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화 〉@2. 이웃의 도도한 부인은 마트에서 절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아니. 내가 원하는 건 그런 애원이 아냐.
난 아무 말 없이 미소지었다.
"제발 말해줘요. 입으로. 입으로 받을게요."
절박한 모습이 더욱 더 보기 좋다.
"알았어. 하지만 만약에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다음엔 그냥 쌀 거야."
"다음에?"
여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날 노려보았다.
난 이번에도 씩 웃는 것으로 대답해주었다.
그러면 설마 이 좋은 것을 딱 한 번만으로 끝낼까?
"젖꼭지도 이쁘네."
그녀가 더 물어오기 전에 유두를 양손으로 잡고 마구 희롱했다.
"윽!"
부인이 살짝 신음을 내었다. 조금은 쾌감을 느끼는 걸까?
"느끼고 있는 거지?"
"느끼는 거 아녜요."
여자는 아직 내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남편이랑 할 때랑 어때? 더 좋아?"
일부러 비열한 표정으로 그녀를 자극했다.
"나쁜 새끼!"
바로 반응이 왔다. 확실히 남편 이야기가 거론될 때마다 그녀는 무언가에 찔리기라도 한 듯 바로 욱하고 만다.
"남편한테도 이렇게 해주나?"
"그, 그 사람 이야기는 하지 마.... 학!"
와우!
남다른 반응이 왔다.
"다른 남자랑 하면서 남편 이야기하는 거 좋아해?"
좋을 리가 있나?
"미친 새끼!"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증오 그 자체였다. 조금만 더 자극한다면 죽자고 달려들지도 모르겠다.
"그 더러운 입으로 그 사람 이야기.... 헉!"
또 왔다.
능욕을 당할 때, 느끼는 굴욕과 수치에 따라 받는 쾌감이 커진다고 하더니...
"정말로 좋은가 보네? 남편이랑 할 때도 이만큼 좋아?"
"하지 마! 이 새끼야!"
여자는 처절할 정도로 분노하고 있었다.
"학! 아! 안돼!"
그러니까 굴욕의 연쇄 반응이 시작되고 있었다.
비참함을 느끼면 쾌감이 되고, 이런 상황에서 쾌감을 느끼는 자신에게 수치를 느끼고, 다시 그 수치는 쾌감으로 변환된다.
"남편이 이런 장면을 보면 무척 좋아하겠네."
"이... 개새... 흐억! 헝!"
이웃집 도도한 부인은 그렇게 내 위에 올라타고 허리를 마구 흔들면서 절정을 향해 달려갔다.
그만할까?
좀 더 가도 좋을 것 같지만 여기즈음에서 끝내기로 했다.
그녀가 쾌감에 완전히 함락되어, 날 향한 증오의 칼날을 무디게 할 것이 두려웠다.
"싼다."
그래도 이성은 남아있던 모양이다.
보라는 내 말을 듣자마자 바로 몸을 들어 올려, 자지를 빼어내고는 아래로 내려가 입으로 그걸 바로 물었다.
입안에 귀두만 놓고, 손으로 기둥을 잡고 마구 흔들었다. 빨리 나와라! 빨리 끝내자! 정도이리라.
왈칵!
이날 두 번째로 난 그녀의 입안에 정액을 내뿜었다.
역시 여자의 얼굴이나 입안에 사정하는 것은 남다른 정복감을 느끼게 한다.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커다란 쾌감과 함께 그녀의 입안을 정액으로 가득 채웠다.
꿀꺽!
부인은 두어 번 목구멍으로 삼키고 머리를 들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화장실로 가려는 모양이다.
"누가 가도 된다고 했지?"
멈칫. 그녀가 당황한 얼굴로 날 내려보았다.
"이리 앉아."
여자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녀의 나신이 소파 위로 털썩 주저앉는다.
"입 벌려."
부인은 날 노려보다 입을 열었다. 역시 정액이 태반은 남아있다. 정액을 삼키는 척만 했던 것을 들켜버렸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네."
부인이 화급하게 입을 닫고 꿀꺽 삼켰다.
"어쩔 수 없네. 그럼."
난 그녀에게 비웃는 표정을 지어주었다.
"아. 안 돼. 하지 마!"
부인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몸 안에 나 같은 놈의 정액을 사정 당할 생각만으로도 몸서리쳐지게 싫은 모양이다.
"우선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
부인이 날 마구 노려본다. 내가 오늘로 끝낼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언제... 언제 지워줄 거야?"
이때즈음 그녀는 내가 자신이 존대를 하든 반말을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모양이다.
"글쎄? 부인 하는 거 봐서?"
여자가 입술을 깨물었다. 마치 사나운 야수처럼 날 노려본다.
