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7 병약 소녀 공략을 시작합니다. =========================
"........후우."
나는 내 앞에 엎드려 있는 백령을 쳐다보면서 숨을 내쉬었다. 아, 젠장. 너무 흥분한 나머지 아직 환자인 백령을 너무 심하게 다뤄버렸다. 소위 말하는 '현자 타임'에 나는 몸을 떨었다.
젠장, 나는 쓰레기야. 환자를 상대로 무슨 짓을 하는거냐. 변태새끼. 아청법이 무섭지도 않은거냐고.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쓰러져 있는 백령의 나신을 확인했다. 하도 많이 사정을 하고, 백령을 보냈더니 잔뜩 생긴 거품들과, 음부에서 줄줄 흘러나와 홍수를 이루고 있는 정액과 애액들.
거기다 반쯤 찢어진 핑크색 간호사복과 본래 새하얬지만 지금은 벌겋게 달아오른 부드러운 둔부, 거기다가 하도 많이 빨았더니 키스마크가 잔뜩 남은 유두, 그리고 애널에 들어가서 지금도 진동하고 있는 바이ㅂ...
"아."
나는 짧게 탄식하고 조심스레 백령의 애널에서 바이브를 천천히 빼냈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백령의 애널에 로터 몇 개와 바이브까지 쳐넣고는 섹스했다.
백령이 잘못했다고, 제발 빼달라고 할 때까지 가서야 로터는 빼주었지만 바이브는 여전히 넣은 채 진동을 켜놨었는데, 깜박했다. 내가 바이브의 끝부분을 잡고 천천히 빼내자 끈적거리는 장액이 묻은 바이브가 천천히 빠져나왔다.
바이를 빼는 도중 백령이 움찔거리면서 몸을 비틀었지만 내가 얼굴을 조심스레 쓰다듬어 주니 다시 쌔근거리며 잠들었다.
그리고 나는 두뇌를 이전에 없을 정도로 돌리기 시작했다. 백령의 방 안을 가득채우는 밤꽃냄새, 심지어 씻으려면 밖으로 나가야하는데 간호사들이 이 상태가 된 백령을 보고 어떤 소리를 할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아청법이 지엄한 지금, 그걸 걸렸다간 내일 아침은 구치소 창문 사이로 태양을 보게되겠지.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다가 일단 백령의 간호사복을 모두 벗겨 버린 다음, 구석에 놓여 있던 환자복으로 갈아입혔다. 그리고 책상 안에 들어 있던 페브리x를 구석구석까지 뿌린 뒤에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후우."
그리고 나는 옷걸이에 걸어놨던 내 옷을 갈아입고, 비로소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밖에서 문의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삑, 삑, 삑, 삑. 그렇게 모든 패스워드가 입력된 뒤, 이곳으로 들어온 사람은 안경을 낀 채 지적으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였다.
교수를 해도 어울릴 것 같은 날카로운 시선과, 풍기는 진중한 분위기의 남자는 천천히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나를 한 번 훑어보듯이 보고는 물었다.
"자네가 '태훈'인가?"
"그렇습니다만... 절 어떻게 아시는겁니까?"
그렇게 말하는 순간 머릿속으로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백령이 '들어오지 말라고 간호사들한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올 수 있는' 사람, 그 중에서도 남자는 한 명 밖에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백령이 애비되는 사람일세. 한세주라고 하지."
그렇게 말하며 백령의 아버지가 손을 내밀자 나는 다소 떨떠름하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
"...반갑습니다."
손에 박힌 굳은살과 잔주름들이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악수를 마친 백령의 아버지는 시선을 돌려 백령을 힐끔 쳐다봤다. 뭐야, 혹시 눈치챈건 아니겠지.
"일단, 자네에게 감사를 표하지.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살아가던 백령이 활기를 찾은 것도, 조금씩 회복할 의지를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자네 덕분이야."
"과찬이십니다."
정중하고, 예의바른 말투에 나는 조금 놀랬다. 백령의 태도로 봤을 때 그녀의 아버지가 얼마나 망나니길래 그러나 싶었는데, 아무래도 내 예상이 틀린 모양이었다.
'생각해보니까 망나니인 인간이 병원을 이렇게 키울수 있을리가 없나.'
그렇게 생각하는데, 갑자기 반전되는 차가운 목소리가 귀를 쑤셨다.
"하지만, 솔직히 자네를 믿지는 못하겠군. 자네가 백령에게 줬다는 그 알약과, 자네와 함께 있으면서 이때까지 전세계의 그 어떤 의사도 찾지 못했던 불치병이 갑작스레 나아진다는걸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워. 아니, 정확히는 자네를 믿지 못하는 거겠지만 말이야."
그 말에 나는 살짝 몸이굳었다. 이때까지야 시스템 덕분에 적당히 넘길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백령의 아버지는 철두철미하고 꼼꼼한 성격인 것 같았다.
