생각해보면 틀린 것도 아니야. "
그녀의 말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언제고 뭔가 저지를  알았어."
그녀의 눈빛엔 나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했다.


어? 듣고 보니 그러네...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적어도 그녀에게 있어선, 난 그런 말을 들어도 쌀 것 같다. 하지만...


"혹시 그런 태도 때문에 내가 당신을 괴롭히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 안 해봤어?"
 통렬한 반격이라 생각했다.


"네 본성을 알아. 넌 정말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날 가만 뒀을 거야?  약점을 손에 넣고서도?"
그녀의 입꼬리에 서린 비웃음.

아무래도 이번엔 내가 판정패가 맞다. 솔직히 말해 난 그녀를 처음  그때부터 욕정을 느끼고 있었다.

이웃에 그렇게 멋진 여인이 살고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으랴.



"맞아. 난 그런 놈이."
그리고 난 그녀에게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녀의 입꼬리에 걸려있던 의기양양하던 웃음기가 사라졌다.

아무렴 말싸움 따위 누가 이기든 무슨 상관이랴.



이날의 용건은 따로 있다. 난 준비해두었던 봉투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뭐야? 정말..."
보라는 봉투에  한 무더기의 오만 원권을 보고는, 한심하다는 눈초리로 날 바라보았다.


"어서 그렇게 돈이 생겨?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설마 사채라도 쓴 거야? 정말로 이렇게 하면 한 달이 되서 내가 너한테 계속 이짓거리 계속 하자 애원할 거라 생각한 거야? 참... 나."


그녀의 말을 듣고 보니 나 정말 한심한 인간이다.

옆집 유부녀를 농락하고, 어디서 빌려온 돈을 퍼주며 사랑해주지 않을까 착각하고 있는 비루한 놈...

"여하튼 나중에 돌려달라고 하지마. 당신 말대로 한달 째가 되면 그걸로 끝이니까. 하기는 뭐 워낙 모자란 인간이니  무슨 협박이나 하겠지."

그녀의 새빨간 입술을 통해 쏟아져나오는 매도의 말들이 하나 하나 날카로운 창이 되어  가슴에 꽂힌다.


만일... 내가 정말로 그녀의 말처럼 그녀의 사랑을 간구하는 남자였다면, 그녀의 매정한 말에 자살이라도 하고 싶어졌을 것 같았다.



"빨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늘  가지 뿐이다.


기세 등등하게  몰아세우던 보라가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바라본다.
평소와 다름없이 무릎을 꿇고, 내 성기를 입에 넣으면서 그녀는  노려보았다.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아마 그녀의 눈빛이 그런 종류일 것이다.


보라가 어떠한 말로 나를 매도하건 난 아무 상관도 하지 않고, 그녀를 내 성욕을 풀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나른한 오후, 난 날 미워하는 고고한 부인의 정성과 살기가 담긴 서비스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왠지 이 여자와 즐기는  도락이 어쩐지 조금은 낯익게 느껴진다. 이상하다. 그럴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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