하지만 어쩐지 내겐 그녀가 화난 고양이처럼 보일 뿐이다.
그것도 내 손에 들어온 귀여운 아기 고양이에 불과하다.
"그럼. 지금은 이제 가도 되지?"
"응."
내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부인은 소파 위에 놓인 팬티를 집어 들었다. 한시라도 빨리 저 징그러운 놈과 떨어지고 싶어! 라는 표정이 역력한 모습이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그녀의 말처럼 확실히 난 더러운 변태가 맞았다.
비겁한 겁쟁이에 더러운 변태...
비로소 난 어째서 내가 AV 마스터로 선택되었는지 알 것 같았다.
"원한다면 여기서 샤워를 하고 가도 돼."
그녀는 묵묵히 소파 위에 놓여있던 옷을 하나씩 걸쳐 입었다.
나와는 더이상 대화도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뭐 나라도 그럴테지.
"내일 저녁 나 퇴근하고 다시 보면 좋겠어."
"..."
마트에서 사 온 물건을 전부 들고, 그녀는 내 얼굴도 한 번 쳐다보지 않고 나가버렸다.
아쉬운데? 마지막으로 그녀의 경멸에 찬 눈을 다시 한번 보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데 AV 메이킹 아직 끝난 게 아닌가?
원하던 안내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번엔 은희와 하룻밤을 보내고 잠이 들기 직전 알려주었던 것 같는데?
- AV 메이킹의 최소 기준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내 생각을 전부 읽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궁금해하니 바로 알려준다.
- AV 영상의 출시를 위해서는 장르별로 상이하지만, 최하 120분의 러닝타임, 혹은 3회 이상의 관계가 필요합니다.
- 기준 이하의 러닝 타임이나 관계로 끝나는 영상은 정규 영상으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하기는... 같은 돈을 주고 형편없이 짧은 영상을 구매하려는 사람은 저을 것이다.
지금 내가 옆집 부인과 입에 한 번, 그리고 여성 상위로 한 번이 전부였고... 심지어 러닝 타임도 얼마 되지 않는다.
확실히 그 정도로는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적어도 한두 번은 더 해야겠네.
그래서 다음날도 부인을 능욕했다.
그녀는 꽤 늦게 찾아왔다. 내가 퇴근하고도 몇 시간이나 지나서였다.
"늦었네?"
현관 앞에서 그녀를 맞이했다.
"아이 재우고 오느라..."
말이 짧았다. 하지만 난 그녀에게 존댓말을 요구한 적 없다.
"남편은?"
남편이 거론되자 여자는 발끈하는 표정을 지었다.
"오늘 일이 많아서, 앞으로 두 시간은 더 있어야 한대."
하지만 대답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그럼 앞으로의 규칙에 관해 이야기 해 보지."
"규칙? 무슨 규칙?"
"부인이 내 집에서 해야 할 행동 규칙. 우선 당신은 딱 여기에서만 옷을 입고 있을 수 있어. 현관 안쪽으로는 무조건 벗고 있어야 해."
"무슨..."
부인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둘째. 이거."
현관 옆 신발장 위에서 난 퇴근길에 애완용품 코너에서 사 온 개 목걸이와 개 줄을 꺼냈다.
"목에 이걸 메고 있어야 해."
"어이가 없어."
부인은 두 손을 양 허리에 두고 날 노려보았다.
좋다. 너무 좋다. 저 눈길이.
"동의하지 않으면 그대로 나가도 돼."
물론 그녀에게는 아무런 선택권이 없다.
난 이 사회의 모범 시민으로써 해야 할 일을 하면 그만이다.
잃을 게 많은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녀이다.
부들부들 떨던 여자가 내 손에서 개 목걸이를 휙! 채갔다.
"이제 된 거지?"
그 도도한 부인은 스스로의 손으로 개 목걸이를 자기 목에 매고, 벌거벗은 몸이 되어 날 노려보았다.
"다음부턴 이것도 다 해야 돼."
난 친절하게 그녀의 목걸이에 달린 고리에 개 줄을 연결해 주었다.
"세 번째. 집 안으로 들어갈 때는 네 발로."
그리고 난 그녀가 지을 수 있는 가장 증오스러운 표정을 볼 수 있었다.
"못 해."
나를 죽일 듯 바라보는 부인을 두고 난 먼저 거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았다.
어차피 선택권은 그녀에게 있다. 따라서 들어오거나 혹은 나가버리거나.
그녀가 정말로 엉금엉금 기어서 거실을 들어온 것은 거의 10분 가까이 흐른 뒤였다.
"고개 들어."
고개를 부인의 눈은 확연하게 젖어있었다.
그 10분 동안 그녀가 얼마나 큰 고뇌의 시간을 보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이걸로 명백해졌다. 이 여자는 이런 짓을 감수할 만큼 겁을 먹고 있었다.