"...굳이 믿으실 필요 있습니까?"
내 말에 백령의 아버지가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바라봤다.
"오히려 좋은 일 아닙니까? 불치병인 딸이 나을 수 있다면, 낫는다면 좋은 일인데 굳이 그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요?"
터무니 없는 억지였다. 원인 없는 결과,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원인을 찾아내려한다. 그게 본능이고, 당연한 섭리였다. 내 앞의 백령의 아버지도 그것을 알고 있으리라.
한 마디로 내 말은, '더 이상 캐묻지 마라'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런 내 말을 이해한 것인지 백령의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자네에게 따질 권한은 없겠지. 애초에 딸내미가 이렇게 될때까지 제대로 신경조차 써주지 못했으니 말이야. 오히려 사죄를 해도 모자라. 미안하게 생각하네."
그렇게 말하면서 백령의 아버지는 고개를 살짝 숙여 내게 목례했다. 연장자가 할 수 있는 사실상 최대한의 예의 표시였다.
"그래, 어릴 때는 바빠서, 지금은 병원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쓰느라 백령과 제대로 놀아준 적도 없다네. 미안한 마음만 가득해. 하지만 그런 백령이 누구보다 좋아하고, 따르는 사람이 생겼어. 그래서 그 남자가 누군지 한 번 보고 싶었네. 조금 무례했던 것은 용서해주게나."
"물론입니다."
내 말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백령의 아버지가 내게 말했다.
"그래서, 백령과는 진지하게 교제할 생각인가? 사위가 된다면 병원장 자리쯤이야 얼마든지 물려주지. 집안 재산도 꽤 될거야. 이래봬도 내 딸내미 정도면 1등급 신붓감이라 생각하네만."
백령의 아버지가 자랑스러운 눈으로 백령을 쳐다봤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살짝 내저으면서 말했다.
"아뇨, 당분간은 교제보다는 친구로 있을 생각입니다."
"그건 좀 아쉽군."
"이때까지 친구들과 즐기지 못한 것을 즐기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래도 저보다 좋은 남자가 없다면. 그때는 제가 따님을 받아가도록 하지요."
내 말에 눈을 둥그렇게 뜬 백령의 아버지가 호탕하게 웃더니 내 등을 손으로 쳤다.
"크하하! 이거 아주 유쾌한 친구로군. 나는 내 딸이 자네한테서 못 헤어난다에 이 병원을 걸지."
"판돈이 너무 큽니다만... 사실 저도 그 쪽에 걸 생각이었거든요."
그리고 우리는 한참을 호탕하게 웃었다. 그 소리를 듣고 깬 백령이 자신의 아버지를 보고 움찔했지만, 백령의 아버지가 진실된 마음으로 사과를 하고, 내가 거들자 백령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더니 막판에는 아버지에게 안긴 채 울음을 터뜨렸다.
실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나는 그 광경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걸로, 공략 완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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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퀘스트 'Poison Apple'을 완료 하셨습니다!!
시스템이 당신의 플레이를 검토합니다.......
당신은 '강제성'을 띠지 않은 채 온전한 공략을 완료했기에, 가산점이 추가됩니다.
예상 외의 방법으로 히로인을 공략했습니다. 가산점이 추가됩니다.
히로인의 트라우마를 치료시켰습니다. 가산점이 추가됩니다.
히로인의 미래를 개척시켰습니다. 가산점이 추가됩니다.
히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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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밀월 관계'를 깼을 때보다도 훨씬 많은 가산점들이 붙으며 성대한 팡파레를 터뜨렸다.
나는 머쓱한 기분에 머리를 긁적였지만 상태창은 여전히 가산점 목록을 계산하더니 내게 완료된 결과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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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밀월 관계'가 히로인의 미래를 비틀었다면, 이번 'Poison Apple'은 히로인의 운명 자체를 바꿔버렸습니다.
본래 당신을 만나지 못하고 죽었어야할 백령은 당신을 만남으로써 새로운 삶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게 비록 이미 망가진 세계의 삶이라고 할지라도요.
전에 없을 최고의 공략입니다.
최고 등급의 보상이 지급됩니다.
액티브 스킬(Active Skill) '타임 워커(Time Walker)'가 지급됩니다.
액티브 스킬(Active Skill) '타임 워커(Time Walker)'는 하루 한 번, 최대 30분까지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입니다. 당신의 사용 용도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부디 플레이어의 현명한 선택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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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의 호감도가 100을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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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도 100이 넘어간 히로인의 경우, 1.5배의 성행위 보정이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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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도가 100이 넘어간 히로인이 성행위를 통해 주는 쾌감이 1.5배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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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도가 100이 넘어가는 히로인의 호감도가 떨어질 확률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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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도가 100이 넘어간 히로인의 경우, '사랑의 형태' 항목이 추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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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의 '사랑의 형태'는 '스타치스-영원한 사랑'입니다.
