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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화 〉[복종도]를 올려 소꼽친구 여사친을 노예로 조교하다 : 박나래 (2) (20/137)



〈 20화 〉[복종도]를 올려 소꼽친구 여사친을 노예로 조교하다 : 박나래 (2)

[복종도]를 올려 소꼽친구 여사친을 노예로 조교하다 : 박나래 (2)


"토끼야!"

"......"


"찬우야! 찬우야, 잠깐만!"

강의가 끝나고 복도에서 나래가 나를 불러세웠다. 못 들은 척 쌩까고 그냥 걷자,


"토끼야!"

"......"


"깡충깡충 어디가는데?"

'이게.....'

"어? 어.. 그냥..."

"왜 그렇게 기운이 없니? 또 여자한테 차였어?"


'너한테 고백한 뒤론 단 한번도 고백한 적 없거든!'

"토끼 너...."

'이게 진짜.. 누가 토끼야?! 이름으로 똑바로  불러?! 찬우! 권찬우!'


마음 속으로 분노의 샤우팅을 폭발시켰지만, 정작 내 입에서 새어나오는 말은,


"왜...."


"너...."


"왜? 뭐...?"

"아직 모솔이지?"

"......."

"맞구나? ㅋㅋ"


박나래.  딱 걸렸어! 안 그래도 복수할 각... 복수해 달라고 떼를 써라 떼를 써. 복수다! 복수할 거야! ㅜ.

나래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밝고 착하고 예쁜, 남자라면 누구나 호감이 갈 천사의 인두겁을 쓰고 있다. 애교도 많고 여우짓도 잘해서 학기초지만 벌써 눈독을 들이고 있는 늑대들이 주위를 포위하고 있다. 개중에는 나래의 정체를 1도 모르고 마치 천사나 여신처럼 숭배하는 븅신들도  있다. 하지만 나래의 정체는 악녀! 악녀 중의 악녀다!


악녀는 지옥으로! 지금까진 나래가 고양이고 내가 쥐였다. 나래 앞에만 서면 고양이 앞에 쥐가 되어 버린 나! 하지만 이젠 내가 고양이가 될 차례다. 왜냐면 내겐... [고양이 앞에 쥐다냥!] 스킬이 있으니까!

'박나래. 지금부터 내가 토끼가 아니라 니 주인님이란  가르쳐 주겠어.'


나래의 정면에 서서 나는 [고양이 앞에 쥐다냥!] 스킬을 시전할 준비를 했다.

미운정도 정이니까 친밀도는 높은 편이야. 그러니까 통상확율인 1/3보다는 스킬에 걸린 확율이 높을 거야.

나는 쫄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잘 될 거라 자신에게 암시를 걸었다.

"나래야."

"응? 왜...?"

나는 나래의 어깨에 두 손을 얹은 뒤 길게 숨을 내 쉬었다.


"우리 토끼, 아직도 누나에 대한 미련 못 버렸구나? 또 고백하려고?"

'너한테 미련 없거든! 복수다! ㅜ.'

나는 눈에 힘을 팍 주고 나래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며 첫번째 명령을 내렸다.

"박나래. 내 눈 똑바로 쳐다 봐."

"토끼야, 갑자기 어울리지 않게 진지한 표정을  짓고.. 점심에  잘못 먹었어?"


나래와 이렇게 오랫동안 눈을 마주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뜬금 없이 눈을 똑바로 쳐다보라는 내 명령에 나래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빤히 내 눈을 들여다본다.


"나랑 눈싸움하고 싶어서 그래?"

생각해 보니, 나래랑 눈싸움해서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 ㅜ. 하지만 에보니의 말을 믿고 다시 눈에 힘 팍!주고 계속 쳐다보자,

"아....."

나래의 입이 조금씩 벌어지면서 눈동자의 초점이 흐려진다. 붉은 입술을 살짝 벌린 채, 초점 없는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나래.

나래의 복종도가 올라가 최면 비슷한 상태에 빠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나는 두번째 명령을 내렸다.


"박나래. 따라와."


"알았어.."

살짝 벌어진 나래의 입술 사이로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고분고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스파이냥]으로 스테이터스창을 확인해 보자, 복종도가 [5]로 표시되어 있다.


"박나래. 내 뒤에 붙어서 걸어."

"응."


"존댓말로 말해."


"네..."


복도를 성큼성큼 걷자, 나에 대한 복종도가 [5]로 상승한 나래가  뒤를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온다.


빨리 복수하고 싶어 마음이 조급해지자, 내 입에서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더 빨리 걸어!"

"네."

내가 향하고 있는 곳은 동아리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다음 강의가 시작되면 동아리실에는 아무도 없다. 내가 가입한 동아리는 '야생조류 동호회' 한달에 몇번 산이나 들에서 새를 찍거나 조류도감을 보며 행복해하는 순한 녀석들이라 강의 빼먹고 동아리실에 빈둥거릴 녀석은 없다.

동아리실로 향하는 내 발걸음은 어느새 속보로 바뀌어 있었다.


* * *


찰칵...!

나는 뒤로 손을 뻗어 동아리실의 문을 잠궜다. 그리고 곧바로 나래의 입술을 내 입술로 틀어막았다.

"으으..?! 으음...!?"

학교 동아리실에서의 기습 키스... 나래의  눈이 더 크게 벌어지고, 당황, 아니 황당하다는 표정이 얼굴에 번진다. 나는  졸로, 아니 개좆, 아니 토끼좆으로 보던 여사친 나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입술을 떼고 다음 명령을 내렸다.


"혀 내밀어."


"싫어!  지금 뭐하는 거야? 미쳤어? 처돌았어? 혀 내밀라고? 키스할 줄은 알아?! 까불지 마!"