그녀가 날 경찰에 고발한다거나 혹은 다른 어떤 수단으로 보복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그녀의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지닌 설정 카드 때문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설정 카드 < 성역 >
- AV 마스터와 성관계를 맺은 배우는 AV 마스터에게 어떠한 종류의 위해도 가하지 않습니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내겐 그녀를 강제할 수단이 있다는 사실이고, 지금 이 상황이 꽤나 즐겁다는 일이다.
"매일. 내가 퇴근한 뒤 한 번은 들러. 만일 빨리 만족하면 빨리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부인은 대답도 하지 않고 내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당신이 제대로 한다면 당신들 가정에 해를 끼치는 일은 없을 거야."
가정이란 단어에 반응했다. 그녀가 날 쏘아본다. 짜릿하다.
"대신. 한 가지 약속하지. 한 달. 딱 한 달만 내가 시키는 대로 따르면 돼."
여자의 눈에 희망이 깃들었다.
"한 달이 지난 뒤부터는 더이상 당신을 괴롭히지 않도록 하지."
"그걸 어떻게 믿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애매한 희망.
내가 그녀에게 주려는 것이 그런 것이다.
완전한 절망감으로는 그녀에게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혹시나 하는 희망과 절망 사이의 그 어떤 애매한 순간에 놓여있을 때, 감정이 생겨날 것이다.
"믿어도 돼. 잘 생각해봐. 이걸 시작하자고 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당신이잖아?"
교묘한 떠넘기기. 하지만 그녀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흔들어 놓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
"좋아. 정말이지?"
고개를 드는 희망. 여자는 조심스럽게 그 희망을 향해 손을 뻗는다.
"물론 한 달 뒤에도 당신이 계속하기를 원한다면 계속할 수도 있어."
"허? 설마 당신 내가 한 달 뒤면 당신한테 사랑에 빠지기라도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부인은 어이가 없다는 듯 냉소적인 표정을 지으며 내게 물었다.
"뭐. 사랑 때문이든, 쾌락 때문이든, 아니면 다른 어떤 이유에서건. 여하튼 한 달 뒤에 당신이 결정하면 돼."
그리고 내가 한 말은 정말이다.
어차피 이 여자 한 사람만 상대할 생각은 없다. 내가 AV 마스터의 카드를 사용하는 한, 얼마나 많은 여자를 손에 넣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러니까 이 여자는 그저 당분간 편히 쓸 정도면 충분하다.
만일 한 달 뒤 그녀가 정말 그만한다면 끝낼 생각이다.
여자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바보 같은 놈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바보인 줄 몰랐어."
여자는 일부러 날 자극하는 말을 던졌다. 내가 흥분해 자존심 때문이라도 그녀에게 한 말을 지키게 하려는 모양이다.
"좋아. 정말로 한 달 뒤에 당신이 한 말을 지키는지 보겠어."
그렇게 그녀는 더더욱 날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좋았어! 그럼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이 여자의 저 반항으로 가득한 표정을 실컷 볼 수 있겠어.
난 아주 만족했다.
"그러니 앞으로 한 달 동안은 내가 말한 규칙에 따라주면 돼."
부인은 고개를 끄덕이지는 않았다.
여전히 믿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한 달이라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기대를 갖을 수밖에 없다.
오늘로써는 한 달, 내일이 되면 이십 구일, 일주일 뒤에는 이제 삼 주 남았어...
"그러니까... 우선 이리로 올라가."
부인은 선선히 내 말대로 소파로 올라가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 상태로 내가 펠라라도 시킬 거라 생각한 모양이다.
아니. 아니. 그게 아니지.
"다리를 벌려."
"응?"
여자에게 벌거벗은 채 다리를 벌리게 하는 것은 가장 수치를 주기 쉬운 방법일 터이다.
심지어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도 그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여자가 태반이다.
"이런... 지랄..."
그녀 또한 성질을 낸다. 하지만 몸은 반항하지 않는다.
소파에 몸을 깊숙이 묻은 채 다리를 M자로 벌리고 앉아있는 옆집 부인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은 무척이나 기꺼운 일이었다.
난 의자 하나를 가져와 그녀 앞에 놓고 앉았다.
그 모습에 부인의 미간에 또다시 주름이 잡혔다.
"오늘은 대화부터."
"지랄."
그녀는 자신이 어떤 말을 해도 내가 화를 내지도, 그녀를 제지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니 우리 서로에 대해서 아는 게 너무 없잖아?"
"너 같은 거에 대해 알고 싶은 거 하나도 없어."
"난 아닌데."
난 내가 그렇게 능글거리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다. 말하고 있는 나도 빡칠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