백령은 당신을 이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하지만, 그 맹목적인 사랑에는 어느 정도의 집착이 뒤따릅니다. 물론 당신이 다른 여자를 품는다고 백령이 사랑을 잃지는 않겠지만... 당신이 백령을 찬다면 정말로 죽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백령은 당신을 오랫동안 못 본다면 극심한 불안증세와 함께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간에서는 이 증상을 '의부증'이라 부르지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만큼 백령은 당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성심성의껏 봉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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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창을 모두 읽어낸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용을 확인했다. 문득 이미 공략했던 다른 히로인들의 호감도가 궁금했기에 상태창을 조작해서 확인해보니 송희 누나는 80 유민은 83, 레베카는 74 대충 이 정도였다.
다행이라면 호감도가 70 아래인 히로인은 없다는 것일까. 백령과는 계속 같이 있으면서 스킬의 효과를 받아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기지개를 켜면서 부녀의 감동적인 상봉을 마친 후, 두 사람과 적당히 담소를 나누다가 자리를 벗어났다.
백령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백령의 아버지가 자꾸만 사위라고 부르는 것을 그만 장난치라고 한 다음 자리를 벗어났다.
요 며칠간은 꽤나 체력적으로 피곤했다. 집에 있는 시간도 적었고, 무엇보다 병원이라는 곳이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생리적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으니 말이다.
후아암. 나는 터져나오는 하품을 억누르면서 거리를 걸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활짝 웃는 루시가 나를 반겼고, 나는 옷을 갈아입고, 루시가 차려주기 시작하는 저녁을 먹은 다음 그대로 곯아 떨어졌다.
그리고 다음 날, 나는 정확히 오후 3시에 일어났다. 실로 경이로운 수면시간이었다. 거의 20시간 가까이 잤으니 말이다. 워낙 오래 자서 그런지 머리가 잠깐 지끈거렸지만 그래도 몸은 확실히 피로가 풀렸다.
한동안 병실에서 간호하고, 앉아있기만 했더니 굳었던 근육들을 풀면서, 나는 오늘 밤부터는 운동을 다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점심을 먹기도 애매한 시간이었기에 나는 푹신한 침대의 감촉을 즐기면서 오랜만에 과외를 했던 자매. 임수연과 임수빈 중 수연에게 문자를 넣어봤다.
[일 끝났는데, 다음주부터 다시 과외 할래?]
[어, 쌤이에요? 진짜?]
아무래도 내 번호가 없는 모양이었다. 아, 생각해보니 나야 저 둘의 번호를 임정은에게 받았지만 저 둘은 내 번호를 모르니 말이다.
[그래, 그래서. 할거야?]
[당근이죠. 수빈이도 좋앟ㅏㄹ거...]
뭐라 치려 했던건지 이상한 글자들이 늘어놓여 있었다. 뭐, 수빈이 수연의 핸드폰을 뺏으려다가 저렇게 된 거겠지. 뻔할 뻔자였다. 나는 피식 웃으면서 핸드폰을 침대 옆으로 던졌다.
그래, 다음주부터는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오늘은, 지금은 조금 더 이대로 쉬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아늑한 침대의 감촉을 즐기며 몸을 파묻었다.
============================ 작품 후기 ============================
(선추코 감사합니다.)
(후원, 원고료 쿠폰은 연재 속도나 연참 확률을 대폭 상승시킵니다.)
(추천해주시면 연참 확률 UP!)
1.다음화는 외전 세편 정도 투척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꽤나 잊혀졌을 '송희'가 등장하는 이야기에요!
2.외전 다음은 다음 히로인 공략을 위한 떡밥을 투척할 생각입니다. 그 다음은 말했던 대로 스페셜 퀘스트로 오랜만에 제대로 떡떡 몇 편 달리고요.
3. -송희 외전--다음 히로인 떡밥--스페셜 퀘스트--다음 히로인 이런 식으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4.피시방와서 이 글 업로드하니 뭔가 되게 쫄리네요. 집 컴을 지금 부모님이 쓰고 계셔서. (예약글이거든요.)
5.아, 그러고보니 저도 게임 좋아합니다. 당장 하는 게임만 해도 롤이랑 오버워치가 있죠. 참고롤 롤은 다4(오늘 운 좋게 7연승해서 승급)오버워치는 플레(많이하면 어지럽더라고요)입니다. 지인들이 히오스하자고 꼬시던데... 으음... 고민중입니다. 히오스라고 하면 왠지 그 망가(manga)가 생각나서... 아시는 분 있으시려나. 히오스ntr 망가라고.
6.요즘 유튜브에 야인시대가 많이 뜨던데 오랜만에 보니까 재밌네요. 심영씨랑 김두환 ㅋㅋㅋ.
7.모처럼의 황금 연휴니 푹 쉴 생각입니다. 물론 글도 쓰고, 게임도 좀 하면서요.