암코양이 같이 앙칼진 목소리로 사나운 말을 퍼붓는 보라. 나는 스킬의 성공확율을 높이는 개꿀팁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보라의 어깨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줬다.


스킨쉽을  것! 저항하면 더 강하게 정신적 압박을 가할 것! 반복적으로 시도할 것!

나는 내 손을 뿌리치려고 몸부림치는 나래의 입에 혀를 꽂아넣으며 손을 아래로 미끄러뜨려 스커트 안에 손을 넣어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으으...! 음...! 으음....!"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한동안 딥키스 세례를 퍼붓고 입술을 떼자, 촉촉하게 젖은 눈빛으로 나래가 가뿐 숨을 내쉬며 멍한 표정을 짓는다. 이걸로 찐한 스킨쉽과 정신적 압박은 클리어. 쫄지 말고 한번 더! 나는 눈에 힘을 팍 주고 다시 똑같은 명령을 내렸다.

"혀 내밀어."

"네.."


내 명령에 복종하며 순종적으로 대답하는 나래.

"계속 내밀고 있어."


입술 사이로 길게 삐져나온 나래의 부드러운 혀를 입술 사이에 끼워 쪽쪽 빨다가, 앞니를 헤집고 나래의 입 안에 혓바닥을 침입시켰다. 날 늘 토끼좆으로 알던  나래의 입 안에서 혓바닥을 날뛰자, 짜릿한 정복감에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나래의 입에 달라붙어 있던 입을 떼자 궁금증이 밀려왔다.


"박나래. 키스  적 있어?"


"네."

"딥 키스한 적은?"

"딥 키스는.. 한번도   없어요."

"이번이 처음?"

"네."

복종도가 오르자 자신의 키스이력을 술술 지껄인다.


"내 혀를 미친 듯이 빨아."

나는 복종도가 상승해 고양이 앞에 쥐가 된 나래의 입안에 다시 혀를 밀어넣었다.

"으으.. 으응...! 으으응...!"

키우고는 싶지만 사귈 생각 따윈 1도 없다고 말하며  고백을 ㅋㅋ 웃으며 농담으로 받아들인 박나래. ㅜ.  그런 나래가  혀에 자신의 혀를 휘감고 빨고 있다. 혀를 빼자, 나래의 혀가 마치 스토킹하 듯 내 혀를 쫓아와 찰거미리처럼 다시 얽힌다.

혓바닥처럼 부드럽고 축축하고 따뜻하고 기분 좋고 맛있는 게 있을까? 맛있는 나래의 혀가  혀를  잡아 먹어서 안달하며 굼실대고 있다. 나도 적극적으로 혀를 움직이며 나래의 혀를 핥고 빨면서 맛보자, 새콤한 나래의 타액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나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 나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영혼까지 탈탈 털어 정열적인 키스를 해 주는 여친 보라와 달리, 나래도 정열적으로 딥키스를 퍼붓고 있지만 미묘하게 다르다. 나래의 키스에는 감정이 결여되어 있다. 그저 심장이 없는 꼭두각시 인형처럼 내게 조종당하며 복종하고 있을뿐이다.

그 증거로 나래의 머릿속은 마치 인형처럼 새하얀 백지다. 에보니가 학교에 오기전에 꿀잠 자서 기분 좋다고 새로 업데이트 시켜준 상대의 마음을 읽을  있는 스킬 [마음이 들린다냥!]으로 나래의 마음을 엿 봐도,


'...... ...... ...... ......'

마치 무생물처럼 생각도 감정도 없다.

"으음...! 음... 으으응..."


내 혀를 미친 듯이 빨라는 명령에 충실히 복종하며, 나래의 혀가 유도 미사일처럼 내 혓바닥을 쫓아다니며 음란하고 외설적으로 핥아댄다. 내 혀에 달라붙는 나래의 혀에  세게 혀를 휘감고 낚지처럼 달라붙어 맛있게 핥고 빨자, 걸쭉한 타액이 섞이면서  개의 혀가 음란한 리듬 속에서 광란의 댄스를 춘다.

입술을 빈틈 없이 포갠 채, 질식할 것 같은 정열적인  키스를 시전한 뒤, 하얀 침실을 끌며 천천히 입술을 떼자,

"아.. 하아.. 하.. 하아... .."

숨을 고르며 나래가 촉촉히 젖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절 어떻게  거죠?"


존댓말을 하라는 명령 때문인지 나래가 다소곳하게 말한다. 듣기 좋긴 한데, 전혀 나래답지 않다.


"미친 새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이러면서 내 배에 펀지를 먹이는 게 평소의 나래 스타일이다.

"첫 딥키스 어땠어?"


"좋았어요."

복종도가 상승해 내게 거스르지 못하는 나래가 내 물음에 다소곳이 대답한다.

"키스 엄청 능숙하던데. 딥 키스 처음이라는  구라아냐?"

"아, 아니예요! 저, 정말 딥 키스는... 처음이예요."

고양이 앞에 쥐처럼 내 앞에서 쩔쩔매는 나래의 모습을 보자, 유쾌해서 참을 수가 없다. 히죽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나는 복종도를 더 상승시키기 위해 정신적 압박을 가했다.

"자지 빨아 본 적 있어?"

"네? 네에에에?!!!"

"자지 빨아 본 적 없구나. ㅋㅋ"

모솔이라고 나를 놀리면서 지가 한 짓을 똑같이 돌려주자, 놀란 토끼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는 나래.

어느새 나래가 고양이 앞에 쥐가 되어 있다. 그리고 토끼에게 잡아 먹히기 일보직전!

나는 강한 수컷만이 지을 수 있는 비릿한 미소를 입가에 띠고 나래에 대한 본격적인 복수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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